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알라디너님들이 올해의 책을 고심해서 올리고 계시죠.

저는 올해 그닥 많이 읽지는 못했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역시 몇권만 뽑기는 참 어렵더군요. 

맘을 독하게 먹고(?) 분야별로 몇 권씩 정해보았습니다.


올해는 총 66권을 읽었는데, 순수하게 '권 수'+'완독' 입니다. 

많이 읽은 분야부터 갑니다. 두구두구두구~~ 



2022, 독서괭을 감동시킨 해외문학! (총 17권 중)

















너무 고르기가 어려워서 그냥 우위를 정하기 어려운 세 작품을 모두 골랐습니다. 

모두 서재친구님들 추천으로 사게 된 책이네요. 역시 믿고 읽는 추천입니다. 

<나는 고백한다>는 많이 아쉬운 것이, 다 읽고 나서 도저히 리뷰를 쓸 수 없어 재독하려고 1권까진 재독을 했고, 

정리하며 읽어가니 깨달음이 왔었는데.. 2권 재독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 다른 책으로 빠지는 바람에 흑흑.. 

결국 리뷰도 쓰지 못하고 넘어갔다는 슬픈 이야기.. 

꼭 재완독을 하려고 소중히 간직하려 합니다. 

나머지 두 작품은 리뷰를 써서 흐뭇~ 누구에게나 추천하고픈 그런 소설들이네요. 



2022, 독서괭을 감동시킨 페미니즘/젠더퀴어 분야 책! (총 12권 중)
















상당한 분량을 자랑하고, 내용도 쉽지 않았던 <퀴어 이론 산책하기>! 

단지 완독한 게 자랑스러워서가 아니고(물론 그것도 있ㅋㅋ), 내용이 정말 알기 쉽게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물론 한번 읽어가지고는 금방 까먹지만.. '비체'처럼 여기서 봤던 개념이 딴 책에서 등장하면 어?? 하며 찾아볼 수 있다는! 

<가부장제의 창조>는 여성주의책읽기 도서였는데, 가부장제의 역사를 쭈욱 살펴보며 그 부당함을 폭로하는 과정이 이상하게 감동적이었습니다. 리뷰도 열심히 썼기에 더 기억에 남는 듯 ㅎ 

<포르노랜드>와 <그림자를 이으면 길이 된다>도 후보였지만 아쉽게도 밀려남! 



2022, 독서괭을 감동시킨 에세이! (총 11권 중)


 















11권 중에 3권이나 뽑아 버리다니;; 하지만 무엇도 누락시킬 수 없다.. (왠지 존댓말로 시작했는데 자꾸 반말이..!)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는 정성을 쏟은 페이퍼로 ㅋㅋ 많은 이웃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더 소중한 책이 되었다. 유럽의 그림책~도 사려고 했는데 후.. 

<꿈꾸고 사랑했네 해처럼 맑게>는 내게 딱 필요한 시기에 와서 큰 힘을 준 책. 이보다 더 좋다는 <시인의 집>을 무척 기대하고 있다.

<디어 마이 네임>은 페미니즘 쪽에 넣어도 될 책이긴 한데, 개인의 경험 비중이 커서 에세이로 넣었다. 이또한 참 울림이 큰 책. 원서로 읽어보고 싶다. (언젠가)



2022, 독서괭을 감동시킨 한국문학! (총 9권 중)















올해 한국문학을 참 안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상반기에 좀 읽어서 생각보다는 많았다. 

두 작품 모두 워낙 유명해서 많이들 읽으셨으리라 생각. 

긴긴밤과 밝은 밤! 

<밝은 밤>은 리뷰를 못 썼는데, 작가가 결말 부분에서 모르는 여성들 사이의 연대로 시선을 확장해 나가는 게 좋았다. 읽으면서 먼저 읽은 <파친코>랑 조금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여러 세대에 걸친 여성 서사라는 점에서?) 나는 밝은 밤 쪽이 조금 더 좋았다. 



2022, 독서괭을 감동시킨 작가상!! 





















































말이 필요없다. 당연히 박경리 선생님!! 

물론 <토지>도 한국문학이지만 위의 한국문학에 넣지 않고 따로 뺐다^^ 너무 많은 지분을 차지하여 ㅋ 

오디오북으로 토지를 듣는 시간은 즐겁다. 배우들의 구수한 사투리를 동반한 열연으로 생생하게 살아나는 인물들! 

내년에도 꾸준히 들어서 완독할 생각이다. 

 


알라딘의 2022년 선물! 


올해 두번째로 서재의 달인이 되어 선물을 받았습니다. (다시 존댓말..)

오예! 

작년에 받았던 일력은 예쁘지만 활용도가 좀 떨어져서 아쉬웠는데, 올해는 예전부터 탐내던 미니 다이어리를 받아 기쁘네요^^ 사실 고양이가 좀더 좋아보였는데, 막상 받으니 마티스도 참 예뻐서 마음에 듭니다. 마침 쓰던 노트가 마무리 되어 가는데, 새해부터는 마티스 다이어리에 열심히 일기를 써보려 합니다. '5년 후의 나에게' 다이어리도 왔으니(S님, 땡투 받으셨쥬?^^) 질문에도 열심히 답해보고요.. 첫 질문부터 골아프긴 한데요. ㅋ 




아래 사진은,

정신 사나운 키즈카페 한가운데서도 나는 마리 루티를 읽는다!! 

"나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라는 다짐을 되새겨 봅니다 ㅋ 




여러분, 덕분에 2022년도 너무나 즐거운 독서 생활이었습니다. 서재의 달인까지 되니 더욱 기쁘네요. 

내년에도 열심히 읽고 쓰는 독서괭이 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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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2-30 2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겹치는 책이 많아 더 반가워요 독서괭님 ㅎㅎ 역시 토지 !!! 괭님덕에 저도 조금씩 토지 찾아 읽고 있어요. 독서괭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독서괭 2022-12-31 23:40   좋아요 2 | URL
미니님도 토지 찾아 읽고 계시다니 반갑습니다^^ 미니님 올해 감사했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레이스 2022-12-30 22: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책들을 생각나게 해주는 페이퍼입니다. 내년에도 즐거운 독서가 되길...!

독서괭 2022-12-31 23:40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님, 올해 감사했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햇살과함께 2022-12-31 08: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키즈카페에서도 열독~! 한 눈으론 책을, 한눈으론 아이들을 보느라 눈이 바빴을 것 같습니다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독서괭 2022-12-31 23:41   좋아요 2 | URL
네 정확히 그랬습니다. 그나마 한눈에 거의 들어오는 소규모 키카라^^ 햇살님 올해 감사했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파랑 2022-12-31 08: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66권이면 엄청 많이 읽으신거 가닌가요?

내년에는 월 독서 구매권수를 6권으로 ^^

역시 독서괭님 하면 <토지> 입니다~!!

독서괭 2022-12-31 23:42   좋아요 2 | URL
작년에는 70권 중반대였던 것 같아 좀 아쉬운데, 생각해보면 어려운 책을 좀 읽어서 그런 것 같아 만족합니다^^ 새파랑님 올해 감사했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잠자냥 2022-12-31 10: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괭님 앞으로 토지괭 ㅋㅋㅋㅋ

독서괭 2022-12-31 23:43   좋아요 3 | URL
앞으로 토괭이라 불러주십셔??ㅋㅋ
잠자냥님 올해 감사했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공쟝쟝 2023-01-01 22:41   좋아요 1 | URL
토깽의으해 토괭님의 별명을 축하합니다!

기억의집 2022-12-31 12: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66권의 독서 굉장하네요. 일 다니면서 부지런하십니다. 올해도 오늘로 마지막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토지의 완결
내년에는 가능할 것 같은데요. 토지, 즐거운 독서의 23년이 되시길 바랍니다^^

독서괭 2022-12-31 23:44   좋아요 2 | URL
기억의집 님, 내년에 토지 완독할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렙니다 ㅎㅎ 올해 감사했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넬로페 2022-12-31 13: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맘대로 어워드에 당당히 4권(권수로요, 3권은 뭔가 아시겠죠!)을 일치시켜 영광입니다.
토지는 읽고 싶기도, 읽지 않고 싶기도 한 책입니다.
넘 슬플것 같아서요.
그래도 기회되면 읽어보겠습니다.
독서괭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독서괭 2022-12-31 23:45   좋아요 2 | URL
ㅎㅎㅎ 나는 고백한다와 밝은밤이로군요!! 토지는 참 인간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인 것 같습니다. 한번쯤 완독해야지 하지만 엄두가 안 나는 분들께 오디오북을 강력 추천드려요! 물론 페넬로페님께 엄두 안 날 책은 없겠지만요 ㅎㅎ
올해 감사했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거리의화가 2022-12-31 2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올해 토지를 못 뽑은 이유가 완독을 하지 못해서였어요. 내년에는 당연히 리스트에 들어갑니다!ㅎㅎㅎ
괭님 한해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독서괭 2022-12-31 23:47   좋아요 2 | URL
ㅎㅎ 저도 완독 못 해서 어쩔까 했는데 비중이 너무 커서 넣었습니다^^ 내년엔 완독하고 자랑스럽게 리스트에 올리자구요!
화가님 올해 감사했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3-01-01 0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01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수하 2023-01-01 21: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그러고보니 겹치는 책이 한 권도 없습니다…?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는데 ㅎㅎ

2023년엔 제2의 성 하나는 겹치기를 바래보며… 올해도 잘 부탁드려요. 복 많이 받으세요 독서괭님 ^^

독서괭 2023-01-03 12:57   좋아요 1 | URL
한권도 없나요..!!
2023년에 제2의 성과 바람의 열두방향을 끝내 볼까요? ㅋㅋㅋ 수하님 감사합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건수하 2023-01-03 14:22   좋아요 1 | URL
제2의 성, 바람의 열두 방향 좋은데요!
일단 제 2의 성부터 ^^

공쟝쟝 2023-01-01 2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독서괭님 진짜... 멋지신 분... 특별히 저 토지가 정말 너무 멋져요 ㅜㅜㅜ 아아.. 토지여....... 저도 동생이 윌라 아이디를 공유해주고 있으므로 가능하면 저 토지 오디오북 도전해보겠습니다!!! 2월~3월?? 그래도 책을 일단 사야하나? 으음 ㅋㅋㅋ
나의 mz칭구 S친구 독서괭님 새해에도 즐거운 독서생활 함께 해요.. 제가 또 너무 새우깡 존재의 본질 탐구하고 있으면 새우깡 입에 넣는 책도 추천해주시구여!!!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03 12:58   좋아요 1 | URL
토지 완전 멋지죠? 역시 종이책이 더 멋지긴 한데 ㅋㅋ 오디오북이 더 재밌게 진도 쭉쭉 나갑니다. 책부터 살 생각 말고 그냥 들어보시라요~
새우깡 존재의 본질 탐구 ㅋㅋ 쟝쟝님의 본질 탐구 올해도 기대할게요. 새우깡도 입에 넣어주고, 저도 본질 탐구도 좀 해보고요 ㅋㅋ 올해도 즐겁게 함께해요~ 많이 읽읍시다^^

자목련 2023-01-02 09: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가벼운 마음>과 <긴긴밤>은 저도 좋았던 책이고 추천하는 책이라 더욱 반갑습니다.
토지는... 언제 저도 시작할 수 있을까 싶지만요.
독서괭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겁고 신나는 책과의 일상 이어가세요^^

독서괭 2023-01-03 13:00   좋아요 1 | URL
자목련님 올해의 책 페이퍼 봤는데 미처 댓글을 못 달았네요.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두 책 너무 좋지요. 토지는 천천히 두고 보셔도 됩니다!
자목련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도 신나는 독서생활 하세요^^

scott 2023-01-02 11: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의 2022년은 최고의 해
2023년 토지 완독
열렬하게 응원합니다

행복 가득 계묘년 ^^

독서괭 2023-01-03 13:01   좋아요 2 | URL
스콧님 응원 감사합니다!
토끼해에 토지 완독! 해내고 말 거예요!
계묘년 건강과 행복 기원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마리루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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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친구가 읽는 책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2-12-26 17:10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마리 루티의 <가치 있는 삶>을 읽고 있는데 너무나 좋다는 거다. 그러면서 왜 좋단 이야기를 안 했느냐 했다. 말인즉슨 왜 별점만 주고 리뷰를 안 썼는가 하는 물음이다. 그러게. 그 책 참 좋았는데… 페이퍼를 못 쓴 첫 번째 이유는 그 책이 너무 ‘좋아서’였다. 밑줄 그은 두서너 문장을 가지고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말로 많았다. 차마, 다 쓸 수 없었다. 두 번째 이유는, 그 책을 읽을 즈음에 시어머니가 큰 수술을
 
 
거리의화가 2022-12-26 1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밑줄긋기 제 마음입니다^^

공쟝쟝 2022-12-26 13: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앙대 ㅋㅋㅋㅋ 마리루티 아껴놨능데 ㅋㅋㅋㅋㅋ 다들 왜 읽는 건가!!!!!!!

scott 2022-12-26 13: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렇습니다😄

그레이스 2022-12-26 13: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
유구무언입니다

새파랑 2022-12-26 16: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23년에는 구매한계를 20권으로 늘리셔야 합니다~!!

건수하 2022-12-26 18: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적립금이 절 유혹하고 있는데 다들 좋다 하시니 이 책을 사봐야겠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2-12-26 2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보라의 사랑이라고...누가 그러시더니!!

수이 2022-12-29 0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 읽고 리뷰 써주세요!!!!! 독서괭님!!!!

유부만두 2022-12-29 1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감 수백만!!!

레삭매냐 2022-12-29 11: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상황이 그러함에도
오늘 또 책 사러 갈거랍니다.

사서 읽지 못하고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또 사들이는
무한반복의...

mini74 2022-12-30 19: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그렇습니다 괭님 ㅠㅠ 내년엔 좀 덜 그런 저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ㅎㅎ 이거 고해성사죠?! ㅋㅋ 독서괭님 연말 즐겁게 보내세요 올 한해 감사했습니다 *^^*

독서괭 2022-12-30 2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통했군요 여러분~ 우리의 욕망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더 많이 살 수 있는 날을 위해 더 많이 읽는 새해를 보내자구요! 감사합니다!^^
 

나는 지나간 옛사랑, 아련한 그리움, 때로 떠올라 목메이게 하는 상처를 그린 소설을 좋아한다.

특히 시간이 흐른 후 옛사랑을 떠올리며 과거 시점으로 돌아가는 방식의 도입부를 몸서리치게 좋아한다.

-는 걸 깨달았다.

<우아한 연인>의 도입부가 그랬다.


 이 책을 읽고 쓴 리뷰에도 이렇게 적었다.


 도입부의 분위기가 그야말로 내 취향이다.

 1966년, "맨해튼에 사는 부유한 중년"인 '나', 케이티(캐서린) 콘텐트는 남편과 함께 사진전에 참석한다. 그 사진들은 1930년대 말 뉴욕 지하철에서 찍은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이다. 케이티는 그 안에서 아는 얼굴을 발견한다. 팅커 그레이. 그 얼굴로 인해 그녀는 193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재독에 들어간 <폭풍의 언덕> 또한 그렇다.



 <폭풍의 언덕>은 히스클리프가 이미 중년이 된 후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히스클리프가 세를 내놓은 저택의 세입자로 들어오게 된 남자가 워더링 하이츠를 방문하고, 우연히 캐서린의 유령과 그녀를 찾는 히스클리프의 절규를 목격한 후, 그집의 역사를 아는 하녀 딘 부인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른바 액자식 구성이다. 

 옛날에 두번 정도 읽었던 것 같은 <폭풍의 언덕>은 여전히 도입부터 확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거칠고 퉁명스럽고 신사답지 않지만 저택의 주인인 히스클리프, 대체 무슨 관계여서 같이 사는지 잘 모르겠지만 비슷하게 퉁명스러운 젊은 여성과 남성, 거만하고 성질 나쁜 하인 조셉 등 이 저택을 둘러싼 요소들은 음울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폭풍이 두려우면서도 그 광포함에 경외심과 함께 모종의 끌림을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그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혹은 그 사랑은 떠나갔다는 것을 이미 알면서도 재미있는 이유. 어쩌면 그것은 <안나 카레니나>의 유명한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는 것과 같은 이유로, 완성된 사랑의 모습은 모두 비슷비슷하지만 사랑을 잃어가는 모습은 다양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로맨스소설을 읽을 때는 새드 엔딩을 고르지 않는데, 로맨스소설이 그리는 새드 엔딩은 고만고만하(다고 알고 있)기 떄문이다. 왜냐, 로맨스소설은 새드라도 어디까지나 로맨틱해야 하기 때문에 여주와 남주 사이의 사랑이 변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들의 사랑은 영원불변한데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끝내 결별해야만 하는 것. 하지만 어디 현실의 사랑이 그런가. 로맨스소설의 이루어진 사랑도 고만고만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두 사람의 만남과 감정이 피어나는 데까지의 설정이 재미있어서 읽었다. 현대로맨스는 그 설정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로판을 즐겼던 것. 그러나 대체로 중반 이후부터는 흥미가 떨어졌다. 해피엔딩으로 달려가는 길은 대개 고만고만하므로. 



내가 좋아하는 정서는 이런 것이다.

이별을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고, 나는 내 생활을 하며 기억은 희미해져 간다. 하지만 때로 가슴을 저미는 그리움이 찾아오는 순간들. 그 마음을 부정하지 않고 담담히 들여다보는 시간. 



크... 이문세님의 담백한 목소리와 아름다운 가사. 


 누가 물어도 아플것 같지 않던

 지나온 내 모습 모두 거짓인가

 이젠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내맘에 둘거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난대로 내버려두듯이 ♬


너무 좋지 않습니까.. ㅠㅠ 

이보다 조금 더 현재진행형의 이별노래지만 담담하고 쓸쓸한 느낌이 너무 좋은 

10cm의 '그대와 나' 또한 최애곡 중 하나다. 





익숙한 자리에 익숙한 음료는 

다 그대로지만 사실은 우리 헤어지던 날♬

왜 그리 차가워 나는 좀 놀랬어.. ♬


이거야말로 사랑의 쓸쓸함의 본질이 아닐까. 유지태는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외쳤지만, 모든 게 변하는 마당에 사랑이라고 어떻게 안 변할까.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과 주변의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는데. '그대와 나' 노래의 쓸쓸함은 그 변화를 화자 한사람만 눈치채지 못한다는 점에서 극대화된다. 그의 입장에서는 모든 게 다 그대로인데 그대만 차가워졌다. 헤어짐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이별통보를 받은 화자. 손을 내젓다가 커피를 쏟고, '늘 같은 실수'라고 하는 그의 얼띤 모습을 보면 알만하다. 


사랑은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다. 아이에 대한 사랑조차도 그렇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 내가 변하는 이상 사랑 또한 변할 수밖에 없다. 어떤 식의 변화이든 간에. 고정되고 불멸하는 사랑은 없다. 

다만 화르륵 피어올랐다가 순식간에 꺼지기도 하고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 것은 낭만적 사랑의 정열일 뿐, 그 외의 사랑은 공을 들여 얻을 수도 있고 소중히 키워나갈 수 있다. 부부가 낭만적 사랑의 정열을 수십 년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연인일 때 가졌던 꽃다발 같은 사랑을 긴 세월을 위한 화단에 옮겨심어, 잘 가꾸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낭만적 사랑의 정열 외에도 중요한 가치는 많으니까. 지나간 사랑의 기억들은 그 화단에 뿌려진 양분이다. 나는 다시 돌아간다면 연애 대신 책을 읽겠다고 생각하곤 하지만, 어쨌든 지금의 나를 형성한 지층에는 그 사랑의 퇴적물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함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생각이 나면 생각난대로.. 

그렇게, 2022년 내 삶의 한페이지가 또 넘어간다.  (아직 안 넘어갔어...)





언젠가 너를 사랑한 적이 있다


남진우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어느날

낡은 수첩 한구석에서 나는 이런 구절을 읽게 되리라

언젠가 너를 사랑한 적이 있다


그랬던가

너를 사랑해서

너를 그토록 사랑해서

너 없이 살아갈 세상을 상상할 수조차 없어서

너를 사랑한 것을 기필코 먼 옛날의 일로 보내버려야만 했던 그날이

나에게 있었던가

언젠가 너를 사랑한 적이 없다고 한사코 생각하는 내가

이토록 낯설게 마주한 너를 

나는 다만 떠올릴 수 없어서

낡은 수첩 한구석에 밀어넣은 그 말을 물끄러미 들여다 본다

언젠가 너를 사랑한 적이 있다

그 말에 줄을 긋고 이렇게 새로 적어넣는다


언젠가 너를 잊은 적이 있다

그런 나를 한번도 사랑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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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2-22 14: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오... 점심 먹고 들어와 커피 한 잔 하다가 제 가슴 촉촉해지고 돌아갑니다.. 어쩐지 저기 먼 산을 보게 되는 그런 글이네요, 독서괭 님. 오늘 저녁은 치킨이나 시켜 먹어야겠어요...

잠자냥 2022-12-22 14:28   좋아요 7 | URL
아니 굳이 치킨 먹고 싶은 핑계를 괭님 글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2-22 14:29   좋아요 6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잠자냥 님은 정말이지 눈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2 14:46   좋아요 3 | URL
제 글이 다락방님의 식탐 유지에 보탬이 된다면 기꺼이...!!!

mini74 2022-12-22 14: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퇴적물들 ㅠㅠ 아련하네요 진짜. 그리운 것들을 한 반 떠올려봅니다 ㅎㅎ

독서괭 2022-12-22 14:47   좋아요 3 | URL
이문세 님 목소리는 들을 때마다 가슴 먹먹 ㅠㅠ

단발머리 2022-12-22 14: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의 사랑론이 저랑 엄청 비슷해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이문세씨를 좋아하는 지점도 통하고요 ㅎㅎㅎ
언제든 어디선든, 저의 슬픔은 ‘생각나는 사랑이 없다‘는데 있습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야 생각난대로 그냥 둘 것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3 10:18   좋아요 2 | URL
통했나요 단발님!! 반갑습니다 ㅎㅎ
그런데, 생각나는 사랑이 없다니요? 설마 첫사랑이랑 결혼하신 건가요?? >ㅂ<

건수하 2022-12-22 15: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 마음을 부정하지 않고 담담히 들여다보다보면…. 이불킥을 하게 되어서 슬픕니다
;ㅁ;

왜 어릴 때 했던 언행들은 다 부끄럽죠..

독서괭 2022-12-23 10:18   좋아요 2 | URL
이불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런 기억은 잊자구요... 저도.. 이불킥.. 많이 합니다만.
어릴 때 썼던 글도 넘 부끄러워서 증거를 인멸했습니다;;

새파랑 2022-12-22 15: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에게 이런 감성이 있으셨군요. 저도 이런 감성을 주는 책을 좋아합니다 ^^

눈오는 날이랑 딱 어울리는 노래와 시네요~!!

독서괭 2022-12-23 10:20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댓글 볼 때마다 저의 이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ㅋㅋㅋ
제가 새우깡 찾는 S지만 이런 감성이 있긴 합니다. 아무래도 저는 N이었다가 30대 이후, 특히 애 낳고 S로 변한 것 같기도?
새파랑님은 매운맛과 슴슴한 맛 다 좋아하시는 전방위 독서인이신 것 같아요^^

거리의화가 2022-12-22 15: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옛사랑, 그리움의 정서...를 좋아하시는군요^^
현재의 나를 돌아보면 이런 저런 연애와 사랑의 결과물들이 쌓여 내가 되었겠다 생각이 들죠.

저는 극적인 결론의 장면을 보여주고 과거부터 시작하는 전개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결론이 왜 이럴까 궁금해 하면서 궁금함이 해결되는 걸 즐기는 듯 합니다ㅎㅎㅎ

이문세는 옆지기가 무척 좋아해요*^^*

독서괭 2022-12-23 10:22   좋아요 2 | URL
극적인 결론을 보여주고 과거부터 시작하는 전개!! 맞아요 저도 그걸 참 좋아합니다! 회상으로 돌아가는 거요. 저는 멀리서 바라보는 듯한 약간의 거리감? 같은 느낌, 후회가 섞인 알싸한.. 그런 게 좋은 것 같아요. <나는 고백한다>도 그렇고, <빌레뜨>도 그러네요.
화가님 옆지기님이 이문세 좋아하시는군요 ㅎㅎ 옛날에 <광화문연가>라는 뮤지컬 봤는데 참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공쟝쟝 2022-12-22 16: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 산 노인처럼 왜 그래요 …. 괭님…. 지금의 사랑을 옛사랑으로 만들지마…. 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3 10:23   좋아요 2 | URL
아니야 쟝쟝님, 그거 아니야.. 지금 사랑은 화단에 잘 옮겨 심어 키우고 있다니깐요? 옛사랑은 진짜 옛..사랑이쥬 다 끝난 얘기.. ㅋㅋ

공쟝쟝 2022-12-23 12:07   좋아요 1 | URL
화단에 있는 거 다시 파와ㅋㅋㅋ 수십년 은 조금 후에 ㅋㅋㅋㅋㅋㅋㅋ 아직 힙년 안되었는 데 ㅋㅋㅋ 조금만 정열을 더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3 12:20   좋아요 0 | URL
‘힙년‘은 뭔가요 쟝쟝님? ㅋㅋㅋㅋㅋㅋㅋ
아니야 애 낳고 살면 그거 안 돼요 불가능.. 육아에 아예 손 떼고 사는 거 아니면 불가능 ㅠ

공쟝쟝 2022-12-23 13:20   좋아요 1 | URL
십년…. 앍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불가능…… 입니까?….. 진정 판타지입니까…?

독서괭 2022-12-23 16:14   좋아요 2 | URL
판타지가 아님을 입증하겠다고 뛰어드시면 말리겠고요 ㅋㅋ
그 열정 아니어도 중요한 가치가 많다니깐요..? (왠지 변명한다..)

공쟝쟝 2022-12-23 16:4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통계에 따르면 지금이 여성에겐 활발한 나이라고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3 17:38   좋아요 1 | URL
그거 40대 아니예요? 나 아직 40대 아니라규! 40대 되면 다시 타오를까요? ㅋㅋㅋㅋ

공쟝쟝 2022-12-23 17:39   좋아요 1 | URL
30대 중후반입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3 18:00   좋아요 2 | URL
안돼.. 그럼 난 지금이 피크예요? -ㅁ-;;

공쟝쟝 2022-12-23 18:41   좋아요 1 | URL
😅 또 하루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프레이야 2022-12-22 18: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늘 옛사랑이네요 괭님
연말이 다가오는데 이리 갬성 꽉찬 페이퍼로 울리시다뇨;;)

독서괭 2022-12-23 10:25   좋아요 1 | URL
옛사랑은 늘 아련한 법인 듯 합니다. 괜히 미화하지 않으려고 조심^^
프레이야님, 눈이 많이 와서 갬성이 살아난 것 같아요 ㅋㅋ 즐거운 연말입니다^^

scott 2022-12-24 1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문세옹이 부르는 옛사랑이
아닌 귀요미들과 함께
메리 해피 크리스마스!
༶・・ᗰદ૨૨ʏ ᘓમ૨ıડτന੨ડ・・༶🎄 ℳ𝒶𝓇𝓇𝓎 𝒞𝓇𝒾𝓈𝓉𝓂𝒶𝓈 🎅🏻
괭님 가족과 행복한 연휴 보네세요 ^^

독서괭 2022-12-25 00:5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스콧님! 내일 아침 귀요미들 선물받고 기뻐할 모습이 예상되네요 ㅎㅎ
스콧님도 해피메리크리스마스 보내세요~^^
 

 한창 귀여우신 방년 4세(아니, 만 나이로 하면 3세) 둘째는 요즘 걱정이 많다. 

 집에 괴물, 마녀, 악당 등등이 올까봐 걱정이고, 꿈에 나올까봐도 걱정인데,

 엊그제는 "나 안 클 거야, 절대 안 클 거야, 계속 네살 아기로 살거야아아아"

 하며 울어제끼는 거였다. 세살 때는 자기 아기 아니라고 빡빡 우기더니, 

 네살에는 항상 자기 아기라며, 아기 동물 흉내를 내는데.. 

 이게 언제까지 가랴 싶었는데 지금 피크를 찍는 것 같다 ㅋㅋ 

 왠지 자라면 누나처럼 스스로 해야하는 일이 많아지고, 어리광을 부리지 못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건지. 

 유치원 다닐 생각에 두려움이 있는 건지, 이 녀석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아무리 커도 엄마아빠한테는 귀여운 아기다"라는 말로 달래주었다. 


그래, 생각해보면 어른이 된다는 건 많은 무게를 떠안는 일이다. 

내 밥벌이를 해야할 뿐 아니라, 생활을 위해 필요한 온갖 잡일을 해야 하고, 공과금 납부라든가 하는 자질구레한 일들을 잊지 않고 처리해내야 한다. 그런 책임에 지나치게 힘들어하지 않고, 인생의 방향을 잡고 잘 헤쳐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양육자의 임무가 아닐까.

어른들이 다 해주던 세수, 양치, 밥 먹기, 옷 입기를 어느 순간부터 하나씩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가르치듯이, 세상을 살아가며 필요한 능력과 마음가짐(모아서 '돌봄능력'이라고 해볼까)을 나이와 특성에 맞게 발전시켜 주기.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일을 스스로 해보는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고, 너무 과한 부담이 한꺼번에 오지 않도록 적절히 조정해가며 좌절을 견디는 힘도 키워주기. 

그러나 인생이 던져주는 갑작스런 시련 앞에서, 개인의 돌봄능력만으로는 힘에 부치는 때가 있기 마련이다. 반드시 사회가 지지해줘야 한다. 사회가 내가 무너지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어야, 어두운 시기를 버텨낼 수 있지 않을까. 


이태원 참사 생존자인 고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를 접하고,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 같이 있던 친구 2명이 사망한 참극. 그 기억만으로 힘들 터인데, 죽은 친구들에게 "연예인 보러 갔다가 죽은 거 아니냐"고 던지는 댓글들에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어느 시의원이라는 사람은 "나라 구하다 죽었냐"며 막말을 쏟아냈다는 기사도 보았다. 연예인을 보러 갔든, 춤을 추러 갔든 술을 마시러 갔든 그게 뭐가 어떻다는 것인가. 그러면 사고를 당해도 마땅하다는 것인가? '무구한 피해자'라는, 성범죄에서 적용되던 기준이 이런 사고에까지 확장되는 것인가? 3년 가까운 팬데믹을 지나는 동안 이 청춘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오랜만에 하는 축제에 얼마나 들떴을지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픈데. 그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인가. 시의적절한 안전조치만 취해졌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를 당했을 뿐이다. 

생존자 고등학생에게 사회가 한 마음으로(물론 한 마음같은 건 안 될 테고 와중에도 악플러는 반드시 있겠지만) 함께 애도하고 회복을 응원해주었다면, 그가 이런 선택을 했을까. 참담하기 그지없다. 




<토지> 11권에서도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다. 복동네가 양잿물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복동네, 그녀는 누구인가. 그네의 생은 참 기구하다. 아이 없이 남편이 사망하여 과부가 되었고, 남편도 아이도 없는데 시부모를 부양하며 함께 살며 효부 소리를 들었다. 어느 해 지독한 흉년이 들어, 복동네는 다만 보리 한말이라도 얻기 위해 친정에 간다. 그러나 도착하자마자 앓아눕는 바람에 며칠이 지나 돌아와 보니, 시어머니는 굶어 죽었고 시아버지(서서방)도 정신이 혼미한 상태. 겨우 시아버지를 살려냈으나, 정신이 나가버린 이 자는 "시어미를 굶겨 죽인 며느리가 해주는 밥은 먹기 싫다"며 동네방네 구걸을 다닌다. 

복동네는 아이를 입양하며 애지중지 키워 장가까지 보내는데(그 사이 언젠가 시아버지는 사망), 친어미가 아니라고 그러는지 아들도 며느리도 그녀를 괄시한다. 그런 사실이 동네에 소문날 정도. 그렇게 속상하게 살고 있는 복동네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겼으니, 바로 "삼수놈(조준구에게 붙었다가 배신하려 했다가 다시 붙어 한몫 잡아보려다 조준구에게 팽 당해 죽은 그 삼수!)과 복동네가 붙어먹었다"는 소문이 동네에 퍼진 것이었다. 뒤늦게 소문을 알게 된 복동네가 출처를 따져보니 심술쟁이 봉기가 범인. 봉기에게 가 따졌으나 소용 없고, 아들 며느리조차 의심하는 상황에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그만 목숨을 끊은 것이다. 

그럼 봉기는 대체 왜 그랬는가? 오래 전, 봉기의 딸 두리는 삼수놈에게 강간을 당한 바 있다. 봉기 내외는 딸 신세를 망치지 않기 위해 쉬쉬 하며 숨기고 두리를 시집보냈다. 그런데 "삼수놈이 수수밭으로 두리를 끌고 가 욕보였다"는 말을 누군가 했고, 그게 봉기의 귀에 들어간 것이다. 말은 복동네 며느리에게서 나왔는데, 봉기가 찾아가 어디서 들었냐 닦달을 하자 자기 시어머니 복동네에게 뒤집어 씌우고 말았다. 이에 봉기는 자기 딸 두리가 당한 일을 덮기 위해, 복동네에게 "니가 쌀 몇말 얻자고 삼수놈이랑 붙어먹어 놓고 내 딸에게 뒤집어 씌우느냐"고 지랄을 한 것이었다. 


이 사연을 복동네로부터 들어 알고 있던 마당쇠댁네가 복동네의 죽음 후 야무네에게 이 말을 전하고, 분개한 아낙들은 도와줄 사람들을 찾아간다. 결국 해결사를 자처한 석이(조준구 때문에 죽은 한조의 아들로, 물지게꾼을 하며 어렵게 살다가 이상현 등의 도움으로 공부하여 선생이 되었다)가 봉기에게 찾아가, 딸의 일이 알려지길 원치 않으면 복동네의 출상날에 마을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지어낸 내용대로 자복하라고 협박한다. 울며 겨자먹기로 봉기는 그 말에 따르는데, 본성이 어디가는지, 마무리에 결국 "말 몇마디에 죽는 사람이 어디 있나? 너희들은 꾸며낸 말 한 적이 없단 말이냐?"며 펄펄 뛰고, 이에 성난 사람들이 그에게 돌팔매질을 한다. 박경리 선생님의 예리한 통찰에 의하면, 복동네의 소문이 돌 적에 뒤에서 입방아를 찧으며 동조했던 사람일수록 더 화를 내며 돌을 던졌다는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석이는 씁쓸해하며, 개미가 무너진 굴에서 알부터 찾아 옮기는 것처럼, 제자식 지키려는 봉기를 마냥 미워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이 사태의 핵심은 결국, '강간 피해자가 되려 피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전전긍긍해야 했던', '강간당한 사실이 알려지면 신세 망치는 꼴이 되었던' 그 시대 부당한 인식에 있다. 그에 더하여, 과부인 복동네의 죽음에 슬퍼하며 같은 과부로서의 처지를 울며 하소연하는 마당쇠댁네의 말이 뼈아프다.  



임자가 있었다면 갬히 누가 그런 말을 했겄소.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위해서 그리 애발스럽게 살라고 나부대었는고. 참말이지 남의 일 같지 않소. 혼자 사는 것도 뼈가 저리게 설운데, 이놈의 세상, 머릿기름 한번 바를라 캐도 남의 눈치보고, 옷 한번 갈아입을라 캐도 남의 눈치 보고, 아무렇게나 하고 다니면 또, ..아휴.. 남정네를 보면 마주칠까 길을 돌아가고, 이것저것 귀찮아서 남을 피하고 살면 신들맀다 카고, 말도 많고.. 아이고.. 과부 팔자.. 죽일놈 살릴놈 해도 가장같은 그늘이 또 어디 있겄소.

(...) 우짜다가 이웃이라꼬 안쓰러워 하믄 남의 남정네기 때문에 고마우면서도 모른척 하고, 마구잡이로 나오면은 임자 없는 탓이려니,, 안 그렇습니까 야무어매? 

(...) 여자끼리는 어떻고요. 같은 여자믄서, 아이고.. 제 임자 누가 뺏아갈까 봐서 손이야 발이야 빌어도 어림없는 것을 두고 그럴 때는 이 오장이 틀어져서 속앓이를 한다카이.. 덮어놓고 헐뜯고 몹쓸년을 만들어놔야 맴이 놓이는가. 누가 어쨌기에, 가만히 있는 사람을.. 아이고.. . 

- <토지> 11권(3부) 14장 자살 중(오디오북 발췌)


결혼하지 않은 여성과 함께 결혼했어도 남편을 잃은 과부에 대한 모난 시선과 차별 대우, 툭하면 쉽게 헐뜯기 만만한 대상으로 삼는 것은 가부장제의 당연한 전략이다. 그래야 마당쇠댁네의 말처럼, "죽일놈 살릴놈 해도 가장같은 그늘이 또 어디 있겠냐"며 가장을 떠받들며 살지 않겠는가. 또 시집을 못 갈까봐 강간당해도 제대로 항의조차 못하지 않겠는가. 

 남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만만한 과부의 스캔들이라니 떠들기 좋았겠다. 그러다 복동네가 자살하니 양심의 가책을 한번에 평소에도 미운 짓 골라하던 봉기에게 쏟아내니, 씁쓸하기 그지없다. 복동네가 어디 마음이 "굳건하지" 못하여 자살에 이르렀을까? 한많고 서러운 과부생활에, 시아버지의 패악을 건디며, 입양한 아들을 키워 내며, 아들과 며느리의 괄시도 견뎌내던 사람이 거짓소문에 무너진 것은, 그녀를 지탱해주던 기반 자체가 와르르 무너졌기 때문이다. 정절을 지키며 살아온 인생에 대한 모욕도 모욕이려니와, 그 인생을 아무도 인정하고 지지해주지 않는다는 절망, 그것이 결정적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더 굳건했으면" 이라는 국무총리의 발언은 개인의 주체성과 책임을 강조하는 '근대적 주체' 개념을 떠오르게 한다. 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회에서, 모든 걸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발상은 쉽고 편하다.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에 이른 여러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 아무리 악플러들이 달려들어 한 사람을 물어뜯어도 개인이 스스로를 믿고 마음을 단단히 먹으면 된다고, 그러니 그 개인이 무너진다 한들 정부와 사회에는 책임이 없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조직이, 제도가, 정책이, 사회 운동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 스스로를 부정하는 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남은 생존자들이 '굳건해 질 수 있도록' 이제는 비방의 말과 댓글을 삼가고 조용한 응원과 지지를 보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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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2-16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태원 생존자의 비극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얼마나 버티기 힘겨웠을까, 정치인들은 그들을 끌어안기는커녕 돌이나 던져대는걸 보고 있노라니 끔찍하기 이를데가 없습니다. 하긴 비단 정치인뿐 아니라 삐딱한 마음으로 짖는 인간들이 있는 걸 보면 이 사회가 그만큼 삭막해져있는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낮에 산책을 하면서 토지 8권을 들었는데 너무 슬펐네요ㅜㅜ 방년 4세의 아이의 마음이 저는 왜 이리 이해가 될까요. 최소한의 보호막이 존재하는 사회가 되어야할텐데 말이죠.

독서괭 2022-12-16 13:51   좋아요 1 | URL
이태원참사 때 인터뷰하면서도 국무총리가 웃으며 농담을 던졌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대체 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며 사는건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이 사회가 삭막해져있다는, 그런 생각 많이 들지요. 하지만 인터넷 악플러들은 소수이고 눈에 띄기 때문에 많아 보일 뿐이라고 믿고 있(싶)습니다..
토지 8권이 무슨 내용이지 하고 제 리뷰를 찾아보니, 월선이..! 그 부분인가요? 아님 서희가 떠나는 부분? 저도 8권이 제일 슬펐습니다.
방년 4세 아이 마음 저도 이해가 되더라구요. 자라고 싶지 않은 마음. 안전한 집, 부모의 보호막 아래 있고 싶은 마음이요..

거리의화가 2022-12-16 13:55   좋아요 1 | URL
월선이요ㅠㅠ 하... 그나마 가장 따뜻한 사람이었고 늘 퍼주는 사람이였기에. 날은 추운데 듣고 있으려니 눈물 콧물나서 혼났어요ㅋㅋㅋ

독서괭 2022-12-16 14:06   좋아요 1 | URL
저도 월선이.. 눈물 줄줄줄 ㅠㅠㅠ

잠자냥 2022-12-16 1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쿠야, 우리 둘째는 귀여움이 쑥쑥 자라는군요! ㅎ 아이쿠 귀여워라........ >_<
그나저나 둘째의 귀여움으로 시작해서 참 마음 무겁게 끝나는 글입니다...ㅠㅠ
복동네 인생은 정말 기구하기, 아니 참혹하기 짝이 없네요....
소설 속의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참 남에게 돌팔매질 하는 데 대단한 소질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덕수 그자를 비롯해 이번 정부는 죄다 어디서 그런 역대급 소시오패스들만 자리에 앉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소시오패스들이 요즘 한국 사회에 참 많은 것 같아요. 죄다 자기 이념에 맞는 가짜 뉴스 유튜브만 보고 독서라곤 안 하니까 타인의 아픔에 공감이라곤 1도 못하는 것이겠지요. 에휴........

독서괭 2022-12-16 13:54   좋아요 1 | URL
귀여움이 쑥쑥 자라는 둘째 ㅋㅋ 항상 자신의 귀여움을 강조합니다. ㅋㅋ
복동네 인생 정말 한숨 나오죠? 그때까지 버틴 것도 대단한데, 아휴.. 봉기놈한테 너무 화나고, 그보다 삼수놈 진짜 이미 죽었지만 다시 죽이고 싶고 그랬습니다 ㅠㅠ 하지만 소수의 악당보다 다수의 군중심리가 더 무서운 것 같아요.
책은 의외로 많이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책 읽는다고 다 훌륭해지는 건 아니라는.. 애서가로서 좀 슬픈 일입니다만. 어째 그렇게 공감능력이 없는지 신기할 지경입니다.

다락방 2022-12-16 1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혼불>에도 강간당했지만 말도 못하는 여성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그것이 알려질까봐 고민하는 피해자의 가족들이 나오고요. 강간을 당한게 마치 죄인것처럼 여겨지고 손가락질 받았던 시기가 있었죠. 사실 지금도 얼마나 달라졌을까 싶지만..

너무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독서괭 님. 범죄와 피해를 대하는 시선과 태도가 달라져야 함이 마땅하지만, 그러지 않는 쪽이 자신들의 힘을 휘두르기 좋기 때문에 굳이 바꾸려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시선과 태도가 달라진다는 건 좀 더 평등한 사회가 되는 길일테고 평등한 사회가 된다는 건 기득권의 힘을 잃는다는 걸 뜻하니까요. 장관씩이나 되는 자리에 앉혀놓아도 ‘네가 강했으면 됐잖아~‘ 라는 말을 한다는게, 그 말을 입밖으로 낸다는 게 정말 경악할만한 일이죠. 저는 요즘 진짜 다 때려죽이고 싶어요. 하하.

어린 아이가 자라는데에도 돌봄이 필요하지만 한 사람이 늙어가는 길에도 돌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요즘 아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일이 언젠가 내 것이 될거라 생각하면, 그러니까 제가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해질 거라고 생각하면 저는 요즘 아주 무서워요. 무섭고 약해집니다. 혼자 온전하게 굳건히 서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잘 해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까지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자신할 수가 없어요. 두려운 마음과 불안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런 마음을 앞으로 평생 가져야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도우면서 사는게 답이겠지요.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서는 우리가 서로 도와야하는 거겠지요. 멀게 느껴지네요 ㅠㅠ

독서괭 2022-12-16 14:06   좋아요 0 | URL
<혼불>도 읽으면 엄청 화날 것 같아요. 아휴. 그 시절 여성 이야기가 다 그렇지만요. 강간 가해자인 삼수놈이 오히려 큰소리 떵떵 칠 땐 정말.. 크아악
평등한 사회가 된다는 건 기득권의 힘을 잃는다는 걸 뜻한다, 는 말씀이 맞는 것 같네요. 흠. 저는 정말 이해가 안 되는게, 설령 그런 생각을 속으로 품더라도 겉으로 말하면 안 된다는 걸 이자들은 모르나..? 이자들을 지지하는 세력은 이런 말하면 더 좋아하나? 전략인가? 그게 아니면, 진짜 모르는 거..? 아 정말 모르겠다.. 혼란스럽습니다.
‘한 사람이 늙어가는 길에 돌봄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시니 갑자기 얼마전에 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영화가 생각나네요. 거의 마지막에 할머니가 된 아내와 아기가 된 벤자민이 손잡고 산책하다가 멈춰서서 뽀뽀하는 장면 넘 뭉클했는데. 저는 그 영화가 돌봄에 대한 이야기로 보이더라구요.
서로 돕고, 연대하며.. 무너져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도록 받쳐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락방님 감사해요^^

잠자냥 2022-12-16 14:12   좋아요 0 | URL
최근에 버지니아 울프와 그의 어머니 줄리아 스티븐의 에세이를 합본한 <아픈 것에 관하여 병실 노트>라는 책이 출간되었는데, 다부장님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아픈 사람과 간병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하네요..

다락방 2022-12-16 15:22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 자나깨다 다락방 생각......

(도망친다 =3=3=3=3=3)

잠자냥 2022-12-16 15:34   좋아요 0 | URL
요즘 힘드시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2-16 16:47   좋아요 0 | URL
따뜻한 포옹이 필요합니다.. (그렁그렁)

독서괭 2022-12-16 16:50   좋아요 1 | URL
왜 여기서 사랑을 확인하고 계신 거예요 두분? ㅋㅋㅋㅋ 이리오세욧 와락😘

단발머리 2022-12-21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경리 선생님의 예리한 통찰에 의하면, 복동네의 소문이 돌 적에 뒤에서 입방아를 찧으며 동조했던 사람일수록 더 화를 내며 돌을 던졌다는 것이다.

이 문장이 너무 슬프네요. 복동네의 삶도 너무 기구하구요. 전, 전통적 혹은 농촌 활동 기반의 사회에서는 이런 게 어쩔 수 없는 일인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땅이 여기 있고 밭이 여기 있는데 어디로 가겠어요. 훌쩍 떠나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수 있는 가능성이 아예 막혀 있기에, 만나는 사람들이 제한되어 있기에 이런 일이 있지 않나 싶어요. 도시 생활의 갑갑함 한켠의 이 밀집사회의 답답함을.... 아,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죽어도 사과를 하지 않는 정치인이 있기에 막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이가 전장연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서 전장연으로 협박 욕설 전화가 그렇게 많이 왔다고요. 우리는 대체, 어떤 사람들을 우리의 지도자로 뽑은 걸까요. 슬프네요, 진심.....

단발머리 2022-12-21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0. 29 참사에 대한 무거움, 부담감, 글로 쓰고 싶지만 꺼려지는 마음과 미안함... 그런 복잡한 마음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있을 거라고 전 생각해요. 며칠 전에 ‘생존자이며 유족, 목격자‘인 분의 글을 읽는데, 화가 나면서 슬픈 이 마음을.... 정말 어쩌지 못하겠더라구요.

독서괭님의 이 글이 너무 힘이 되고 위로가 되네요. 아무쪼록 진상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유가족들의 아픔이 치유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고마워요, 독서괭님!!

독서괭 2022-12-21 16:08   좋아요 1 | URL
단발님의 댓글이 묵직하고 따뜻하네요.
‘땅이 여기 있고 밭이 여기 있는데‘ - 그러게요. <토지>가 처음에는 농사꾼 위주로 진행이 되다가 이제 농사꾼 외에도 운전수, 간도나 러시아 등 넓은 땅을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는 사람, 떠돌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잡일꾼 등 여러 직종이 등장하다 보니, 농사꾼들의 답답한 심정 토로도 나오더라구요. 지금도 폐쇄된 곳에서 특히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요. 학교, 직장, 온라인도 일면은 그렇고요.
‘생존자이며 유족, 목격자‘라니 정말 상상하기도 힘듭니다 ㅠㅠ 글을 쓰는 것도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
단발님께 작은 힘과 위로가 되었다니 제가 더 위로받네요. 감사합니다~^^
 

며칠 전 꾼 꿈. 

한 커플이 있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붙은 남자는 떠나야했고, 여자는 같이 갈 수가 없었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 장녀인 여자는 일을 해야했고, 둘은 헤어지면서 엉엉 울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 장면을 보고 있다가 발길을 돌려 나는 횡단보도를 건넜다. 횡단보도 중간쯤 갔을 때, 뭔가 이상해서 옆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니 복면을 쓰고 있다. 한명이 내 목에 칼인지 총인지를 들이대고, 자폭테러를 하러 가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까지 다 죽이겠다고 협박하는데..

깼다. -_-;; 뭔 개꿈인가.

침대에 누운 채로 잠시 꿈을 복기하는데, 커플 등장 전에 꾸던 꿈은, 직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던 한 동료가 등장했고, 역시 뭔가 싫은 짓을 했다.. 

그러다 다시 잠들어서 또 꿈을 꿨는데, 그건 기억이 안 난다. 

그날 둘째를 등원시키면서 어젯밤에는 무슨 꿈을 꿨는지 물어보자, 기억이 안 난다면서 "왜 어떤 꿈은 기억이 나는데, 어떤 꿈은 기억이 안 날까?" 하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게, 왜 그럴까. 

그 둘째가 오늘 아침에는 깨자마자 나에게 달려오더니(6:10이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상어 조각상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한강으로 떨어졌는데 다행히 이불이었다고 한다..(???) 네 꿈도 만만찮구나.. 

첫째는 자신이 엘사가 되었고 책을 들고 가는데 안나가 쫓아와서 도망가다가, 안나가 안 보는 틈을 타 책을 비밀함에 숨긴 후 엄마와 함께 계단을 내려갔고, 지하에 도착하자마자 비밀함에 열었는데.. 그 순간! 잠에서 깨버렸다고 한다. 

애들은 다 꿈을 많이 꾸는건지 나를 닮아 꿈을 많이 꾸는건지 모르겠지만, 내꿈보다는 애들 꿈이 재미있군 ㅋ 

내꿈에서 제일 비현실적인 부분은 테러범이 길 한복판에서 버젓이 복면을 쓰고 서있었다는 것이고,

제일 현실적인 부분은 커플 중 여자 외모가 지극히 평범했다는 것이다..(남자 얼굴은 기억이 안 난다) 


 <빌레뜨> 1권 후반부를 달리고 있다. 평생을 관찰자 역할을 자처하고, 무대 위에는 오르려 하지 않으며 눈에 띄지 않는 고독을 자처해 온 여성, 루시 스노우는 얼떨결에 학교 무대에 주인공 중 한명으로 오르기도 하고, 평소 호감을 품고 있던 존과 우정을 나누게 되기도 한다. 그녀와 정반대되는 사람, 지네브라 팬쇼의 화려한 외양, 경박한 행동과 허영심을 보노라니,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계속 강조하는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양피지 같은 글쓰기'가 떠오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렇게 아름다운 외모를 내세워 구애하는 남성들을 가지고 놀듯 즐기는 여성은 앤 브론테의 <아그네스 그레이>에도 등장한다. 브론테 자매 근처에 모델이 될 만한 여성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아그네스 그레이>에서는 로잘리에게 넘어가지 않은 웨스턴이 아그네스와 맺어지는데, 과연 존도 그럴까? 그나저나, 사랑받고 싶고, 좀더 빛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자신은 아름답지 않고, 보잘것없는 사람이라 반복해 말하면서 뒤로 물러나는 루시 스노우가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당시에는 특별히 아름답거나 매력적이거나 지위나 돈이 있는 여성이 아니라면 "주제 파악"을 하듯 저렇게 처신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고, 지금도 여성에게 "주제 파악"이 강요된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다.


루시 스노우는 존으로부터 편지를 받게 되었을 때를 상상해보는데, 그녀 마음속 '이성'이라는 가혹한 "마녀"가 등장하여 글을 쓰지 말라고 위협한다.


"하지만", 내가 다시 끼어들었다. "육체적으로 보잘것 없고 말솜씨가 형편없는 사람이 떨리는 입술보다 더 나은 전달 수단인 글을 택하는 게 잘못이란 말이야?"

'이성'은 단지 이렇게만 대답했다. "그런 생각을 간직하는 게 위험하다고! 너의 글 어디엔가 그런 생각이 스며 발랄해지는 것도 위험해!"

"하지만 느끼면서도, 절대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고?"

"절대로!" '이성'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 359쪽 


<다락방의 미친 여자> 5장을 거의 끝내가고 있다. 5장은 특히 힘들었는데, 제인 오스틴 작품 중 <오만과 편견> 밖에 읽지 않은 자로서 따라가기가 힘들었기 때문 ㅠㅠ 오만과 편견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도 않는다.. 대표작 아니었음? 그마저도 읽은지 오래되어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말이다.. 훑어보니 <빌레뜨> 이야기는 12장에서 나온다. 빌레뜨 읽고 나면 그 부분은 그나마 읽기가 수월하겠..지? 


오늘밤에는 즐거운 꿈을 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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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1-29 16: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빌레뜨 후반부 루시 스노우의 편지는 내가 다 안타까웠어요. 이성으로 꾹꾹 누르는 모습!
꿈의 내용이 강해서였던 걸까요. 복면인 등장이라니! 저는 요새 꿈을 꾸는지도 모르겠어요. 전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거의 다 평범한 꿈들이라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 꿈을 안꿨다고 하기에는 수면의 질도 그닥인데 말이죠ㅎㅎㅎ

독서괭 2022-11-29 17:32   좋아요 2 | URL
끝까지 꾹꾹 누르는군요 ㅠㅠ 어휴..
저는 황당한 꿈 많이 꿉니다. 이게 실제 일어난 일인가 아닌가 긴가민가 할만큼 현실적이고 디테일한 꿈도 많이 꾸고요. 금방 기억이 휘발되어 그렇지 안 꾸는 날은 일년에 손에 꼽을 정도일 듯요.. 꿈에서 뛰고 그러면 괜히 더 피곤한 것 같기도 ㅋㅋ 꿈 안 꾼다고 수면의 질이 좋은 건 아닌가봐요! 그러고보니 <수면과 꿈의 과학>이었나? 그책 담아놨는데 못 읽었네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11-29 17:36   좋아요 2 | URL
앗! 편지는 1부 후반부라는 이야기였어요^^; 2부 재미납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듯^^ㅎㅎㅎ

독서괭 2022-11-29 17:38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2-11-29 16: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애기들 꿈 얘기, 넘 귀여워요~~
떨어지는 꿈은 키 크는 꿈이라고 어릴 때 어른들이 그러시더라고요.
서점에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 훑어봤는데 거기서 인용되는 책을 읽어야 좋을 것 같았어요 그런 면에서 엄두가 안나서 지금 읽고 있는 책들에 집중하자고 생각했어요.
독서괭님의 읽기를 응원합니다^^

독서괭 2022-11-29 17:33   좋아요 2 | URL
ㅎㅎ 우리 쪼그만 둘쨰 키 크려고 그런가 봅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 인용책 다 읽을 자신도 없고 안 읽어도 읽을 수 있겠지! 싶어 시작했는데요, 확실히 인용되는 책들 읽고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만, 전부 읽을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흠. 제인오스틴은 작품이 많은데 이것저것 섞어 얘기하니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항상 따뜻한 응원 감사합니다 페넬로페님^^

다락방 2022-11-29 16: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앗.. 그렇다면 저도 12장 읽기 전에 빌레뜨를 읽어두는게 좋겠네요. 사실 저는 관련 책들을 읽어두면 도움이 되겠지만 안읽어도 괜찮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인 오스틴 부분에서 읽은지 얼마 안되는 <설득>에 대한 언급이 나올 때 머릿속에 훨씬 더 잘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아, 읽어두는게 더 나았겠구나 싶었어요.
지금 밀턴 들어가야 하는데 밀턴 먼저 읽고 그 다음에 바로 빌레뜨 가야겠어요. 아 그런데 다른 책 읽고 싶다.. 흑흑 ㅠㅠ

독서괭 2022-11-29 17:35   좋아요 2 | URL
관련 책 안 읽어도 되긴 하지만 읽으면 훨 낫다.. 인 듯 합니다 ㅜㅜ 그런데 밀턴 실낙원 읽으시려고요? 진짜? ㅎㅎ 빌레뜨 읽고 싶어지실 듯요 ㅋ 아 그런데 다락방님은 다른 책도 많이 읽고 계시지 않나요 ㅎㅎ 저는 12월까지는 다락방/관련책에 올인해야 할 듯 합니다. 내년 1월엔 나를 위한 선물을...!!! 빠방~~

단발머리 2022-11-29 18:37   좋아요 3 | URL
밀턴을 계획한 다락방님! 훌륭하시며 대단하시되 그 마음 변치 마시고요ㅋㅋㅋㅋㅋㅋ 저는 세 쪽 읽다가 다운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11-29 18: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중간 정도까지 읽으면서 이미 읽었던 <프랑켄슈타인>이랑 <폭풍의 언덕> 다시 못 읽은게 안타깝더라구요. 빌레뜨 읽으려고 하는데 자꾸 미루고 있습니다. 좀 지루하다고 하신 거로 기억나는데 <아그네스 그레이> 궁금하네요. 아니에요, 그냥 <빌레뜨> 어서 읽을게요^^

독서괭 2022-11-30 13:17   좋아요 0 | URL
차라리 안 읽은 게 나은가, 읽었는데도 어라 이런 게 있었나 하는 것보담은.. 이라는 생각도 좀 듭니다^^;; <아그네스 그레이>는 지루한 정도는 아니고 슴슴합니다. <빌레뜨>를 읽으시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ㅎㅎ 빌레뜨도 지루하다고 하신 분 있었던 것 같은데..? 전 아직까지는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단발머리 2022-11-30 15:30   좋아요 1 | URL
여기서 이런 말씀 죄송하지만 ㅋㅋㅋㅋㅋ 저 빌레뜨 작년인가 재작년에 읽었더랍니다. 근데 주텍스트 <다락방의 미친 여자> 읽어보니 예전 기억으로는 안 될 거 같아 재독 시기를 보고 있죠. 책장에서 뽑아 놓았는데 아직 시작도 못 하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2-02 12:44   좋아요 0 | URL
으앗 이미 다 읽으신 분, 단발님..
저도 다락방 미친 여자 읽기 전에 읽었으면 그냥 넘겼을 부분도 유심히 보게 되더라구요. 타락한 이브 비유라든가?
처음 읽을 책도 한가득인데 재독은 정말 쉽지 않은 일 같아요.. 제인에어, 폭풍의언덕, 오만과편견 재독해야 하는데 이미 저의 마음은 새로 주문하려는 새책들에 가 있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11-29 19: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빌레뜨 1 권 앞부분 지루해서 지지부진 하다가 100 쪽 넘어가니까 이제 좀 속도가 붙었습니다. 이상하게 그 시기 여성 작가들의 소설은 100 쪽을 넘겨야만 흥미진진해 지더군요?? 원래 다른 소설도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왜 그럴까???? 혼자 고민을!!!ㅋㅋㅋ
괭님도 꿈 이야기 적으셨네요? 저도 제 꿈 이야기 적었어요ㅋㅋㅋ
근데 괭님 꿈은 좀 더 스펙타클 합니다.ㅋㅋㅋ
자폭테러???? 복면 쓴 사람들?
혹시 괭님 스트레스 받으시는 일 있으신가요??
왠지 느낌이 그렇게 느껴집니다.^^;;;
둘째는 여전히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꿈도 귀엽게 꾸는군요?ㅋㅋㅋ
둘째 떨어지는 꿈 꿨으니 키가 쑥쑥 크겠네요?^^
첫째는 엄마를 많이 좋아하는군요?^^
그것도 책 읽는 엄마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첫째는 꿈 이야기를 동화로 써도 재밌을 것 같아요. 이쁜 꿈 같아요.
이거 어쩌다 보니 꿈 해몽가??????ㅋㅋㅋ
사이비 해몽이어 신뢰성은 제롭니다^^

독서괭 2022-11-30 13:29   좋아요 1 | URL
ㅎㅎ 책나무님, 속도 내어 읽고 계시군요! 저는 오히려 앞쪽에 폴리나 이야기 나올 때 재밌었고, 중후반부에 살짝 지루했다가 다시 재밌어졌어요^^ 루스 스노우의 관찰자적인 태도가 재미있었는데 갈수록 좀 답답하더라고요. 지금은 안타깝습니다..ㅠ
지금 책나무님 꿈 이야기 읽고 왔어요 ㅋㅋ 제꿈이 더 드라마틱하지만 책나무님 꿈은 더 기분좋은 꿈이네요. 저도 이제 그런 꿈을! 오늘밤엔 책나무님과 눈사람라떼 꿈을!! ㅎㅎ
안 그대로 첫쨰가 꿈 얘기를 하면서 이거 동화로 써도 되겠지! 하길래 그래 어디에 써놓으면 좋겠다 했더니 정말 써놓았어요^^ 매일 저에게 사랑을 고백하던 첫째가 요즘은 안 하는데, 제 반응이 부족했나?? 싶어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ㅎㅎ
책나무님, 오늘도 재밌는 꿈 꾸세요^^

공쟝쟝 2022-11-29 2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안되겠다 빌레뜨 펴고 잠들겠어요!!!

독서괭 2022-11-30 13:29   좋아요 0 | URL
펴고 왜 잠들어요, 읽어야죠 ㅋㅋㅋㅋ

공쟝쟝 2022-11-30 13:34   좋아요 1 | URL
펴고 딥슬립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1-30 14:15   좋아요 1 | URL
침흘리지 말규ㅋㅋㅋㅋ

새파랑 2022-11-29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왠지 꿈도 독서괭님다운 꿈을 꾸시는거 같아요 ㅋ 책보다 더 재미있는 꿈 이야기~!!

독서괭 2022-11-30 13:30   좋아요 1 | URL
복면자폭테러범이 저답다고요..? ㅋㅋㅋ 막 도망가고, 숨고, 그런 꿈 많이 꿉니다..왜인가..

mini74 2022-11-29 22: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독서괭님과 아이들 꿈이 장르를 넘나드는군요 ㅎㅎ 즐거운 꿈 꾸세요 ~

독서괭 2022-11-30 13:30   좋아요 1 | URL
꿈이란 건 참 요상한 것 같습니다. 좀 잔잔하고 평화로운 꿈을 꾸고 싶은데^^;; 미니님 감사합니다~^^

미미 2022-11-30 1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괭님 꿈 이야기 흥미롭네요. 장르가 다른 두 개의 꿈! ㅎㅎ 저도 로멘틱에서
스릴러나 호러로 변할때가 간혹 있어요.

독서괭 2022-11-30 13:31   좋아요 2 | URL
미미님도 꿈 좀 꾸시는군요!! 로맨틱에 스릴러,호러, 액션, 모험,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