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해도 괜찮아 - 나와 세상을 바꾸는 유쾌한 탈선 프로젝트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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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준비하며 인터넷의 웨딩까페들을 보면서 준비할때가 많았다. 처음엔 너무 재미있었다. 예비신랑을 예랑이라고 하고 예비신부를 예신이라 하며 결혼 준비하는 사람들을 특별하게 이르는 말도 재미있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게시판을 보며 듣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읽으면서 하나의 패턴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혼수비용을 공개하는 게시판이었는데 혼수 비용이 천만원에서 3천만원이면 엄청 잘하셨네요.”, “저렴하게 잘 고르셨네요.” 이런 반응이었고, 혼수비용이 5천만원이 넘어가면 조금 과하게 하신듯.”, “조금 더 저렴하게 하실 수 있으셨을텐데 아쉽네요.”라는 반응이 있었던 것이었다. 어느 순간에 그 글들을 읽어보며 혼수준비를 많이 한 사람에 대한 부러움이 녹아있는 것을 발견했었던 것 같다. 부러움이 나중에 시기질투로 변하는 모습이랄까? 그걸보면서 덧글에도 사람들이 자기상황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자기의 욕망을 투영시킨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던 것 같다.

[욕망해도 괜찮아]는 다양한 상황에서 욕망이 어떻게 표출되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의 주요이론은 르네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과 탕웨이와 양조위의 ,(lust, caution)’이다. 르네 지라르의 욕망의 삼각형은 욕망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매개되어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또한 [,]에서 색이라는 것은 성, 욕망,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터부시하는 것 들을 이야기하고 계는 규율, 규범, 법칙등 우리가 따라야 하는 것을 이야기 한다. 사람들은 계의 세계에서 살면서 에 가까운 사람을 욕하고 자신이 깨끗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그 사람들도 이라는 세계에 대한 욕망이 가득하다. 부러움이 가득하기에 시기하고 질투하는 것이다. 하지만 색과 계는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하기에 한쪽을 일방적으로 부정할 수 없다.

책은 여러가지 주제를 다룬다. 학벌 문제와 희생양, 불륜에 빠진 아저씨, 정신적 승리의 방법, 중산층의 욕망, 색 계, 욕망과 규범의 몰락, 욕망과 규범의 공존 등 그 주제가 특별히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의 이슈를 이야기한다. 대화체의 문체로 이야기하는데 이야기가 재미있고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의 이야기에 대해, 작가의 내면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수 있고, 더불어 나의 욕망에도 솔직해 질 수 있는 과정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내 자신의 가식을 한꺼풀 벗겨내고 벌거벗은 나와 대면하는 느낌이 들었다.

법학 전문대학원 교수님께서 심리학이나 문학에서 다루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교수님도 자기자신이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선을 넘겨 왔다고 이야기한다. 규범으로 갇혀져 있는 성에서 밖으로 잠깐 발을 내 놓았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오고, 다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오는 과정은 교수님도 어쩔 수 없이 계의 상황에서 자신의 범위를 조금이나마 넓혀보려고 노력하고 다시 계의 과정으로 돌아오는 대한민국남자들의 평범한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그나마 교수님이 나은 것은 색과 계 상황에서 욕망을 알아내고 글에 담아내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욕망에 더 충실해 지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학교 3학년때 들었던 불문학수업에서 르네지라르 욕망의 삼각형 이론을 배웠었고, 르네 지라르가 쓴 낭만적 진실과 소설적 의 번역자이셨던 김치수 교수님이 생각나서 좋았다. 내가 원하는 욕망이 내가 바라는 욕망인지, 다른 사람에 의해 욕망을 강요받은 건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내 자신의 욕망을 제대로 바라볼 줄 알아야 더 솔직해 질 수 있고, 진정한 나에게로 가는 과정을 겼을 수 있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보는 것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욕망을 더러운것, 천박한것이라 여긴다면 그것도 잘못된 자세이다. XX을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면할 수록 더 생각나기 마련인게 사람 심성이다. 욕망을 터부(Taboo)시 할 수록 더 생각나는 것이다. 자신의 욕망의 근원을 알아내고 그것을 해소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나의 정신적 건강을 위해 필요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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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싱킹 Smart Thinking - 앞서가는 사람들의 두뇌습관
아트 마크먼 지음, 박상진 옮김 / 진성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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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마트라는 말은 여러곳에서 사용되는 것 같다. 스마트 TV, 스마트폰 등 가전제품 뿐 아니라 스마트워크, 스마트 오피스 등의 일상생활까지사람들은 자발적이든 타의적이든 스마트함을 강요당한다. 하지만 밀려오는 정보의 홍수속에서 스마트한 생활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직장인들은 본의아니게 멀티태스킹을 강요당하고, 수시로 이메일 확인을 해야하고, 업무가 과중되는 상황에서 어느순간에는 머리가 굳어버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노미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런 현대인들에게 스마트 씽킹은 필수불가결하지 않을까 싶다.

스마트 씽킹은 고품격지식을 습득하고 그것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마트한 습관을 키우고, 고품격 지식을 습득하고 실제에 활용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책은 8부로 나뉘어있는데, 크게 보면 세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1장 스마트 씽킹이란 무엇인가?, 2장 스마트한 습관 만들기와 행동변화, 3장 자신의 한계를 알고 고품질 학습법을 향상시키기, 4장 일의 원리 이해하기, 5장 비교하기와 지식정용하기, 6장 효과적으로 기억하고 기억해내기,. 7장 스마트 씽킹의 실천, 8장 스마트한 문화 창조하기등으로 나뉘어 있다. 챕터가 많은 편이지만 내가보기에 이 챕터도 세가지 부분으로 나뉠 수 있는 것 같다. 1장에서는 스마트 씽킹의 이론설명이라면 2장부터 6장까지는 스마트 씽킹의 방법, 7장부터 8장은 스마트 씽킹의 실천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스마트싱킹을 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지식을 습득하고 필요할때 꺼내쓸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것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인간이 한꺼번에 유지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3가지 정도이므로 3가지 정도로 요약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3의 원리이다. 또한 일의 원리를 이해하려면 인과지식이 필요한데 사람들은 설명깊이의 착각에 빠진다 자기가 모르면서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인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과 과거 경험사이의 유사점을 찾아내는데 주로 비교하기를 사용하고, 관련된 지식이 없을때는 유츄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효과적으로 기억하고 기억해 내기 위해서는 지식과 맥락을 연관시키고 그것을 심상으로 만들어 내면 기억을 쉽게 가져올 수 있다.

스마트 싱킹을 실천하는 방법은 요약문을 써보고 문제들에 대해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직장내에서 스마트 싱킹을 위한 방법으로는 1. 사고에 대해 더 많이 학습하도록 동기 부여하기. 2. 스마트한 습관이 번성하는 한경 조성하기3. 아이디어에 문을 활짝열기 4. 분명하게 자주 설명하기. 5. 적당히 어려운 과제 만들기 6. 3의 원리 활용하기. 7 용어의 의미 명확히 하기. 8 유추를 돕는 라벨 개발하기 9 멀티 태스킹 막기 10.’ 가 우리를 방해하지 않게 하기 등이 있다.

요즘 같이 불확실하고 세상이 급변하는 시기에는 더더욱 한곳에 집중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주변에 방해 요인들도 많고 수시로 변하는 시기에는 무엇을 해야할지 방황하기 쉽고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이럴때일수록 마음을 다잡고 하나씩하나씩 일을 처리하고 자기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식을 하나씩 활용하는 것이 좋다. 그런 과정중에서 창조성,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가 등장하는 것이다

저자직강 CD가 안에 들어있어서 책의 내용을 다시 반복하고 리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영어로 된 직강이라서 영어공부에도 도움이 되었고, 무엇보다 저자또한 매 챕터를 요약해주고 3의 법칙에 따라 중요한것 세가지 정도만 정리해 주는데 그래서 이해하기 편했다. 책 내용도 각 챕터마다 요약정리가 되어 있고 책의 마지막부분에도 마인드맵과 요약본으로 다시한번 정리해 줘서 스마트 씽킹을 한눈에 보다 입체적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천재인 사람이 창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도 자신의 지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 충분히 스마트 해질 수 있다. 내가 천재적인 머리를 가지지 않음을 탓하지 말고 내가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차근차근 생각을 해본다면 세상을 바꾸는 혁신, 위대한 발명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을 충분히 사는 스마트 싱킹, 오늘부터 적용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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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전성철 지음 / 아이지엠세계경영연구원(IGMbooks)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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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같은 회사를 5년 다니니 매너리즘을 느끼게 될 때가 많다. 정규직이니 그냥 버티기만 하면 월급은 알아서 나오고 휴가도 원하는 대로 쓸 수 있고, 꼬박꼬박 저축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으로도 편하다. 스트레스 받을때마다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만지작만지작거리며 공휴일과 월급날을 표시해 놓고 손꼽아 기다리면 어느순간에 휴일이 되고 월급날이 온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런 생각이 들때도 있다. 알량한 월급으로 내 소중한 영혼을 맞교환하는 것은 아닌지말이다. 배부른 소리일수도 있지만 그냥 달마다 주는 월급의 안락함에 빠져 사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가져보게 된다. 샐러리맨 월급은 생활에 부족함을 느끼지 정도로 준다. 월급의 안락함에 빠지다보니 점점 자기계발없이 회사를 다니다보니 대학교 다닐때 보다 능력치는 낮아지게 되고 월급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계속 올라가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정리해고로 회사에서 나갈 때가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게 되는 것. 그것이 샐러리맨의 비극일 수 있겠다.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는 매너리즘과 슬럼프에 허우적거리는 나에게 소금같은 존재가 되었다. 대학교 4학년때 우연히 [법적인 사고(Legal Reasoning)]라는 책을 읽은 작가는 로스쿨의 꿈을 가지게 되지만 대학교 때 시위경력으로 해외여행 부적격자가 되어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그 꿈을 포기할 수 없어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전피혁이라는 회사에서 6개월 근무하고,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이 미국에 들어가서 택시기사, 수위, 웨이터, 은행원 계약직등을 전전하며 공부하고 전문대학원에 합격하여 미네소타 대학원 MBA를 졸업하고 미네소타 대학원 로스쿨까지 마쳐서 변호사가 된다. 졸업하고 뉴욕 맨해튼의 리드&프리스트라는 로펌의 어소시에이트로 들어가서 남들은 8년에도 하기 힘든 파트너 자리를 4년만에 얻게 된다. 그리고 한국 기업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변호를 하다가 결국 한국으로 영구귀국해서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이 되는 부분은 서문이었다. 이 서문은 이 책의 내용을 하나로 요약한 내용이기도 하고, 책 안에서 녹아있는 열정이기도 하다.

나는 누군가 내게 해 준 이 말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생을 다해 하늘에 올라가 하나님 앞에 서면, 천국과 지옥행의 심판을 받기 전 하나님이 던지는 질문은 너는 왜 착하게 살지 않았느냐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질문은 바로 너는 왜 너답게 살지 않았느냐.” 라는 거다. 그렇다! 사람은 자기답게 살아야 한다. 자기답게 산다는 것은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꼭 지켜야 할 의무이자 삶의 자세다. 그리고 이 의무는 착하게살아야 한다는 의무에 우선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기답게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자기답게 사는 것인가? 한마디로 자기 내면의 소리에 따라 사는 것;. 내가 하고 싶은것,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바라는 것, 그것이 내면의 소리이고 그것이 바로 나다. 그런데 그 모든 소리 중 가장 은은하면서도 지속적이고 강력한 것이 바로 내 마음속에 꿈틀거리는 꿈이라는 것이다. 꿈은 바로 내 영혼의 울림이다.

꿈이라는 것은 자신의 세계를 갖는 것과도 같다. 그 어느누구도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 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꿈을 향한 여정은 자기다운 삶을 향한 여정이자 자신의 세계를 갖기 위한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 꿈은 스스로의 길을 찾게 해주며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게 해주는 삶의 정수다. 그 꿈을 따르는 길이 자기답게 사는 것이다. (p.8~9)

책 구성이 일대기적 구성이 아니라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구성이라 지루함 없이 흥미진진하고 역동적이이었다.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가 다른 책보다 좋았던 것은 자서전을 통해서 나 자신의 자기계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으니 너도 나를 본받아 무엇무엇을 해라.’라는 자기계발서의 딱딱한 소리에 지겨워질 즈음에 이런 책은 조용히 행동의 변화를 이끈다. 그것은 책 안에 녹아있는 열정이랄까? 그런 열정이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그 누구보다도 큰 것 같다. 굳이 가르치려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열정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공감도 중요하지만 꿈을 꾸고, 자기다움을 찾아내도록 노력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그 무엇보다도 2030젊은 세대에게 그래 너희들도 많이 힘들지라는 위로도 중요하지만 이런 책에서 주는 교훈이나 다른 것들도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 같다. 꿈을 포기하지 말고 계속 그 꿈에 다다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또하나의 자기다움을 찾는 과정이라고 본다. 플라톤의 [메논]에서도 나와있듯이, 인생은 탁월함을 위해 완성되는 과정이고, 탁월함은 스스로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책은 굳이 나같은 직장인 뿐 아니라 대학생들, 특히 로스쿨이나 로펌에 관심있는 학생들도 읽으면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책 내용을 보면서 로스쿨에서 배우는 교육과정이나 교수법, 학생들의 생각들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금발이 너무해]등의 영화나 법정영화를 떠올리며 슬며시 입가에 웃음이 나왔다. 책을 읽고 조금 더 열정적으로 살고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통해 샐러던트의 삶을 살아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 생생하게 꿈을꾸고 나 다움을 찾는 그런 삶을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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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현대 문학선 33
황순원 지음 / 문이당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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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순원 작가님 작품은 중학교 때 읽어봤던 것 같다. 중학교 때에는 국어교과서에 있는 [소나기]를 읽었고 고등학교 때에는 []을 읽어보았다. 그때는 소설의 배경, 시점, 특징, 주제를 달달 암기하며 배웠기에 문학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별로 안 되었는데, 이번에 읽으면서 내 삶과 적용해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읽어본 책이기에 예전에 수능 공부하던 기억도 났다.

[] 4장 밖에 안 되는 단편소설이지만 담는 의미는 너무나도 무겁다. 소설은 6/25 전쟁 후에 38선 근처에 살았던 같은 동네 친구였던 성삼이와 덕재가 만나게 되는 상황을 보여준다. 남쪽 치안대장이 된 성삼이가 북쪽 농민 부위원장이 되어 죄수로 잡혀온 덕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성삼이가 덕재를 끌고 가면서 어렸을 적 추억 이야기를 하고 덕재가 단지 자신의 의사나 이념과 관계없이 어쩔 수 없이 농민부위원장이 된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예전에 같이 학을 잡았던 추억을 떠올리며 학을 몰아오라고 하고 덕재를 풀어주게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며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성삼이와 덕재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사상을 택해야 했고, 그 사상에 따라 살아야 했던 우리 민족이 떠올라서였다. 공산주의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소련이 우리나라에서 일으킨 6.25 전쟁, 우리 민족은 반으로 갈라져서 어떻게든 한쪽을 지지해야 했고, 같은 민족을 향해 총을 겨누어야 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6.25 전쟁 등 수십 년을 냉전 시대를 이끌던 소련이나 미국은 사이 좋게 지내고 있는데,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우리들만 동족 상잔의 한을 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성삼이와 덕재도 그렇게 가슴속에 한을 가지게 된 인물들이지만,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그들은 그들이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학을 잡으러 다닌 기억을 떠올리는 것, 덕재가 꼬맹이와 결혼하여 임신했다는 것도 추억을 확인함으로써 그 둘은 경찰과 죄수가 아니라 둘도 없는 친구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성삼이가 덕재를 풀어주는 계기도 된다. 그 우정은 ‘단정학’이라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념이든, 그 밖의 상황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를 가둬버리는 사상,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사랑, 우정 등의 인본적인 가치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무엇보다도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 아닐까 소심하게 생각해 본다.

황순원작가님 소설이 너무 좋은 건, 단편소설이더라도 그 안에 담는 의미도 많고, 주인공들의 대화를 통해서 깨닫는 바가 많아서 일 것이라 생각한다. 가슴에 울림이 있는 소설이랄까,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라는 것을 다시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 통일도 민족간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황순원 작가님은 문학으로 표현하신 것 같다. 우리의 소원인 통일을 생각하면서 이 소설을 읽어보는 것도 뜻깊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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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그늘 - 남한의 지하혁명조직과 북한
한기홍 지음 / 시대정신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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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선을 앞두고 종북주사파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솔직히 정치에 그리 많은 관심은 없어서 신경쓰지 않다가 연일 이슈를 삼는 언론 덕분에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저 사람들이 뭐길래 저렇게 신경을 쓸까 싶었고, 도대체 종북 주사파가 뭔지 싶었다. NL이든 PD든 이번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간단히 이 책 소개를 하면 이 책에서 주로 이야기하는 것은 NL에 대해서 이다. NL Nation liberty(민족해방, 민족주의계열)이고 PD People democracy(민중민주주의, 사회주의계열)이다. 운동권에 NL세력들이 주로 차지했다고 한다.

1부에서는 1990년대 NL계열 지하당 운동(신좌익)에 대해 이야기 한다. 1980년대에 자생 주사파라는 것이 생겼는데, 북한의 방송과 주체사상 비판 서적을 배운 김영환이라는 사람이 원조이다. 황장엽씨가 만든 주체철학에다 민족주의, 마르크스-레닌주의 사상이론, 수령론등이 섞여있는게 주체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이 엔엘 운동의 기본 이념이 되었다. 민혁당(민족민주혁명당)사건, 중부지역당(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사건, 구국전위사건, 일심회사건등이 NL의 계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2002년에 있었던 일심회사건은 국가기밀을 수집해 북한에 보고했던 사건이었고, 그때 민주노동당에서 종북을 청산하지 못한것이 안타까운 사실이다.

2부에서는 1960년대 좌익 지하당 운동 (구좌익)에 대해 설명한다. 1960년대에는 사회주의 혁명을 목표로 하는 지하당 운동이 있었다. 주로 해방이후 6.25전쟁 이전까지 남조선 노동당(남로당)세력이 중심이 되어 지하당 운동을 한 것인데 통혁당(통일혁명당), 인혁당(인민혁명당),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 등이 있다. 이 정당들은 친북사회주의혁명을 목표로 삼았고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세대적 단절이 생긴다. 그 이후로 자생 주사파들이 지하당 운동을 이어받게 된다.

사실 종북지하당 운동에 대한 책은 처음 읽는 것이고 관련된 인물들이 너무 많아서 읽기에 힘들었다. 이런 책을 읽어본적이 없고 내용이 너무 생소해서 읽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어려웠다. 엔엘이 뭔지, 피디가 뭔지 솔직히 알고 싶은 생각도 그리 많이는 없었고, 내가 아는 사건도 거의 없다보니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들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지하당을 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었던 점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우리나라 정치상황이 분단 상황으로 인해 진보든 보수든 심하게 왜곡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정책에 대해 진보적인 입장을 취할수도 있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수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일관된 방향을 요구한다. 중간에 있는 사람은 회색분자가 되기도 한다. 오른쪽으로 가면 수구꼴통, 왼쪽으로 가면 좌빨이 된다. 보수에서는 애국을 강조하며 시시때때로 공격할때 종북을 이슈로 삼고, 진보에서는 보수에서의 부패와 비리, 성희롱등을 안주 삼아 씹어댄다. 그렇게 서로를 헐뜯다보면 국민들을 위하는 그런 정당은 생기기 어렵고, 어느 순간에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국민들은 정치 무관심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종북 주사파에 대해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지금 존재하는 종북주사파는 2006년 일심회 사건때 없어져야 할 세력들이었다. 그리고 통합진보당도 미리 종북주사파 세력이 당권을 잡지 못하도록 했어야 하고 물갈이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을 못했기에 주사파들이 비례대표를 구렁이 담 넘듯이 자리잡은 것이고 그러다보니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특히 예전에 통일의 꽃이라 불리며 무단방북한 다음에 자연스럽게(?) 통합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임수경씨나, 애국가에 대해 해괴망측한 발언을 하며 사퇴압력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이석기씨나, 통합진보당에서 사퇴를 요구하는데도 뻔뻔하게 국회의원으로써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김재연씨에 대해서는 빨리 정신차리고 지금이라도 명예롭게 사퇴하라고 하고 싶다. 종북주사파가 자신의 본질에 대한 반성없이 독재정권에서의 민주화 운동을 운운하며 국회에 입성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 본다. 민주화 운동에서 고문과 박해를 온몸에 받으며 피흘리며 죽어간 사람들은 생각도 안하고, 민주화운동의 소중한 열매만 따먹는 염치없는 사람같아 보인다. 그 사람들은 뭐랄까, 우리나라의 혜택은 있는대로 누리며 혜택에 대한 댓가는 치르지 않는 사람들 처럼 보인다. 국가에 살면서도 국가를 부정하는 한심한 사람들이 앞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통합진보당은 종북주사파에 대해 빨리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몇가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이슈중에 하나가 종북이 아닐까 싶다. 선거를 위해 어쩔 수없이 통합진보당으로 통합한 것은 알겠는데 그덕분에 진보당은 다양한 시각이 나오지 못하고 하나로 잡탕같이 섞인 것 같다. 진보의 장점은 다양한 이슈를 제시하고 여러 문제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에 있다. 종북주사파를 정리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정당이길 바란다. 그리고 보수정당에 대해서도 종북을 미끼로 다른 국정현안이나 다른 산적한 이슈에 무관심하질 말았으면 좋겠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을 꼭 기억해 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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