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는 사회과학의 여왕이다. 경제사의 주제는 애덤 스미스의 위대한 저작의 제목인 ‘국부의 본질과 요인(국부론)‘이다. 국부의 요인을 경제학자들은 시간을 초월하는 경제 발전 이론들에서 찾지만, 경제사가들은 역사적 변화의 동적인 과정에서 찾는다. 경제사가 던지는 근본적 질문—왜 어떤 나라는 부자이고 다른 나라는 가난한가?—이 다루는 범위가 전 세계로 확장된 이래 경제사는 특히 흥미로워졌다. 50년 전 그 질문은 ‘산업혁명은 왜 프랑스가 아니라 영국에서 일어났는가?‘였다. 그러나 중국, 인도, 중동에 관한 연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이 문명들의 내재적인 동학을 강조해왔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는 경제 성장이 아시아나 아프리카가 아니라 왜 유럽에서 (p. 9) 시작되었는지 물어보아야만 한다. - P8
오랜 과거의 소득에 관한 데이터는 정확하지 않지만, 1500년경까지 국가 간 번영의 차이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존하는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의 차이는 주로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로 항해하고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한 이래 나타났다. - P9
높은 임금은 노동자들의 건강을 유지하고 교육을 확대하여 경제성장에 기여했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가장 역설적으로, 최저생계 수준은 한 국가가 경제적으로 발전하기 위한 경제적 동기를 제거한다. 하루의 노동으로부터 더 많은 산출을 얻어내야 하겠지만, 이 경우 노동이 너무 값싸서 기업들이 굳이 생산성을 높일 기계를 개발하거나 도입할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이다. 최저생계 수준은 빈곤의 덫이다. 산업혁명은 바로 높은 임금의 결과였다. 산업혁명은 높은 임금의 원인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 P24
세계는 왜 점점 더 불평등하게 되었을까? 지리, 제도, 문화 같은 ‘근본적 요인‘과 ‘역사의 우연‘ 모두가 역할을 했다. - P26
제도, 문화, 지리는 언제나 경제성장의 배경에 숨은 요인이었던 반면, 기술 변화, 세계화, 경제정책은 불균등 발전의 보다 직접적인 원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 P29
산업혁명(대략 1760년부터 1850년까지)은 세계사의 전환점이었다. 경제 성장이 지속되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은 이름에서 느껴지는 급격한 단절이 아니라 앞장에서 논의한 초기 근대 경제의 전환의 결과였다. - P44
기술 변화가 산업혁명의 동력이었다. 증기기관, 면방적기와 면방직기 그리고 나무 연료 대신 석탄을 사용하여 철강을 제련하는 새로운 과정 같은 유명한 발명들이 나타났다. 또 모자, 핀, 못 등 그다지 첨단은 아닌 산업에서도 노동생산성을 상승시킨 갖가지 단순한 기계가 등장했다. - P45
제국주의는 고임금 경제의 기초였고, 고임금은 다시 노동을 절약하는기술 변화를 촉진하여 경제 성장을 가져왔기 때문에 노동자들도 제국주의로부터 이득을 얻었다. - P47
가장 강력한 변화는 도시화와 상업의 발전이었다. 이로써 읽고 쓰는 능력과 계산력이 더욱 중요해져 대중의 지식이 발전했다. 18세기에는 장인, 기능공, 상점주인, 농부의 아들 대부분과 노동자의 아들 일부가 몇 년 동안의 기초교육을 받았다. 그 결과 전례가 없을 만큼 대중들이 신문을 읽고 정치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 P49
결국 노동이 비싸고 자본이 싼 곳에서 기계를 사용하면 이익이었는데, 영국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다른 어떤 곳에서도 기계가 이익이 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일어난 이유이다. - P54
산업혁명의 최대 업적은 18세기의 발명들이 이전 세기의 발명들처럼 일시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18세기의 발명들은 계속되는 혁신의 물결을 촉발했다. - P59
증기력은 다양한 용도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을 일컫는 범용 기술의 사례였다. 다른 범용 기술은 전기와 컴퓨터 등이다. 범용 기술의 잠재력을 발전시키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리기 때문에 이 기술은 발명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야 경제 성장에 기여를 할 수 있다. 증기력도 마찬가지였다. 뉴커먼의 발명 이후 100년 가까이 지난 1800년이 되어서야 증기력은 영국 경제에 아주 작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그러나 19세기 중반이 되면서 교통과 산업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결국 그 잠재력이 실현되었다. 19세기 중반 영국 노동생산성 상승의 절반은 증기기관 덕이었다. 이러한 장기적인 이득이 경제 성장이 100년동안 지속된 중요한 원인이었다. 또다른 원인은 여러 산업 분야에 과학이 더 많이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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