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전성철 지음 / 아이지엠세계경영연구원(IGMbooks)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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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회사를 5년 다니니 매너리즘을 느끼게 될 때가 많다. 정규직이니 그냥 버티기만 하면 월급은 알아서 나오고 휴가도 원하는 대로 쓸 수 있고, 꼬박꼬박 저축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으로도 편하다. 스트레스 받을때마다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만지작만지작거리며 공휴일과 월급날을 표시해 놓고 손꼽아 기다리면 어느순간에 휴일이 되고 월급날이 온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런 생각이 들때도 있다. 알량한 월급으로 내 소중한 영혼을 맞교환하는 것은 아닌지말이다. 배부른 소리일수도 있지만 그냥 달마다 주는 월급의 안락함에 빠져 사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가져보게 된다. 샐러리맨 월급은 생활에 부족함을 느끼지 정도로 준다. 월급의 안락함에 빠지다보니 점점 자기계발없이 회사를 다니다보니 대학교 다닐때 보다 능력치는 낮아지게 되고 월급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계속 올라가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정리해고로 회사에서 나갈 때가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게 되는 것. 그것이 샐러리맨의 비극일 수 있겠다.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는 매너리즘과 슬럼프에 허우적거리는 나에게 소금같은 존재가 되었다. 대학교 4학년때 우연히 [법적인 사고(Legal Reasoning)]라는 책을 읽은 작가는 로스쿨의 꿈을 가지게 되지만 대학교 때 시위경력으로 해외여행 부적격자가 되어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그 꿈을 포기할 수 없어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전피혁이라는 회사에서 6개월 근무하고,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이 미국에 들어가서 택시기사, 수위, 웨이터, 은행원 계약직등을 전전하며 공부하고 전문대학원에 합격하여 미네소타 대학원 MBA를 졸업하고 미네소타 대학원 로스쿨까지 마쳐서 변호사가 된다. 졸업하고 뉴욕 맨해튼의 리드&프리스트라는 로펌의 어소시에이트로 들어가서 남들은 8년에도 하기 힘든 파트너 자리를 4년만에 얻게 된다. 그리고 한국 기업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변호를 하다가 결국 한국으로 영구귀국해서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이 되는 부분은 서문이었다. 이 서문은 이 책의 내용을 하나로 요약한 내용이기도 하고, 책 안에서 녹아있는 열정이기도 하다.

나는 누군가 내게 해 준 이 말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생을 다해 하늘에 올라가 하나님 앞에 서면, 천국과 지옥행의 심판을 받기 전 하나님이 던지는 질문은 너는 왜 착하게 살지 않았느냐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질문은 바로 너는 왜 너답게 살지 않았느냐.” 라는 거다. 그렇다! 사람은 자기답게 살아야 한다. 자기답게 산다는 것은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꼭 지켜야 할 의무이자 삶의 자세다. 그리고 이 의무는 착하게살아야 한다는 의무에 우선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기답게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자기답게 사는 것인가? 한마디로 자기 내면의 소리에 따라 사는 것;. 내가 하고 싶은것,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바라는 것, 그것이 내면의 소리이고 그것이 바로 나다. 그런데 그 모든 소리 중 가장 은은하면서도 지속적이고 강력한 것이 바로 내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꿈이라는 것이다. 꿈은 바로 내 영혼의 울림이다.

꿈이라는 것은 자신의 세계를 갖는 것과도 같다. 그 어느누구도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 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꿈을 향한 여정은 자기다운 삶을 향한 여정이자 자신의 세계를 갖기 위한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꿈은 스스로의 길을 찾게 해주며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게 해주는 삶의 정수다. 그 꿈을 따르는 길이 자기답게 사는 것이다. (p.8~9)

책 구성이 일대기적 구성이 아니라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구성이라 지루함 없이 흥미진진하고 역동적이이었다.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가 다른 책보다 좋았던 것은 자서전을 통해서 나 자신의 자기계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으니 너도 나를 본받아 무엇무엇을 해라.’라는 자기계발서의 딱딱한 소리에 지겨워질 즈음에 이런 책은 조용히 행동의 변화를 이끈다. 그것은 책 안에 녹아있는 열정이랄까? 그런 열정이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그 누구보다도 큰 것 같다. 굳이 가르치려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열정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공감도 중요하지만 꿈을 꾸고, 자기다움을 찾아내도록 노력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그 무엇보다도 2030젊은 세대에게 그래 너희들도 많이 힘들지라는 위로도 중요하지만 이런 책에서 주는 교훈이나 다른 것들도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 같다. 꿈을 포기하지 말고 계속 그 꿈에 다다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또하나의 자기다움을 찾는 과정이라고 본다. 플라톤의 [메논]에서도 나와있듯이, 인생은 탁월함을 위해 완성되는 과정이고, 탁월함은 스스로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책은 굳이 나같은 직장인 뿐 아니라 대학생들, 특히 로스쿨이나 로펌에 관심있는 학생들도 읽으면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책 내용을 보면서 로스쿨에서 배우는 교육과정이나 교수법, 학생들의 생각들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금발이 너무해]등의 영화나 법정영화를 떠올리며 슬며시 입가에 웃음이 나왔다. 책을 읽고 조금 더 열정적으로 살고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통해 샐러던트의 삶을 살아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 생생하게 꿈을꾸고 나 다움을 찾는 그런 삶을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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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현대 문학선 33
황순원 지음 / 문이당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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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 작가님 작품은 중학교 때 읽어봤던 것 같다. 중학교 때에는 국어교과서에 있는 [소나기]를 읽었고 고등학교 때에는 []을 읽어보았다. 그때는 소설의 배경, 시점, 특징, 주제를 달달 암기하며 배웠기에 문학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별로 안 되었는데, 이번에 읽으면서 내 삶과 적용해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읽어본 책이기에 예전에 수능 공부하던 기억도 났다.

[] 4장 밖에 안 되는 단편소설이지만 담는 의미는 너무나도 무겁다. 소설은 6/25 전쟁 후에 38선 근처에 살았던 같은 동네 친구였던 성삼이와 덕재가 만나게 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남쪽 치안대장이 된 성삼이가 북쪽 농민 부위원장이 되어 죄수로 잡혀온 덕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성삼이가 덕재를 끌고 가면서 어렸을 적 추억 이야기를 하고 덕재가 단지 자신의 의사나 이념과 관계없이 어쩔 수 없이 농민부위원장이 된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예전에 같이 학을 잡았던 추억을 떠올리며 학을 몰아오라고 하고 덕재를 풀어주게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며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성삼이와 덕재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사상을 택해야 했고, 그 사상에 따라 살아야 했던 우리 민족이 떠올라서였다. 공산주의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소련이 우리나라에서 일으킨 6.25 전쟁, 우리 민족은 반으로 갈라져서 어떻게든 한쪽을 지지해야 했고, 같은 민족을 향해 총을 겨누어야 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6.25 전쟁 등 수십 년을 냉전 시대를 이끌던 소련이나 미국은 사이 좋게 지내고 있는데,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우리들만 동족 상잔의 한을 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성삼이와 덕재도 그렇게 가슴속에 한을 가지게 된 인물들이지만,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그들은 그들이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학을 잡으러 다닌 기억을 떠올리는 것, 덕재가 꼬맹이와 결혼하여 임신했다는 것도 추억을 확인함으로써 그 둘은 경찰과 죄수가 아니라 둘도 없는 친구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성삼이가 덕재를 풀어주는 계기도 된다. 그 우정은 ‘단정학’이라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념이든, 그 밖의 상황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를 가둬버리는 사상,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사랑, 우정 등의 인본적인 가치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무엇보다도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 아닐까 소심하게 생각해 본다.

황순원작가님 소설이 너무 좋은 건, 단편소설이더라도 그 안에 담는 의미도 많고, 주인공들의 대화를 통해서 깨닫는 바가 많아서 일 것이라 생각한다. 가슴에 울림이 있는 소설이랄까,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라는 것을 다시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 통일도 민족간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황순원 작가님은 문학으로 표현하신 것 같다. 우리의 소원인 통일을 생각하면서 이 소설을 읽어보는 것도 뜻깊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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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그늘 - 남한의 지하혁명조직과 북한
한기홍 지음 / 시대정신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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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선을 앞두고 종북주사파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솔직히 정치에 그리 많은 관심은 없어서 신경쓰지 않다가 연일 이슈를 삼는 언론 덕분에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저 사람들이 뭐길래 저렇게 신경을 쓸까 싶었고, 도대체 종북 주사파가 뭔지 싶었다. NL이든 PD든 이번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간단히 이 책 소개를 하면 이 책에서 주로 이야기하는 것은 NL에 대해서 이다. NL Nation liberty(민족해방, 민족주의계열)이고 PD People democracy(민중민주주의, 사회주의계열)이다. 운동권에 NL세력들이 주로 차지했다고 한다.

1부에서는 1990년대 NL계열 지하당 운동(신좌익)에 대해 이야기 한다. 1980년대에 자생 주사파라는 것이 생겼는데, 북한의 방송과 주체사상 비판 서적을 배운 김영환이라는 사람이 원조이다. 황장엽씨가 만든 주체철학에다 민족주의, 마르크스-레닌주의 사상이론, 수령론등이 섞여있는게 주체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이 엔엘 운동의 기본 이념이 되었다. 민혁당(민족민주혁명당)사건, 중부지역당(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사건, 구국전위사건, 일심회사건등이 NL의 계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2002년에 있었던 일심회사건은 국가기밀을 수집해 북한에 보고했던 사건이었고, 그때 민주노동당에서 종북을 청산하지 못한것이 안타까운 사실이다.

2부에서는 1960년대 좌익 지하당 운동 (구좌익)에 대해 설명한다. 1960년대에는 사회주의 혁명을 목표로 하는 지하당 운동이 있었다. 주로 해방이후 6.25전쟁 이전까지 남조선 노동당(남로당)세력이 중심이 되어 지하당 운동을 한 것인데 통혁당(통일혁명당), 인혁당(인민혁명당),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 등이 있다. 이 정당들은 친북사회주의혁명을 목표로 삼았고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세대적 단절이 생긴다. 그 이후로 자생 주사파들이 지하당 운동을 이어받게 된다.

사실 종북지하당 운동에 대한 책은 처음 읽는 것이고 관련된 인물들이 너무 많아서 읽기에 힘들었다. 이런 책을 읽어본적이 없고 내용이 너무 생소해서 읽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어려웠다. 엔엘이 뭔지, 피디가 뭔지 솔직히 알고 싶은 생각도 그리 많이는 없었고, 내가 아는 사건도 거의 없다보니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들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지하당을 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었던 점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우리나라 정치상황이 분단 상황으로 인해 진보든 보수든 심하게 왜곡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정책에 대해 진보적인 입장을 취할수도 있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수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일관된 방향을 요구한다. 중간에 있는 사람은 회색분자가 되기도 한다. 오른쪽으로 가면 수구꼴통, 왼쪽으로 가면 좌빨이 된다. 보수에서는 애국을 강조하며 시시때때로 공격할때 종북을 이슈로 삼고, 진보에서는 보수에서의 부패와 비리, 성희롱등을 안주 삼아 씹어댄다. 그렇게 서로를 헐뜯다보면 국민들을 위하는 그런 정당은 생기기 어렵고, 어느 순간에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국민들은 정치 무관심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종북 주사파에 대해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지금 존재하는 종북주사파는 2006년 일심회 사건때 없어져야 할 세력들이었다. 그리고 통합진보당도 미리 종북주사파 세력이 당권을 잡지 못하도록 했어야 하고 물갈이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을 못했기에 주사파들이 비례대표를 구렁이 담 넘듯이 자리잡은 것이고 그러다보니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특히 예전에 통일의 꽃이라 불리며 무단방북한 다음에 자연스럽게(?) 통합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임수경씨나, 애국가에 대해 해괴망측한 발언을 하며 사퇴압력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이석기씨나, 통합진보당에서 사퇴를 요구하는데도 뻔뻔하게 국회의원으로써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김재연씨에 대해서는 빨리 정신차리고 지금이라도 명예롭게 사퇴하라고 하고 싶다. 종북주사파가 자신의 본질에 대한 반성없이 독재정권에서의 민주화 운동을 운운하며 국회에 입성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 본다. 민주화 운동에서 고문과 박해를 온몸에 받으며 피흘리며 죽어간 사람들은 생각도 안하고, 민주화운동의 소중한 열매만 따먹는 염치없는 사람같아 보인다. 그 사람들은 뭐랄까, 우리나라의 혜택은 있는대로 누리며 혜택에 대한 댓가는 치르지 않는 사람들 처럼 보인다. 국가에 살면서도 국가를 부정하는 한심한 사람들이 앞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통합진보당은 종북주사파에 대해 빨리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몇가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이슈중에 하나가 종북이 아닐까 싶다. 선거를 위해 어쩔 수없이 통합진보당으로 통합한 것은 알겠는데 그덕분에 진보당은 다양한 시각이 나오지 못하고 하나로 잡탕같이 섞인 것 같다. 진보의 장점은 다양한 이슈를 제시하고 여러 문제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에 있다. 종북주사파를 정리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정당이길 바란다. 그리고 보수정당에 대해서도 종북을 미끼로 다른 국정현안이나 다른 산적한 이슈에 무관심하질 말았으면 좋겠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을 꼭 기억해 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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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터 - 부차트 가든의 한국인 정원사 이야기
박상현 지음 / 샘터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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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터]라는 제목을 봤을때, 다니기 좋은 직장, 만족도를 느끼는 회사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런데 책표지를 보고서 내가 생각한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쁜 정원 이야기가 있고, 아름다운 식물이야기가 있는 감동이 있는 책이라는 것은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터]는 우리나라에서 살다가 캐나다 빅토리아로 이민을 가서 부차트가든의 정원사로 일하는 작가 이야기이다. 네이버로 검색해 보았더니, 부차트 가든은 우리에게 낯설은 곳이지만 세계적인 식물원으로 원래는 석회암을 채굴하던 채굴장이었다고 한다. 시멘트 사업을 하던 부차트의 아내가 선큰가든(sunken garden)을 만들었으며, 그 이후로 장미정원, 일본정원, 이탈리아정원 등이 만들어졌다. 나는 잘 상상이 안가서 예전에 태국여행때 갔었던 파타야의 농눅빌리지를 떠올리며 상상을 해보았다.

책은 1부 정원사의 하루, 2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이렇게 나뉘어져 있다. 주로 꽃 이야기가 많은데 예쁜 부차트가든 사진, 꽃에 대한 설명과 부차트가든에서 일어난 소소한 일들, 그리고 꽃을 보며 느끼는 개인적인 감상 등이 있다.

꽃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결국은 꽃을 통해 를 돌아보는 에세이가 아닐까 싶다. 책에서도 꽃의 이야기가 있지만 그 이야기 안에는 신안에서 태어나 목포로 유학간 이야기, 대학을 다닌 이야기, 영국에서 유학갔던 이야기, 한국에서 회사원으로 일한 이야기, 캐나다에 이민가서 있었던 이야기, 캐나다 문화 이야기가 적절히 섞여있다. 그것이 하나의 용광로(melting pot)처럼 녹아있는 것이 아니라 모자이크처럼 있어서 작가의 인생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꽃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자세, 그 글에서 나도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히말라야에서 자생하던 블루포피가 대륙을 건너고 바닷길을 달려 영국에서 싹을 틔웠다. 그리고 다시 이 좁쌀처럼 작은 씨앗이 대서양을 건넜다. 그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를 알아주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디에 뿌리를 내리든, 그 고고한 자태를 잃지 않는 블루포피가 나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듯하다.

너도 동양의 한 작은 나라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다시 태평양을 건너서 이곳에 왔잖아. 나처럼 너도 항상 좋은 기품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았으면 해.” (p.168)

식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읽어도 좋겠지만 나에게 감동이 있었던 것은 아마 인생을 따뜻하게 살고 열심히 사는 저자의 모습이 눈에 비쳐서가 아닐까 싶다. 그러기에 이 책이 더 재미있었고, 나에게 가드닝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 것이 아닐까? 앞으로 집에다 에쁜 화초 기르면서 예쁘게 식물과 교감하고, 식물을 통해 내 상처를 치유하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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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탁샘 - 탁동철 선생과 아이들의 산골 학교 이야기
탁동철 지음 / 양철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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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다닐때 비사대 교직이수를 해서 4학년때 4월에는 교생실습을 나갔다. 교생 실습을 나갔던 곳이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라서 정말 편하게 했던 것 같다. 1~2주에는 수업 참관을 했고, 3주째에는 수업을 진행했고 했고, 4주때에는 연구수업을 했다. 원래 교사가 될 생각도 없었고 뜻한 바도 없었기에 그냥저냥 부담없이 했었던 것 같다

4주가 끝난 시점에서 맨 마지막에 설문을 하는데 그것은 교사를 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가르치는 내용에 대해 자신이 없다기보다는 내 자신에게 계속 의문이 들었다.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은 나를 학교 선배라고 좋다고 쫓아다니는데 그만큼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수업은 재미있었는지 몰라도 학교의 행정업무나 청소지도, 학부모상담, 아이들에게 관심 가져주기 등에 대해서는 꽝이었기 때문이었다. 단지 안정이라는 가치 때문에 임용고시를 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엔 내 양심의 가책이 컸다. 결국 졸업하고 지금은 회사에서 5년동안 일하고 그냥저냥 만족해 하며 다니고 있다.

그런 나에게 [달려라 탁샘]은 특별한 책이었다. 예전에 교생실습을 하면서 고등학교 아이들과 생활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솔직히 고등학교 입학한 1학년들도 대학생인 내 입장에서 보면 중학교 정도밖에 안되어 보였다. 나한테 그럴정도니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탁동철 선생님께는 얼마나 애들이 귀엽고 예뻐보일까 싶다. 남들이 가지 않는다는 분교나 아이들이 별로 없는 시골 초등학교에서 교사로서 살아가는 탁동철 선생님은 그러기에 귀감이 되는 것 같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아이들과 같이 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이 책은 탁선생님의 1998년부터 2010년 까지 세 곳의 초등학교(오색초등학교, 공수전분교, 상평초등학교)에서 선생님으로 있었던 일들을 기록한 일기이다.

교직 생활을 하신 곳이 분교나 작은 초등학교라 그런지 배우는 것, 활동하는 것도 많이 달라보였다. 메뚜기도 잡아보고, 모도 심어보고, 닭이나 토끼도 기르고, 가정방문도 하고, 같이 떡볶이도 만들어 먹는다. 나같이 도시에서 초등학교를 나오면 하기 쉽지 않은 일들이다. 주어진 교과에만 충실하게 가르치는 것보다 이렇게 조금이라도 아이들과 자연을 더 가깝게 할 수 있다면 아이들의 감성이 조금이라도 촉촉해지고 자기주도적으로 공부를 할 것 같다. 그것이 탁동철 선생님의 교육관이 아닐까 싶다.

이런 아이들이 있어서 학교는 학교다워지는 거야. 서로서로 배워주는 학교. 이미 정해진 틀에 맞추어 숙이고 깎아내는 학교가 아니라 지금이 처음 시작인 듯 만들어 가는 학교. 아주 작은 일조차 공부거리로 삼아 고민하고 토론하고 새로운 틀을 만들고 또 바꾸어 가는 학교.(p.223)

탁동철 선생님은 일기에서도 보면 토론이나 글짓기, 연극등을 많이 시킨 것 같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토론이나 글짓기 연극 등을 열심히 하면 나중에 굳이 학원에서 몇백만원짜리 논술을 배우러 다닐일도 없을것 같았고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남에게 휩쓸리지 않고 자기주장을 펼 수 있는 사회인으로 성장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생각하는 탁동철 선생님의 모습도, 그 이상으로 귀감이 되었다.

선생님의 일기속에 중간중간 들어있는 아이들의 글짓기를 통해서 아이들의 해맑은 생각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같이 사회생활에 찌들어 있는 사람에게는 아이들의 일기가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의 일기속에서는 내가 보지못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있었고, 영악함이라던가 남들에게 끌려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자연과 더 가까이 지내기에 더 주도적으로 지내고, 자기의 생각을 글로 쓰는데 불편함이 없었는데, 그것이 도시 아이들보다 나아 보였다.

도시에서 배우는 공부란 박제화된 지식이다. 쌀이 어떻게 재배되는지, 채소가 어떻게 자라는지, 토끼가 어떻게 자라나는지 보기 힘들다. 그리고 주도적으로 노력하기 보다는 그냥 학원 다니기에 바빠서, 하는 학습지가 많기에 꾸역꾸역 학교를 다니고, 그렇게 졸업을 하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점점 촘촘한 체에 걸러져서 일류대를 가는 것이 하나의 코스여서, 그렇게 사교육과 부모의 자식에 대한 열정이 중요시된다. 그렇기에 이렇게 토론을 하고, 아이들과 연극도 하고, 동물 식물도 길러보고, 체험학습도 하는 탁동철 선생님이 부럽기만 하다. 학교 행정 업무도 바쁠텐데 이렇게 아이들에게 시간을 내고 아이들을 하나하나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타고난 선생님 체질이 아니고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가 울고 있을 때 달려가서 우는 까닭을 묻고 이야기를 들어주는게 아이 버릇을 망치는 일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해두자. 아이가 울고 있을때 모른 척 무시해야 여린마음이 단단하게 굳어져서 험한세상 적응할 수 있다고 치자. 울때마다 사연을 들어주면 아이가 남한테 의지하는 버릇이 들어 결국 자기혼자 살아갈 길을 못찾고 헤매게 될 게 분명하다고 해두자. 그렇더라도 나는 우는 아이 달랠 것이다. 우는 버릇 못고쳐서 20년 뒤에도 여전히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어도 좋다. 눈물 닦던 손을 내밀어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줄 수는 있겠지. 적어도 아프고 힘든사람 더욱 쪼아대는 일은 안하고 살겠지.

아이들은 선생님을 통해 세상을 본다. 그러니 선생님은 유리창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러기에 선생님은 자신의 창을 깨끗이 닦아서 아이들에게 자신의 사고의 틀을 보여주어야 한다. 항상 깨끗이 닦아서 아이들에게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서 나에겐 탁동철 선생님이 부럽다. 아마 나에게도 이런 선생님이 한번이라도 있었더라면, 내 인생에 기억이 남는 선생님이셨을 것 같다. 아이들과 즐겁게 생활하며 좋은 추억을 쌓고 계신 탁동철 선생님, 오늘도 힘차게 달리시길 바란다. 달려라, 탁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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