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자리 흩트리기 - 나와 세상의 벽을 넘는 유쾌한 반란
김동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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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자리 흩트리기

작가
김동연
출판
쌤앤파커스
발매
201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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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와 처음 듣게 된 이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김동연님이 출간한 책 "있는 자리 흩트리기"를 통해 신이 사람을 단련시키고 키우는 방식은 충분한 조건을 주고 살아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된 환경 속에 내던진 후 그가 성장해 나가는 것을 본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이를 "있는 자리" 흩트리기라고 표현했다. '있는 자리'란​ 바로 내가 처한 환경, 내가 사는 세상이다. 인간이 환경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음이 자명하듯 변화된 삶을 살고 싶다면 환경과 세상을 뛰어 넘어야 하는데 이를 있는 자리를 흩트리는 삶이라고 저자는 보고 있었다.

행정공무원이 오랜 시간 청년문제를 고민하고 우리 사회의 문제를 개혁하기 위한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는 책을 낸 것이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첫째 아들과의 갑작스런 이별이 큰 배경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 그가 살아온 과정이 전형적인 흙수저의 삶이라는 점에서 기득권 세력에 저항하며 남들을 압도하는 성과를 내기 위한 처절한 투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 스스로 과거를 회상하며 편견에 사로잡힌 기득권 세력의 모진 말에 당당히 바른 말을 하지 못했던 자신에게 화가 났다고 한 것 처럼 그는 성품이 바르고 어진 사람이었다. 그래서 잘못된 것임을 알지만 옳은 말을 하며 반박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의 저자가 에세이 형식을 빌려 책을 쓰고 아픈 가정사를 언급한 것은 엄청난 용기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백혈병

투병을 하던 큰 아들에게 삶의 의지와 힘을 북돋워 주기 위해 책 출간을 계획했다고 하는데 비록 큰 아들이 멋진 아빠의 첫 작품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절절히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한 자녀의 아빠의 위대함과 강인함을 느꼈고 누구보다 응원의 메시지를 저자에게 보내고 싶어졌다. 인간의 가장 연약한 모습에서 가장 강인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아주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책을 저술했다는 그는  청년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를 자신의 환경과 틀을 깨는 '유쾌한 반란'이라는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유쾌한 반란"이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아주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내건 슬로건이라고 한다. 대학 생활을 해 본 내가 김동연 총장이 재직 중인 시절 아주대 에서 공부했던 학생들을 부러워 했던 것은 그가 보여준 청년들을 향한 따뜻한 시각과 청년 문제에 대해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드러내며 다양한 과제를 수행했던 저자의 모습에서 사회적 책임감을 다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사회 문제를 단순 현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볼링에서 쓰는 용어, "'킹핀(kingpin)'을 쓰러뜨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킹핀은 볼링에서 세 번째 줄 가운데에 놓인 '5번 핀'을 가리키는 데 이 핀을 쓰러뜨려야 10개의 핀을 모두 쓰러뜨릴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그는 맨 앞의 1번 핀을 저성장이라는 사회문제로 보고 2, 3번 핀을 청년실업, 저출산이라는 문제라고 할 때 다른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우리 사회 킹핀을 쓰러뜨리는 것이라고 일갈한다. 그가 제시한 우리 사회의 킹핀은 사회보상 체계, 거버넌스(governance) 체계 변화였다. 

사회보상 체계는 우리 사회가 어떤 노력과 어떤 길에 더 많은 보상을 결정하는가의 문제로 누가 더 혹은 덜 가져가는가 하는 문제라며 좋은 대학교, 대기업, 공공기관에 취업하면 많은 보상이 뒤따른다는 사회적 암묵적 합의가 존재하는 한  너도나도 그 길을 가려고 하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뜨린 교육제도와 취업문제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너무도 명쾌한 논리이고 경제전문가 다운 발상으로 보인다. 물론 전적으로 맞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동안 기득권이 쉬쉬하며 덮어두었던 대한민국의 과제를 경제수장인 그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를 향해 풀어 놓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이번 책을 통해 나의 삶을 다시금 돌아보았다. 물론 더 열심히 살지 못한 것이 반성도 되었지만 그가 보여준 삶의 철학이 내게는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청춘 멘토를 희망하고 있지만 사회 구조적인 문제의 해법을 나름 제시할 만큼 고민해 보지 않았던 점은 앞으로 발전시켜야 할 나의 과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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