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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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인 '이토록 평범한 미래'가 내게 가장 좋은 작품은 아니었지만, 표제작이 된 이유가 있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라는 언뜻 불가해한 표현이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과거에 갇혀 비관에 빠진 사람에 대한 안타까움, 위로와 함께 '미래를 기억함으로써' 비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제안이 담겨 있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작품들이 따뜻하고 다정하며 가볍지 않은 긍정성을 품고 있다. 다만 '바얀자그에서 그가 본 것'은 다소 결이 다르다는 느낌이다. 



# 이토록 평범한 미래


화자는 1999년을 회고한다. 2019년에 읽은 소설의 내용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던 1999년의 일을. 20년 전 동반자살을 꿈꾸었던 지민은 이제 화자와 결혼하여 함께 그때를 돌아보고 있다. 지민에게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포기하지 않도록 해준 것은 예언자라 칭하던 줄리아가 둘에게 한, '두 사람은 결혼할 것이다'라는, 평범하지만 시차가 있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거를 생각하기보다 미래를 상상하고 기억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과거는 자신이 이미 겪은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데, 미래는 가능성으로만 존재할 뿐이라 조금도 상상할 수 없다는 것. 그런 생각에 인간의 비극이 깃들지요.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오히려 미래입니다."  (29쪽)

우리가 계속 지는 한이 있더라도 선택해야만 하는 건 이토록 평범한 미래라는 것을.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한 그 미래가 다가올 확률은 100퍼센트에 수렴한다는 것을.  (34,35쪽)




#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


'이토록 평범한 미래'보다 2년 전에 발표된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 역시 미래를 기억한다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이 소설집 제일 마지막에 배치되어 수미쌍관의 느낌이! 

화자는 입원한 할아버지가 '바르바라'라는 말을 자꾸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할아버지의 기억을 추적한다. 할아버지의 구술 기록을 책으로 만들기 위해 녹취한 자료를 듣는다. 


"과거의 우리를 생각할 수 있는데, 왜 미래의 우리는 생각할 수 없을까?" (224쪽)

"우린 어릴 때 그 이야기를 듣고 자랐어. 우리 정신의 삶이 과거로 팔십 년은 더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의 뜻이 여기에 있다네. 나는 1940년대를 기억하고 있어. 그때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지금까지 증언했잖아. 지금 만약 내곁에 열 살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는 나를 통해 팔십여 년 전의 일들을 역사가 아닌 실제 사건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그렇다면 그 아이의 손자는 이백 년에 가까운 시간을 경험한 시각으로 내가 겪은 1940년대의 일들을 바라볼 수 있을 거야. 거기에 비관이 깃들 여지가 있겠는가?" (234쪽) 

  

세대와 세대 사이의 교류와 소통, 그리고 책 속의 기록 등을 통해 우리 정신의 삶은 과거 80년+나의 삶 80년+미래 80년 합하여 240년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말은 어쩐지 감동적이면서, 세대간 갈등에 경종을 울리기도 하는 것 같다. '고독'은 정신을 확장하지만 '고립'은 비극을 초래한다. 




#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 사랑의 단상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와 '사랑의 단상'도 좋았는데, 이 두 작품은 2014년에 발표된 글로, 세월호 사건을 추모한다.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는 화자가 희진으로부터 메일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그 메일은 희진과 함께 일본에 갔던 10여 년 전의 기억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현재의 배경은 2014년 4월, 당연히 세월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인디 가수로서 일본에 초청받아 간 희진은 공연 마지막에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라는, 직접 지은 노래를 부르다가 울고 만다. 공연이 끝나고 그녀를 초대했다는 일본인을 만나러 간 자리에서 희진은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바로 10년 전, 2004년 봄에 희진이 화자와 함께 방문했을 때, 자신도 전혀 모르는 사이에 한 사람의 인생에 확고한 기억과 희맘의 끈으로 남게 되었다는 사실을. 희진은 묻는다. "우리가 누군가를 기억하려고 애쓸 때, 이 우주는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까?"('181쪽) 


'사랑의 단상 2014'는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와 함께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마음이 담긴 단편이다. 사랑하던 연인과 헤어진 지훈의 기억들이 다소 가볍고 낭만적으로 제시되다가, 마지막에 반전이다. 웹사이트 검색창에 '사랑해'라고 입력했더니 나온, 유족들의 편지... "한번 시작한 사랑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고, 그러니 어떤 사람도 빈 나무일 수는 없다고, 다만 사람은 잊어버린다고, 다만 잊어버릴 뿐이니 기억해야만 한다고, 거기에 사랑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영원히 사랑할 수 있다고."(211쪽)


두 작품을 통해 작가는 잊지 말자고, 기억하자고, 그것이 우리가 사랑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 진주의 결말 (독서괭 Best!)


여러 작품들이 좋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은 '진주의 결말'이다. 이 작품이 너무 좋아서, 빌려 읽은 이 책을 사서 소장해야 하나 고민중. 


'진주의 결말' 속 화자는 <사건의 결말>이라는 프로그램(그것이 알고 싶다와 비슷한 듯)에 출연한 범죄심리학과 교수다. 그가 분석한 사건의 피의자인 유진주. 그녀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함께 살던 30대 후반의 여성으로, 몇 년 동안 치매를 앓던 아버지가 사망하자 존속상해치사 혐의를 받는다. 불구속 상태로 조사받던 유진주는 아버지와 살던 집에 불을 지르고 제주도로 도피한 후, 화자에게 메일을 보낸다. <사건의 결말>을 통해 화자는 유진주의 삶과 아버지의 사망 사건, 이어 방화에 이르기까지를 "그럴싸한 이야기"(87쪽)로 엮어낸다. 수동적으로 억압을 견디던 피해자의 감정 분출, 그것이 사건의 전말이라고. 하지만 유진주의 메일에서 그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실제의 제 삶은 앞뒤가 척척 맞아떨어지지 않거든요."(87쪽) 


'진주의 결말'은 자꾸만 논리정연하게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려는 우리의 본능에 경고한다. 우리는 정말로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고" 한다(85쪽). 누군가의 인생이, 처지가, 고통이 나의 이해의 범주를 넘어설 때, 한계를 인정하기보다는 내 이해의 범주 안으로 누군가의 인생을, 처지를, 고통을 우겨넣고는, 이해했다고 착각한다. 유진주는 "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 달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만 있다면. 마찬가지로 우리는 달까지 걸어가는 것처럼 살아갈 수 있다. 희망의 방향만 찾을 수 있다면."(73쪽)이라는 화자의 말을 가슴에 품으면서도, "모두 각자의 달을 향해 서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 우리가 달까지 갈 수는 없지만 갈 수 있다는 듯이 걸어갈 수는 있다. 달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만 있다면. 마찬가지로 우리는 달까지 걸어가는 것처럼 살아갈 수 있다. 희망의 방향만 찾을 수 있다면. (...) 그런데 선생님, 선생님이 말하는 게 분명 제 마음일 텐데도 전혀 제 마음 같지가 않았어요. 아빠를 죽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제가 몰리고 있었다는 게 선생님의 전제인데, 그것부터가 잘못됐습니다. 그러니 그 다음의 분석도 죄다 틀릴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저는 선생님이 말씀하신 수동적인 희생자가 아니예요. 생각해보세요, 선생님. 저도 달을 향해 서 있고, 선생님도 또 저의 이웃들도 달을 향해 서 있어요. 모두가 각자의 달을 향해 서 있는 거예요.(...)"  (73, 74쪽)


제가 공책에 받아 적은 끔찍한 글을 읽고 난 뒤에도 저를 이해해준 사람은 아빠뿐이었어요. 사람의 마음을 연구한다는 선생님도 저를 이해하려고 애썼을 뿐이지 이해하진 못하셨잖아요. 누군가를 이해하려 한다고 말할 때 선생님은 정말로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인가요? (...) 아빠는 제가 쓴 문장들에 줄을 그으면서 말했습니다. 너는 어떤 생각이든 할 수 있어. 하지만 이건 네가 아니야. 너는 이 생각들에 줄을 긋는 사람이야. 네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떠오르든 겁먹지 말고 가만히 지켜봐. 그다음에 너는 그 생각에 줄을 그어 지울 수 있어.(...) 어떤 생각을 지우고 어떤 생각을 남길지는 네가 선택하는 거야. 마음껏 생각하고 그중에서 가장 좋은 생각을 선택하면 되는 거야. 그리고 그게 너의 미래가 될 거야.   (85,86쪽) 



일독을 권합니다!! 

아, 2년 쯤 전에 읽다가 중도에 끊겨 버려 끝내지 못한 김연수 작가의 <일곱 해의 마지막>을 다시 읽어야겠다.. 빨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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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6-22 14: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 드뎌 이 작품 읽으셨군요. 넘 좋죠!^^ 진주의 결말 저도 좋았습니다. 미래에 대해서 희망이란 단어가 공허하게 들릴 때가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긍정적 미래를 그려보고 싶달까 그랬어요.

독서괭 2023-06-22 17:57   좋아요 1 | URL
오 화가님도 좋으셨다니 반갑습니다^^ 맞아요 희망의 방향을 찾는 한…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서 좋더라고요. 그렇다고 감성팔이도 아니고요.

잠자냥 2023-06-22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잉 괭 베스트 작품 궁금하다.... (김연수 안 좋아하는데도 으음....)

독서괭 2023-06-22 17:57   좋아요 1 | URL
김연수 별로 안 좋아하시는군요? 전 옛날에 소설집 하나 읽은 게 다라 뭐라 할 순 없는데 이 책은 좋았습니다. 도서관에서 괭베스트만 읽어보시고 별로면 이 갬성 아닌 걸로 ㅋㅋ

난티나무 2023-06-22 14: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저 ‘진주의 결말’ 어딘가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이 책 아니고 다른 단편모음집?이었던 거 같은데요…. 어디서 읽었드라???@@

난티나무 2023-06-22 16:09   좋아요 1 | URL
찾았습니다. 2022 김승옥문학상수상작품집이네요.^^

독서괭 2023-06-22 17:58   좋아요 0 | URL
ㅎㅎㅎ 난티나무님 거기서 읽으셨군요! 좋으셨다면 여기 다른 작품들도 고고~^^

새파랑 2023-06-22 1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독을 권할만한 작품입니까? ㅋ 저도 읽어봐야겠습니다~!!

독서괭 2023-06-22 17:59   좋아요 1 | URL
한국문학도 한번씩 읽어주시는 새파랑님~ 이책도 한번 읽어보시죠^^

다락방 2023-06-22 21: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연수 좋아한 적 없는데, 그런데 제가 이 책을 읽게 된다면 그건 다 독서괭님 때문입니다. 베스트로 뽑으신 진주의 결말이 저도 궁금하네요. 흐음.. 난 김연수를 안좋아하는데.. 흐음….진주의 결말…..

독서괭 2023-06-22 22:16   좋아요 0 | URL
오 저는 잠자냥님과 다락방님이 김연수 안 좋아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비슷한 이유일까도요. 그것이 알고 싶다!!

난티나무 2023-06-23 01:17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김연수 별로라….ㅋㅋㅋ 혹 책을 사신다면 김승옥문학… 이걸 사시라고 소심하게 추천하려다 말았어요…ㅋㅋㅋ

다락방 2023-06-23 07:56   좋아요 1 | URL
저는 도서관에 가서 진주의 결말 만 읽고 올까,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음, 김연수를 안 좋아하는 이유, 라고 하면 뭐랄까, 저한테는 좀 감상적이랄까요? 문장들이 좀, 음,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꿈꾸는 사람의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너무나 확연한 ‘문학하는 남자의 글‘ 의 느낌이랄까요. 뭐 그정도의 감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ㅎㅎ

독서괭 2023-06-24 18:45   좋아요 0 | URL
아 그거 뭔지 좀 알것 같아요. 그래도 제 기준에서는 감상적이어서 별로인 선을 아슬아슬 안 넘긴 느낌?^^ 도서관에서 읽어보시고 판단해보시죠!

자목련 2023-06-23 0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연수의 이 소설집 정말 좋죠? 독서괭 님의 리뷰야 말할 것도 없고요!

독서괭 2023-06-24 18:45   좋아요 0 | URL
자목련님도 좋으셨군요~ 반갑습니다^^

미미 2023-06-24 16: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주의 결말>올려주신 발췌문 몇 번을 다시 읽게 되네요.^^
그리고 ‘앞 뒤가 척척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것‘이 ‘삶‘인데도 불구하고
그걸 타인을 향한 혐오나 비난의 근거로 사용하곤 하죠.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각자의 달을 향해 서 있다‘는 말은 조금 슬프기도 하고 여운이 남아요.

독서괭 2023-06-24 18:47   좋아요 1 | URL
맞아요 타인을 쉽게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동정하거나 혐오하거나 비난하거나..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발췌문 중 아빠가 한 말도 저는 참 마음에 남더라고요. 너는 나쁜 생각에 줄을 그어 없앨 수 있는 사람이야.

단발머리 2023-07-01 1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근에 친구들이 이 책 이야기를 하도 많이 해서.... 예전에 사 둔 <일곱 해의 마지막>이 아직 새 책인 사람으로서 이 책 사야되나 말아야되나 싶었는데, 독서괭님 리뷰 읽고 보니.... 아, 그래, 사야지!! 하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특히 진주의 결말이 궁금하구요.

작가의 일은 쓰고 또 그걸 책으로 내는 일일 테지만 독서괭님 같은 눈밝으신 독자가 계셔서 읽고 써주시니 다시 그 책을 찾아보게 되네요.
김연수가 독서괭님에게 감사해야 함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7-03 13:16   좋아요 0 | URL
오 단발님 친구분들이 많이 읽으셨군요. <일곱 해의 마지막> ㅋㅋㅋㅋ 공감! 저도 이책 빨리 읽어야 해요!
다른 분들 말씀 보니 취향 좀 타는 것 같으니, 도서관에서 빌려보셔도 좋지 않을까요? 친구들이 얘기만 하고 안 빌려주시나요? ㅋㅋ
김연수 작가님! 보고 계신가요? 저에게 감사를..쿨럭.. 단발님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주디스 헌의 외로운 열정 암실문고
브라이언 무어 지음, 고유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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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도,재산도,능력도,젊음도,단한명의 가족조차 없는 고독한 영혼에게 어떻게 생이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탐구하는 소설. 망상과 술, 종교에 의지하던 주디스헌은 그 삼위일체에 차례차례 배반당하는데.. 넉다운 당한 그녀는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데다 여운도 상당하여 5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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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6-17 0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리뷰 볼때마다 너무 애잔한데요..... 읽고싶지만.... 읽고싶지 않아.... 아니 읽고싶어....ㅜㅜ

독서괭 2023-06-17 18:10   좋아요 2 | URL
ㅎㅎㅎ 은오님 진짜 애잔한데요. 읽으면 한숨도 많이 나오고요. 그래도 재미있고 생각도 많아집니다~^^

잠자냥 2023-06-18 00:05   좋아요 2 | URL
술도 땡긴다….

은오 2023-06-18 07:07   좋아요 2 | URL
괭님// 괭님까지 오별이니 저도 뒤따르겠습니다....!
잠자냥님// 잠자냥님은 이거 안읽으셔도 항상....(말잇못)

독서괭 2023-06-19 12:59   좋아요 2 | URL
응?? 잠자냥님은 이거 안읽으셔도 항상 ...ㅋㅋㅋㅋ 술자냥님인가요!!

새파랑 2023-06-17 2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 별 다섯 이시군요~! 저도 보관함에는 담아놨는데 ㅋ 그런데 리뷰를 많이 봐서 내용을 다 알고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ㅋㅋ

독서괭 2023-06-19 13:00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도 재밌게 읽으실 것 같아요^^ 저도 리뷰를 봤습니다만 그래도 재밌었어요!

구름모모 2023-06-17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관심가는 도서네요~

독서괭 2023-06-19 13:0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구름모모님. 일독을 권합니다^^

단발머리 2023-07-01 1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별........ 5별이라니요.......... (살 책 많은 사람의 한숨과 걱정..... )

독서괭 2023-07-03 13:14   좋아요 0 | URL
ㅎㅎ단발님, 저는 5별 잘 주는 편이라 어떠실지. 그래도 다른 분들도 좋다 하셨으니까요. 사고싶은 책 많아 한숨나오기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흑흑 ㅠㅠ
 
조선의 퀴어 - 근대의 틈새에 숨은 변태들의 초상
박차민정 지음 / 현실문화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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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조선의 자료들을 꼼꼼하게 살펴 그시대 요구되던 젠더규범과 그 규범을 일탈한 사람들을 바라보던 시선을 밝혀낸 책. 젠더규범이 사회 지배층의 필요에 의해 변화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젠더문제에 관심있는 사람뿐 아니라 페미니즘,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흥미롭게 읽힐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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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6-07 1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자냥도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6-07 18:30   좋아요 0 | URL
누구나 자냥님 ㅋㅋㅋㅋ 자냥님이야말로 이쪽분야 많이 읽으신 분 아닌가요!

거리의화가 2023-06-07 1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찜!ㅎㅎ 도서관에 있으니 읽기 시도해봐야겠습니다

독서괭 2023-06-07 18:31   좋아요 1 | URL
화가님 재밌게 읽으실 거라 확신합니다^^

새파랑 2023-06-07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퀴어문학의 전문가 독서괭님~!!

독서괭 2023-06-07 18:31   좋아요 1 | URL
전문가 아니예요~ㅋㅋㅋ 노노~~
 
퀴어, 젠더, 트랜스 - 정체성 정치를 넘어서는 퀴어이론, 젠더이론의 시작
리키 윌친스 지음, 시우 옮김 / 오월의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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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이론, 사회운동에 관한 입문서.신경을 많이 쓴 번역과 전혜은의 해제가 좋다.다만, 해제에서 지적한대로 너무 단순한 이론소개에 오류가 있을 수 있고(16년전 출간책임), 아주 잘 쓴 글은 아님. 하지만 사회운동 일선에 서서 ‘모두를 위한 젠더권‘을 주창하는 저자의 뜨거움은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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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7 - 5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7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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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7권의 마지막 장면은 살풋 웃음짓게 한다.

멀리 만주땅에 가서 사업으로 성공했다는 홍이, 그악스런 임이네가 낳았지만 점잖은 아버지 용이를 더 닮은 아이, 어릴적 멀리 용정촌으로 가 자랐지만 다시 돌아와 방황했던, 그러나 결국 가정을 지키고 번듯한 직업을 가진 어른이 된 그 사람! 홍이가 평사리에 왔대!! 

거의 아이돌 수준이다 ㅋㅋ 홍이가 왔다는 소식에 평사리 아낙들이 들썩거린다. 석이의 생존 소식을 알려주어 얼굴이 활짝 핀 성환할매(석이네), 홍이와 함께 만주로 간 아들 천일이 소식이 애타게 그리웠던 천일네, 홍이를 예뻐하는 야무네가 홍이가 성환할매네 집에서 낮잠자는 사이 부엌에 모인다. 누구는 머루주를 가져오고, 누구는 닭을 가져오고, 누구는 아껴놨던 홍합을 꺼낸다. 잔치다, 잔치! 그네들은 할머니가 되어 딸의, 며느리의 눈치를 보며 구석에 놓인 장농처럼 되어 버린 신세. 성환할매네 딸이 집을 비운 사이 오랜만에 살림을 차지한 세 여인들은 신이 난다. 

박경리 선생님은 이 장면에서 잔칫상 주인공인 홍이와 그와 함께 술마실 손님으로 초대된 한복이를 중심으로 삼지 않는다. 신명이 나 요리를 준비하며 웃는 할머니들을 조명한다. 나는 박경리 선생님의 이런 시선이 너무 좋다. 

 

이 할머니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한명 한명이 소설 한편은 거뜬히 나올 사연들을 갖고 있다.

성환할매, 석이네에서 성환할매가 된 이름 모를 여인의 생을 살펴보자. 

그녀는 일찌감치 과부가 되었다. 조준구에게 찍혀 버린 한조가 조준구의 밀고로 일본군에게 끌려가 죽임을 당했던 것. 아이 셋을 데리고 진주로 간 석이네는 한겨울 빨래로 손에 피가 맺히고, 석이는 물지게꾼이 되어 밤낮 일해도 겨우 굶어죽지 않는 정도의 생활을 견뎌나간다. 그러다 석이가 이런저런 도움으로 공부를 해서 선생이 되자 석이네는 너무나 행복했다. 그러나.. 석이와 며느리 사이에서 전전긍긍하던 석이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갈라서고, 석이는 일본경찰에 쫓겨 떠나고 며느리는 아이들을 돌보지 않는 상황, 며느리 집에 애들 보러 갔다가 둘째 손주 남희가 열이 펄펄 나는 걸 보고 업고 병원으로 뛴다. 종기를 째는 고통에 악을 쓰는 손녀를 보며 눈물을 펑펑.. 이제 아이들을 데리고 와 딸 귀남네 집에서 함께 살게 되는데.. 이제 딸과 사위 눈치보는 나날이 시작된다. 온동네 소문날 정도로 소홀히 대접받으며 살던 날들은 사위가 갑자기 바람나 집을 나가면서 좀 나아지나 싶었다. 그런데 어느날 뚜둥 나타난 손주들의 엄마! 자식들 버렸던 며느리! 그(년)이 남희를 꼬셔서 부산으로 데리고 가버리고.. 찾겠다고 부산까지 찾아간 할머니와 오빠(성환)를 피해 숨어버리는 남희 때문에 석이네 가슴은 무너진다. 

그렇게 아들 소식을, 남희 소식을 기다리며 사는 성환할매가 된 것. 한숨 나오는 그녀의 삶이지만, 또 박경리 선생은 저렇게 부엌에서 신이 난 모습을 보여주어 웃음짓게 한다. 

산다는 건 .. 단짠단짠인가.. 


이렇게 이런저런 모습을 보여주며 진행되는 토지, 어느새 17권까지 끝냈다. 현재 1940년대 초인것 같은데, 과연 마무리는 어떻게 될지?? 궁금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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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5-31 1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토지가 20권이죠?
끝이 보이네요~~

독서괭 2023-05-31 21:01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듣기 시작한지 1년 넘었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5-31 1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돌 홍이ㅋㅋㅋ

독서괭 2023-05-31 21:01   좋아요 1 | URL
너무 웃겼어요. 홍이 왔다고 다들 달려오고 ㅋㅋㅋ

유부만두 2023-05-31 2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이님 리뷰도 단짠단짠이에요!

독서괭 2023-05-31 21:0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당 ㅎㅎ 마지막장면에 정신 팔려서 중요한 내용들 다 빼먹은 리뷰를 썼네요 ㅋㅋ

거리의화가 2023-06-01 1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 17권 다 읽고 읽을게요 괭님ㅎㅎ 믿고 읽는 괭님의 리뷰!^^*

독서괭 2023-06-01 10:2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화가님~ 하지만 참고로, 리뷰에 중요한 내용은 하나도 없습니다 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06-01 14: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이제 몇 권 안남았네요! 화이팅입니다!!

독서괭 2023-06-07 12:55   좋아요 1 | URL
넵 끝이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3-06-02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토지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독서괭님과 화가님의 토지 완독 결과가 어떻게 될지 더 흥미진진합니다~!!

독서괭 2023-06-07 12:56   좋아요 1 | URL
ㅋㅋㅋ 화가님과 진도가 비슷해서 레이스처럼 느껴지고 더 좋아요. 새파랑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