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애덤스 이야기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2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영아 옮김 / 빛소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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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사이에 숨은 헤밍웨이
《닉 애덤스 이야기 - 어니스트 헤밍웨이》

오늘 새롭게 시작하는 수필 강좌를 듣게 되었다. 스케줄이 여의치 않아 끝까지 고민하다가 선택한 수업이라 첫 시간부터 마음이 달 떴다. 나이 지긋하고도 뭔가, 풍기는 느낌이 예사롭지 않은 선생님은 최근 큰 수필 대회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고, 수필집 중 한 권이 올해 양산의 책에 선정될 만큼 이 지역에서는 꽤 유명한 인사다. 수필이라는 학문의 이론을 살짝 엿본 오늘 첫 시간, 가장 인상적인 강의 내용은 ’어떤 단어도 확정하지 말라‘이다.

순간, 단어뿐 아니라 우리가 소설을 접할 때도 동일 작가에게서 기대하는 혹은 기대되는 글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진행한 《이중 하나는 거짓말》 독서모임에서 이 책이 실망스러웠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도 김애란인데 힘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이 글을 김애란이 아닌 다른 이가 썼어도 이렇게 유명해졌을까 싶다... 사실 난 그 작품이 너무 좋아서 두 번을 읽으면서도 각각의 지점에서 책을 덮어야 숨이 쉬어질 만큼 진하게 다가온 책이었다. 내가 좋으니 너도 좋아야지는 결코 아니다. 다만, 저자가 응당 가져야 할 작품에 대한 무게와 책임을 어떤 면으로 강요 아닌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헤밍웨이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왜 수필 수업, 김애란을 운운하는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께 죄송하다. 나는 문학에 문외한이다. 그저 책이 좋아 읽기 시작했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재미있어 한 평생 책만 읽었다. 그런 나에게 고전문학은 꽤 어려운 영역이다. 이번에 읽은 《닉 애덤스 이야기》 또한 역자의 친절한 설명이 없었다면 난해했을 작품이다. 작년 이맘때 처음 읽은 《노인과 바다》는 읽는 동안에도 아홉 살 딸아이에게 네가 읽어도 좋을 만큼 흥미롭고 또 재미있는 작품이라 소개했을 정도로 굉장히 몰입감 높게 읽어냈다. 그때 헤밍웨이라는 작가에 대한 이미지가 어느 정도 만들어졌다. 일면 내가 선호하는, 또 매력을 느낄법한 작가적 이미지였다.

기대 안고 펼친 이 책은 짧은 1부를 지나 2부로 가자 곧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같은 이름의 주인공인데 앞 단편에서는 전연 다르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 책의 앞뒤를 마구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아! 이 책 또한 연작 단편집이구나. 아마 앞서 읽은 《바질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이런 구조의 책을 읽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 하나의 바질로 보기 시작하자 뒤늦게 닉 애덤스의 삶이 조금씩 그려지기 시작했다. 모든 글이 매끄럽거나 또 몰입감이 높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닉이라는 인물을 통해 저자가 하고 싶어 한 말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은 어김없이 떠올릴 수 있었다. 역자의 말에 의하면 닉은 헤밍웨이 본인의 삶이 많이 투영되었다고 한다. 헤밍웨이에 대한 서사가 없는 난 이로써 스스로 생을 마감한, 노벨상을 수상하고도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저 마무리 짓지 않고 생을 마감한 저자의 삶을 어느 정도는 들여다볼 수 있었다.

다시 처음의 수필 수업에서의 ’어떤 단어도 확정하지 말라‘를 저자로 바꿔 읊조려본다. 어떤 작가도 확정하지 말라. 즉 고정된 뜻으로 확정 짓지 않기로 한다. 변화함으로써 존재하는 하나의 진리에 입각에 이 작품을 보면 《노인과 바다》에서 느꼈던 그 거칠고 강인한 그의 이미지가 이 소설들로 인해 다시금 내 안에 재정의된다. 모든 이야기가 그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우리가 문학을 읽는 이유 또한 진짜를 찾기 위함이 아닌 그것에 기대 이야기하고 싶은 목소리를 듣는 것이니, 문장 속에 꼭꼭 숨겨놓은 그의 비밀 아닌 비밀을 찾아보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bitso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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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는 도끼다 -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지성의 문장들
김지수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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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책의 명품
<필사는 도끼다 - 김지수>

재작년 올해의 책, 이달의 책, 인상 깊은 책 등등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곧잘 언급했어요. 책이라는 게 취향과 시기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데요. 여태 저만큼 좋았다는 사람은 못 본 것 같아요. 공감이 어려운 내용은 아니지만 아마도 조금은 투박한 또 난해한 이어령 선생님의 ‘말’ 또는 그 ‘말투’가 편안하지만은 않을 거라는 짐작을 해봅니다. 하지만 그 인터뷰집을 꾸려 펴낸 김지수 기자님이 그런 불편함 들을 아주 잘 다듬어 주셨어요. 그 지점이 인상적이어서 기자님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신간 <필사는 도끼다>를 보자마자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일단, 책이 너무 고급 져서 놀랐는데 책을 펼치고 나서는 더 놀랐어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가 뭔지는 검색으로 금세 알 수 있었지만 이 문장들이 어떤 문장들인지는 몇 장의 챕터를 넘겨보고서야 알았거든요. 그 즈음에서 다시 목차로 돌아가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꽤 열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세상에나.

저 고민 끝에 다른 노트에 필사를 했어요. 이 책은 두고두고 여러 번 쓰고 또 써도 될 것 같아서, 또 왠지 꼭 그렇게 될 것만 같아서 칸을 깨끗이 비워뒀어요. 이렇게 좋은 문장들을 언제 또 만나겠나 싶어 아껴두고 싶은 거지요. 작가도 있고, 예술가도 있고, 경제학 심리학 등 여러 학자들뿐 아니라 철학자, 배우, 종교인, 의사, 스포츠 선수까지! 어디 가서 이 사람들의 주옥같은 사유를 들여다보겠어요. 그분들의 귀한 이야기가 한 권에 담겼으니 얼마나 좋게요. 진짜 말이 안 되는 글들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롭게 튀어나온다니까요. 카페에 앉아 읽고 쓰는데 옆에 앉아 있던 남성분이 자꾸만 쳐다봐요. 제가 자꾸 탄성을 질렀거든요.

살아있는 말. 저는 이 책을 필사하면서 이 문장들이, 이 단어들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살아 있는 사람이 한 말이라 살았다는 것이 아니고요. 나에게로 건너오는 말들이 지금 이 순간 속에 흘러 다니고 있다는 거지요. 이미 써놓은 말이 아니고, 언제고 했던 인터뷰가 아니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한 말이 아닌 책 속 모든 사람의 모든 말이 지금, 당장, 여기 이 자리에서 온전한 힘을 가지고 저에게로 날아들었어요. 와, 너무 멋있지 않나요.

필사, 아마 많은 분들이 필사를 하는 이유나 필사를 정의하는 의미가 각기 다를 것 같아요. 저에게 필사는 ‘대화’인데요. 필담이라고 하나요? 글로 대화를 나누는 것. 단순하게 문장을 따라 쓰는 것에 그치면 정말 아쉽고요. 문장 속 저자와의 대화, 문장 속 단어와의 대화, 문장을 지르는 어느 순간 속 저와의 대화. 그렇게 오붓하게 대화하는 시간이 퍽 즐거운 요즘, 필사의 매력에 푹 빠져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명품 같은 이 책, <필사는 도끼다>를 강력 추천합니다!

@dasa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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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가 묻고 니체가 답하다 - 비관마저 낙관한 두 철학자의 인생론
크리스토퍼 재너웨이 지음, 이시은 옮김, 박찬국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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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제대로 된 쇼펜 하우어를 읽어야 할 때

《쇼펜하우어가 묻고 니체가 답하다》 - 크리스토퍼 재너웨이


먼저, 완독하지 않은 리뷰로서 책 내용에 대한 설명이나 평가보다는 필자의 심상과 부분 발췌독 후 느낀 점을 위주로 작성된 글이라는 점을 언급 드립니다.

처음 ‘쇼펜 하우어’를 알게 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입니다. 열세 살 아이가 어떻게 철학자를 알았을까 의아스러우시죠? 저 또한 이것의 우연이 굉장히 신기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 선생님 성함이 박승권(선생님이 보시게 되는 일은 없겠지요? 보고 싶습니다!) 선생님이신데요. 제 기억으로 그때 선생님 나이가 스물일곱 살이었을 거예요. 서른도 안된 총각 선생님이었고, 국어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계신 분이었지요. 그맘때 제가 조금 어두운 아이였는데요. 집안 사정도 있고 또 생각해 보면 그때가 이제 막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이 아녔나 싶습니다.

그때 선생님과 많은 글을 주고받았어요. 제가 쓴 글 말미에 빨간 볼펜으로 첨삭을 따로 해주셨어요. ‘쇼펜 하우어’와 ‘염세주의’를 언급하며 저의 글에서 풍겨져 나오는 느낌을 철학적 용어를 가져와 이야기해 주신 거지요. 뭐? 쇼펜하우어? 염세주의? 어린 마음에 용어 자체가 멋스럽다고 생각했나 봐요. 그때 처음 들었던 그 단어들을 후에도 쭉 뇌까리며 사용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철학자이고, 최근 붐이 일면서 서점가 ‘베스트셀러 10’ 자리에 늘 자리하는 책 표지에서 심심찮게 보게 되는 분, 쇼펜 하우어이지요.

최근 쇼펜 하우어를 이야기 하는 몇 권의 책을 이어 읽었어요. 이 책의 서문에도 나오지만 그간의 책들은 ‘삶에 도움이 되는 몇가지 격언을 얻는 용도’로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샀지요. 저 또한 처음 읽은 책이 포레스트 북스의 《쇼펜 하우어 아포리즘》이었고, 필사를 자처할 만큼 좋은 문장들을 추려내기 바빴거든요. 측근 중 철학을 공부하신 분이 계셔서 이따금 느꼈던 건 지금의 이 쇼펜하우어 열풍이 어떤 측면에서는 고운 시선으로만 봐지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은 거지요. 아니나 다를까, 이 책에서도 언급이 됩니다. ‘철학은 좋은 말씀만 전하는 학문은 아니’라는 사실! 강의를 할 것도 아니고 어떻게 모든 사람이 다 진지하게 보나, 그냥 자신의 처지에 맞게 공감하고 탄식하면 그게 책이고, 결국 그런 삶이 철학인 거지! 싶었던 때도 있었어요. 그러나 이 책을 들여다보며 느끼기를,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로 입문했다 하더라도 결국은 이 책 《쇼펜하우어가 묻고 니체가 답하다》를 통해 ‘본질’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볼 필요가 있는 겁니다.

필사를 하며 옮겨 적은 문구를 하나의 이정표로 삼아 그것을 추앙하고 따르기 보다 그 문구 하나하나를 ‘숙고하고 그것에 반문하는 일’을 함으로써 궁극에는 철학적 사유와 철학적 삶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책을 다 읽은 것도 아니고, 저자의 말마따나 ‘독해력’이 요구되는 필체인 만큼 읽은 내용들은 알알이 풀어내기가 힘들지만, 쇼펜 하우어와 니체가 왜 묶여져 언급되는지, 고통과 고독을 이야기하는 그들은 어떤 사유와 경험을 통해 그것들을 이야기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쇼펜 하우어 철학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읽고 싶다면 가장 먼저 집어 들 책입니다. 이제는 제대로 된 쇼펜하우어를 만나야 한다! 추천드립니다.


@jiinpill21
@book_twenty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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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곁에 머물기 - 지구 끝에서 찾은 내일
신진화 지음 / 글항아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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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도 없고 둘리도 없는
<빙하 곁에 머물기 - 신진화>

알고 계셨어요? 빙하학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저는 정말 신선하고, 신기했어요. 빙하는 뭐 기후 관련 책들 보면 곧잘 언급되곤 하지만 일상적으로? 일반적으로 떠올리거나 생각하는 어떤 단어는 아니잖아요.(아, 저만 그럴 수도 있어요) 근데, 그걸 연구하는 학자가 우리나라에 있다고? 우리나라에? 딱 이 느낌이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바보 같은 챗 지피티도 몰랐던 한라 빙하를 언급하며 한국에는 빙하가 없다는 (당연하겠지만) 내용이 나옵니다. 있지도 않은 걸 연구한다? 와, 너무 신선한 거지요. 단순했던 호기심이 책을 펼치면서부터는 마냥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걸 강하게 느꼈습니다. 이 책이 이야기하고 싶은 건 말마따나 빙하 타고 내려온 둘리가 아니었던 거예요.

책에서 빙하를 ‘타임캡슐’이라 이야기하는데요. 오, 그 지점으로 뭔가 하나의 사유가 탁하고 떨어지니까 이 책이 입체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지구와 우주, 심해 혹은 그 저변의 것들을 지금에 와서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또 분명하게 설명할 수 없다잖아요. 그럼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 수천만 년 전 그것들의 언어나 기호가 남아 있지 않은데 어떻게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있나?

빙하는 그때의 것들을 여전히 갖고 있는 하나의 타임캡슐인 거지요. 그때의 날씨와, 그때의 기온, 그때의 자연현상과 그때 그 자체를 빙하는 갖고 있는 거더라고요. 와, 그 지점이 너무 경이로웠어요. 여기서, 그럼 넌 그것도 몰랐어? 하실 것 같긴 한데 어떤 지식적 차원의 앎이 아닌 미처 인지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덥석 안은 것처럼 저에게는 이 책이 무척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기후와 빙하는 너무나도 중요한 관계더라고요. 책의 후반부는 결국 그런 빙하를 왜 연구하고, 지키고 그것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우리나라에는 있지도 않은 빙하를 그것도 여자가(실제 여성 연구원들의 수가 현격하게 적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연구한다는 것이 경이로운 책이었습니다.

마지막 챕터 소제목이 ‘과거의 빙하와 미래의 지구, 그리고 현재의 빙하학자’인데요. 상상도 할 수 없는 먼 과거에서부터 존재한 빙하를 현재의 학자들이 연구하고, 찾아내고, 알아내면 미래의 지구에게 그나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 염두에 두고 알아내는 것이 결국 100년도 못 살고 가는 한낱 인간인 우리가 그나마의 다음 세대를 위해 할 수 있는 사명과도 같은 일은 아닐까?

@bookpot
@munhakdong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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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니모의 환상모험 스페셜북 - 꿈의 황금 알과 판타지 세계의 시작 제로니모의 환상모험
제로니모 스틸턴 지음, 이승수 옮김 / 사파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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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장난감이 되는 마법

제로니모의 환상 모험 스페셜북 - 꿈의 황금 알과 판타지 세계의 시작
(제로니모 스틸턴 / 사파리 출판사)





책이라는 건 저에게 그런 것이거든요. 그림책이든, 벽돌 책이든 책은 저에게 하나의 사유를 짙게 든 옅게 든 남기게 하는 ‘물건’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그런 의미로 꼭 드리고 싶은 말을 서평으로 남겨보기로 해요. 결국 책도 물건이거든요. 물성인 책을 만지는 것부터가 사실 독서예요. 이건 제가 아이들 책 생활 관련 강의 때 늘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인터랙티브 북이나, 오디오 및 전자북은 책이 아니다!는 아닙니다. 오해 마세요) 물성이 가진 힘은 꽤 강합니다.

이 책 <제로니모의 환상모험 꿈의 황금 알과 판타지 세계의 시작 - 빅북>이 물성으로서의 책이 어떻게 가치 있는지 정말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만 해도 울산시립도서관을 곧잘 찾았어요. 거주 지역이 아니고, 차를 타고 35분을 이동해야 하는 어찌 보면 번거로운 여정이긴 하지만 분명한 목적이 있었답니다.

바로 빅북! 울산시립도서관은 빅북 코너가 따로 있을 만큼 많은 빅북이 소장되어 있어요. 그때 아이와 그 책들을 그저 책으로만 보았을까요? 저는 절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빅북 두 어권을 읽고 곧바로 놀이터로 나갔거든요. 도서관에 책을 보러 온 것이라기 보다 ‘재미있는 걸 만나고’온 것에 가까워요. 놀이터와 빅북은 아이에게 대등한 놀잇감이었던 거지요.

지원책 택배가 왔던 날, 아이가 정말 신나했어요. 그때 저는 정말 전율이 일만큼 설렜는데요. 그 순간 느꼈어요. 책이라는 건 책이기만 한 게 아니라는걸, 그간 잊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또 무척이나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느끼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그 책이 무슨 내용이야? 저, 감히 (출판사가 너 뭐야?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씀드려요. 성인 아이 할 것 없이 책으로 사람으로 이어주는 저 옥대장이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내용이 뭐가 됐든 전~혀 상관없으니 그냥, 정말 그! 냥! 내밀어 주세요. 그냥 아이한테 던져주면 됩니다. 그럼 그때부터 이 책은 책을 넘어 하나의 존재가 될 거예요.

오랜만에 책과 노는 아이의 모습이 예뻐 사진과 영상을 찍었는데 서포터즈 활동 내용 안에 영상 리뷰가 있네요. 아이가 책과 노는 모습은 연출되지 않은 순수한 장면들이라는 것과 병풍처럼 벽에 기대선 책을 아이는 지금도 여전히 매일같이 만지고 찾고(그림을 세세히 보더라고요) 책 내용 속 문자기호로 글을 써가며 정말이지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그저께 아이와 나눈 이야기인데요. 이 책은 선물용으로 정말 좋겠다는 겁니다.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명절 등등 선물할 일 많잖아요. 이 책은 정말 ‘책’으로만 보시면 안 됩니다! 이만큼 재미있는 장난감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아이에게도 다시금 책을 ‘가지고 놀 수’ 있는 풋풋한 시간을 선물해 준 제로니모 빅북! 추천드립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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