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사회경제 문화등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하는 책 [경제기적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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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적의 비밀 - 이스라엘은 어떻게 벤처 왕국이 됐을까?
이영선 지음 / 경향BP / 2012년 12월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은 거리상으로는 멀지만 비슷한 점도 많고, 배울점도 많은 나라인 것 같다. 우선 건국한 지 100년도 안 된다는 것(우리나라도 대한민국 건국으로 따져봤을때 100년이 안됨), 천연자원이 그리 풍부하지 않기에 인적자원으로 먹고 산다는 것, 상당히 미국과 친하게 지내는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상당히 우리와 비슷한 것 같고, 유난히 기독교인들이 많아서 성지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한 번쯤은 들어봤다는 것, 탈무드, 유태인 교육들에 대해 우리나라 엄마들이 관심이 많다는 것이 이스라엘을 우리나라와 친숙하게 만드는 요인인 것 같다.

[경제기적의 비밀]은 저자가 이스라엘에 살면서 느낀 여러가지 이야기들과, 자료들을 토대로 어떻게 이스라엘이 경제기적을 이루어 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우리가 잘 몰랐던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속속들이 파헤치는 책이라 흥미롭게 읽기 편했다. 이스라엘은 상당히 성에 대해 개방적인 나라이고, 유대인의 경제력이나 영향력은 미국에서도, 특히 할리우드에서도 느낄 수 있다. 분쟁을 통해 성장해 나가고 전쟁을 통해 무기개발을 하는 것, 특히 팔레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유대인의 시오니즘과 팔레스타인과의 분쟁관계는 끔찍이도 싫어하는 이슈중의 하나다)

그뿐만 아니다. 이스라엘은 기술개발을 통해 먹고 사는 나라이다. 사막 한 가운데 농장을 만들어서 식물들이 열매와 꽃을 피우고, 기술을 만들어서 다른 나라에 팔기도 한다. 이스라엘도 재벌들의 독점이 우리나라 못지 않게 심하고, 유대계 은행 로스차일드가 이스라엘 정부를 많이 도와준다는 것도 신기했다.

사실 나는 [경제기적의 비밀]에서 이스라엘 경제 기적의 비밀보다는 이스라엘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루어진 내용들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스라엘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이 책과 더불어 [창업국가]라는 책을 꼭 읽기 바란다. 창업국가라는 책에서는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발전하게 된 이야기들이 상세하게 나와있어서 같이 묶어서 읽기에 좋은 것 같다.

기존의 자기계발서를 한차원 승화시킨 책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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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하버드 마지막 강의, 마지막 질문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슨 외 지음, 이진원 옮김, 이호욱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대학교를 다닐 때에는 회사에서 승진도 빨리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 그게 좋은 삶이고 성공한 삶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사회경험도 없었고,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직장'에서의 성공을 인생에서의 유일한 단 하나의 명제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아직 사회생활을 제대로 알지 못하던 시점이라 더더욱 그랬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 다닐 수록 단지 회사에서 잘 나간다고 그 사람을 성공한 인생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생겼다. 밖에서 보기엔 성공한 삶을 살지 몰라도, 점점 자기자신의 시간이 없어지고, 가족과 함께 할 시간도 없는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가 하면, 굳이 승진을 하지 않더라도 주변 사람들과 행복하게, 소소하게 예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시 이야기해서 자기계발서에서 다루지 않는 삶들에 대한 고찰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그런 점에서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강의, 마지막 강의의 내용이 바로 이 책에 담겨있다. 저자는 남들이 보기에 성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속은 공허하거나, 나중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아는 이론과 대비해서 크게 세 가지의 질문을 칠판에 적게 되는 것이다.

1) 내가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성공하고 행복할까?

2) 배우자, 자식, 친척, 친구들과의 관계가 계속해서 행복의 원천이 될까?

3) 나는 성실한 삶을 살고, 감옥에 갈 일이 없을까? (p.16)

가장 간단한 세가지 질문이지만 막상 답하기는 쉽지 않은 질문들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질문들을 확대해서 이 책을 썼다고 할 수 있다. 1부는 사회생활 속에서 행복 찾기이다. 다시 이야기하면 '직장 이야기' 일 수 있는데, 계획과 기회를 균형있게 유지하는지, 나의 자원을 어디에 할당하는지 설명하면서 우리가 경영학에서 한번씩은 들어봤을 만한 주인-대리인 이론, 동기부여와 위생요인 등에 쉽게 대입해서 설명하고 있다.

2부 관계속에서 행복찾기에서는 '가정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다. 얼마나 사람사이의 관계에 투자하는지, 상대를 이해하고 헌신하는지, 아이가 도전을 겪을 때 함께 하는지, 경험의 학교에서 배우도록 응원하는지에 대해 경영이론을 대입해서 쉽게 풀어준다. 이 챕터를 통해 회사에서의 성공 뿐 아니라 가정에서의 성공도 그 이상으로 중요함을 알 수 있다. 3부 행복을 위한 중간평가는 저자의 인생의 이야기, 인생에 대한 조언들이 있다. 독자의 위치가 어디 있는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조언을 주는 부분들이 많았다.

우리는 각자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과정이 다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편적인 사실은 우리는 '내가 정말로 무엇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만약 자신을 위해 스케치했던 모습이 옳지 않다고(당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고) 느끼기 시작했다면 그 모습을 재고하라. 그러나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임이 분명해진다면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p.271)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시중에 있는 자기계발서보다 훨씬 나았다. 외부에서의 성공만을 중요시하는 시대에 이런 책이 나왔다는 것은 한줄기 희망과도 같았다. 단지 우리는 승진하고 돈을 많이 벌어 가족들에게 갖다주는 것만을 성공이라고 여기지 않았을까? 내가 일하는 것이 나 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인생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었을까?

앞으로 내가 살 시대에는 '행복'이란 가치, '가족'이라는 가치도 염두해 두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같이 보고 기뻐하고 행복해할 수 있는 사람, 조금 덜 벌더라도 내 시간이 많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삶들도 충분히 가치있다는 것을 아는 그런 시대이길 바란다.

약한 연결이 때로는 인생을 바꾸게도 하는 [낯선사람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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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효과 - 《80/20 법칙》리처드 코치의 새로운 시대 통찰
리처드 코치 & 그렉 록우드 지음, 박세연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11월

내가 블로그를 한 지는 1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하루 방문자 수가 몇십명 수준 밖에 안되던 네이버 블로그의 방문자 수가 몇 백명이 되고, 가끔가다 공감이나 덧글을 남겨주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책을 열심히 읽게 되면서 책 관련 까페에 드나들게 되었고, 그러면서 더 많은 서평단에 당첨되어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블로그를 통해 많은 책을 읽게 되었고, 나도 블로그를 통해 조금이나마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나와 같은 업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주곤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 나와 연락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 분들을 통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내가 자주 마주치는 회사사람들, 친지들이 아닌 다른 세계는 나를 설레게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나도 나의 조그만 꿈을 꽃피우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낯선사람효과]도 나의 경험에 빗대어서 이해하기 쉬웠다. 사실 이 책은 공동저자가 쓴 책인데, 이 두 사람이 만나는 것도 사실은 우연히 만나게 되어서라고 한다. 자신의 주변에 사는 사람이 아닌 다른 경계에서 사람을 만나고, 책까지 쓰게 되다니 우연중에도 참 이상한 우연이 아닐까 싶다.

[낯선사람효과]에서는 우리가 지배하는 공간을 크게 약한연결과 강한연결, 허브로 나눈다. 약한 연결은 네트워크, 우리가 자주 접하지 않은 사람들을 의미한다면 강한연결은 지인, 친지, 친구들 같이 우리가 접하는 공동체 등을 나타낸다. 그리고 허브는 약한연결 또는 강한연결의 사람들이 만드는 그룹, 협력을 의미한다. 때로는 책에서 이것을 전선과 노드로 비유하기도 했는데, 전선은 연결을 노드는 허브를 의미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각 챕터마다 나와있는 것은 사례 위주의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 사례들은 약한 연결에 있는 사람들이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할 수 있으며, 그들을 통해 우리는 삶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아이디어는 약한 연결과 허브를 타고 흐르고 있었고, 인터넷은 약한 연결과 허브를 강화시키는 도구로 작용했다. 그러므로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는 가난을 벗어나 더 풍요로운 미래로 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책에서 본 내용들을 보며 공감도 되었고,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열심히 블로그활동을 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다보면 어느순간 나도 책에서 이야기하는 슈퍼커넥터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사람들을 결집시키고 아이디어를 소통시키는 그룹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어느순간에 나도 더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지 않을까? 낯선사람효과를 통해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가 몰랐던 우리 나라 신화의 재해석 [신과 함께 신화편]

신과 함께 : 신화편 세트 - 전3권 ㅣ 신과 함께 시리즈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남편이 스마트폰으로 꼭꼭 챙겨보던 웹툰이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였다. [신과 함께]는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 이렇게 세 개의 편이 있었고, 각각의 스토리가 알차고 재미있어서 나도 같이 옆에서 보곤 했었다. 특히 지옥 편 보면서 ‘앞으로 살면서 좋은 일 많이 하고 살아야겠다.’라는 경각심까지 덤으로 챙기곤 했다.

[신과 함께 신화편]은 저승편, 이승편 다음에 나온다. 가장 늦게 나온 이야기이지만 사실 신화편은 저승편과 이승편 보다 더 이전의 일들이 가득하다. 신화편에서는 저승편에 나온 캐릭터들이 왜 나왔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속 이야기를 알아볼 수 있다. 마치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이 시리즈로는 최근에 나왔지만 내용은 그 이전의 시기를 다루는 것처럼 말이다.

신화편에는 여러 가지의 전설이 있는데 대별소별전, 차사전, 할락궁이전, 성주전, 녹두생이전, 강림전 등이 있다. 이 중에는 작가가 새로 만든 작품도 있고, 적당히 차용하여 쓴 작품도 있다. 지옥편, 이승편의 인물들이 신화편에서 이야기 되고, 신화편에서 기존의 인물들에게 새로운 이야기들을 덧붙여서 스토리가 있는 인물로 재탄생 시키는 과정이 놀라웠다. 그래서 아마 네이버 웹툰 중에서도 인기있는 웹툰이 아니었을까 한다.

또한 신화편에서 한국사회의 특징이 그대로 신화 안에 나타나 있는 것이 신기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대별소별전의 정치에 대한 대사였다. “사람들은 언제나 책임을 뒤집어 씌울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자신의 죄를 뒤집어 써줄만한 누군가가 말이지. 그러면 적어도 마음은 편해질지 모르니까 말이야.” 이렇게 신화편은 현실의 상황과 동떨어지지 않고 현실을 지적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만화였다.  재미있고 명료하기도 하며 인간본성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드러나기도 하다.

그 동안 우리는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암기하는데 시간을 빼앗긴 것은 아닐까 싶다. 이렇게 재미있고 다양한 우리 나라의 고유한 신들도 많이 있는데 말이다. [신과 함께]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신들에 대해 알아보고 만화 안에서 작가의 메시지를 찾아내다 보면 어느새 [신과 함께]를 끝까지 끝까지 읽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책 [미생 1]

미생 1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착수 ㅣ 미생 1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회사 다닌 지 햇수로 4년차 정도 되었을 때, 친한 차장님께서 나에게 스쳐가듯이 말씀해 주셨던 이야기가 있다. “너도 알다시피 회사 다니며 돈 버는 것이 네 밥줄 아니냐. 회사라는 것은 내가 가만히 있고 싶어도 쿡쿡 찌르는 거야. 그러니 만만하게 보이면 안 되는 거지.” 그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회사 생활의 많은 것을 짧은 문장에 담아낸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미생]은 바둑용어로 해당 집이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애매한 형태를 뜻한다. 바둑용어 미생을 소재로 하여 아직 살아남지 못한 자를 뜻하는 미생은 방향을 잃고 허둥대는 현대인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주인공인 장그래의 불안한 회사에서의 삶과 불안정한 위치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주인공 장그래는 10년동안 바둑을 두었지만 결국은 입단하지 못하고 아는 사람 소개로 종합상사 영업 3팀에 인턴으로 배속된다. 영업3팀에는 오성식 과장이라는 멘토도 있고, 김동식 사원이라는 버디도 있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인턴에서 계약직으로 올라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똑똑한 여성인 안영이, 사무직보다 현장에서의 경험을 중시하는 한석율, 갓난아기를 둔 아빠로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김석호 등등 많은 사람들을 통해 회사라는 곳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인턴들은 입사 후 치러지는 면접시험을 통해 2년계약직 자리를 따 내야 하는데 그것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나왔다.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보며 회사에는 이 사람, 저 사람이 하나로 묶여져서 융합된 것이 회사가 아닐까 싶었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정말 주는 것도 없이 미운 사람도 있고, 자신을 위해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심도 얻고 열심히 해도 승진 안 되는 사람,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려고 최대한 정치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 다양하다. 하지만 그 사람들도 미워할 수 없는 것은 그들도 한 가정의 가장이고, 조금 더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직장인이기 때문이었다.    

 미생 1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회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업무 요령은 익숙해 질 때까지 시간을 들이는 것이라는 것, 세상은 훨씬 냉정하고 차갑다는 것이었다. 직장인들, 특히 사회 초년생들이 읽으면 도움되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나 같은 회사원들이 회사를 다니며 겪었던 일들, 느끼는 감정들을 소소하게 잡아낸 작가의 디테일함에 박수를 보낸다. 바둑이야기를 많이 넣었지만 굳이 바둑의 규칙을 다 알지 못하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부담감이 없었다. 회사 이야기를 하면서 바둑 이야기가 곁가지로 나오는데, 회사에서의 상황과 잘 어우러지면서 회사와 바둑 두 가지를 하나로 융합하는 작가의 통찰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