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순정 (여름에디션) - 그 시절 내 세계를 가득 채운 순정만화
이영희 지음 / 놀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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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를 풍미한 순정만화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만화대여점을 뻔질나게 드나들어본 사람이라면, 밤새워 만화를 읽고 며칠간 제정신을 못 차려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달콤쌉싸름한 그때 그시절로 돌아가 볼 수 있을 것이다. 돌이켜보니 이들이 내 주체적 여성상의 롤모델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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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09 2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말입니까? ㅎㅎ 진짜 그 때 그 시절 제가 좋아하던 작가들과 작품이 다 들어있는 책이네요. 여기 나오는 만화 다 읽었습니다. ^^

독서괭 2022-11-17 16:00   좋아요 0 | URL
오셨습니까? ㅋㅋㅋ 정말 그때 그시절을 휩쓸었던 작가들 대다수가 나옵니다. 다 읽으셨군요!! 바람돌이님 윈! 저는 문흥미 작가님을 몰랐어요. 오디션도 안 읽었네요^^

singri 2022-11-09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시 다 보고싶네요
프린세스 넘 좋아했ㅋㅋ

독서괭 2022-11-17 16:00   좋아요 1 | URL
프린세스 진짜 대작인데 띄엄띄엄 나오니까 자꾸 잊어버려서 전 중도포기했더랍니다 ㅠㅠ

공쟝쟝 2022-11-14 0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맙소사... ㅜㅜ 저도 책 목록 봤는 데요... 다 보진 않았지만 몇몇 작품들은 ㅜㅜㅜㅜ 벌써 부터 마음이 막............................. (안되겠어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몰랑몰랑해질 수 없어.......어떻게 내가 나를 굳히고 있는 데!!!!!!!!!!!!!!!!!!!!!!!!!!! (그러나 저는 소녀시절에도 소년만화를 더 많이 봤다능...)!!

독서괭 2022-11-17 16:01   좋아요 0 | URL
소녀시절에도 소년만화를 더 많이 본 쟝쟝님 ㅋㅋㅋㅋ 전 순정만화 쪽을 압도적으로 많이 봤습니다.
몰랑몰랑해지지 않는 만화들도 있잖아요. 새삼 그때 그시절 치고 너무나 앞서 나간 만화내용들에 깜놀했어요^^

레삭매냐 2022-11-14 0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화대여점, 이제 추억이네요.

웹툰과 모바일이 대세가 된
지금 만화대여점은 구시대의
유물이 된 느낌입니다.

독서괭 2022-11-17 16:02   좋아요 1 | URL
아 정말 만화대여점 사랑했는데.. 그래도 지금도 만화방은 있으니까요. 하지만 전 집에서 읽는 걸 좋아해서 만화방은 잘 안 갔습니다. 역시 종이책이 더 좋은데 말이죠..!!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 괴테와 마주앉는 시간
전영애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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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책 같은 건 없어도 살 듯한 세상이지만, 저는 책이 있어 산 것 같습니다. 책을 통해, 달리는 도저히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나며 사는 사치까지 누렸습니다. 글을 읽다보면, 좋은 글을 찾아 읽게 되고, 그런 글을 쓴 사람을, 시공과 무관하게 만나게 됩니다. 잠깐 차 한잔을 나누어도 가까워지는데, 누군가가 온 힘을 쏟아, 때로는 인생을 다 바쳐 쓴 책 한 권을 읽는다는 건 실로 엄청난 일입니다.   - 195쪽 



전영애 선생님이 지난/현재의 삶- 학문을 향한 사랑으로 달려온 길과 꿈을 펼쳐내며 다듬어가는 시간들- 을 소박하고 온화하게 들려주시는 이 책을 읽는 것이 내게는 "실로 엄청난 일"이었다. 나태해진 정신을 번쩍 일으켜주었고 시들했던 열정을 다시 불사르기 위해 불쏘시개를 모을 힘을 주었다. 앞으로 나태해질 때마다 다시 펼쳐보려 한다. 그리고 몇 년 뒤 아이들이 좀 더 크면 데리고 '여백서원'에도 방문하고 싶다.



전영애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파우스트> 전체를 한 줄로 요약하라면 누구나 서슴없이 택하는 구절"(13쪽)은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는 구절이라고 한다. 그러나 선생님은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고 번역하셨다. 후자가 훨씬 와닿는데??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면, 노력하기 싫은데? 하는 마음이 들지만,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고 하면, 지금 방황하더라도 지향하는 어떤 지점에 언젠가는 가닿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생긴다. 이 첫부분에서 이미 전영애 선생님의 이 책이 좋아졌고, 선생님이 번역한 <파우스트>를 읽어보고 싶어졌다. 집에 민음사판이 있는데, 1권은 확실히 읽었는데 2권은 기억이 안 남.. 완독은 못했던 듯. 



『파우스트』에 나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그저 단순한 악이 아닙니다. 이 악마는 내 마음속에 있는 "부정否定만 하는 영靈",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활동은 너무도 쉽게 느슨해질 수 있고/ 인간은 곧 무조건의 휴식을 사랑"하기에, "자극하며 작용하고, 악마로서, 이루어주고 마는 동무"로서 신이 인간에게 주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바깥에서 온 어떤 거대한 악이 아니고, 내 마음속의 꼬여 있는 부분이지요.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작심삼일을 극복하게 하는 조력자로 설정된 것입니다.  - 18,19쪽 


작심삼일을 극복하게 하는 조력자라고!! 언뜻 생각하기에는 내가 열심히 살려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데, 악마가 와서 속살대며 다른 길(유튜브, 넷플릭스?)로 유혹할 것만 같은데. 너무 느슨해지고 모든 것에 지루해하며 냉소하지 않도록, 영혼에 자극을 주는 존재라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면 좀 이해가 된다. 괴테는 노년까지도 학문에 대한 열정, 세상에 대한 호기심, 여성을 향한 사랑까지 멈추지 않았다고 하니. 괴테는 문인이었지만 장관이기도 했고 다방면의 예술문화에 관심이 많았으며 연구도 많이 한 모양이다. 아니 대체 몸이 몇개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가만히 살펴보면, 문인 괴테는 인간 괴테의 한 면모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 평생, 작은 나라이기는 했지만 바이마르 공국의 현직 4부 장관이었습니다. 교육, 문공, 산업(광산), 세무가 그의 주관 분야로, 산업부흥과 문화증진을 통해, 위로부터의 개혁을 통해 민생을 개선하고 또한 대학을 보살피며 교육을 통해 작은 나라를 이끌어올리고자 했던 정치인이며 26년간 극장을 이끌었던 연극인이고, 38년간 도서관 감독을 하면서 온갖 세계 신간을 모아들여 작은 공국을 문화의 한 메카로 만들면서, 당대의 세계 문물, 세계 지성과 교류를 활발히 했던 전인적 지성입니다.

 대체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그것도 신기한데, 그런 막중한 사람이 하는 말이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 / 내가 살아 있는 것, 알게 되었네"라니요.   - 200쪽 

그 어떤 요인이든 우리 누구나가 어린 시절에 가졌던 그 아름다운 호기심이며 지식욕을 잃을 때, 이즈음처럼 너무도 일찍이 부과되는 것들로 하여 자발성을 상실할 때 그 무덤덤, 무감각, 무신경의 인생은 얼마나 황폐하며, 얼마나 가여운가요. 얼마나 불행한가요. 그 모든 것을 세상 탓이라고 밀쳐놓고 자신을 피해자의 자리로 옮겨놓고 그 자리를 요지부동으로 고수하면서 어딘가를 향해 목청 높이는 삶은 또 얼마나 옹색하고 불행한가요.   - 25쪽 


이렇게 말씀하시는 전영애 선생님이야말로 작심삼일과는 백만광년 떨어진, 열정과 근성으로 똘똘 뭉치신 분 같다. 얼마전 페이퍼에도 담았지만, 이분이 수십 년 전에 여성으로서 학문을 하기 위해 겪었던 수많은 고난들을 읽고 있으면 스스로가 엄청 부끄러워진다. 그때도 썼지만 선생님은 읽는 이더러 부끄러우라고 쓰신 게 아닐테지만.. 단발머리님 말씀처럼 누워있다가도 벌떡 일어나 무릎 꿇고 정좌하게 된다;; 나태한 자에 대한 죽비인가. 죽비 치고는 부드럽고 조곤조곤 하지만, 효과는 비슷한 듯. 



10년이 되어 그간 대략 수합해놓은 책 한 권 한 권의 후기를 복사하여 작은 거실 바닥에다 구불구불 늘어놓고 그 사이를 거닐던 순간이 잊히지를 않습니다. 젊은 날이 참으로 캄캄했었는데, 한 치 앞이 안 보이게 캄캄했었는데, 시간 순으로 늘어놓은 그 구불구불한 종이의 열列을 따라 이리저리 걸어보자니 마침내 길 같은 것이 보인 것입니다. 

눈 앞이 캄캄한 채로, 그 어떤 등댓불도 없이, 그러나 눈앞의 일만은 그저 힘껏 했었는데 돌이켜보자니 그 '힘껏'이 길을 만들어놓은 것이었습니다.  - 53쪽 


'눈앞의 일만은 그저 힘껏'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 뭘 하다가도 중간중간 자꾸 핸드폰 들여다보고 딴짓 하는 사람(나)은 이 부분 인용하면서 다시 무릎 꿇는다. 죄송합니다.. 

위 인용문에서 언급한 후기들을 모아 낸 책이 <맺음의 말>이라고 하는데, 일단 담아뒀다. 



그는 유연했습니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입장 중에서 가장 굳을 수밖에 없는 것, 그렇다고 우리가 아는 것, 즉 종교에 대한 태도까지 그러했습니다. (...) 그러나 그런 '열림'이 쉬웠겠습니까. 청년 괴테는, 그의 '열림'이 어떠했는지를 이렇게 썼습니다.


 조개들이, 살을 껍질 밖으로 펼쳐낼 때 물에 뜨듯이, 그렇게 나는 사는 걸 배웁니다.


조개가 연한 살을 내미는 곳은 짠 바닷물입니다. 우리의 세상과의 만남은 연한 살이 소금물에 닿을 때처럼 아플 수 있습니다. 언제나 하고 있는 일에 충실하면서, 상황에 따라, 그 상황이 어떻든 자신의 사고를 유연하게 열고 옮길 수 있는 힘, 그런 힘이 진정 큰 힘인 것 같습니다.   - 70, 71쪽 

언제든 그 순간에, '현재'에, '지금 여기'에 충실했다는 것입니다. 당면한 문제를 생각하고, 그것을 글로 씀으로써 하나의 이미지로 모아서 문제를 선명하게 파악하고, 늘 그런 식으로 그 한 문제를 넘어섰습니다. (...) 글로 쓴 그림, 그것이 예로부터 시詩 아닌가요. 괴테는 어려운 문제도 그렇게 정리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포착했습니다.

(...)세상의 문제에 원천적으로 답은 없습니다. 답이 있고 해결책이 쉬이 있으면 그게 문제이겠습니까. (...) 그런데 그 문제가 무엇인지 알면, 문제의 전모를 바르게 파악하면, 기이하게도 생겨나는, 문제를 감당해가는 힘. 그 힘이, 답은 없지만 그중 답의 근사치일 수 있습니다.  - 116, 117쪽 


최근 <내 딸이 여자가 될 때>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다소 심난하다. 여자아이들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면서 겪는 많은 정신적 혼란, 문제들을 분석하면서, 그 와중에도 단단한 '진짜 자아'를 가진 아이는 이 시기를 수월히 넘긴다는 것. 결국 내 아이를 어떻게 진짜 자아를 가진 아이로, 자기 삶의 키를 잡고 스스로 조종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울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위 인용문의 '문제를 감당해가는 힘' 그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일전에 어떤 심리학 책을 소개하는 팟캐스트에서 들었는데, 요즘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사소한 좌절'의 경험이라고 한다. 길을 잃어 물어물어 찾아가는 일(스마트폰 지도 켜면 되므로 좌절 없음) 같이, 사소한 실패를 겪고 이걸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회복탄력성을 키워주는데, 요즘 아이들은 미리미리 그런 실패의 경험을 차단하므로(부모나 스마트폰 등이) 그런 경험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영애 선생님이 첫 꼭지에서 얘기하신 에피소드는 서울에서 여백서원(여주)까지 혼자 책 한권 들고 길을 찾아온 열한살 남짓한 아이 이야기다. 내 아이가 이 아이처럼 크면 좋겠다. 하지만 세상이 너무 험해.. 과연 내가 혼자 보낼 수 있을까? ㅠㅠ 



제가 보여주려는 것은, 단순히 우리에겐 조금 낯선 인물인 괴테가 아닙니다. 첫째, 사람이 뜻을 가지면 얼마나 크는가. 둘째, 그런 사람은 자기를 어떻게 키웠는가. 그런 것을 보여주고 싶어 생각하는 가운데 계획이 조금씩 세워졌습니다. 서원 안에 있는 '여백 어린이 도서관'을 찾아오는 어린이들이 참 예뻐서, 그런 아이들이 더 커서도 찾아오고 지켜갈 수 있는 곳을 떠올리던 생각의 끝자락에 맺힌 그림입니다.   - 149, 150쪽 

크게 소리는 못 내는 채로, 한마디 말이 내내 마음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바로 "손 놓지 말고"입니다.

(...) 무엇을 시작하든 첫 마음을 잃지 않고, 세상을 걱정하며 잡았던 서로의 뜨거운 손을 놓지 말고, 무엇보다 누구든 제자리에서 하던 일에서 손을 놓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각자 자기 일을 성심껏 해가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불의에 대해 눈 부릅뜰 줄 알아야겠지만 주변 또한 돌아볼 줄 알고, 분수 넘게 이것저것 사느라 혹은 허겁지겁 남 따라가느라 허덕이던 손길로 제 옷깃도 좀 여며볼 줄 아는 것이야말로 진정 우리의 자긍심을 세우는 일이 아닐까요. 모두가 뜨거운 가슴으로 자기 안의 등불을 켜는 시간이야말로 그 모든 것을 위한 성찰의 시간이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 161, 162쪽 


세상 어딘가에 '손 놓지 말고'라는 마음으로 성심껏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든든한 기분이다. 생애 끝까지 깨어 있으며 경탄하는 능력을 잃지 않았다는 괴테처럼, 전영애 선생님처럼, 나도 성심껏 내 일을 하면서 읽고 쓰고, 꺠어있기 위해 노력하며, "내가 받은 유산"인 시간을 소중히 써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꿈을 일상의 삶 속으로 적절히 조제해넣"(113쪽)어 오신 선생님의 발자취가 아름답다. 해외 문사들, 연구자들과 활발히 교류해오신 경험담들을 보고 있으면 와 너무 멋지다..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여백서원' 소개영상을 공유하려고 했는데, 타웹사이트에서 재생되지 않도록 설정된 모양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보시면 좋겠다. 

링크: https://youtu.be/TgGtcriXooE


책에 인용된 괴테의 시구들도 얼마나 좋은지. 밑줄긋기로 넣어둔다.

"그대 ‘선‘에 대하여 보답을 받았던가?"
나의 화살은 고운 깃 달고 날아갔다오.
온 하늘 열려 있었으니
어디엔가 맞았을 테지요. - P30

바로바로 보답이 있기 어렵고, 바로 그곳에서 사례하기는 어려운 이 시간 차, 이 장소 차가 어쩌면 세상이 얽혀 있게끔 세상을 지탱해주는 넓은 그물망인지도 모릅니다. 받은 사람이 베품는 사람으로 크는 시간이고, 세상이 넓혀지는 시간입니다. - P82

내가 받은 유산 얼마나
찬란하고 얼마나 넓디넓은지
시간이 나의 재산,
내 경작지는 시간 - P43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건 초조,
더더욱 쓸모없는 건 후회
초조는 있는 죄를 늘이고
후회는 새 죄를 만들어낸다 - P47

가슴 열렸을
그때만 땅은 아름답다
그대 그토록 찌푸리고 서 있었으니
바라볼 줄을 몰랐구나. - P65

올바른 목적에 이르는 길은
그 어느 구간에서든 바르다 - P101

사랑이 빠져 있는 모든 것이 얼마나 공허한지를 괴테는 일찍이 파악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사랑이 참 유난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것이든, 자연에 대한 것이든 다 그랬습니다. 언젠가 한번 마음을 끈 것, 그 마음에 위로를 준 것은 오래오래 사랑했습니다. 눈여겨보았던 꽃에 대해서는 평생 식물 연구가 이어졌고, 언젠가 마음을 의탁했던 바위에 대한 추억은 평생 지질 연구를 하게 했고, 언젠가 한번 신비롭게 본 색채 현상에는 40여 년 동안의 광학 연구가 이어집니다. 남겨진 업적들은 사람과 자연에 대한 그의 사랑으로 요약될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더구나 사랑이야 말해 무엇할까요. 한 사람에게 1800통이 넘는 편지를 보내며 괴테는 말합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 편지의 자모 하나하나가 당신에게 그 말을 할 거예요." - P104

"꿈을...... 일상의 삶 속으로 적절히 조제해넣을 수 있으면 좋겠지요. 꿈과는 까마득히 거리가 먼 삶을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꿈을 실현하겠다고 물불 안 가려선 무리가 따르는 법입니다. 좋은 꿈이라고 해서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을까요. 삶에다, 마치 조제약에다 한 가지를 첨가하듯 꿈을, 어떻게든 조금씩이라도 섞어가면, 삶이 견디기 낫고 사람도 반듯해지고 꿈도 단단해지겠지요." - P113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놀라워함, "전율"이 "인간의 가장 양질의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긴 생애의 끝까지 괴테에서는 이 놀라움, 경탄의 능력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논설이, 문학이, 시가 결정結晶처럼 서서히 맺혔지요. 깨어 있었습니다. 혹은 그렇게 살아 있었습니다. 생애 끝까지 말입니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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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책 구출기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2-10-05 21:11 
    일전에 존경하는 독서괭님 서재에서 전영애 교수님의 책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에 대한 글을 읽고 크게 감동받은 나였다. 바로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 왔다. 대출에(만) 큰 의의를 두는 사람답게 대출만 하고 읽지 않고 있어서 (언젠가는)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오늘 독서괭님 서재에 댓글을 달면서 “(그 책이) 책탑 아래쪽에 깔려 있어요.”라고 실토했더니 독서괭님이 안타까워하시며 구출해주고 싶다고 하셨다. 그 다정한 마음 잘 접수되었음을
 
 
거리의화가 2022-10-05 13: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괭님 이 책 참 좋네요~ 아주 오래전 저도 파우스트 읽다가 포기했던 것 같습니다^^;
괭님의 아이에 대한 고민이 이해가 되요. 그러고 보면 예전엔 자동차라도 네비가 없어서 지도를 보고 길을 찾아야 했고 저 같은 뚜벅이라면 걸어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했겠죠.
10년도 훌쩍 전에 독일에 혼자 여행간 적이 있었어요. 첫 해외여행인데다가 워낙 심한 길치여서 지도보고 가는데도 방향을 모르겠더라구요. 어둑어둑해지는데 길 잃어버릴 뻔한 적도 많고 다행히 현지인들에게 묻고 물어 여행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그 경험이 저는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거든요. 고생을 하고 얻은 경험은 오래 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요즘 부모님들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자립심을 키워주고 싶어도 사회 환경이 그리 녹록치가 않잖아요. 험한 세상이라 참...ㅠㅠ

독서괭 2022-10-07 18:02   좋아요 2 | URL
화가님도 파우스트 중도포기 하셨다니, 동질감이!! ㅋㅋ
혼자 여행가서 많이 헤매신 기억이 있군요. 저도 예전에 자유여행 갔던 거 생각하면, 헤매고, 기차 놓치고, 그런 기억이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아이들도 그런 자잘한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할 것 같은데, 매일 뉴스에 험악한 사건사고가 보도되는 마당에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ㅜㅜ 어쩌면 옛날보다 안전한 면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흠... 아직은 혼자 내놓을 나이가 아니라서, 차차 고민해봐야겠습니다.

scott 2022-10-05 14: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교수님 강의 학교 에서 수강신청이 가장 치열했던 강의 였다고 합니다
힘든 환경 속에서 글쓰고 강의하신 이력 대문호 괴테보다 위대한것 같습니다

독서괭 2022-10-07 18:03   좋아요 1 | URL
오오 강의력도 대단하셨던 모양입니다. 강의 궁금하네요~~
대문호 괴테는 육아의 부담은 안 졌을 것 같아요 ㅎㅎㅎ
스콧님,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10-05 15: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독서괭님도 북플에 쓰신 후기를 모아 책을 내셔야합니다~!!
이 글을 읽다보니 갑자기 나태한 나를 반성하게 되네요 😅

독서괭 2022-10-07 18:04   좋아요 3 | URL
책으로 낼 만한 글은 아니지만, 지인을 보니 블로그글을 모아 자비로 소량출판해서 주변사람들 나눠주더라고요. 그런 거하면 재밌을 것 같긴 하네요 ㅎㅎ
새파랑님도 죽비 맞으셨나요^^

수이 2022-10-05 15: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영애 선생님 이 책, 읽어야지 하고만 있었는데 독서괭님 리뷰 읽으니 얼른 읽고 싶어졌어요. 저도 차근차근 읽어보도록 할게요.

독서괭 2022-10-07 18:04   좋아요 1 | URL
흐흐 비타님도 단발님과 함께 이책 읽으시나요! 분량은 많지 않습니다^^

2022-10-05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7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9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7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10-05 2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더구나 사랑이야 말해 무엇할까요. 한 사람에게 1800통이 넘는 편지를 보내며 괴테는 말합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 편지의 자모 하나하나가 당신에게 그 말을 할 거예요.˝ - P104


저번에는 무릎 꿇고 오늘은 기립합니다. 사랑은 괴테처럼 뜨겁게. 공부는 전영애님처럼 가열차게. 아..... 상상만으로도 엄청난.....

독서괭님, 저 내일부터 이 책 읽어요. 너무 기대됩니다. 좋은 책, 좋은 글 감사해요. 굿나잇^^

독서괭 2022-10-07 18:06   좋아요 1 | URL
전 저 에피소드 읽으면서 으아..스토킹은 아니겠지? 했는데, 다행히 내용 보니 받은 분도 편지를 많이 아꼈던 것 같아요 ㅎㅎ 다행이다..(휴)
무릎 꿇고 기립하고 바쁘시네요 ㅋㅋㅋ 단발님, 제가 대댓을 늦게 달아 이미 시작하셨겠군요! 감상이 기대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다락방 2022-10-06 07: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제부터 마리 루티의 책 <남근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을 읽기 시작했거든요. 서문에서 마리 루티가 이런 말을 합니다. ‘난 오랫동안 최고의 이론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생겨난다고 생각했다‘ 라고요.
오늘 독서괭 님의 이 글을 읽으니 전영애 선생님은 괴테를 번역하면서 수차례 읽고 생각하면서 스스로의 이론을 세우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은 독서를 포함할테니 말이죠.

독서괭 2022-10-07 18:08   좋아요 1 | URL
마리 루티~~~ 제가 곧 소장하게 될 책의 작가가 아닙니까?? ㅎㅎㅎㅎ
저는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 그 책이 계속 궁금했었는데, 이제 신간으로 만나게 되어 더욱 기쁘네용 ㅎㅎ
전영애 선생님 괴테의 글들을 곱씹으며 완전히 나의 것으로 소화하셨을 것 같아요! 쉽게 쓰신 에세이에서도 내공이 느껴집니다. 멋있어요...

레삭매냐 2022-10-10 1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문호라는 괴테의 책이라고는
그가 이십대에 썼다는 <젊은 베
르테르의 슬픔>을 고작 읽어 보
았네요.

집 어딘가에 <파우스트>가 있지
않나 싶은데...

과연 언제나 괴테 샘을 다시 만나
게 될까요.

독서괭 2022-10-17 17:30   좋아요 0 | URL
저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읽었고 <파우스트> 중도 포기^^ ;;
레삭매냐님 서재에는 분명히 파우스트가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ㅋㅋ
전영애 선생님 번역으로 읽어보고 싶어서 최근에 나온 괴테전집 중 파우스트를 찾아보니, 아니 글쎄 원문이 같이 실려 있지 뭔가요?;; 그래서 두껍고 가격도.. 아무리 그래도 원문은 필요없는데요.. ㅠㅠ 연구자들은 좋겠지만..

그레이스 2022-10-12 1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
끄덕끄덕!^^

독서괭 2022-10-17 17:30   좋아요 0 | URL
그쵸, 좋은 말이죠?^^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scott 2022-11-09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 이달상 추카!
11월 괭님 사랑둥이들과 꿈꾸며 사랑하고!
건강 잘 챙기세요 ^^

독서괭 2022-11-10 14:29   좋아요 0 | URL
축하 감사합니다 스콧님! 스콧님도 축하드리고 건강한 11월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2022-11-09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 이달의상 축하드립니다^^
정말 좋았던 리뷰였어요. 덕분에 전영애 선생님의 삶이 궁금해졌습니다*^^*

독서괭 2022-11-10 14:3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화가님~ 전영애 선생님 삶을 살짝 엿볼 수 있어 좋았어요^^

이하라 2022-11-09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기분 좋은 시간 되세요.^^

독서괭 2022-11-10 14:30   좋아요 1 | URL
이하라님 축하 감사합니다^^ 즐거운 11월 보내세요!

thkang1001 2022-11-09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독서괭 2022-11-10 14:31   좋아요 0 | URL
thkang님 감사합니다^^ 행복한 11월 보내세요!

바람돌이 2022-11-09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이 책 많은 분들이 좋다고 하셔서 저도 읽고 싶어서 찜해놓은 책이랍니다.

독서괭 2022-11-10 14:31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축하 감사합니다^^ 이 책보다 시인의집이 더 좋다고 하는데, 이 책이 얇아서 시작으로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

하나의책장 2022-11-09 2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독서괭 2022-11-10 14:32   좋아요 0 | URL
하나의책장님 축하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2-11-10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제가 좋아했던 페이퍼네요. 흐뭇합니다^^
 
마음을 치료하는 법
로리 고틀립 지음, 강수정 옮김 / 코쿤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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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치료를 계속 받는다면 더 나은 유년기에 대한 희망을 버려야 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래야 더 나은 성년기를 만들 수 있어요.  - 457쪽 


지인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인데, 아마 추천이 없었다면 스스로 고르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만족스런 독서였으니, 역시 믿을 만한 추천은 받아볼 가치가 있다. 

로리 고틀립은 심리치료사로, 이 책은 그의 실제 경험에 기초한다. 그러나 내담자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섞기도 하였다고 하므로, 어느 정도는 픽션의 요소가 있다. 읽는 느낌도 약간 픽션 같다. 처음에는 미드 보는 느낌이 들어 재미있으면서도 그저 그 정도였는데, 뒤로 갈수록 감동이.. 놀라움이.. 오, 삶이란 무엇인가.. 그러면서 사람이란 존재에 대한 애정이 솟아나는 느낌이 든다. 

여기 등장하는 '환자'는 다섯이다.


1. 존: '스트레스 누적'을 호소. 잠을 잘 못 자고 아내와의 관계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 사람들에 대한 짜증을 표출하면서 '멍청이들을 잘 다룰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함.(16쪽) - 처음에는 진짜 또라이 같았다. 

2. 줄리: 서른세 살의 대학 교수,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직후 암 진단을 받음.(49쪽)

3. 리타: 우울증으로 내원한 이혼 여성. '잘못된 선택들'이라고 믿는 것들과 제대로 살지 못한 인생에 대한 회한을 토로. 한 해동안 삶이 나아지지 않으면 '끝낼' 계획이라고 함. (224쪽)

4. 샬럿: 나이는 스물다섯. 지난 몇 달 동안 '불안'을 느꼈다고 호소. 최근에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라고 함. 일이 '싫증'난다고 말함. 부모와의 관계가 어렵고, 사교 생활은 바쁘지만 진지하게 연애를 한 적은 없음. 긴장을 풀기 위해 밤마다 '와인 한두 잔'을 마신다고 함. (264쪽)

5. 로리(저자 본인): 뜻밖의 이별 후 내원한 40대 중반의 환자.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몇 번만 치료를 받을 생각'이라고 함.(27쪽) - 저자는 물론, 다른 심리치료사(웬델)에게 치료를 받는다.


이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문제와 환경은 다양한데, 이런 다양한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사이사이에 자기 자신의 스토리(어떻게 심리치료사가 되었는지, 어떻게 아이를 가지게 되었는지:정자 기증, 심리치료를 받게 된 이유와 경과)를 함께 들려주면서 자칫 난삽해지기 쉬운 다양함을 잘 엮어냈다. 이 두꺼운 책을 관통하는 가장 굵은 줄기는, 사람과 삶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저런 정신의학 용어나 심리치료 용어들이 나오고 살아간다는 것의 불확실성, 거기서 오는 불안, 늘 어려운 관계맺기, 죽음이라는 질문 등 귀담아 들어둘 만한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만, 결국 나를 가장 감동하게 한 것은 저자의 내담자들을 향한 연민과 애정이었고, 그 자신이 스스로 내담자가 되어본 만큼, 의사와 환자로서 '그들'과 나를 경계짓지 않고 함께 깨달아가는 연대관계로 그려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심리치료를 꼭 받아보고 싶어진다. 


나는 관계에서 상처받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들(그러니까 심장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한다. 제아무리 최고의 관계라고 해도 가끔은 상처를 입고, 누군가를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이따금 상처를 주게 되는데, 그건 우리가 사람이어서 그렇다면 이야기다. 우리는 연인이나 부모, 자녀, 친구에게 어쩔 수 없이 상처를 주거나 받을 텐데, 상처 없는 친밀한 관계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정 어린 친밀한 관계의 좋은 점은 회복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심리 치료에서는 이 과정을 불화와 회복이라고 부른다. 자기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어른이 되어 관계에서 불화를 겪더라도 그걸 엄청난 재앙처럼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어려서 불화가 회복되는 걸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불화를 감내하고, 그것이 관계의 끝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며, 어쨌든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기까지 연습이 필요한 것이다.  - 522,523쪽


회복탄력성, 많이 강조되는 부분이다. 부모가 아이 앞에서 싸우는 게 좋지 않다고만 흔히들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싸우면서도 아이 앞에서는 아무 문제 없는 척 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서로의 불만을 잘 이야기하고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며 결국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편이 훨씬 낫다는 것. 물론 폭력이나 폭언이 난무하는 싸움은 안 보여주는 게 낫다! 


역시나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눈길을 많이 끌었다. 샬럿은 부모가 적절히 이끌어주지 못해서 '너무 빨리 운전대를 잡아버린' 케이스다. 어느날 상담시간에, 샬럿은 과거에 본 광고 이야기를 하며 펑펑 운다. 그것은 엄마 개가 운전을 하고 있고, 뒷좌석에 앉은 아기 강아지가 잠이 들며, 이에 엄마 개가 차를 멈추고 따스한 눈으로 강아지를 바라보는데, 강아지가 깨서 찡찡대자 엄마 개가 한숨을 쉬며 다시 운전을 하는(이거 매우 공감된다), 귀엽고 재미난 광고다. 그런데 샬럿은 왜 펑펑 울었을까. 



사람들이 스스로의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건 어렸을 때 표현에 제재를 받았기 때문일 수 있다. 아이가 '나 화났어'라고 말하면 부모들은 보통 이렇게 얘기한다. "정말? 그렇게 사소한 일에? 너무 예민하구나!" 또 아이가 슬프다고 하면 부모들은 말한다. "슬퍼하지 마. 어머, 저것 좀 봐, 풍선이네!" 그리고 아이가 무섭다고 하면 또 이렇게 말한다. "걱정할 것 하나도 없어. 아기처럼 굴지 마." 하지만 심원한 감정을 영원히 봉인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샬럿의 삶에는 운전석에 앉은 엄마 개가 없었다. 엄마는 우울감에 젖어 늦게까지 파티를 전전하며 술을 마셨고, 아빠는 출장으로 자주 집을 비웠다. (...) 그런 상황에서 샬럿은 너무 일찍 어른처럼 굴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테면 면허도 없이 삶의 운전대를 잡은 미성년 운전자였던 셈이다.   - 321, 322쪽 


마음이 아팠다. 그냥 보면 매일 와인 한두잔 마시는 정도라고 변명하면서(사실은 더 마심), 늘 정착할 생각이 없는 남자를 만나다가 상처받는 걸 반복하는 샬럿은 다소 한심한 인사로 보이지만,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 연민과 함께 애정을 느끼게 된다. 이 책에서 처음에 정말 별로였으나 나중엔 많이 좋아지는 인물은 존이다. 존 이야기는 자세히 하면 스포가 되므로 생략한다. 눈물 콧물 짜냈다는 건 안비밀ㅜㅜ 


저자 자신의 시련은 위에 쓴 것처럼 남친의 갑작스런 이별 통보였는데, 그것이 그동안 묻어두었던 수많은 불안들을 폭발시킨다. 처음 내담해서 저자는 심리치료사 웬델 앞에서 엄청나게 울고, 남친에 대한 험담을 끊임없이 늘어놓는다. 심리치료사로서 일하는 저자 자신도, 중은 제머리 못 깎는다지, 자기가 상담받을 때는 보통 환자들과 큰 차이가 없다. 저자가 진솔하게 풀어놓는 경험담이 재미있다. 그러나 심리치료가 계속되자, 겉으로 드러난 이별 외에 깊은 내면에 존재하던 심리적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저자는 '행복'에 관한 책을 쓰기로 출판계약을 맺고 책을 쓰려고 붙들고 있으나 진도는 나가지 않고 너무너무 괴롭다. 또 저자는 진단명 불명의 증상 때문에 고통을 받지만 남친에게 그 사실을 숨겼다. 



웬델은 내가 그에게 털어놓은 관심사를 나열한다. 이별, 책, 나의 건강, 아버지의 건강, 아들의 성장, 내가 하는 얘기에는 전부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언제까지 살게 될까? 죽기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중에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은 얼마나 될까? 그런데 웬델에 따르면, 나도 내 환자처럼 나만의 대처 방식을 만들어냈다. 내가 내 손으로 인생을 망친다면, 그것이 일어나길 기다리지 않고 내가 직접 죽음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꼭 그걸 원한다는 게 아니라, 최소한 그걸 선택하겠다는 것. 나무에 복수하기 위해 내가 앉아 있는 가지를 잘라버리는 것처럼. '맛 좀 봐라, 불확실성아!'

 통제력의 한 형태로서의 자기 파괴, 나는 이런 역설로서 내 마음을 감싸려 했다. 죽음이 일어나기 전에 죽음을 설계하는 것처럼, 끝이 빤한 관계를 지속한다면, 작가로서의 이력을 엉망으로 만든다면, 몸의 이상을 직시하는 대신 두려움 속에 숨어버린다면, 나는 살아 있는 죽음을 만들어낼 수 있다. 내가 지배하는 죽음을.  -365쪽 


또 저자에게는 "누군가 너에게 죄책감이라는 소포를 보냈다고 해서 네가 그걸 꼭 수령해야 하는 건 아니야."(415쪽)라고 말해주는 멋진 아버지가 있었지만(아 정말 너무 멋지지 않나?), 어머니와의 관계는 많은 딸들이 그렇듯 녹록치 않았던 것 같다. 그것은 성인이 된 후에도 이어져 왔는데, 심리치료가 이 관계에도 조금은 진전을 가져다 준다.



(...) 우리는 오래된 패턴에 휘말렸는데, 엄마는 당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내가 뭔가를 하길 원하고, 나는 그걸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하고 싶어 한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잭도 나를 그런 식으로 인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이에게 나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최선이라는 구실을 내세우며,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자식을 통제하려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내가 아무리 엄마와 나는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해도 가끔은 소름이 끼치도록 비슷할 때가 있다.

(...)

엄마의 전화 한통이 이 모든 걸 수면 위로 불러낼 줄 누가 알았을까. 모녀의 해묵은 짜증 밑에 엄마가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영원히 머물러주길 원하는 염원이 있다는 걸?

'삶의 본질은 변화이고 사람들의 본질은 변화에 저항하는 것'이라던 웬델의 말이 생각난다.  (...) 그런데 이 나이대에선 감정에도 노안이 오는 건지 모른다. 더 큰 그림을 보려면 멀찍이 물러서야 한다. 여전히 불평투성이더라도 지금 지닌 것을 잃게 되는 게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알기 위해서는.  - 504~506쪽


로리 고틀립의 테드 강연도 있는 모양이다. 틈날 때 들어보고 싶다.

그런데, 서재 글에서 바로 영상 볼 수 있게 띄우는 방법 무엇인가요? 예전에 찾아봤더니 다락방님이 친절한 설명글을 올리신 적이 있던데, 다시 찾아보려니 안 찾아져요 ㅠㅠㅠ 


-> 친절하신 다락방님이 댓글로 알려주셔서 성공!!^^ 



심리 치료사의 침묵은 이제 진부한 영화적 클리셰가 되었지만, 침묵을 통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자기 마음을 진정으로 헤아릴 수 없다. 말을 하는 중에는 머릿속에 머물면서 감정과 안전하게 거리를 둘 수 있다. 침묵은 쓰레기통을 비우는 것과 비슷하다. 그 진공 속으로 쓰레기(말, 말, 더 많은 말들)를 던져 넣는 걸 그만두는 순간, 뭔가 중요한 것이 표면으로 떠오른다. 그리고 침묵을 공유할 때, 그것은 환자 본인조차 존재하는지 몰랐던 생각과 감정의 금맥이 될 수 있다. - P251

비록 부모의 규칙에 갇혀 있지만 아이들은 사실상 한 가지 차원, 즉 감정적인 차원에서만은 완전히 자유롭다. 아이들은 최소한 한동안은 남의 눈을 신경쓰지 않고 울거나 웃거나 떼쓸 수 있다. 꿈도 마음껏 꾸고 욕망을 표출하는 데도 거리낌이 없다. 비슷한 연령대의 많은 사람들처럼 나 또한 자유를 느끼지 못하는데, 그건 이런 감정적 자유와의 접점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심리 치료에서 내가 추구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다시 한번 감정적으로 나 자신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 P367

가난한 집에서 자란 여자는 딸에게 새 구두나 장난감을 사줄 때마다 잔소리를 한다. "네가 얼마나 복 받은 아이인지 알기나 해?" 비판이라는 포장지에 싸인 선물. 그런가 하면 아들이 지망하는 명문 대학을 둘러보러 가지만 투어 내내 가이드와 학사 일정과 기숙사를 흠 잡아서 아들을 민망하게 만들고 입학 가능성까지 위태롭게 만드는 아버지도 있다.
부모들은 왜 이럴까? 자기 자식들의 어린 시절을 질투하기 때문일 때가 많다. 그들이 가진 기회. 부모가 제공하는 경제적, 감정적 안정. 자식에게는 창창한 미래가 펼쳐져 있고, 자신에게는 과거만이 남았다는 사실. 자신이 가져보지 못한 모든 걸 자녀들은 갖게 해주려고 노력하지만, 그러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행운을 누리는 아이들에게 미움을 품게 되기도 한다. - P414

사과는 기만적일 수 있다. 사과가 내 기분 좋자고 하는 것인가, 상대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한 것인가? 자신이 한 행동 때문인가, 아니면 나는 잘못한 게 없지만 상대가 잘못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인가? 그 사과는 누굴 위한 것인가? 용서는 더 어렵다. 심리 치료에서 사용하는 말 중에 억지 용서라는 표현이 있다. 이따금 사람들은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상처를 가한 사람을 용서해야 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한 부모, 집을 턴 강도, 아들을 죽은 폭력배 같은 사람들을 말이다. 사람들은 선의를 갖고 충고하곤 한다. 용서할 수 없다면 분노에 사로잡혀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물론, 어떤 사람들은 용서를 하면 엄청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잘못된 행동을 용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을 용서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용서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그렇게 하지 못하면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믿게 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 P415

용서할 수 없다고 해서, 생각이 짧거나 충분히 강하지 못하거나 동정심이 부족한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그래서 내가 하려는 말은, 용서를 하지 않고도 연민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를 떨치고 앞으로 나가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있는데, 특정 방식으로 느끼는 척하기는 거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 P416

그래서 리타의 자녀들처럼 나도 엄마를 차단해버린 적이 있었다. 그 시기는 오래 전에 지나갔지만, 리타와 마주 앉아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울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내 고통이 아니라 우리 엄마의 아픔 때문에). 오랜 세월에 걸쳐 엄마와 나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지만 지금처럼 엄마가 겪어온 삶을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우리 모두에게 이렇게 부모(자신의 부모 말고)가 마음을 털어놓고 속살을 드러내면서 자신이 겪은 일들을 이야기하는 걸 들어볼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모습을 보면 각자의 상황이 어떻든 부모의 삶을 새롭게 이해하지 않을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 P499

"네." 그가 말한다. "나는 또라이처럼 굴죠." 그러다가 미소를 지으며 덧붙인다. "이따금."

최근에 존과 나는 이따금이라는 말의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 말이 우리를 얼마나 공평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스펙트럼의 양 끝에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것이 아니라 안락한 중간에 머물게 하는지에 대해. 그것은 흑백 사고를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 P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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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2-09-23 1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독서괭님 글 보니 이 책 읽고 싶어지는데요!!!!

독서괭 2022-09-26 12:37   좋아요 0 | URL
난티나무님, 의외로 좋은 책이었습니다ㅎㅎ 누군가의 리뷰를 보니 원서가 더 좋다고 하네요!

mini74 2022-09-23 1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운전석에 앉은 엄마개가 없었다는 귀여운 문장이 이렇게 속상한 문장이 되다니ㅠㅠㅠ 어린시절에 대한 질투와 선망 정말 맞는거 같아요. 호강에 겨운 소리한다 네가 피난을 가봤냐 굶어봤냐. 울 엄마 레파토리 ㅠㅠ 그땐 듣기싫었는데 나이드니 연민이 생기더라고요. 이 책 읽어보고싶어요 독서괭님 *^^*

독서괭 2022-09-26 12:40   좋아요 1 | URL
운전석 엄마개 정말 슬프죠 ㅠㅠ 운전석에 앉아야만 했던 미성년자.. 이 이야기에서 샬럿은 자꾸 심리치료사인 저자에게 엄마 역할을 기대합니다. 더이상 운전석에 앉고 싶지 않은 거예요.
호강에 겨운 소리한다~ 이거 정말 예전 어르신들 레파토리^^;;; 지금 젊은이들에게도 많은 어른들이 그런 말을 하죠. 음.. 그걸 극복해야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미니님도 한번 읽어보셔요^^

기억의집 2022-09-23 20: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궁금하네요. 존의 뒷 이야기….

독서괭 2022-09-26 12:40   좋아요 1 | URL
기억님, 궁금하시죠? 읽어보시죠! ㅎㅎ

다락방 2022-09-26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유튜브에서 원하는 영상을 찾아 <공유>를 누릅니다. 그러면 바로 주소 링크가 나올텐데요, 그 링크가 아닌, 링크 위의 <퍼가기>를 누르셔야 합니다. 그러면 iframe 소스가 나오고요, 그 소스 전체를 복사합니다.
그리고 알라딘 글쓰기 화면에서는 영상을 넣고 싶을 때 위쪽 상단의 <HTML> 를 체크하시고요, 복사해둔 유튭 소스를 넣고, <HTML>체크를 해제합니다. 그러면 영상이 똭!!!!!

독서괭 2022-09-26 12:42   좋아요 1 | URL
와와 다락방님 친절한 댓글 감사해요! 저 혼자는 절대 알 수 없는 복잡한 방법이 필요하군요. 예전 글에도 내가 친절하게 알려주겠다며 적어두셨던 것 같은데 ㅎㅎㅎ 혹시 특정 서재 내에서 그 서재지기가 쓴 글 중에 특정 글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있나요? 최근 모르는 기능이 많다는 걸 깨닫고 혹시나 해서 여쭤봅니당!

다락방 2022-09-26 13:47   좋아요 2 | URL
저도 그 방법은 모르겠고요, 그런데 기억해야 할만한 글이라면 읽는 당시에 제목 왼쪽 옆에 별표시를 누르면 찜할 수는 있습니다. 나중에 내가 찜한 글 보기로 그 글을 찾아볼 수 있고요!

독서괭 2022-09-26 14:14   좋아요 1 | URL
앗!! 그런 방법이 있나요? 좋아요 누르는 것 밖에 몰랐는데.. 정말 제가 모르는 기능이 많군요.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있네요.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2-09-26 2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은 심리치료책도 많이 보신다! 따수운 공감의 사람!

독서괭 2022-09-27 15:12   좋아요 1 | URL
많이 보지 않습니다 ㅋㅋㅋ 쟝쟝님 오해 금물~!^^

scott 2022-10-07 14: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이달상 추카!

마음치료는
오늘
장바구니 탈퇄 터는 걸로 ^^

독서괭 2022-10-07 17:54   좋아요 2 | URL
앗 감사합니다, 스콧님! 요즘 몇달 당선 안 되니 잊어버리고 어제 책주문을 해버렸네요 ㅎㅎㅎ

이하라 2022-10-07 14: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독서괭 2022-10-07 17:54   좋아요 2 | URL
이하라님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10-07 16: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10월 책 구매는 4권까지 하시는걸로 ^^

독서괭 2022-10-07 17:54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감사합니다^^ 저는 그런 말에 흔들리지 않겠습니다 ㅋㅋㅋ

mini74 2022-10-07 2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축하드려요 야옹 야옹 ㅎㅎ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

독서괭 2022-10-17 17:31   좋아요 0 | URL
앗 감사합니다 미니님!! 저도 축하드려요^^ 늦었네요;;

그레이스 2022-10-07 2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독서괭님!

독서괭 2022-10-17 17:3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늦었네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2-10-10 18: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괭님 이달의당선 축하드려요^^ 사람이란 존재에 대한 애정이 샘솟게 만드는 책이군요.
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 좋다는 것은 괭님을 그만큼 잘 알기에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10월에도 즐독하시길^^*

독서괭 2022-10-17 17:33   좋아요 1 | URL
화가님 감사합니다~! 대댓이 넘 늦었네요^^;
사람이란 존재에 대한 애정! 그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저는 나쁜 사람도 나오고 여러 사람이 나와도 결국에는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을 잃지 않는 책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치료하는 법
로리 고틀립 지음, 강수정 옮김 / 코쿤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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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사로서의 경험담과 스스로가 내담자가 되어 심리치료를 받은 경험담을 픽션처럼 잘 버무려낸 책. 또라이 존, 시한부 줄리, 노답 샬럿, 심술쟁이 리타까지 다양한 내담자들의 변화를 지켜보다 보면, 어느새 저자가 이들에게 느끼는 애정을 독자 또한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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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맛에는 너무 다크하지만, 집에 있던 엑설런트 한 개에 내린 드립백 커피를 물 섞지 않고 부어 먹으니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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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9-05 11: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엑설런트한 아포카토!!!
저도 따라해봐야겠네요.ㅋㅋㅋ

독서괭 2022-09-05 11:48   좋아요 4 | URL
애들 화채해주고 남은 우유 엑설런트에 부어서 밀크쉐이크 해주는데, 저는 아포가토로 먹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