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축제자랑 - 이상한데 진심인 K-축제 탐험기
김혼비.박태하 지음 / 민음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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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 때마다 한꼭지씩 아껴 읽었다. 처음에는 훗훗 하면서 한번씩 웃다가, 음성품바축제에 이르러서는 그장 전체에 배꼽을 잡았고, 완주와일드푸드축제에서는 김혼비의 박력에 반했으며, 양양연어축제에서 숙연해졌다가, 마지막 산청곶감축제를 읽으며, 아-젠장, 역시 난 김혼비가 너무 좋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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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2-09 15: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두 김혼비 좋아요. 한 권 밖에 안 읽었지만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2-09 15:31   좋아요 3 | URL
뭐 읽으셨나요? 저는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 <아무튼, 술>, <다정소감>, 그리고 이 책을 읽었습니다. 다 재밌어요!

단발머리 2023-02-09 15:32   좋아요 2 | URL
저는 다정소감 읽었어요 ㅋㅋㅋㅋ 김혼비 화이팅!! ㅋㅋㅋㅋ

독서괭 2023-02-09 15:59   좋아요 1 | URL
다정소감이 제일.. 덜 웃깁니다!! ㅋㅋ

건수하 2023-02-09 15: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해요 김혼비!

전 이거 빼고 세 권 읽었는데 아무튼 술이
제일 좋았어요 ^^

독서괭 2023-02-09 16:00   좋아요 2 | URL
오 수하님도 김혼비 작가 개그코드가 맞으시는군요!
이렇게 네권이 단행본 전부니까, 저는 다 읽은 찐팬 ㅋㅋ
수하님도 세권 읽으셨으니, 이 책도 읽어보세요^^

미미 2023-02-09 16: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호 저도 김혼비의 책을 읽어봐야겠어요! 괭님이 반하신 김혼비의 박력 어떨지 궁금해요ㅋㅋㅋㅋ

독서괭 2023-02-13 12:49   좋아요 0 | URL
와일드푸드축제에서의 박력이라면, 뭔가 예상되지 않으십니까? ㅋㅋㅋ 미미님도 김혼비에 입문해보시죠^^

공쟝쟝 2023-02-09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 입에서 젠장이라는 형용사(ㅋㅋㅋ) 나오다니요!!! 저는 축구 넘 좋았는데… 아무튼 술 읽고 실망했어요…너무 착한 사람이더라고요… (내가 술마시고 한 개짓을 생각해보면….) 작가님 너무 착해서 맘에서 멀어진 거지, 특별히 재밌는 에세이란 것엔 동의합니다ㅋㅋㅋ 축제자랑 킵킵!

독서괭 2023-02-13 12:51   좋아요 1 | URL
음 제가 젠장이라는 말도 안 쓰는 얌전괭으로 이미지를 잘 관리하고 있었군요 ㅋㅋㅋ 아무튼 술에 실망하시다니 무슨 일? 했는데 ‘너무 착해서‘라니 ㅋㅋㅋㅋㅋ 쟝쟝님은 술 취해 많은 일을 하셨나봅니다 ㅋㅋㅋ 김혼비 개그가 취향에 맞으시다면 축제자랑도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singri 2023-02-09 2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한데 진심 딱이네요ㅋ웃길꺼같습니다ㅋㅋ

독서괭 2023-02-13 12:52   좋아요 1 | URL
네 엄청 웃기고요, 지역축제에 대해서도 고민해보게 하는 글들입니다. 싱그리님도 함 읽어보시죠^^
 
가치 있는 삶
마리 루티 지음, 이현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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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삶>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어떤 이는 나처럼 꼰대의 일장훈계를 연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접어두어도 된다. 이미 마리 루티라는 저자에 대한- 읽지도 않았지만 북플로 인해 가지게 된 - 신뢰가 있기에 예상은 했지만, 도입부의 이런 문장은 내 마음에 쏙 들어왔다.



나는 기질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최종적으로 결정짓는 고정적인 핵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생각에 "진정성"이란 특정 성격의 특성이나 속성이 아니라 삶의 방식,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진정성은 우리 존재에 대한 어떤 영구적인 진리가 아니라, 인간의 삶의 특징인 계속되는 변화의 과정에 우리가 어떻게 발을 내딛을 것이냐 하는 문제다.  - P33


누구나 알 만한 풍자의 대상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인 "나다운 게 뭔데?"라는 항변을 철학적으로 번역한 게 아닐까. "너답지 않다"라는 말에는 "나다운 것", 나의 기질, 나의 속성, 나의 핵심, 이른바 진정한 나 자신이라는 것이 고정불변하게 존재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거기에 대항하는 "나다운 게 뭔데?"는 나에 대해 니가 얼마나 안다고 건방진 소리를 하냐는 방어적 태도 뿐만 아니라, 나다운 건 변화할 수 있다는, 기존에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하더라도 그것은 여전히 나다운 것으로서 내가 형성해나가는 내 모습의 한 과정일 뿐이라는 답이 들어있지 않은가? 


이 책은 기질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나의 기질의 부름을 듣고 그에 따라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지를 차근차근 펼쳐가며, 우리를 가치있는 삶에서 멀어지게 하는 방해요소들- 소비자본주의 사회의 현란한 광고들,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오는 반복강박 등 - 에 대해서도 분석한다. 

전체는 3부로, 각 부는 3장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장은 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내가 꽂힌 라캉의 'the Thing' 이론은 앞서 다른 페이퍼에서 언급한 바 있다. the Thing 이론과 함께 이 책에서 다룬 기질, 반복강박 등은 계속 뇌리에 남아 다른 책을 읽을 때도 떠올리게 된다.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을 정리해 본다. * 숫자와 순서는 책의 목차와는 관계 없습니다. 



1. 성숙한 자아는 유연하다.



 가장 "성숙"한 자아란 경계를 확실히 알고 긋는 자아가 아니라, 경계를 계속해서 재설정할 줄 아는 자아다. 가장 "발달된" 자아는 고도로 구조화된 자아가 아니라 가장 덜 구조화된 자아로, 다양한 정체성의 차원을 유연하게 이동할 수 있다. - P67


2. 불행은 삶을 이루는 하나의 구성 요소다. 



질병, 사고, 기타 불행과 같이 우리 힘을 약화시키는 것들조차도 삶에 새로움을 가져다 주며, 우리가 그러한 시련에 맞춰 자신을 재정비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시련을 쇠퇴의 징조로, 우리 자신의 어떤 중요한 부분을 잃는 것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삶의 과정이라는 것이 언제나 더 나아지기만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우리의 힘이나 능력을 앗아가는 역경조차도 삶이라는 과정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좋냐 냐쁘냐 또는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그 자체의 문제다. 인간의 삶은 그렇게 이루어져 있으므로 맞서 싸운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우리가 그 과정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다양한 자극과 어떻게 상호 작용을 할 것인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 P72, 73



3. 인간에게 결여란 근원적인 것이며, 인간을 위대하게 만드는 동력이다. 



완전한 자기만족은 세상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을 앗아 간다. 따라서 우리는 완전히 행복해질 수 있고 세상과 완벽하게 조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결코 실현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실현할 수 없는 환상이 우리 인간이 지닌 원대함의 근원이다. - P91

라캉은 우리 자신이 부족한 존재라고 느끼는 것은 사회화를 이루기 위해서 치러야 하는 대가이기에 원초적인 것이며, 그 느낌을 없애 버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사회화되기 이전의 우리는 아직 자신을 독립적인 실체로 이해하지 못해서 실제로 우리가 세계고 세계가 우리라고 이해한다. 사회화는 적어도 두 차원에 걸쳐 이 환상을 철저히 깨뜨린다. 먼저 일반적인 차원에서, 사회화는 우리와 어머니(혹은 우리를 돌보는 양육자) 사이에 어떤 쐐기를, 즉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을 심어 놓음으로써 환상을 깬다. 보다 상징적인 차원에서는, 우리가 우주의 배꼽이라는 자기애적 감각에 큰 타격을 가져옴으로써 다시 환상을 깬다. 우리는 완전한 존재이며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존재라는 우리의 유아적 환상을 깨 버린다. 그리고 우리는 이 환상을 부당하게 강탈당했다고 단단히 착각하여 충족될 수 없는 갈망을 갖게 된다. 우리는 잃어버린 환상, 실낙원a lost paradise을 결코 되찾을 수 없지만 되찾길 추구하며 여생을 보내게 된다. 애초에 우리가 이 낙원을 소유한 적이 없다는 사실, 우리는 결코 완전한 존재였던 적이 없으며 단순하고 마음이 태평하기만 했던 적이 없다는 사실은 낙원을 되찾으려는 우리의 결심을 조금도 굽히지 못한다. 라캉은 이 실낙원을 "큰사물the Thing"로 명명하는데, 이 대문자 T는 그것이 그저 평범한 환상의 대상이 아니라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매우 특별한 것임을 나타낸다. 우리 마음속 가장 깊은 욕망이 바로 이 큰사물이다. 일부 사람들은 큰사물이 상징하는 실낙원을 초자연적인 낙원으로 대체한다. 이것이 종교가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

대부분의 사람은 우리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것의 대체물을 찾는 과업에 착수한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고통을 경감시키고자 많은 사람을 만나보기도 하고 다양한 열망을 추구하기도 한다. 이것이 라캉이 "대상이란 본디 재발견된 것이다."라고 주장한 이유다. 우리가 창조하거나 발견한 모든 "대상"(모든 사람이나 열망)은 항상 원래 잃어버린 사물을 대체한다는 의미에서 "재발견"되는 것이다.   - P94, 95



4. the Thing의 울림과 접촉이 끊기면 허무에 이른다.

   접촉의 방해물 1: 소비자본주의 사회의 상업 시스템 



평범한 대상에서 큰사물의 울림을 찾는 우리의 능력, 라캉의 말을 빌려 다시 말하자면, 일상적인 사물에 "큰사물의 존엄성""을 부여하는 우리의 능력이 우리를 잠식해 오는 무無라는 감각에 대항할 수 있는 최선의 방비라는 것이다. -  P105

일반적으로 삶이 무감각하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큰사물이 전하는 울림과 접촉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욕망이 지닌 아주 독특한 결과 같은 결을 지닌 대상과, 허구의 만족을 주는 대상을 구별하는 능력을 상실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사회의 거대한 상업 시스템이 큰사물의 울림을 없애 버린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 P109, 110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너무 많다는 사실은 우리의 욕망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가 단지 세계화된 경제 구조, 즉 무엇이 바람직한지 매우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구조의 특정 범위 안에서만 욕망하도록 학습되고 있다는 뜻이다.  - P239



5. 접촉의 방해물 2: 반복강박

   반복강박을 유발한 과거를 외면하고 회피해서는 안 된다.


반복 강박은 큰사물의 특별한 울림이 우리 삶에 불러오는 일종의 혼란을 부단히 없애려한다. 다시 말해, 큰사물을 향한 우리의 충성심은 우리가 일상생활 속 예측 가능한 일이라는 표면을 깨고 나올 수 있게 하지만, 반복 강박은 이 표면을 수비한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강박이 완고할수록 우리는 큰사물의 아우라를 극적으로 부활시키고 삶을 변화시킬 큰 잠재력을 지닌 바로 그 대상(또는 활동)을 거부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 P129

과거를 땅속에 파묻으려고 (또는 추방하거나 무시하고 외면하려고) 하면, 우리는 과거를 반복하게 될 수밖에 없다. (억압된 과거가 되돌아온다는 의미다.)  의식적으로는 기억하지 않으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계속 "기억"하게 되고, 그 결과 무의식 속의 악마는 더욱더 탐욕스러워진다. 게다가 우리가 이 악마를 의식하기를 포기하면, 악마를 통제하는 능력 또한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 악마의 (언젠가는 다가올) 기습에 제대로 경계 태세를 갖추지 못하게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삶의 역사에 의해 만들어진 우리 행동의 특징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 우리는 악마가 하려는 일에 개입할 수 있게 된다. - P187

기질을 형성한다는것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과거에서 공급받은 원재료를 (제한적일지라도) 어느 정도 우리의 이상에 걸맞은 현재의 현실로 변환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 P140



6. 친밀한 관계는 기질 형성에 도움이 되지만, 어떤 관계는 그저 죽어있는 것일 뿐이므로 빨리 벗어나자. 



더욱 친밀한 관계가 우리와 우리가 외면해 온 모습을 만나게 할 가능성을 높인다. 우리가 낭만적인 동맹의 관계를 갈망하는 한 가지 이유는 그 동맹 관계가 우리 내면의 비밀스러운 방의 문을 열고, 우리 안에서 억압받거나 경시되었던 기질의 측면을 소생시키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사랑은 우리가 감추어야 한다고 배운 성격의 아주 은밀한 부분까지 속속들이 소환해 낸다. 이렇게 우리 안에 묻혀 있는 특성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도록 하는 것은 삶에 특별한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기에 대단한 의미를 지닌다. 침묵하던 것이 갑자기 말을 하게 되고, 무시당하던 것이 세상으로 뛰쳐나오고, 버려졌던 것이 삶의 경쟁 속으로 다시 들어오게된다.  - P157

독신 생활은 공허하고 황량하고 우울하고 절망적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어,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이 되어 버렸다.
독신이라는 현상을 바라보는 이런 방식은 두터운 연인 관계에도 엄청난 공허함, 황량함, 우울함, 절망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과, 장기적 동맹을 맺고 있는 커플의 일상적인 현실이 우리 문화가 흔히 말하는 것처럼 항상 평화롭고 행복한 모습을 띠고 있진 않다는 사실을 보지 못하게 한다.
물론 결혼이 영혼을 죽인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러나 많은 이가 결혼 생활에서 절망스러울 정도로 외로움을 느낀다. 결혼한 사람들은 자신이 상대방에게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거나 무시당한다고 느낀다. 또한 많은 동맹 관계는 서로가 진정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보다는 일상과 편의, 의무 또는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으로 묶여 있다는 의미에서 본질적으로 "죽어 있는 상태"다.

이러한 동맹 관계에서 우리는 마치 고갈되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이러한 느낌은 우리를 덮쳐 버릴 수도 있다. - P160, 161



7. 과거/반복강박을 의식한다고 하여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서로의 한계와 책임을 인정하는 연대가 필요하다.



무의식적 동기라 해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진다면, 타인이 자신을 자제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한 행동을 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도 우리 속을 잘 모르겠다는 것을, 즉 무의식적인 악마가 우리가 내린 올바른 판단을 무시하고 타인을 해치도록 몰아간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우리 또한 타인의 윤리적 실수에 인내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우리도 우리 자신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타인들도 똑같이 그러하다는 것을 이해하여, 말하자면 일종의 취약성의 연대로 이어져야 한다. - P193

무의식적인 삶의 세계를 탐구하라는 프로이트의 말이 우리더러 제멋대로인 방종 상태에 빠져 버리라는 의미가 아니었음을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오히려 프로이트는 무의식적 습관이 관계를 포함한 이 세계를 어떻게 구성하는지 우리가 잘 인식하여, 세상과 상호 작용할 때 더 좋은 선택을 내릴 수 있길 바랐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프로이트는 실수가 항상 우연에 의한 것은 아니며, 자기 성찰을 하면 할수록 우리 자신이나 타인에게 반복적으로 상처를 주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이해하길 바랐다.  - P207



* 취약성의 연대라고 하니, 주디스 버틀러가 떠오른다. 


버틀러는 지금까지 논했던 무지, 불투명성, 취약성과 같은 우리의 한계를 책임감과 윤리의 바탕으로 사유하자고 제안한다. (...) 또한 이 책임감은 우리의 무지, 불투명성, 취약성과 같은 한계들이 우리를 사회적 몸으로 만들고 연결시킨다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한다. (...) 나아가 내가 알지도 못하는 지구 반대편 타자들의 삶에까지 내가 연루되어 있음을 자각함으로써 나는 내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한 책임 또한 이미 나에게 있음을 알게 된다. 이 꺠달음을 통해 나의 상실과 당신의 상실, '우리'의 상실과 슬픔을 어떤 방향으로 정치화할 수 있을까?  - <퀴어이론 산책하기> 528, 529쪽 


존재의 취약성, 그로부터 빚어지는 고통과 슬픔이 정치윤리적 가치로 생성되고 전환될 수 있다면, 강함과 약함, 능동성과 수동성, 긍정성과 부정성, 기쁨과 슬픔처럼, 마치 대립 관계에 있는 듯이 설정되어 있었던 논리의 축이 흔들리게 된다. 나아가 만약 정동의 역능이 다수적이고 이질적이고 변화적인 것들의 결합과 선택으로서 개진되는 긍정화로의 변환 과정이라면, 이 원리에 따라 취약성 역시 능동의 강도로 고양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버틀러와 아흐메드의 논의에서 취약성과 고통이 오히려 강건하며 공존적인 정치윤리로 전화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29, 30쪽



8. 주저앉지 말자. 기질의 부름을 따라가는 여정에 불안은 친구같은 동반자다. 


요컨대 사건은 예상을 넘어서는 뜻밖의 것에 믿음을 가져보길 권유한다. 이것이 바디우가 우리에게 "절대 두 번 다시 믿지 않을 것"을 사랑하라고 말한 이유다. 또한 바디우는 이상하고 독특한 것을 사랑하는 것은 우리가 그동안 항상 진실이라고 믿어 왔던 것만을 사랑하는 일과는 완전히 다른 일이라고 말한다. - P215

기질의 부름은 삶이 그런 단계로 전락하게 될 때, 즉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아 나가는 데만 열중해 습관, 일상, 생활 계획표가 현실을 완전히 삼켜 버릴 때, 삶의 빛과 함께 창의력 또한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준다. - P220

자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든 우리의 이상에는 특수성이라는 것이 있어, 어떤 것이 만족스러운 실존적 삶의 여정이고 어떤것이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게 해 준다. 자아란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결정한 실천적 선택들이 모여서 창조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새롭고 무한한 실존적 가능성을 성취해 낼 수 있는 기회가 우리 앞에 펼쳐진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대로 삶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게 된다. (결국, 구성되어 있던 것이 재구성되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이상에 부합하는 선택을 반복적으로 내리다 보면,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는 삶을 이룰 가능성이 커진다. - P236

우리는 불안이 삶에 침투하도록 내버려 두면 큰일이 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삶에서 "균형"을 추구할수록 우리는 더욱 사회와 동떨어지고, 삶은 더욱 단조롭고 지루해진다. 실존적 균형이라는 이상을 추구할수록 우리의 기질은 더욱 억제된다. - P249



9. 삶은 결코 허망하지 않다. 우리의 한계, 우리의 필멸, 우리의 결핍은 결국 우리 삶을 더 가치있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실존적 투쟁에 어떤 "요점"이 있다면, 사회가 제공하는 명쾌한 해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 해답은 우리를 기만할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삶에 어떤 "의미"가 있다면 그 의미는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의미 있는 삶의 모습에 도달하기 위한 우리의 끊임없는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 P253

결과적으로 삶의 덧없음은 삶의 가치를 깎아내리지 않고 드높인다. 운명을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삶의 덧없음을 사랑한다는 의미다. - P256



삶은 결코 허망하지 않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느끼는 공허함, "왜 살아야 합니까?"라는 실존적 물음에 대한 마리 루티의 답일 것이고, 나는 이 답이 마음에 든다. 어려운 용어를 자제하고 소박하고 진실되게 그 답을 차근차근 제시해나가는 마리 루티의 태도는 더 마음에 든다. 그래서, 이 책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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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2-01 14: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 윳 빛 깔 독 서 괭!!

제가 좋아하는 마리 루티의 책을 독서괭 님도 좋다고 추천하시니 제 마음이 한없이 흡족합니다. 으하하하하.
저 아직 이 책 안읽었는데 곧 읽을게요.
(아니 이렇게 곧 읽는다고 댓글 달고 다닌 책이 도대체 몇 권이냐 ㅠㅠ)

잠자냥 2023-02-01 14:57   좋아요 3 | URL
나도 사놓고 아직 안 읽음;;;;;;;;;;

독서괭 2023-02-01 17:29   좋아요 3 | URL
으하하 ㅋㅋㅋㅋ
다락방님은 그래도 곧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읽고 싶은데 제가 책을 안 살 거라..˝라는 댓글을 무수히 달고 다닌답니다 ㅋㅋㅋ 언제 당장 사겠어요! 할 수 있을런지 ㅠ
잠자냥님도 아직 안 읽으셨군요ㅋㅋ 어서들 읽으시길 기대합니다!

미미 2023-02-01 15: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나갔다 와서 정자세로 읽어봐야겠네요. 저는 아직 읽다 말았지만 저 또한 마리 루티 너무 애정합니다.
집중이 필요한 책이라고 느껴서 이래저래 미뤄진. 아 괭님 너무 멋지심요👍

독서괭 2023-02-01 17:30   좋아요 2 | URL
미미님, 정자세로까지 읽어주실 필요는 없고요 ㅎㅎ 직접 읽으시면 미미님의 멋진 리뷰가 탄생할 겁니다. 집중이 필요한 책 맞아요. 저 처음에 가볍게 폈다가 진도 안 나가서 좀 기다렸다 작정하고 읽었어요. 감사해요^^

난티나무 2023-02-01 17: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앞부분 읽다가 좋아서 샀어요! 아직 안 읽고 있지만 독서괭님 글 보니 좋을 것 같아요.

독서괭 2023-02-01 17:30   좋아요 2 | URL
난티나무님 사셨다는 글 본 기억이 납니다! 저는 참 좋았는데 어떠실지, 기대되네요^^

건수하 2023-02-01 20: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내용이군요…

저는 이런 정신에 관한 책 읽는 거 힘들어해서… 마리 루티의 다른 책을 먼저 읽어보려고 했는데, 독서괭님 글 보니 또 끌려요. 기억해둬야겠어요.

독서괭 2023-02-02 14:09   좋아요 0 | URL
수하님 정신에 관한 책 읽는 걸 힘들어하세요? 음. 어떤 포인트에서 힘들어하시는 건지 잘 몰라서 이 책이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후에 기회되시면 읽어보셔요^^

단발머리 2023-02-02 08: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너무 좋아서 (이 이야기 5번째 중) 리뷰를 못 썼습니다. 은혜롭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독서괭님, 이 리뷰 너무 좋고, 정리해주신 것도 너무 좋아요.

인간에게 결여란 근원적인 것이며, 인간을 위대하게 만드는 동력이다.

저는 여기에서 결여를 ‘고통‘ 혹은 ‘외로움‘으로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행복에 대한 강박 혹은 멈추지 않는 행복 추구, 이런 거에 대해 많이 생각했는데 아... 글을 못 쓰겠더라구요. 독서괭님 명품 리뷰를 꼼꼼히 읽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잘 읽고 갑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독서괭 2023-02-02 14:1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너무 좋아서 리뷰를 못 썼다! 그 마음 압니다. 알고 말고요! (저도 그런 책 많음..)
공감하며 읽어주셔서 기쁘고 감사합니다.
결여가 고통이나 외로움으로 치환 가능할 것 같아요. 빈 곳을 채워 넣으려고 이것저것 집어넣어 보는데, 현대사회에 너무 선택지가 많고 거기에 휘둘려서 엉뚱한 걸 자꾸 집어넣고.. 점점 허무주의로 치닫고.. 그런 세태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느껴지더라구요. 그리고 자기 이론이 오해를 받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게 될까봐 조심조심 계속 설명을 곁들이는 것도 좋더라구요.
단발머리님의 리뷰도 언젠가 볼 수 있으리라 믿으며~~

책읽는나무 2023-02-01 23: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너무 좋다고들 하셔서 서점에서 샀어요!
근데 아직 안 읽었~^^;;;
더욱 기대가 되네요?
책 읽기 전이라, 리뷰를 대충 읽었는데, 책 읽고 나면 다시 꼼꼼하게 읽으며 깊이 공감하고 싶네요.^^

독서괭 2023-02-02 14:1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책나무님, 얼른 읽으시고 공감해주세요^^
아주 많은 이론들을 깊이있게 연구한 후 자기 언어로 쉽게 풀어쓰려고 한 노력이 인상적입니다.

유부만두 2023-02-03 05:50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제 맘을 그대로 써주셨어요;;;

2023-10-02 2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 이불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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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그림책 리뷰를 쓰지 않을 수 없는 선물을 받았다.

바로바로 안녕달의 신작, <겨울 이불>!! 

안 그래도 예약판매 한다는 알림을 보고 살까 말까 하다가 일단 미뤄두었는데 

바로 선물을 해주시는 알라디너님.. 감사합니다.. (>ㅁ<)

안녕달 책들 여러권 갖고 있고, 아이들이 꾸준히 펼쳐보기 때문이 이 책도 반갑다. 

겨울 날씨에 따악 어울리는 내용




표지 딱 보면 이미지 떠오르지 않는가? 

한겨울, 따끈따끈한 온돌바닥에 두툼한 요를 깔고 이불 속에 쏙 들어가서 까먹는 귤맛 캬~~ 

거기에 만화책까지 더해지면 세상 부러울 게 없는 낙원이 완성된다. 

내게는 초고~중학생때쯤, 부모님이 어디 가서 1박 하시고 언니랑 둘이서 귤까먹으며 밤새 만화책을 보던 

아름다운 신정의 기억이 있다..(날짜는 정확하지 않은데 뭔가 명절같은데 명절아닌 명절인 듯한.. 신정의 느낌 ㅋㅋ) 

그때 쌓아놓고 본 만화책이 뭔지도 기억난다. <달의 아이>였다. 





책 속 주인공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온다.(나중에 아빠가 업고 데려가는 걸 보니 잠시 맡긴 듯) 

추운 날씨에 밖에서 들어온 아이는 겉옷을 훌렁훌렁 벗은 후 두툼한 이불을 들어올려 그 속으로 쏙 들어가는데.. 

그안에 있는 것은??




 

하하. 들어가면 찜질방이 펼쳐진다 ㅋㅋㅋ 

<당근유치원>의 곰선생님과 닮은 곰과 개구리, 너구리 등 각종 동물들이 찜질방을 즐기고 있다. 

안녕달답게 소소한 귀여움과 재미가 있다. 동물들이 떠들며 퀴즈를 내기도 하고 

* 여기서 퀴즈: 세상에서 가장 장사를 잘 하는 동물은? 

곰엉덩이 밑에는 달걀 한판이 뜨끈하게 데워져 있으며(그래서 메뉴 이름도 곰엉덩이 달걀임)

그 달걀판에는 또 조그만 사람들이 달걀 까먹고 있다 ㅋㅋ 

찜질방 하면 또 빠질 수 없는 것이 식혜. 아이는 얼음할머니 식혜도 시원하게 마시고, 

할머니의 손길을 느끼며 소록소록 잠이 든다. 


뜨끈한 이불 속에서 뒹굴고 싶다... 

찜질방도 가고싶다..ㅋㅋ 

겨울의 이런 한껏 게을러지고 싶은 마음, 한편으로 좋은 사람들과 간식을 나눠먹으며 친밀한 시간을 보내고픈 마음을

잘 담아낸 그림책이다. 

나에게는 이런 따뜻한 정이 모락모락 느껴지는 카드도 왔다♥


 


모두들 따스한 이불 속에서 마음 편히 뒹굴거릴 수 있는 평온한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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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1-09 17: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멘트까지 훈훈합니다^^
세번째 곰 포즈 넘 귀여워요~ 그러고 보니 저는 곰 캐릭터는 다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ㅎㅎㅎ

독서괭 2023-01-10 13:13   좋아요 0 | URL
곰 캐릭터 좋아하시는군요 ㅎㅎ 저렇게 푸근하고 폭신해보이는 곰을 안 좋아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건수하 2023-01-09 20: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달 그림책 좋아했었는데... 이제 아이가 그림책을 잘 안 보니 저도 같이 안 보게 돼요. 오랫만에 도서관에서 빌려올까봐요.
독서괭님 저도 늘 응원합니다 ^^

독서괭 2023-01-10 13:13   좋아요 0 | URL
겨울에 딱 어울리는 그림책! 마음이 힘들고 어지러울 때는 오랜만에 그림책 한번 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수하님 응원 감사합니다. 저도 응원해요^^

은오 2023-01-09 2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애기들은 이런거 보는구나... 너무 귀엽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10 13:14   좋아요 1 | URL
네 이런거 봅니다 ㅋㅋㅋ 옛날 그림책들에 비해 성차별 요소도 없고 좋은 책이 많아요.

은오 2023-01-10 13:17   좋아요 1 | URL
오오, 너무 좋네요!

다락방 2023-01-09 21: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너무 좋아 저도 이거 조카 사줄겁니다!! 너무 좋네요 💕

독서괭 2023-01-10 13:14   좋아요 0 | URL
조카가 좋아하면 좋겠네요~^^ 구운달걀이랑 식혜도 사주시는 걸로^^

공쟝쟝 2023-01-10 0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귀…. 귀여웤!!!!!!!!!!!!! 🥹

독서괭 2023-01-10 13:14   좋아요 0 | URL
안녕달은 늘 귀엽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1-10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귀염뽀작!!
여기 또 있었네요ㅋㅋㅋ
옛날 어린 시절 밖에서 놀다가 방에 들어가면 엄마가 겉옷 벗고 얼른 이불 속으로 들어가라고 해서 내복 입고 동생들이랑 이불 속에서 장난치던 게 생각나네요^^

독서괭 2023-01-10 17:07   좋아요 1 | URL
ㅎㅎㅎ 책 너무 귀엽습니다. 저는 첫째 목욕시키고 나면 머리 드라이 해줄 때 추울까봐 목욕수건 두른 채로 침대 이불 속으로 들어가게 한 다음 말려주는데요, 가끔 부럽습니다..(응?)
책나무님 감사해요~^^
 
드립백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아리차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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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맛있다! 최근 주문해 먹은 것 중 가장 만족. 산미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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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3-01-08 1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땡투는 괭이님 포켓속으로 ^^

독서괭 2023-01-09 11:55   좋아요 0 | URL
땡투는 늘 감사합지요^^
 
아무튼, 잠 - 이보다 더 확실한 행복은 없다 아무튼 시리즈 53
정희재 지음 / 제철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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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법 식탐도 있는 편이다. 하지만 '잘래, 먹을래?' 선택의 순간에는 망설임 없이 잠을 선택했다. 호강에 겨운 소리이긴 하지만, 밥 먹으라고 깨우는 것만큼 귀찮은 일도 없다. 가장 논리에 안 맞는 말이 '먹고 자'다. 아니, 먹다 보면 깨잖아. 이 기세 그대로 푹 자야 개운하다고요. 제발 날 내버려둬요!   - 20쪽 


...뭐지? 내 얘긴가? 이거 내가 썼나? 

이 책을 쓴 정희재 작가는 잠에 일가견이 있는 듯하다. 잠에 관한 지극한 애증이 책 속에 잔뜩 묻어난다. 잠, 너는 무엇이기에 나를 이토록 갈망하게 하느냐. 그 갈망이 충족되지 못할 때는 또 엄청난 고통을 준다. 

나 또한 잠 많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 자로서 읽으며 많이 공감했다. 술술 읽히면서 공감도 가고 재미도 있는 글들. 얼마전 읽은 <안녕, 나의 순-정>과 좀 비슷한 느낌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잠이 많아서, 엄마가 아침에 깨우느라 매번 고생하셨다. 엄마아빠 또는 조부모님들이 하는 그 말 있잖은가? "꼭 너 같은 딸(아들) 낳아 고생해봐라!" .. 그말 그대로 내게 실현되었으니 우리 첫째가 날 닮아 잠이 많다.. 아침에 깨우기 힘들다 ㅠㅠ 아침에 일찍 일어나던 아이들도 사춘기 되면 못 일어난다는데(밤에 안 자서 그런건가?) 벌써 이러면 나중에 깨울 일이 걱정이다. 얼마전에 진심으로 엄마에게 사죄했다. 깨우느라 많이 힘드셨겠다고 ㅋㅋ 엄마는 핏 하고 웃기만 했다. 



하루는 밀크티를 마시면서 스님(괭주: 작가가 티베트에서 만난)이 지나가는 말투로 한마디 툭 던졌다.

"난 잠자리에 들 때가 젤 행복하더라."

갑작스러운 길티 플레저 고백이었다. 속으로 은근히 놀랐다. 스님은 수행자가 아닌가. 불교의 초기 경전인 『숫타니파타』에는 잠에 대해 엄하게 기준을 제시하는 부분이 나온다.

 - 아무때나 잠자는 버릇이 있(....) 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 34쪽


이런, 나는 불교에 입문은 못하겠구나. '갑작스러운 길티 플레저 고백'이라는 표현에 푸핫 웃었다. 잠자리에 들 때가 행복한 사람은 많을 테다. 하지만 근면, 성실, 부지런, 열정 등등의 이미지를 가진 사람에게는 잠은 다소 죄악시되는 경향이 있다. 본인이 택한 거라면야 다행인데, 우리 사회는 근면, 성실, 부지런, 열정 등등을 미덕으로 칭송하면서 잠꾸러기들을 게으르다고 비난하곤 한다. 이 책에 나오는 '타이밍' 에피소드도 그렇다. 나는 학창시절에 못 들어본 약인데, 저자가 나보다 연배가 높은가봉가. 학생들에게 무분별하게 잠 깨는 약을 팔았다고 하니 오싹한데, 최근 나오는 드링크들은 카페인 함량이 더 높다고 하니 걱정스럽다. 



수면의 황금기가 곧 인생의 황금기임을 모르는 젊은이는 상상도 하지 못한다. 새벽에 세 번, 네 번 깨느라 통잠을 못 자는 시절이 온다는 것을. 그 뿐인가. 부모나 조부모가 새벽에 깬 이후에 다시 잠들지 못한다고 호소해도 그게 얼마나 막막하고 몸에 무리가 되는 일인지 구체적인 실감이 없다. 

(...)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잠이 흔해만 보였네.    - 44, 45쪽 


나는 20대 중반, 취업 전 불면을 겪으며 고생했다. 하지만 취업 후 불면은 사라졌지. 

그러나 출산.. 신생아를 돌보는 일은 끝없는 잠과의 투쟁인 것이었다. 수면 루틴? 그런거 없다. 아이의 루틴이 나의 루틴이 된다. 안온하게 꿈의 세계에 잠겨 있다가 갑자기 멱살 잡혀 끌려나오는 느낌이란.. 

8시간 이상 자놓고도 자다가 한번이라도 깨면 다음날 '잠을 설쳤다'며 징징대던 나에게 이건 정말 가혹한 시련이었다. 그래, 깨우는 거 좀 힘들면 어떠냐. 이젠 밤에 거의 안 깨고 쭉 잘 자주는 첫째에게 고마워해야겠다.(둘째는 아직 가끔 깨고, 아침에는 거의 항상 일찍 깨신다)

 


(괭주: 닐 스탠리 박사의 말)

-잠은 이기적인 일이며, 어느 누구와도 여러분의 잠을 함께 나눌 수 없습니다.    - 76쪽


잠은 이기적인 일이다! 크, 명언이다. 

나는 독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읽는 행위에 있어서는 오롯이 홀로 하는 일이므로. 같은 화면을 같은 속도로 볼 수 있는 영상과는 크게 다르다. 하지만 독서는 같은 책을 각자 읽거나, 같은 책을 읽지 않더라도 그 감상을 공유하는 게 가능하다. 잠과는 달리.. 

그러고보면 잠과 독서를 좋아하는 짝꿍을 둔 내 옆지기는 쫌 외로웠겠다.

출산 전에 나의 주말 오전은 존재하지 않았다(대체로).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내 옆에서 남편은 홀로 티비를 보곤 했다. 음, 외로움을 넘어서 짜증이 났을 수도 있다. 잠이 많지 않은 사람은 잠 많은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법.. 이 인간은 맨날 퍼잔다고 생각했겠지.. 슬퍼지니까 그만두자. 애들 태어난 후에는 늦잠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나는 열배로 부지런해졌다 ㅠㅠ 

게으르고 싶다. 자다 깼다가 그대로 잠에 취해 다시 자서 꾸던 꿈을 이어꾸고 싶다. 뒹굴거리다가 읽던 책을 조금 잃다가 또 잠에 빠져들고 싶다!!! 


이번주는 월~금 5일간 모닝루틴을 성공했는데, 그래도 내 눈을 뜨게 하고 몸을 일으키게 하는 건 책을 읽고 싶다는 열망이다(어쩌면 요의가 더 중요할 수도 있지만.. 그건 좀 없어보여). 

어젯밤 도착한 <지적 리딩을 위한 기본 영단어 300 WORDS - 이 시대 작가들이 자주 쓰는 바로 그 단어>를 펼쳐 읽는데 아주 재미있는 거다. 문제 푸는 것도 신나고. 아휴. 시간이 부족해서 아쉽. 

회사 행사로 신청한 책 <시인의 집>은 오늘 받아서 또 신난다. 

지인 중에 일주일 평균 4-5시간 잔다는 사람이 있는데, 보면 늘 나보다 눈이 반짝거리고 기운이 넘친다(나는 8시간 내외로 잔다..). 이 분은 매일 3-4시간을 더 누린다는 게 아닌가. 부럽기 짝이 없다.. 아니, 그렇게는 바라지도 않으니 8시간 자면 그분처럼 눈이 반짝거리고 기운이 쌩쌩 나면 좋겠다. (심지어 그 분은 나보다 나이도 많고 애도 둘이라고 ㅠㅠ ) 


리뷰인데 왠지 페이퍼처럼 되면서 리뷰책도 아닌 다른 책 사진을.. 

더불어 동료에게 선물한 드립백세트 사진도^^

(배경으로 전락한 슬픈 다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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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12-23 1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 잠 하는데 독서괭님이랑 겨뤄(?)보고 싶네요. 그래서 넋놓고 잠자다가 찍힌 사진이 많다는..

사놓고 아직 못 읽었는데 기대되네요 ^^

참, 아이들이 좀 커서 따로 자면 같은 시간 자도 눈이 반짝반짝한 괭님이 되실 거랍니다! (저도 아직 같이 자는데, 따로 잘 때와 수면의 질이 엄청 달라요)


독서괭 2022-12-23 18:03   좋아요 1 | URL
어라 왠지 수하님 아이들 꽤 큰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아닌가요? 아직 같이 자는군요.. 저 애들 잠자리 독립의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ㅁ+ 근데 이게 또 여름과 겨울에 온도 조절 때문에 따로 자도 신경이 쓰일 듯도..
수하님도 한 잠 하신다니 반갑습니다! 부끄러운 에피소드도 많은데 진짜 부끄러워서 안 썼어요 ㅋㅋ 아마 이 책 읽으시면 공감 많이 되실 거예요^^

건수하 2022-12-23 19:37   좋아요 1 | URL
딸 하나인데, 외동이라 더 독립이 늦네요. 둘 이상이면 아이들끼리 자면서 독립을 하던데 ;ㅁ;
독서괭님 댁은 빨리 독립하기를 빌어드릴게요 ^^

독서괭 2022-12-25 01:01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자매나 형제들은 정말 애들끼리 빨리 독립이 될 것 같아요. 저희는 남매라 어떨런지.. 🤔 수하님의 독립도 기원합니다^^!

페넬로페 2022-12-23 1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꼭 너같은 딸 낳아서 고생해봐라~~
저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네요
백일 지나자마자 딸아이는 잠만은 잘자는 사람입니다~~
요즘 기말고사 끝나서 오전은 잠자는 시간으로 보내더라고요.
저는 외로움을 넘어 짜증이 나는게 아닌
야호!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징~~
이러면서 신나고 있어요^^
저도 아침 루틴 실천해봐야겠어요**

독서괭 2022-12-23 18:05   좋아요 2 | URL
으아 로페님 따님은 100일부터 잠을 잘 잤나요? 효녀네요 효녀... 저희 애들 둘은 100일의 기절(기적 아님..)을 선물하던데ㅠㅠ
야호!~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징~~ 넘 공감됩니다. 부럽습니다 ㅋㅋ 돌돌콩님 유튜브를 우연히 보게 된 이후 모닝루틴 시작했는데(시간은 돌콩님보다 훨 늦게..) 좋더라구요. 일기 쓰는 것도 좋구요. 페넬로페님도 혼자만의 시간 즐기시길 바랍니다^^

거리의화가 2022-12-23 17: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재밌게 읽었습니다.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이라고 해서 잠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진 마세요! 전 잠이 중요한 사람입니다~ㅎㅎㅎ 학창 시절에도 최소 7시간 이상은 잤던 것 같아요. 지금도 그건 마찬가지고요^^ 다만 요즘은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자도 자도 피곤...쓰!ㅠㅠ 저는 잠을 잘 자야 뭐든 할 수 있더라구요. 졸리면 책도 눈에 안 들어오고 하루가 힘듭니다!
아침 루틴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신문을 읽기 시작한 지 1년쯤 되었는데 그거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네요^^ 저는 대체로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주말에 더 많이 잔다고 개운한 거 아니더라구요ㅋㅋㅋ

독서괭 2022-12-23 18:08   좋아요 1 | URL
화가님도 저랑 비슷한 부류!! 반갑습니다!! 저도 잠이 너무 중요하고 잠 설치면 다음 날 머리가 안 돌아가서.. 시험기간에도 늘 7시간 이상은 잤던 것 같아요. 요즘은 같은 시간을 자도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저도 그렇습니다 ㅠㅠ 그리고 젤 아쉬운 건, 20대까지만 해도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며 자고, 승용차만 타면 넋놓고 잤거든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거의 전혀 못 잡니다 ㅠㅠ 멀미 때문에 뭘 보지도 못하는데.. 그래서 차라리 운전하며 오디오북 듣는 편이^^;
하루의 시작으로 신문을 읽으시는군요. 저도 신문 좀 읽어야하는데..!!;;;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수면루틴이 제일 중요한 듯 합니다. 일정 시간을 넘어서 자면 많이 잔다고 더 개운한 거 아닌 게 맞는 듯 해요!! 오늘은 푹 꿀잠 주무시길요^^

잠자냥 2022-12-23 17: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타이밍! 먹어본 사람 저 손! ㅋㅋㅋㅋ 근데 문제는 타이밍 먹고 시험 공부한 게 아니라 소설 책 읽었다능…….

독서괭 2022-12-23 18:0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타이밍 먹고 밤새 소설 읽었어.. 역시 잠자냥님! 근데 정말.. 시험기간만 되면 책이 그렇게 재밌더라구요? ㅋㅋ 책정리도 재밌고.. ㅋㅋ

잠자냥 2022-12-23 18:27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공부한답시고 그거 먹고는 결국 소설책 봄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12-23 19:38   좋아요 1 | URL
타이밍이 뭐죠 처음 들어봄... 커피나 박카스만 먹어봤는데 ^^;
궁금하긴 하네요 ㅎㅎ

건수하 2022-12-24 05:42   좋아요 1 | URL
오 찾아보니 2020년에 27년만에 재발매 되었다는 기사가 있네요! 졸음예방약이라고…

잠자냥 2022-12-24 05:53   좋아요 1 | URL
27년 만에 재발매! ㅋㅋㅋㅋ전 언니가 먹는 거 보고 알게됐다능 ㅋ 근데 그때 효능 생각해보면 재발매했어도 졸음을 방지할 거 같지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5 01:03   좋아요 0 | URL
이책에도 용량 줄여 재발매 된 내용 나오더라구요. 근데 카페인 용량이 우리 그냥 마시는 커피보다도 적대요. 커피는 이뇨작용을 일으키기 땜에 장시간 운전해야 하는 분들 등이 사용한다고 하더라구요! 전 커피 마셔도 잠은 옵니다.. ㅋㅋ

다락방 2022-12-23 18: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매일 열시면 자는 사람 입니다!! ㅋㅌ 거의 7시간 수면 확보는 하는듯요. 그렇지만 누가 굳이 잠이냐 밥이냐 물어보면 밥 선택하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 일찍 일어나서 밥 먹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밥 만세!!!!!!!!!

독서괭 님의 매일 평안한 수면을 기원합니다.

잠자냥 2022-12-23 18:28   좋아요 2 | URL
아침에 진짜 별거별거 다 먹는 사람 다부장. 사실 점심에 두가지 메뉴 먹는 것보다 그게 더 놀라움ㅋㅋㅋㅋㅋㅋ 그 시간에 그게 들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부장이 아침 먹는 시간 거의 새벽 6시)

Falstaff 2022-12-23 18:44   좋아요 1 | URL
저도 밤 열시에 취침. 다섯 시 기상. 여섯 시 아침밥. 꼭 챙겨먹고, 커피 내리면 안방에서 마누라 눈 비비며 일어나 밥 먹고 커피 마십니다. 잠자 님이 너무 늦게 자는 겁니다. ㅎㅎㅎ 전 대신 저녁을 오후 다섯 시 전에 먹고 이후엔 물 만 마십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배고파 죽습니다.
별개로.... 타이밍/아티반 한 방에 열 알 자셔본 분 있으면 거수! 어떻게 되냐고요? ㅋㅋㅋㅋ 홍콩 갑니다. 눈 풀리고 기분 째지고 별의 별 생각이 다 드는데, 대신 약기운 깨면 두통 엄청 심합니다. 딱 두 번 해봤습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2-12-23 19:43   좋아요 2 | URL
저 어제 아침엔 장칼국수 끓여 먹고 출근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저같은 사람 저밖에 못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을 골드문트 님처럼 다섯시 전에 먹어야 되는데 육시 퇴근인 주제에 술까지 먹어버리니 돼지의 삶을 살게 되네요 ㅠㅠ

잠자냥 2022-12-23 22:48   좋아요 1 | URL
아티반은 첨 들어봐요. ㅋㅋ

독서괭 2022-12-25 01:0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골드문트님 아침형인간!! 루틴이 비슷하시군요. 저도 애들과 거의 같이 취침하기 때문에 비슷한데.. 일어나는 시간은 좀더 늦네요 ㅋㅋ
저도 아침밥 챙겨먹어야 하고 잘 먹는 편입니다. 아침에 장칼국수라, 누가 끓여주기만 하면 땡큐죠 ㅎㅎ
골드문트님은 어쩌다가 그런 약을 한방에 열알??? 큰일날 뻔 하셨네요 😨

책읽는나무 2022-12-23 1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섯 시간에서 일곱 시간 정도 자는 것 같아요. 그니깐 일찍 자든, 늦게 자든 기상 시간은 늘 똑같아야 하니까..ㅜㅜ
전날 늦게 자고 일어나면 애들 학교 보내고 중간 중간 잠을 보충하게 되는 것 같아요. 책 읽으면 바로 잠 속으로~ㅋㅋㅋ
예전엔 6시간 자면 딱 좋았었는데 애들이 늦게 자니까 저도 늦게 잠들게 되고, 다음 날이 피곤하고...ㅜㅜ
애들 신생아 때로 돌아간 것 같네요?
아이들의 잠 패턴시간이 엄마의 잠 패턴시간이 되는 게 참....ㅜㅜ
그래도 애들 덕분에 늘 새벽형 인간이죠!
저도 새벽 6시 반에서 7시 사이에 아침 먹어요ㅋㅋㅋ 저도 밥과 잠 선택하라면 밥!!!ㅋㅋㅋ 탄수화물 안 먹음 어지러워요.
배고픈 걸 못참는데 식구들은 밥 먹자! 그럼 다들 또 배고프냐고 그러네요????
나이 들수록 수면의 질이 정말 중요함을 느낍니다. 잘 자야 면역력도 생기고, 호르몬도 잘 나와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비결 같아요.
새벽에 좀 일찍 일어나더라도 밤잠은 숙면!!
루틴 내년에도 잘 이어나가시기 바랍니다^^
근데 타이밍은 첨 들어보네요?
잠 깨는 약이 있다카더라~ 얘기 한 두 번 들었던 것 같았는데, 예전에 반 남학생이 맨날 맨날 잠도 안자고 독하게 공부하는 걸 보고 애들이 쟤 잠 안오는 약 먹었다더라...그래서 그게 뭘까? 나도 그 약 구해서 먹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던 적 있었는데 그게 타이밍였나 보군요?ㅋㅋㅋ
저는 그 약은 쉬쉬하면서 몰래 먹는 마약같은 약인 줄 알았네요.ㅋㅋㅋ

독서괭 2022-12-25 01:10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적게 주무시는 편이군요. 6간 자면 딱 좋았었다니 부럽습니다 ㅠㅠ 책나무님 자녀들이 성장해도 애들 패턴 따라 가는 건 마찬가지군요. 이런.. 😩
저도 밥은 꼭 챙겨먹습니다만 - 어머니가 아침밥 꼭 챙겨먹여야 하는 분이라 어떻게든 깨워 먹이셨어요; 물론 저는 먹고 다시 기어들어가 자곤 했지요..^^;
새벽기상이 나만의 시간을 확보해주어 좋더라구요. 애들 재울 때 같이 자면 잠도 솔솔 잘오고요 ㅋ 내년에도 모닝루틴 계속 이어가 보겠습니다^^
소중한 잠, 푹 자고 건강을 유지하자구요! ^^

새파랑 2022-12-23 1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독서괭님은 잠이 많으실거 같은 기분이 듭니다 ㅋ 전 자는 시간을 좀 아까워하는 스타일인데 (그러면서 많이 잡니다...)

다락방 2022-12-23 19:50   좋아요 2 | URL
저는 저의 잠도 밥도 너무 소중해서 놓치고 싶지 않아요!! ㅋㅋ

독서괭 2022-12-25 01:12   좋아요 1 | URL
네 정확히 맞추셨습니다 ㅋㅋ 새파랑님 독서량 보면 많이 잘 수가 없는 분인데..? 저도 잠으로 보내는 시간 생각하면 아쉬울 때도 있지만 잠자리에 누운 그 행복도 커서요.. ㅎㅎ
저도 놓치지 않을 거예요!!

그렇게혜윰 2022-12-24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첫 문단 인용 제가 쓴 중 ㅋㅋㅋㅋ 전 그래서 꿈도 기록한 적이 있어요. 잠과 꿈은 너무 소즁해요. 미우새보면서 스님들의 승부욕일 살짝 봤는데 그게 없는 게 스님이 아니라 그걸 없애려고 하는 태도가 스님을 만드는구나 미우새 보면서 깨달음을 탁탁탁타라라라라 잠도 나이따라 좀 변하는 듯요. 전 진짜 초저녁잠파였는데 요즘은 너무 잠자는 시간 아끼는 중이라 피로가 안 풀리네요. 꿀잠자는 요가도 배웠었....

독서괭 2022-12-25 01:15   좋아요 0 | URL
오 혜윰님도 한잠 하시는군요!! 저도 꿈을 정말 많이 꾸는데 금세 휘발되어서… 와 이건 소설감이여!! 하고 기억해놨다가 정신 든 후에 쓰려고 하면 잘 생각도 안 나고 보잘것 없어서 ㅋㅋ
“그걸 없애려는 태도가 스님을 만드는” .. 그렇군요. 끝없이 수행하는 이유가 그런 거겠죠?
꿀잠자는 요가는 효과가 있나요? ㅎㅎㅎㅎ 유튜브에도 잠자기 전 요가 많던데 꾸준히 하면 좋을 것 같아요. 혜윰님 메리 크리스마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