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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인 런던 - 순수한 열정으로 런던을 훔쳐버린 당찬 20인의 이야기
시주희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는다'라고들 하지만,
글쎄다. 20인 런던은 조금 다르다. '책을 듣는다' 고 해야 맞다.
20명의 런더너들을 만나서 런던의 코스타나 스트릿 마켓이나 아니면 하이든 파크의
주인없는 의자에 앉아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그러니까
순간 우리집 내방에서 그 책을 들고 순간이동을 했다.(21세기니까 가능한 이야기죠?!^^)
그리고 내 뇌세포들은 2007년 3월 어느날 시커멓고 못난 캐리어를 끌고 히드로공항에
내린 내 모습을 다시 기억해내고 있었다.
연예인의 꿈같은 먼나라 이야기도 아니고,
이름알려진 유명작가의 초인같은 삶의 이야기도 아니다.
그냥 나와 비슷한 또래의 혹은 더 어리거나, 더 선배이시거나,
옆집언니 오빠같은, 학교 선후배같은 평범한 그들의 런던라이프는
그래서 더욱 공감백배였다고..
어쩌면 나 또한 그들과 비슷한 시간을 영국에서 보냈었기에
이 책이 나에겐 그냥 활자가 아닌, 나의 소중한 인생의 한 부분을
깨어나게 해주는 마술과도 같은 책이 된 것같다.
더욱은 나는 1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많은 미련을 두고
한국으로 돌아왔기에,
이 책들의 주인공들처럼 힘든 현실도 달콤한 카카오 삼키듯
웃음으로 쿨하게 인내하는 그들이 진심으로 부럽고 대단하게 느껴진다.
'다시 영국으로 돌아간다면,,'
한국으로 돌아와서 이런 상상을 몇 번, 아니 종종 해보곤 한다.
(어제 저녁에도 했다지, 아마)
20 인 런더너들만큼 멋지게 처음의 착오나 실수를 착착 피해가며
더 잘할 수 있을건데 ^^
아~~ 이 책은 너무 사람을 충동질한다.
2006년 늦가을, 손미나의 <스페인, 너는 자유다>가
영국행 준비에 기름을 부어주었는데,
2009년 봄이 오는 이 마당에, <20 인 런던>은
도저히 불가능한 내 상황에 바람을 잔뜩 넣어놓았다.
봄타는것만도 벅찬데, 2여년전 그 시간을 다시 내 눈앞에
칼라판으로 들이대며 다시 떠나보는건 어떠냐고 부추기는 이 책을, 이 녀석을
어찌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