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사순절 (알레프제로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4005220</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10 Oct 2026 07:55:25 +0900</lastBuildDate><image><title>알레프제로</title><url>https://image.ala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04005220</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알레프제로</description></image><item><author>알레프제로</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칸토어의 수학적 무한과 이토 준지식 그로테스크가 만났을 때  - [지옥에서의 짧은 체류]</title><link>https://blog.aladin.co.kr/704005220/17515394</link><pubDate>Mon, 14 Sep 2026 11: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04005220/175153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76805&TPaperId=175153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69/58/coveroff/895447680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476805&TPaperId=175153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지옥에서의 짧은 체류</a><br/>스티븐 L. 펙 지음, 김항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26년 09월<br/></td></tr></table><br/>무한한 비장소(Non-Place)에 갇혀 자아가 엔트로피처럼 산산조각 나는 철학적 전율.<br><br>마르크 오제(Marc Augé)의 비장소(Non-Places)로 증식한 우주적 폐허.&nbsp;인류학자 마르크 오제는 현대 사회의 공항, 환승역, 거대한 쇼핑몰처럼 역사성과 고유한 정체성이 탈색된 채 오직 통과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무기질의 공간을 비장소라 칭했다. 스티븐 L. 펙이 구축한 지옥의 도서관은 이 비장소가 우주적 규모로 무한히 증식했을 때 도달하는 실존의 폐허다.전성기의 완벽한 육체, 키오스크에서 기계적으로 배출되는 소고기 샌드위치, 끝없이 펼쳐진 고급스러운 서가. 그 어떤 인간적 낭만도, 개별적 역사도 깃들지 않는 이 현대적 무기질 공간은 인간을 안식에 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정체성을 박탈하는 가장 완벽한 감옥으로 작동한다.<br><br><br>이토 준지의 &lt;공포의 물고기&gt;에서 사체에 결합된 보행어들이 기괴한 동력으로 썩어가면서도 끝없이 행진하듯, 이 소설 속 영혼들 역시 육체의 무한 부활이라는 사디즘적 메커니즘에 매여 있다.절벽에서 떨어져 육체가 산산조각 나도 다음 날이면 징그러울 정도로 완벽하게 복원되는 시스템. 그러나 껍데기인 육체가 싱싱하게 유지될수록 그 안의 영혼은 기형적으로 마모되고 썩어 들어간다. 소멸이라는 자연스러운 도피처마저 차단당한 채, 이성과 자아가 풍화된 껍데기만 남아 무한한 서가를 삐걱거리며 기어 다니는 모습은 이토 준지식 그로테스크가 선사하는 실존적 전율의 정점이다.<br><br><br>무한 속에서 무너지는 유한한 정신.&nbsp;도서관에 꽂힌 99.9999%의 책들은 무작위 알파벳의 무의미한 소음에 불과하다. 이는 마치 한 인간의 정교하게 축적된 삶의 정보와 기억이 우주의 아카식레코드 회전 속에서 형태를 잃고 뒤섞이는 상태와도 닮아 있다.무한한 반복 속에서 유한한 인간의 정신이 기하학의 맷돌에 어떻게 마모되어 가는가를 추적하는 과정은, 그 어떤 장르 문학보다 끔찍하면서 아름다운, 그래서 역설적인 지적 공포를 선사한다.모든 삶이 영원히 반복되고 끝이라는 자비가 박탈된 세계. 마침내 인간이 구원으로서 소멸이라는 안식을 빌게 되는 이 서사는 올해 읽은 소설 중 단연 가장 기묘하고 압도적이다.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랫동안 내 서재의 고요함과 식어가는 머그컵 속 아메리카노 한 잔의 유한함에 소름 돋게 감사하게 만드는 걸작이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69/58/cover150/895447680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695875</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