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11, 12권에 걸쳐 가장 마음 아팠던 것은 역시 봉순이의 말로다. 

오랜만에 등장한 주갑의 모습을 보며, 문득 주갑과 봉순이 몹시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은 명창의 자질을 타고났다. 봉순은 어릴 때부터 즐겨 노래를 부르고 사당패들의 공연을 따라하곤 했는데, 엄마 봉순네를 비롯한 어른들이 저러다 사당패 되거나 기생 될 거라며 걱정을 했더랬다. 땅속에 묻힌 봉순네가 가슴을 칠 일이지만, 그 말대로 봉순이는 기생이 되었다. 주갑 역시 어릴 적 명창이 되겠다는 말을 들었으나, 먹고 살 일이 바빠 그 길로 나설 수 없었던 아쉬움을 품고 있다. 

둘은 역마살을 타고났다. 봉순은 기생이 된 후 한곳에 자리잡지 못하고 계속 떠돈다. 남자들 시선을 빼앗도록 타고난 요염함, 거기에 명창의 자질까지 있어 많은 기회가 찾아오지만, 진득이 붙어있지 못하는 성미와 욕심 없는 마음 때문에 명기도 명창도 되지 못한 채 떠돌다가 기생으로서 너무 많은 나이가 되어 버린다(30대?). 주갑 역시 가정을 이루거나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 떠돈다. 전라도 출신인 그는 간도에 와서 돌아다니다 용이를 만나 용정에 잠시 머물지만 우연히 만난 한의사를 따라 떠돌다가 독립운동을 하면서 또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주갑이 봉순이를 보고 반한 것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하지만 그들이 간 길은 너무 달랐다. 

주갑은 떠돌며 기회가 닿을 때마다 명창의 소질을 살려 주변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사람들은 주갑의 노래를 들으며 '어쩌면 저렇게 고귀한 것이 저 사람 안에 있을까'라거나, '한마리 학 같다'라며 감탄한다. 그는 창으로 돈을 벌지는 못했으나 이미 명창이고, 온 나라 발 닿는 땅이 그의 무대였다.

그러나 봉순이는 어떤가? 주갑이 냇가에서 멋드러지게 노래하는 모습을 봤을 때도 봉순이는 참여하지 않는다. 그녀는 길가에서, 주막에서, 아무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지 않는다. 기생은 돈을 받고 노래하는 사람이기 때문일까. 그보다는 여자가 아무데서나 노래하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졌던 게 아닐까 싶다. 


이들이 타고난 '기질'은 중요한 부분에서 이렇게 유사하다.

그러나 봉순이가 기질을 살릴 수 없었던 것은 성별 때문이었다. 여자는 결혼하지 않고 기생도 되지 않은 채 발 닿는 대로 떠돌면서 살 수 없었다. 그녀가 택할 수 있는 길에 주갑이가 간 길은 없었다. 그나마 타고난 소질을 살리기 위해 기생이 되기를 택했지만, 그녀는 늘 '관계'에 덜미를 잡혔다. 봉순이가 타고난 다정한 성정 탓도 있지만, '관계'가 주갑의 덜미를 잡지 않고 봉순이의 덜미만을 잡은 것은 그들의 성별 차 때문이다. 이 시대 남자들은 결혼하고도 마음대로 집을 떠나 돌아다닐 수 있었다. 홍이가 아버지 용이의 장례를 치르고 나서 만주로 갈까 말까 고민할 때, 가족을 두고 혼자 떠날까봐 전전긍긍하는 홍이의 아내 보현에게 오라비인 범석은 "가장이 한다면 하는 거지 바깥일에 간섭하는 거 아니다" 따위의 말을 한다. 그런 시대였다. 

봉순은 봉순네가 죽은 후 최참판댁을 떠날 수 있었다. 묶인 관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언제든 훌쩍 가버릴 수 있었다. 그러나 봉순이는 서희와의 관계 때문에 주저앉았다. 기생이 된 후 그녀는 어떤 못난 양반과 잠시 살다가, 서울에 가서 서의돈과 관계를 맺는데, 딱히 사랑할 만한 인물이 아님에도 그를 받아주고 위로해주는 봉순이. 이어 이상현의 방황하는 시기에도 따뜻한 위안이 되어 주는 봉순이.. 아.. 정말 안타까워 죽겠다. 결국 또 그 관계에서 생긴 아이가 봉순의 덜미를 잡는다. 기생답게 남자들 주머니에 관심을 갖지 못하고, 인간으로서 그들을 대했지만 결국 그들은 봉순이를 기생으로밖에 보지 않았다. 타고난 기질과 관계의 그물망 속에서 갈팡질팡 하다가 결국 파멸하는 봉순이가 만일 남자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키츠가 자신의 소네트에서 시가 모든 곳, 즉 자연의 모든 것에 있듯이 자신에게도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건강함과 기쁨을 표현할 수 있었던 까닭은 적어도 자신이 창조의 주인이라는 남성적 확신 때문이었음에 틀림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모드/로세티는 자신을 연약하고 허영심만 가득한 여자로 보았고,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 고통받은 하인으로 여겼다. - 939쪽 


<다락방의 미친 여자> 15, 16장에서 다루는 여성 시인과 남성 시인 사이의 분명한 태도 차이는 인상적이었다. 엘리자베스 배넛 브라우닝, 크리스티나 로세티, 에밀리 디킨슨처럼 자신의 재능을 분명히 인식한 사람들도 여성으로서의 한계, 모순, 분열에 부딪혀 예술 속에 왜곡된 자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왜 휘트먼처럼 당당하게 "나는 나를 찬양하고 나를 노래하노라"라고 외치지 못하는가.(근데 너무 밥맛이지 않나..) 봉순이는 관계에 얽매여있다가 관계가 끝나면(남자가 떠나면) 떠나고, 다시 관계에 얽매이는 걸 반복한다. 그런 그녀는 결코 명창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야망도 꿈도 없고 그저 자신을 내어주기만 해서는. 



<제인 에어>를 절반 정도 읽었다. 번역 오류나 비문은 그 뒤로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오타는 하나 있었던 듯.

다시 읽는 제인 에어는 새로운 느낌이다. 제인 에어가 타고난 기질 - 호기심에 차 있고, 부당한 것에 굴복하지 않고, 따져 물으려 하는-  에 대해 게이츠헤드는 감금으로 벌한다. 감금 상태를 벗어나 로우드 기숙학교에 들어간 제인 에어에게 보다 부드럽고 완곡한 방식의 구슬림으로 그녀를 '정숙한 숙녀'를 키워내려는 시도가 시작된다. 그러나 존경하는 마음으로 따랐던 템플 선생님이 결혼하여 떠나자, 감춰온 그녀의 기질은 다시 고개를 든다.



그때 내가 다른 사람으로 변해 버렸음을 깨달았다. 생각에 잠긴 사이 내 정신은 템플 선생님께 빌려 온 것을 모조리 버렸다. 아니, 오히려 템플 선생님이 떠나면서 그녀 옆에서 느꼈던 차분한 분위기까지 사라졌다는 게 맞는 말이다. 이제 나는 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예전의 감정이 꿈틀대는 느낌이었다. (...) 몇 년 동안 로우드가 내 세계였고, 그곳의 규율과 체제가 내 경험의 전부였다. 이제 나는 진짜 세상은 넓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희망과 공포에 찬, 감정과 흥분으로 들끓는 다채로운 삶의 현장이 그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위험 속에서 진정한 삶의 지식을 찾아낼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기억해 냈다.  - 121쪽 


그렇게 안정되고 편안한 로우드에서의 선생으로서의 생활(학생이었다가 후에 선생이 됨)을 등지고, 홀로 결단을 내려 광고를 내고 가정교사 일을 찾아 손필드 저택으로 가는 제인 에어의 모습을 보며, (그리고 아직 읽지 않았지만 알고 있듯이 변화를 일으키는 그녀의 선택들을 생각하면) <가치 있는 삶>에서 마리 루티가 말하는 삶의 모습을 실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진다. 



 자아란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결정한 실천적 선택들이 모여서 창조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새롭고 무한한 실존적 가능성을 성취해 낼 수 있는 기회가 우리 앞에 펼쳐진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대로 삶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게 된다. (결국, 구성되어 있던 것이 재구성되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이상에 부합하는 선택을 반복적으로 내리다 보면,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는 삶을 이룰 가능성이 커진다. - P236


 우리는 불안이 삶에 침투하도록 내버려 두면 큰일이 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삶에서 "균형"을 추구할수록 우리는 더욱 사회와 동떨어지고, 삶은 더욱 단조롭고 지루해진다. 실존적 균형이라는 이상을 추구할수록 우리의 기질은 더욱 억제된다. - P249


 결과적으로 실존적 투쟁에 어떤 "요점"이 있다면, 사회가 제공하는 명쾌한 해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 해답은 우리를 기만할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삶에 어떤 "의미"가 있다면 그 의미는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의미 있는 삶의 모습에 도달하기 위한 우리의 끊임없는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 P253



한편, 손필드에서 드디어 등장한 로체스터. 그의 어린 가정교사 꼬시기가 시작되는데... 하... 아직은 탄탄한 중년 사내, 부유하고 지위 높고 경험 많은 남자가 젊음 빼고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고(미모조차) 경험도 없으며 본인도 그 사실을 잘 아는 여자를 유혹하기가 얼마나 쉬운가. 은근슬쩍 자신의 젊은 날 잘못을 고백하면서 연민을 자극하고 그러면서도 진짜 중요한 잘못은 숨기는 교활함이라니. 



"(...) 내가 좀 더 굳건했으면 좋았을 것을. 내가 그랬기를 신이 얼마나 바라는지 알고 있소! 에어 양, 유혹에 빠져 잘못을 저지르면 끔찍한 후회가 밀려든다오. 후회는 인생의 독이오."

"참회가 인생의 치유제라고들 하는데요."

"치유제는 아니오. 아마 개심은 치유제가 될 거요. 그리고 개심할 수도 있고. 아직은 개심할 힘도 있소. 하지만 나처럼 방해물이 있고 부담을 져야 하고 저주받은 사람이 개심을 생각해 봐야 무슨 소용 있겠소? 더욱이 내게는 절대로 행복이 주어지지 않을 테니, 인생의 쾌락을 누릴 권리가 있는 거요. 그리고 어떤 대가를 치르든 쾌락을 추구하겠소."   -  197쪽 


제인 에어는 모르는 척 순진하고 선을 넘지 않는 대답으로 벽을 치지만 마음은 순식간에 그에게 넘어간다. 

우리가 흔히 보던 나쁜 남자 캐릭터가 이미 이때 있었구나. 난 착한 놈이야, 하는 놈 치고 믿을 놈 없다지만 난 나쁜 놈이야, 하며 되려 자기가 상처받은 척하는 놈은 더욱 믿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상현에게 넘어간 봉순이가 다시 생각난다... ㅠㅠ 봉순이... 크흐흥.. ㅠㅠ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3-01-31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갑과 봉순을 비교해볼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독서괭님 글 보니 성별이 그 차이구나 싶네요.
이상현이 서희에게 상처를 받고... 그렇기도 하지만 또 원래 좀 나약한 캐릭터라서 전 맘에 안 들더라고요.

어쨌든.. 로체스터의 여자 꼬시기 정말... <제인 에어>를 여학생 필독서로 지정하고 싶어요.

독서괭 2023-01-31 18:09   좋아요 0 | URL
아 이상현 저는 너무 싫더라구요. 서희랑의 이야기를 ‘여자한테 당했다‘는 식으로 -주변인들이 그렇게 말하는데 부정 안 하고 씁쓸한 표정 짓기- 생각하는 거 되게 짜증나요. 그럼 지가 유부남이면서 서희랑 어쩌려고 했던 건지 어휴. 이혼도 못할 거면서 가족은 생전 안 챙기고 혼자 자기연민에 빠져서 여기저기.. 너무 싫습니다. 그 시대 룸펜들이 이랬을까 싶긴 한데요.
<제인 에어>를 읽고 페미니즘 해설을 덧붙이면 너무 좋겠습니다!^^

다락방 2023-01-31 16: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쩐지 눈물콧물 흘리면서 봉순이의 이름을 외치고 싶네요. 서희랑 나이 차이 몇 살 나지도 않는데 꼬박꼬박 시중드는 삶인것도 참 마음이 안좋았어요. 아. 여성과 계급이란 무엇일까요 ㅠㅠ

독서괭 2023-01-31 18:10   좋아요 0 | URL
아 증말 봉순이 너무 안타까워요 ㅠㅠ 서희보다 나이도 위인데 서희 승질 받아주면서.. 그게 후에는 남자들 받아주는 걸로 ㅠㅠ

잠자냥 2023-01-31 17: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엮어쓰기의 달인 괭!

독서괭 2023-01-31 18:10   좋아요 2 | URL
달인까지?? 달인을 목표로 계속 엮어보겠습니다 ㅋㅋ

단발머리 2023-01-31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기질, 비슷한 재능의 주갑과 봉순이 성별 때문에 다른 길을 가게 된 것을 설명해주신 부분을 읽노라니, 마치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의 셰익스피어의 여동생이 떠오르네요. 저는 아주 예~~~~~ 전에 읽어서 사실 주갑이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이제 봉순이랑 엮어서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아요. 이런 좋은 글을 무료로 읽네요!!!

제가 로체스터를 좀 아쉬워하는 마음이 있기는 합니다만, 독서괭님 페이퍼에서는 처참히 부서지네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로체스터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2-01 12:1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주디스 셰익스피어 이야기 참 인상적이었어요. 다락방의미친여자에도 언급되어 반가웠고요. 저는 주갑이 등장부터 강렬해서 ㅋㅋ 좋아하는 캐릭터예요. 유일하게 전라도 사람이라 사투리가 달라서 더 그런지.
저도 예전엔 로체스터에 대해 좀 낭만적인 감정이 있었는데, 이번에 읽으면서는 막 째려보게 되더라고요 ㅋㅋㅋ 다미여 영향 ㅋㅋㅋ

공쟝쟝 2023-01-31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봉순아 ㅠㅠㅠㅠㅠ (1권 듣다가 동생이 해지해서 못들었지만 봉순이는 뉜지 아오…)

독서괭 2023-02-01 12:11   좋아요 1 | URL
아니 동생 왜 해지했대요 ㅋㅋㅋㅋ 결국 쟝쟝님의 토지완독은 이렇게 물거품이 되는가.

공쟝쟝 2023-02-01 12:39   좋아요 0 | URL
또 하겟죠ㅋㅋㅋ ㅋㅋㅋㅋ 아니면 제가 하든가용?!?

독서괭 2023-02-01 12:48   좋아요 0 | URL
나중에 정기적으로 출퇴근 할일 생기면 도전하셔도 될 듯요 ㅎㅎㅎ

유부만두 2023-02-01 0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쵸 로체스터 능구렁이 징그런 사십대. 이런걸 제인이 좋아해서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몰라요.

독서괭 2023-02-01 12:11   좋아요 0 | URL
능구렁이 징그런 사십대!! ㅋㅋㅋㅋㅋ 정말 맞습니다. 나이차가 스무살 넘게 나는데 아휴 ㅠㅠ 나쁜 넘!!
 

제인에어 딱 펼쳐서 읽기 시작하는데 첫페이지부터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이 나온다… 두번째 페이지에도??
이게 뭐지. 나만 이상한가.
같이 읽겠다고 하신 잠자냥님, 물감님 어차피 저보다 훨씬 속도가 빠르실 테니 어서 읽고 말씀 좀 해주셔요 ㅠㅠ


댓글(24)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수하 2023-01-19 06: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직접 ‘봐야만’ 인 것 같아요.

열린책들 번역은 이렇습니다.

그러나 네가 더 상냥하고 아이 같은 성품을 지니려고 노력하고 더 애교 있고 명랑한, 말하자면 더 밝고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태도를 지니려고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베시의 말을 통해서나 내 눈으로 직접 볼 때까지는 느긋하고 행복한 아이들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으로부터 너를 제외시켜야겠다.

건수하 2023-01-19 06: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두번째는

붉은색 모린 커튼을 끝까지 꼭 끌어당겨 치고 나자 나는 이중으로 눈에 띄지 않게 되었다.

이라고 번역되어 있네요 :)

독서괭 2023-01-19 07:06   좋아요 2 | URL
오 수하님 감사합니다. 첫번째는 와야만->봐야만 단순오타로 볼 수도 있겠지만(첫페이지부터 오타 있는 것도 문제지만..) 두번째는 번역 문제가 맞는 것 같네요. 열린 책들로 샀어야 했나 ㅠㅠ

공쟝쟝 2023-01-19 07:17   좋아요 3 | URL
괭님의 슬픔…🥹

건수하 2023-01-19 08:53   좋아요 1 | URL
괭님/ 창턱‘은’ 의 오타일 것 같기도 한데..

근데 좀 아쉽네요. 제가 이런 경험이 몇 번 있어서 을유책을 안 좋아합니다..

(열린책들은 표지가 별로 예쁘지 않아요..)

독서괭 2023-01-19 15:37   좋아요 2 | URL
쟝쟝님/ 진짜 이런 거 슬프지 않나요..?ㅠ
수하님/ 저도 ‘은‘의 오타일까 싶기도 했는데 그렇다 쳐도 열린책들 쪽 번역이 나아 보이네요 ㅠㅠ 근데 빌레뜨 번역은 괜찮지 않았나요? 같은 역자인데..

공쟝쟝 2023-01-19 15:57   좋아요 2 | URL
나 그렇게 <제2의성> 네권 있는 사람입니다?

건수하 2023-01-19 16:03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빌레뜨는 번역 괜찮았던 것 같은데…. 조금 더 읽어보시죠 ^^!

독서괭 2023-01-20 10:05   좋아요 1 | URL
네 그 뒤는 아직까진 괜찮아요!
공쟝쟝/ 네..? 그 벽돌을 네권이나 갖고 있어요? 북트리 만들만 하네요 ㅋㅋㅋ

잠자냥 2023-01-19 08: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아 뭐야 저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내겐 너무나 멀고 먼 제인 에어

독서괭 2023-01-19 15:37   좋아요 0 | URL
킁.. 그래도 내용은 재밌다구요! 함 읽어보랑게요!

햇살과함께 2023-01-19 09: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첫 페이지부터 저러면,,, 책에 대한 신뢰가...
지금 읽고 있는 <페미니즘의 이론과 비평>도 오타가 너무 많아요...

책읽는나무 2023-01-19 13:36   좋아요 2 | URL
인정합니다.
진짜 오타 많더군요ㅜ
심지어 작가 이름도 오타 부분이 있어서 이름 비슷한 작가 두 명을 설명하는 줄~ㅋㅋ

독서괭 2023-01-19 15:38   좋아요 1 | URL
어이쿠. 페미니즘의 이론과 비평이 그렇군요. 안타깝네요 ㅠㅠ 편집에 공 좀 들이지..

물감 2023-01-19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읽는게 벽돌책이라 금방 따라가진 못할거 같아요,,,
읽게 되면 을유 책 처음 접하는 건데, 아 번역 좀 그르타요...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19 15:38   좋아요 1 | URL
그러시군요, 물감님. 그럼 제가 먼저 가볼테니 벽돌책 천천히 읽고 시작하십셔!
제가 뒤에도 계속 이런 식인지 한번 매의 눈으로 보겠습니다 ㅋㅋ

책읽는나무 2023-01-19 13: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책을 살펴보니
˝~배시에게 전해 듣거나 실지 내 눈으로 보기 전에는 태평스럽고 행복한 아이들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으로부터 너를 제외할 줄 알아라.˝

붉은 모직의 커튼을 전부 내리니 이중으로 으슥한 곳에 숨어 있는 셈이었다.

라고 적혀 있군요^^
고전은 번연가의 문체로부터 느낌이 많이 다르죠?

독서괭 2023-01-19 15:40   좋아요 3 | URL
오호 책나무님 감사합니다. 정말 문장 하나하나가 나름대로 다 다르네요. 민음사판은 확실히 좀 고풍스런(올드한) 느낌이 있어요. 하지만 이 부분 문장은 을유보다 나은 듯 합니다 ㅠㅠ

다락방 2023-01-20 07:45   좋아요 1 | URL
제가 민음사 고전을 좀 여러권 읽어 익숙한 탓인지 독서괭 님이 올려주신 저 문장들보다 민음사 문장이 읽기에 훨씬 낫네요 ㅠㅠ 을유문화사 저 문장들은 오타도 오타지만 엄청 비문인데요? 이해하기 위해서 몇 번이나 읽어야 하잖아요. ㅠㅠ

독서괭 2023-01-22 22:06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민음사가 고풍스러워서 그렇지 번역이 나쁜 것 같지는 않아요. 을유는 비문 맞죠? ㅜㅜ 뒤엔 괜찮길 바라며~! 방금 원서 원문도 올려봤습니다 ㅎ

scott 2023-01-21 0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번역가 브론테 작품으로 박사를 받으셨고 나름 전문가 이신데,,,

역쉬 여러 판본을 비교 하시는 울 플친님들 👍👍👍

독서괭 2023-01-22 22:06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예요 스콧님!! 빌레뜨 번역은 참 매끄러웠는데.. 의아합니다!

2023-01-30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01 17: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랜만에 산책을 자랑해 봅니다.

독서괭의 새해계획을 알고 계신 분들은 

아니, 올해 안 사겠다더니, 벌써 샀구만? 역시 불가능한 계획이었군.

하실 수도 있겠으나, 아직 포기한 건 아니고요, 예외를 하나 추가했을 뿐입니다...


예외3 : 이미 가지고 있는 책을 처분하고 새로운 판본을 소장할 요량으로 사는 경우 


이 예외를 넣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폭풍의 언덕>이었는데...

휴머니스트에서 나온 <폭풍의 언덕> 표지가 예뻐서 탐나던 차, 재독한 민음사판 <폭풍의 언덕> 해석이 빈정을 상하게 하여(리뷰에 썼지만, '노처녀' 발언 때문),

게다가 재독하려는 민음사판 <제인 에어>가 본가에 있는지 안 보이는데다가 또 재독하고픈 <오만과 편견>도 민음사판.. 찾아보니 더 예쁜 판본이 많아.. 민음사판들은 옛날 거라 그런지 어쩐지 올드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구구절절한 변명을 스스로에게 늘어놓은 후 주문한 책들.

* 흄세는 사은품

역시나 휴머니스트판 <폭풍의 언덕> 책 너무 예뻐서 대단히 흡족하다. 아직 번역 비교는 해보지 못했다.

<제인 에어>도 민음사판은 두권짜리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권으로 깔끔해서 좋다. 

<오만과 편견>도 표시 예쁘다. 얼른 몽땅 읽고 싶다! 


















그리고 12월 산책으로 넣었던 펀딩 책, <나, 버지니아 울프>도 도착. 

큼직한 크기와 파스텔톤 그림들이 마음에 든다. 

크기 비교를 위해 <가치 있는 삶>과 나란히.

















어차피 예외3이 적용될 수 있는 대상은 오래 전에 사두었던 고전들일 것이므로 앞으로 많이 살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래놓고 리커버판 족족 사는 거 아닌지) 

<프랑켄슈타인> 재독을 마치고 <다락방의 미친 여자> 7장 '공포의 쌍둥이'를 읽고 있습니다. 

이 부분 읽고 나면 11장, 13장~16장만 읽으면 됨. 남은 건 다 작품을 안 읽어서 흐린 눈으로 읽을 것이 분명하지만..

2월부터 <제2의 성> 읽기를 시작하기 위해 서둘러 읽어야 합니다. 빠샤! 


댓글(37)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3-01-18 13: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외조항을 마련해서 책을 더 사는 괭님! 응원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나, 버지니아 울프 저렇게 큰 책이군요?! 놀라워라.

독서괭 2023-01-18 14:40   좋아요 1 | URL
예외 3을 비워두었던 데는 다 큰 그림이 있었던.. ㅋㅋ
책이 커서 저도 놀랐어요. 만화라 첫째가 들여다볼 것 같은데, 내용이 애가 읽긴 좀 그래서(사촌오빠 성추행 등) 숨겨놓으려고 합니다 ㅎ

거리의화가 2023-01-18 1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좋은 결정이십니다^^ 휴머니스트판 넘 이쁘네요~ㅋㅋ
그림이 들어 있는 버지니아 울프는 판본이 커서 오히려 읽기 시원시원할 것 같습니다. 남은 다미여 읽기 화이팅이에요!

독서괭 2023-01-18 14:42   좋아요 1 | URL
네 후회 없는 결정이었어요. 책들 다 예뻐서 너무 좋습니다!!
버지니아 울프 그림 예쁘고 시원시원한 느낌 맞아요^^ 앞부분 좀 봤는데 울프 소설처럼 약간 의식의 흐름 느낌이라 어떨지 ㅋㅋ 다미여 응원 감사합니다 화가님^^

다락방 2023-01-18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버지니아 울프 되게 크네요. 그래서 저 그래픽 노블로 있는 보부아르와 사르트르 책 옆에 두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지맛!!)

오만과 편견 문동 표지 너무 예쁘네요. 저도 제 눈동자가 저랬으면 좋겠어요. 이 평범한 갈색 눈동자 말고 저런 예쁜 회색 빛깔의 눈동자...

잠자냥 2023-01-18 14:35   좋아요 3 | URL
서클렌즈 사줄까요?

다락방 2023-01-18 14:37   좋아요 1 | URL
그건 거짓이잖아요! 전 그런거 안좋아한다구욧!!!!!!!!!!!!!!!

독서괭 2023-01-18 14:4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그래픽 노플 책장 하나 두면 멋지겠죠! (부추긴다)
오만과 편견 문동 표지가 젤 맘에 들더라고요. 민음사 오래된 판본 따위 처분해버렷 ㅋㅋ 번역 비교 대충해보고 처분해야겠습니다.
왜요, 자신의 눈동자를 사랑합시다. 회색도 자주 보면 식상할거예요..ㅋㅋ

물감 2023-01-18 14: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을유꺼 제인 에어로 사뒀는데 언제쯤 읽지,하고 있습니다 ㅋㅋㅋ
독서괭님이 읽으시면 따라 읽어야겠어요~~

잠자냥 2023-01-18 14:35   좋아요 3 | URL
저도 을유꺼로 사두었는데 같이 읽을까요?
전 제인에어 강제로 누가 읽히지 않으면 평생 안 읽을 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18 14:44   좋아요 4 | URL
오오 저 <프랑켄슈타인> 다 읽어서 이제 <제인에어> 딱 꺼내놨습니다. 한번 같이 읽어보실까요?
잠자냥님 을유거 사두신 거 알고 있습니다. 제가 책 사신 페이퍼에다가 이거 살까 하는데 번역 어떻냐고 여쭤봤는데 답이 없으셔서 그냥 샀어요 ㅋㅋ 어차피 아직 안 읽으신 것 알고 있고 ㅋㅋ

독서괭 2023-01-18 14:45   좋아요 3 | URL
그러고보니 물감님과 잠자냥님은 초독이신가요? 저는 두번 이미 읽었는데, 다미여 읽다보니 왠지 견딜 수 없이 다시 읽고 싶어져서(왜 이리 새로운지??) 다시 장만했습니다 ㅎㅎ

물감 2023-01-18 15:42   좋아요 2 | URL
그럼 두분 다 스타트 하시면 따라가겠습니다 ㅎㅎㅎ

독서괭 2023-01-18 15:56   좋아요 5 | URL
전 오늘 당장 스타트합니다 ㅋㅋ

햇살과함께 2023-01-18 16:43   좋아요 3 | URL
제인 에어 저도 다미여 덕분에 다시 읽었는데 너무 좋았어요~~

저는 민음사만 모으고 있어서, 위 책들 죄다 민음사판으로 읽었는데,
새로 나온 문학동네나 휴머니스트 보니 민음사 표지 너무 구려보인다는...
그렇지만 새로운 시리즈에 발을 들이는 것은 너무 위험... 민음사 사둔 책도 다 못 읽을 듯요^^

독서괭님도 빠져드실 거에요!

책읽는나무 2023-01-18 22:25   좋아요 3 | URL
와...저는 민음사였지만 제인 에어 두 권짜리 다 읽었다. 만세~ㅋㅋ
아니? 아직도 제인 에어 안 읽으신 분들이 계셨어요?? 물감님, 잠자냥님~ 에이 아직도 제인 에어도 안 읽었으면서~(이거 옛날에 모만두님 둘째아드님 버전을 흉내냈습니다.ㅋㅋㅋ) 얼레리 꼴레리~

독서괭 2023-01-19 15:42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님/ 민음사로 다 읽으셨군요! 그쵸 새로 나온 판본 표지 보면 눈이 휘둥그레~~ 저는 휴머니스트판 폭풍의언덕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흐흐 미련없이 민음사판은 처분할 책들 더미로 쓕. 슬쩍 비교해봤는데 민음사판 번역이 나쁘다고는 못할 것 같아요. 다만 아무래도 새 판본이 현대적인 느낌인 듯 합니다.
책읽는나무님/ 제인에어 두권 이번에 다 읽으신 분 만세~~ 얼레리 꼴레리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1-18 14: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세 권 다 표지가 예쁘네요!
사실 전 셋 다 안 갖고 있는데 (전자책으로 읽음요) 사고싶다...

참, 독서괭님 햇살과함께님도 제2의 성 함께 읽으시기로 했어요! 이제 4명~~


독서괭 2023-01-18 14:46   좋아요 2 | URL
표지 너무 예뻐서 흡족해요!! 전자책으로 읽으셨군요. 한권쯤은 소장하셔도..흐흐
오오 햇살님도 동참하십니까!! 신납니다. 제가 1월 말경에 제2의성 읽기 페이퍼 올릴게요^^

건수하 2023-01-18 15:00   좋아요 2 | URL
저도 신납니다 ㅎㅎ
곧 2월이네요. 저도 책도 한 번 꺼내보고 먼지도 좀 털어주고 준비할게요 ^^

다락방 2023-01-18 15:37   좋아요 4 | URL
수하 님, 독서괭 님, 은오 님, 햇살과함께 님 모두 화이팅 화이팅!!! 제가 커피라도 한 잔씩 사드리고 싶은데 말입니다. 여러분의 전화번호를 모르네요. 스타벅스 기프티콘 이라도 보내드리고 싶은데... (그렁그렁)

건수하 2023-01-18 15:45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 전화번호를 남기면 됩니까? (초롱초롱) 😁

독서괭 2023-01-18 15:55   좋아요 4 | URL
저는 스타벅스를 거의 안 가기 때문에(사실 못 가는 거) 다락방님의 다정한 마음만 기쁘게 받겠습니다..!
수하님, 저는 이미 몇 번 꺼내보며 설레발을 ㅋㅋ

다락방 2023-01-18 16:17   좋아요 5 | URL
네 해당되는 분들 비밀댓글로 전화번호 남겨주시면 커피 한 잔씩 보내드립니다!!

건수하 2023-01-18 16:18   좋아요 4 | URL
농담이었는데… 저는 담에 직접 뵙고 커피 마시고 싶습니다! (응?) ㅎㅎ

햇살과함께 2023-01-18 16:38   좋아요 3 | URL
네~ 독서괭님 저도 참여합니다~~ (심호흡 크게 하고)
다락방의 미친 여자 읽느라 주말마다 가출했는데,
2월에도 주말마다 도서관과 카페와 스카로 도망가서, 커피를 들이부어야겠어요^^
전 아직 책도 없으므로, 책은 설 연휴 이후 새로운 새해를 맞아 주문하려고요^^

다락방님/저도 담에 뵙게 되면^^ 기운만 불어넣어주시는 걸로 족합니다!!!

은오 2023-01-18 21:16   좋아요 3 | URL
3분이나 계시다니 너무 든든합니다 ㅋㅋㅋㅋㅋ 저도 최종목표는 다락방님 실물영접이므로 그날을 위해 기프티콘은 참겠습니다. 근데 기프티콘 보내주고 싶다고 하시는 다락방님 너무 멋져...하;;;

독서괭 2023-01-19 15:44   좋아요 1 | URL
저도 언젠가 다락방님을 뵙게 될 날이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저는 신비주의로 남아있고 싶어서 다음을 기약하지만요.. 다락방님이 세번째 책 내고 팬미팅 하시면 갈 거예요ㅎㅎㅎ
수하님, 햇살님, 은오님에 커피 쏴주고 싶어하시는 다락방님까지, 저도 너무나 든든합니다!!

은오 2023-01-18 21: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출판사별로 표지보고 사고싶은 욕심은 별로 없어서 다행입니다...그런 욕심까지 있었다면 제 통장이...🥹
주로 메이저 출판사 중 번역 평 보고 하나만 골라서 사는 것 같아요. 비슷하다면 을유문화사랑 문학동네를 선호하고요. 을유문화사는 양장에 디자인은 참 예쁜데 미주가 아쉽긴 합니다.ㅜㅜ

그리고 제2의성...... 잠시 잊고 지냈는데 네, 보름 남았네요? 하하하하하하ㅏ 그래도 괭님이 계셔서 힘이 납니다!!!!

독서괭 2023-01-19 15:46   좋아요 1 | URL
저도 사실 표지에 혹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근데 휴머니스트 폭풍의 언덕은.. 끙.
그리고 이왕에 재독할 거면 다른 번역으로 읽어보고 싶다는 유혹이 컸어요^^
민음보다는 아무래도 을유랑 문동이 예쁘죠. 저는 을유는 <아주 편안한 죽음>으로 처음 만났는데, 맨 뒤에 연표가 맘에 들더라고요.
제2의 성 얼마 안 남았습니다. 이제 열흘 남았습니다 ㅋㅋㅋ

바람돌이 2023-01-18 2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오랫만에 서점 갔다가 저 가치있는 삶 샀어요. ㅎㅎ
민음사판 제인에어 번역이 좀 올드했어요. 그래서 글 읽다가 한번씩 턱턱 걸리는 느낌. ㅎㅎ
새 책들 표지 예쁘게 나오면 막 사고 싶죠. 그래서 표지만으로는 저는 대부분 문학동네가 좋더라구요. ^^

독서괭 2023-01-19 15:48   좋아요 1 | URL
오 바람돌이님, 가치있는 삶 사셨군요! 저는 오늘 완독했습니다. 좋았어요. 마음에 잘 담아두고 싶은 부분들이 꽤 있어서, 리뷰를 조만간 쓰려고요. 바람돌이님도 즐겁게 읽으시길요^^
민음사 옛날에 나온 것들은 다 좀 올드한 느낌인 것 같아요 ㅎㅎ 문학동네는 쫙 모아두면 예쁠 것 같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1-18 2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울프 책 판형이 커서 처음엔 놀랐는데 자꾸 보니까 익숙해져서...큰지도 몰랐어요ㅋㅋㅋ
그리고 오만과 편견 책도 폭풍의 언덕도 책 이뻐요. 전 설득이 문동껀데 그 책도 이쁘더군요. 하얀 피부 넘 만져보고 싶은...^^;;;

독서괭 2023-01-19 15:50   좋아요 1 | URL
ㅋㅋㅋ 책나무님, 다른 책과 비교 안 하면 점점 익숙해져서 큰지 모르겠네요^^
<설득> 검색해보고 왔어요. 새하얀 턱선이 ㅋㅋ 이건 민음사판도 괜찮아 보이네요. 문동이 검은색 바탕이라 더 세련되어 보이는가 봅니다^^

자목련 2023-01-19 1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표지에 반하는 사람인데, 오려주신 표지가 다 예쁘네요. 사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네요 ㅎ

독서괭 2023-01-19 15:51   좋아요 0 | URL
자목련님 제가 표지를 오리지는 않았고요 ㅋㅋㅋㅋ 오타가 재밌습니다 ㅋㅋ
표지에 반하는 분! 그렇다면 휴머니스트판 <폭풍의 언덕>을 강추드립니다~!

자목련 2023-01-20 10:13   좋아요 1 | URL
ㅎㅎ 독서괭 님은 센스쟁이!
다음에도 재미있는 오타를 남겨보겠습니다. ㅎ
 


새벽, 열심히 단어공부를 하고 있는데 안방 문 열리는 소리, 우다다닫 발소리가 들리더니 둘째가 불쑥 들어온다. 

따뜻한 우유 한잔 챙겨주고 공부방 침대에 눕히니 금방 다시 잠든 귀요미. 

영어공부 하던 책들을 옮기기 귀찮아서 조금 일찍 독서를 시작했다. 

<폭풍의 언덕> 다 읽었고, <다락방의 미친 여자>8장(반대로 보기)도 다 읽었으므로 리뷰를 써야 하는데

오늘 일도 많고 엄두가 안 나 일단 미루고, 마리 루티 오늘 읽은 부분이 인상적이라 정리.


완전한 자기만족은 세상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을 앗아 간다. 따라서 우리는 완전히 행복해질 수 있고 세상과 완벽하게 조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결코 실현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실현할 수 없는 환상이 우리 인간이 지닌 원대함의 근원이다.
 - P91


저자는 '결핍', 인간이 근본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결핍이 우리의 열망을 추동하고 창의적인 행위로 우리를 이끈다고 말한다. 특정한 누군가를 떠나보내거나 직업을 잃는 등 삶에서 마주치는 고통이나 그로 인한 트라우마보다 추상적이고 근본적인 결핍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라캉의 이론을 통해 설명한다.


라캉은 우리 자신이 부족한 존재라고 느끼는 것은 사회화를 이루기 위해서 치러야 하는 대가이기에 원초적인 것이며, 그 느낌을 없애 버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사회화되기 이전의 우리는 아직 자신을 독립적인 실체로 이해하지 못해서 실제로 우리가 세계고 세계가 우리라고 이해한다. 사회화는 적어도 두 차원에 걸쳐 이 환상을 철저히 깨뜨린다. 먼저 일반적인 차원에서, 사회화는 우리와 어머니(혹은 우리를 돌보는 양육자) 사이에 어떤 쐐기를, 즉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을 심어 놓음으로써 환상을 깬다. 보다 상징적인 차원에서는, 우리가 우주의 배꼽이라는 자기애적 감각에 큰 타격을 가져옴으로써 다시 환상을 깬다. 우리는 완전한 존재이며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존재라는 우리의 유아적 환상을 깨 버린다. 그리고 우리는 이 환상을 부당하게 강탈당했다고 단단히 착각하여 충족될 수 없는 갈망을 갖게 된다. 우리는 잃어버린 환상, 실낙원a lost paradise을 결코 되찾을 수 없지만 되찾길 추구하며 여생을 보내게 된다. 
 - P94


라캉은 이 '실낙원'을 "the Thing" 이라고 명명했다고 하는데, 이 "the Thing"을 이 책에서 "큰사물"이라고 번역해 놓았다. 이후에 계속 '큰사물'이 언급되는데, 나는 이 단어가 영 와닿지를 않아서 읽을 때 마음속으로 계속 그냥 "the Thing"이라고 바꿔버렸다. 

이 부분을 읽으며, 유아기 아이들의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떠올렸다. 유아기에는 나 자신과 세계가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하는 말이나 책을 이해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모든 걸 자신의 관점에서만 생각한다는 것, 그러니까 내가 본/아는 것을 상대방은 못 보았을/모를 거라는 생각을 아예 하지 못하다가, 점점 자연스럽게 변화해 간다는 걸 알 수 있다. 내 '읽지 않은 책장'에 꽂혀 있는 책 중 하나, <타고난 거짓말쟁이들>에서 본 것 같은데 어떤 연령에 이르기 전의 아이들은 백설공주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여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이들에게는 '왕비가 마녀로 변했다'는 것을 백설공주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왕비가 마녀로 변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백설공주도 보았으리라고 여긴다. 

이처럼 아이들에게는 세상의 중심이 나이고, 내가 없는 채 돌아가는 세상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사회화'를 통해 우리가 분리되고 환상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그 분리가 남들보다 빨리 혹은 늦게 일어날 경우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나는 이 부분이 궁금하다. 환상을 부당하게 강탈당했다는 착각이 갈망을 불러 일으키고, 그 갈망이 삶에 의욕을 불러일으키며 위대한 창조도 가능하게 한다면, 환상 자체가 충분하게 충족되지 않은 채 이른 분리가 이루어진 사람이 있다면 그는 갈망이 강하지 않은 사람이 될까? 아니면 그 환상은 유아기에 자연스럽게, 선천적으로 갖는 것이기 때문에 상관 없는 걸까? 이 '환상'을 양육자와 사이에 맺은 강한 애착으로, '사회화'를 양육자와의 분리과정으로 볼 수 있다면, 주양육자와 너무 일찍 분리된 아이들(부모의 사망, 영아기부터의 어린이집 돌봄 등의 이유로)과 너무 늦게 분리된 아이들(폐쇄적인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 극단적으로 <완벽한 아이>나 <배움의 발견>의 주인공이 떠오른다) 사이에 the Thing을 향한 갈망의 정도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까? 

나아가 요즘 아이들은 일찍부터 '아무것도 하기 싫은' 번아웃에 빠지는 경우가 보일 정도로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지 못하고 있는 듯한데(주변에 실제로 초등 번아웃 사례들이 있다), 이 또한 위 이론과 연관성이 있을까? 



평범한 대상에서 큰사물의 울림을 찾는 우리의 능력, 라캉의 말을 빌려 다시 말하자면, 일상적인 사물에 "큰사물의 존엄성"을 부여하는 우리의 능력이 우리를 잠식해 오는 무無라는 감각에 대항할 수 있는 최선의 방비라는 것이다. - P105

일반적으로 삶이 무감각하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큰사물이 전하는 울림과 접촉이 끊겼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욕망이 지닌 아주 독특한 결과 같은 결을 지닌 대상과, 허구의 만족을 주는 대상을 구별하는 능력을 상실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사회의 거대한 상업 시스템이 큰사물의 울림을 없애 버린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우리가 좋아할 만한 화려한 미끼를 아주 많이 만들어 내고는 엄청나게 많은 선택권을 주어서 혼을 쏙 빼놓는다. 사방에서 우리를 압박해 오는 미끼는 일부러 더 휘황찬란하게 빛나도록 제작되어 큰사물의 아우라는 빛을 잃는다. 또한 이런 미끼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우리가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것들만을 잔뜩 모으게 하고 모두를 획일적인 모습으로 만든다. - P110


"욕망이 지닌 아주 독특한 결과 같은 결을 지닌 대상과, 허구의 만족을 주는 대상을 구별하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 질문에 대한 답인 듯하다. 나는 번아웃, 무기력 같은 것들이, the Thing의 환상 자체가 약해서일까(제대로 구축되지 않아서일까)가 궁금했는데, 그게 아니라 자신의 the Thing이 무엇인지, 그 결이 어떤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이것이 너의 갈망(결핍)을 채워줄거야'라며 시장이 내미는 미끼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the Thing과는 멀어지고 '울림과 접촉이 끊'기게 된다는 것이다. 나의 갈망을 채우기 위해 마구 뭔가를 집어넣었지만 전혀 채워지지 않고 뭘 넣어야 채워질지도 알 수 없다면, 텅 빈 상태로 손을 놓아버리게 될 것이다.

 

부모는 내 아이의 앞날을 탄탄하게 마련해주고픈 욕망에서 아이에게 많은 걸 집어넣으려 한다. 그리고 자신의 욕망을 아이가 똑같은 갈망으로 추구해주길 바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the Thing의 울림을 느껴볼 기회는 사라져간다. 부모 또한 사회가 좋다고 하는 방향으로 내 아이를 보내기 위해 애쓸 뿐, 자신의 진정한 바람이 뭔지 들여다보기는커녕 아이의 앞날을 위해 모든 걸 제껴둔다. 그리고 아이가 성취로 그 희생에 보답해주길 바란다. 겨우 10대 초반, 한창 세상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야 할 나이에 무기력에 빠진 아이들의 모습은 비극이다. 어떻게 잘 버티며 좋은 대학에 갔어도, 부모가 시켜서 공부했을 뿐인 아이들은 그후에 진로결정에 난항을 겪으며 독립을 못한다.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the Thing의 울림을 찾고 결핍을 메우기 위한 동력을 올바르게 이끌어나가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우선은 나부터 해야 한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한다는 것, 오소희 작가가 <엄마의 20년>에서 줄곧 전하는 이야기. 나부터 본을 보인다. 다만 내 아이가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가더라도 현실적으로 밥벌이는 하고 살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막상 내 아이가 내가 생각도 못했던 불안정한 길을 간다고 하면 속이 터지겠.... 지만 말이다. 


타인은 결코 우리를 실존적 불안에서 구원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인은 우리의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없으며, 우리를 온전한 존재로 만들어 줄 수도, 마법처럼 고통을 가시게 하거나 어떤 최종적인 상태에 이르게 할 수도 없다. 타인이 자아실현의 순간이라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는 있겠으나, 우리를 구원해 줄 수는 없다. - P101


저어기서 들려오는 아이의 잠꼬대를 들으며 책 읽는 시간.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스럽고 완벽하게 느껴지는 이 시기의 아이들과 나의 관계를 마음에 잘 새겨두어야겠다.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3-01-06 14: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캉의 이론은 항상 잘 못알아듣겠고 그럼에도 아 그렇구나싶지는 않고.... 근원적인 결핍과 the thing이라 잘 모르겠어요. 다들 그런 결핍을 가지고 사나? 차라리 개인적 사회적 결핍이라면 수긍하겠는데 인간 근원의 결핍이라고 해버리면 좀 막막해지네요. ㅎㅎ
아이가 아직 사춘기가 아닌가봐요. 너무 사랑스러워서 너무너무 소중한 시절, 그런다가 사춘기 되면 사랑스러움이 포악함으로 변하거나 애처로움으로 변하거나.... 저는 둘다 경험했어요. 큰애는 포악함, 둘째는 애처로움. ㅎㅎ

독서괭 2023-01-09 11:58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님! 라캉의 이론을 저는 몰라서, 여기서 나온것만으로 대략 이해했는데, 저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력을 결핍의 충족-the Thing에 대한 일종의 향수?로 설명하는 게 좀 와닿더라고요. 사람들은 뭘 위해 저렇게 열심히 아등바등 사나.. 싶을 때가 있잖아요 ㅎㅎ 이책 마지막까지 읽어보면 좀더 깊은 이해가 될지 궁금합니다.
아이들이 사춘기는커녕 미취학입니다 ㅎㅎㅎ 포악함과 애처로움이라니 ㅠㅠ 사춘기 아이들 돌보느라 고생 많으셨네요. 저는 아직은 많이 남았으니 미리 걱정하지 않으렵니다^^;

거리의화가 2023-01-06 14: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큰사물‘ 안 와닿네요^^; The Thing 그대로 이해하는 걸로~ 인용해주신 구절 두세번 읽었습니다^^
초등학생들의 번아웃이라니... 저도 아이들이 재미나고 즐거운 일들로 매일을 살아가기를 바라는데 역시 쉽지 않습니다. 부모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고 건강할 수 있는 것은 맞는 것 같아요^^;

독서괭 2023-01-09 12:08   좋아요 1 | URL
큰사물..끙.. 번역자도 고민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좀 양극화 경향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초딩‘이라고 할 때 느낌의, 철딱서니 없는 아이들과 이미 빡빡한 교육체계에 들어서서 숨막히는 아이들이요.. 그 중간 어딘가에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아이들도 많이 있지만요. 번아웃은 정말 끔찍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부터 행복하려고 오늘도 책을 읽고 북플을!! ㅋ

잠자냥 2023-01-06 1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설공주 꼬마들이 그래서 어느 시기까지는 흥미를 못 느낀다는 부분이 참 재미있네요. 둘째도 그렇겠어요! ㅋㅋㅋ

독서괭 2023-01-09 12:09   좋아요 0 | URL
둘째가 이제 좀 이해하는 단계에 들어가는 듯 합니다 ㅋㅋㅋ 생각이 다 자기의 인지를 기준으로 돌아간다는 게 뭔지 좀 알겠더라고요.

단발머리 2023-01-06 16: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01쪽, 제게도 너무 울림 있었던 구절. 타인은 결코 우리를 실존적 불안에서 구원해 줄 수 없다. 할 말이 많습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

‘모든 이야기는 육아로 통한다‘를 저는 ‘모든 책을 육아서로 읽는다‘로 썼더랬습니다. 반갑습니다. 헤헤.

독서괭 2023-01-09 12:11   좋아요 1 | URL
타인은 결코 우리를 실존적 불안에서 구원해 줄 수 없다! 찌찌뽕이네요 ㅎㅎ 이걸 인정해야 환상에 기반한 섣부른 기대와 강요를 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책을 육아서로 읽는 단발님은 익히 알고 있지요 ㅎㅎ 육아라는 게 사람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하는 활동 같기도 합니다^^

다락방 2023-01-06 1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책은 독자에게 저마다의 울림을 주는것 같습니다. 독서괭 님도 그리고 단발머리 님도 육아서로 읽는다는 건 독자의 몫이지만 그렇게 읽어도 될만한 책이라는 것이겠지요. 저 역시도 ‘타인은 결코 우리를 실존적 불안에서 구원해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지만 동시에 외로운 존재라는 것이 함께 성립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얼른 마리 루티 읽어야겠어요! 그러면 이렇게 좋은 페이퍼가 샤라라랑~ 나올 수 있겠지요?
주말 잘 보내세요, 독서괭 님!!!

독서괭 2023-01-09 12:1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도 ‘타인은 결코 우리를 실존적 불안에서 구원해줄 수 없다‘ 찌찌뽕!! ㅋㅋ
애들 키우다보니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아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키워나가야 할 것인가에 관한 고민으로 이어지더라고요. 지금이라 쓸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도 듭니다 ㅎ
다락방님 페이퍼 기대됩니다~ 올랜도부터 읽고 펴세요 ㅋㅋㅋ

은오 2023-01-06 1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캉 저는 믿지는 않고 그냥 비유로만 받아들였어요 ㅋㅋㅋㅋ
애기들이 크면서 타인의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 마음이론 재미있게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독서괭 2023-01-09 12:15   좋아요 1 | URL
은오님 프로필사진이 아주 아름다우시군요 ㅎㅎ(누군지 모름;;)
결국 이론일 뿐이니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마음이론이라는 데서 타인의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나오는군요. 애들의 이해범위가 넓어져가는 모습을 보면 참 신기방기합니다^^

라파엘 2023-01-06 2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라캉의 추상적이고 근원적인 결핍과 the Thing을 향한 지향을, 그 이전에 파스칼은 마음의 진공과 영원성을 향한 지향으로 이야기하기도 했지요. 거슬러 올라가 보면, 중세의 아우구스티누스와 고대의 플라톤에서 같은 맥락의 결핍과 지향성 개념을 발견할 수 있고요. 공부를 통해 인간의 본질에 정직하게 다가가다 보면, 결국에는 자기 내면의 그 근원적인 결핍을 마주하는 지점에 이르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현대 사회는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 근원적인 결핍을 마주하지 못하도록, 표면적인 요소들로 그 근원적인 결핍을 덮어버리고 있지요... 책의 내용을 육아의 관점에서 읽고 이야기하는 글을 보면, 저도 교육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독서괭님, 좋은 페이퍼를 써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독서괭 2023-01-09 12:17   좋아요 2 | URL
우와 파스칼에 아우구스티누스, 플라톤까지! 깊이있는 댓글 감사합니다^^ ‘현대 사회는 근원적인 결핍을 마주하지 못하도록 표면적인 요소들로 덮어버린다‘는 말씀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애초에 근원적인 걸 탐구할 시간을 주지 않는..-ㅁ-;; 초등학생조차 저렇게 바쁘니까요. 철학교육도 필요한 것 같은데, 철학자 이름 외워본 기억밖에 없고.. 스스로 탐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할텐데요.
교육학 연구하시면 육아랑도 연결지점이 있네요^^ 좋은 교육을 위해 앞으로도 애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공쟝쟝 2023-01-06 2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어떤 시간일지… 틈틈 시간내어 아이 코고는 소리 들으며 좋은 책 읽는 시간! 내가 다 행복합니다. 행복합시다!

독서괭 2023-01-09 12:18   좋아요 2 | URL
코도 골고 잠꼬대도 하고.. 잠꼬대 소리에 꺤 줄 알고 들여다봤다가 잉? 하고 돌아와서 다시 읽고 ㅋㅋ 그렇습니다 ㅋ 쟝쟝님 행복한 한주 보내세용^^

유부만두 2023-01-07 00: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애덤스 패밀리 리메이크 “웬스데이”(넷플릭스 시리즈) 에 손모가지가 하나 돌아다니면서 주인공 도와주는데요. 그 손모가지 이름이 Thing 씽 입니다. 프랑켄슈타인 떠올리게 꼬맨 자국 잔뜩이고 손이 혼자 움직이니까 첨엔 징그럽지만… 정들게 되는 (나름) 캐릭터에요. … 라캉은 이 Thing 이랑 꽤 다른 걸 의미했지만요;;; 엉뚱한 댓글 달아서 죄송해요;;;

독서괭 2023-01-09 12:19   좋아요 1 | URL
으악 손만 돌아다니는 그런 영화가 있어요? 워.. 그런데 이름이 Thing이라니 작가나 감독이 뭔가 의도한 건 아닐까요..!! 주인공은 the Thing과의 연결이 끊어지지 않아서 그의 앞길을 도와준다거나.. ㅋㅋㅋ 죄송은요 유부만두님. 댓글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3-03-26 2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내 글을 다 쓰고 이 글을 한 번 더 읽으러 왔다!! 역시 잘 요약된 독서괭의 글을 읽는 것이 내가 잘 요약하기 위해 쓰는 것보다 낫다!!!! ㅋㅋㅋㅋ
근데 댓글에 다들 결여도 갈망도 없으시군요 ㅋㅋㅋ 난 많았는 데… 신기 ㅋㅋㅋ

독서괭 2023-04-01 10:45   좋아요 1 | URL
으왕 영광입니다~😍😍😍
 















위대한 나의 발견 ★ 강점혁명 

이라니.. 오마이.. 그냥은 절대 안 샀을 이 책을 몇년 전에 왜 샀냐면, 

김하나의 측면돌파 팟캐스트에서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김하나작가님이 이 책을 추천하셨는데, 내용보다는 이 책을 사면 거기 실린 고유아이디로 받을 수 있는 검사, 그러니까 책 표지에도 크게 적혀있는 'STRENGTHS FINDER 2.0' 검사를 받을 수 있는데 그게 꽤 괜찮았다는 것. 


그렇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덥썩 사놓고는 방치중이었는데 오늘 드디어 점심시간을 이용해 검사를 해봤다. 5단계에 걸쳐 선택지가 있고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다른 질문이 쓰여 있다. 좀 독특해 보인 건 보통 이런식이면 양쪽 끝에 반대되는 내용이 적혀 있지 않나? 예를 들어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한다'와 '나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 처럼. 그런데 이 검사는 이렇게 딱 떨어지게 반대되는 것 뿐 아니라 미묘하게 다른 방향의 문장들도 더러 있었다. 지금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음.. 같은 문장이 두번 나온 경우도 있었는데 짝꿍으로 나온 문장이 다르기도 했다. 

검사를 마치고 나면 34개의 특성 중 나의 강점을 5가지 뽑아준다. 요약된 표에서 내 강점을 클릭하면 설명이 나오는데 그 내용은 이 책에 나온 내용 일부와 동일하다. 보고서를 클릭하면 5가지 강점에 관해 내가 답변한 내용을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해준다. 


내 강점은 얘네들이다.


수집(Input) 테마

책임(Responsibility) 테마

발상(Ideation) 테마

지적사고(Intellection) 테마

존재감(Significance) 테마


아마 제일 강한 순서대로가 아닐까 한다. 34개 전체에 대한 분석보고서도 있는데, 이건 보려면 돈을 더 내야 하고 가격이 8만원이 넘어.. 그냥 안 보기로. 

김하나작가의 추천이유도 그랬고, 내가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늘 약점을 의식하고 이걸 보완해서 약점 없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는 우리 대부분 사람들에게, 그 시간에 너의 재능을 키워 강점으로 만들면 훨씬 큰 성취와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아이들을 키울 때 유념해야 될 부분이라 여겨진다. 많은 양육자들이 내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못 견뎌한다. 특히 공부에 있어서. 그 부분을 메우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엄청 쏟아부어 겨우겨우 평균치로 만드는 것. 하긴 수능점수 생각하면 우리 아이가 수학에 영 재능이 없다고 그냥 포기해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건 우리 교육의 문제고, 아이 인생 전체를 생각했을 때는 강점을 키운다는 태도를 좀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닐까 싶다. 


검사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면, 맞는 부분도 있고 글쎄.. 나는 이런 검사를 받고 나면 늘, 이것은 나의 현상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인 게 아닌가 알쏭달쏭 하다. 책임, 지적사고, 존재감은 수긍이 가나 수집, 발상은 다소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아닌지. 

내가 가장 공감한 나의 모습은 '책임'테마에 있었다.


책임 테마의 소유자인 당신은 하겠다고 한 것은 끝까지 책임진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일단 약속한 것은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자신의 평판이 여기에 달려 있다고 본다. 그리고 어떤 이유로든 책임을 이행하지 못하면, 자동적으로 상대방에게 보상할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사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 변명하고 합리화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만회하고 보상할 때까지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 211쪽 


이 책은 그냥 읽는 건 별 의미가 없고 사서 이 검사를 하는 데 의의가 있다. ID 사용 딱 한번 가능하므로 검사를 받아보고 싶으면 1인당 1책 구매 필수다. 내가 볼 때 이미 자신을 잘 알고 있고 지금 하는 일과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사람은 별로 받아볼 필요가 없다. 특히 자신의 장점을 잘 파악하고 일상적으로 자화자찬 하고 있는 분은 살 필요 없어요. ㅋㅋ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01-04 18: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일상적으로 자화자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얘기 하신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이거 하면 책임 나올 것 같아요!

독서괭 2023-01-04 18:08   좋아요 4 | URL
네 당근이죠 달리 누가 있겠습니까?ㅎㅎㅎ

바람돌이 2023-01-04 19:00   좋아요 3 | URL
저 일상적으로 자화자찬에서 다락방님을 떠올리는건 저만은 아니겠죠? ㅋㅋㅋ 근데 솔직히 저도 만만찮습니다. 저는 여기서 좀 겸손한척이 아니고 겸손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고 실제 생활에서는 자화자찬 대마왕에 이어 너 우리 가스라이팅하고 있는거냐는 말을 달고 살고 있으므로.... 어쨌든 다락방님과 저는 필요없는걸로.... ㅎㅎ

독서괭 2023-01-04 19:08   좋아요 4 | URL
자화자찬이 바로 다부장님의 수많은 매력 중 하나니까요 ㅎㅎㅎ 저도 딱히 겸손한 편은 아닌데 여기선 절로 겸손해집니다^^

책읽는나무 2023-01-05 10:15   좋아요 0 | URL
저도 집에선 애들 앉혀 놓고 나 잘났다고 잘난 척 많이 하는데 이곳에선 더 위대하신 분이 계셔서 숨 죽이고 지내게 되는 것 같아요ㅋㅋㅋ
다들 바짝 엎드려!!!!ㅋㅋㅋ

독서괭 2023-01-06 10:45   좋아요 1 | URL
ㅋㅋㅋ 나를 겸손하게 만드는 알라딘이여..

단발머리 2023-01-04 18: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집에 있고요 (왜 있냐 이 책ㅋㅋㅋㅋ) 제 책은 하얀 바탕에 보라색 무늬가 기억나니까 예전 버전인가봐요. 이 책의 포인트는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일테고 저 역시 검사 결과에 대해서는 독서괭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내가 어떠한가 보다는 내가 되고 싶은 항목에 표시를 ㅋㅋㅋㅋㅋㅋ
저는 무엇이 강점이었는지는 기억도 안 나는데, 평소 제가 그리던 인간상과는 아주 유사하게 나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04 18:59   좋아요 2 | URL
단발님 뭐 나오셨는지 궁금한데요! 다시 접속해서 보고서 찾아보시면 안 됩니까? ㅋㅋ 이 책은 중고로 팔 수도 없어 저도 가지고 있어야겠네요 ㅋㅋ

잠자냥 2023-01-04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마지막 문장 노렸네 노렸어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척하고 알아듣고 그 사람 댓글 달았네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04 22:34   좋아요 1 | URL
바로 첫 댓글 다셔서 깜짝 놀랐네요 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1-05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은 아니고 아주 예전 강점혁명인가 하는 책을 사서 검사해본 적이 있어요. 지금은 다섯가지 테마가 뭐였나는 기억도 가물거리네요^^; ‘조화‘만 어렴풋이 기억납니다ㅋㅋㅋ 괭님 말씀처럼 되고자 하는 모습에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그냥 내가 이 정도의 장점을 갖고 있나보다 하고 넘어가고 스트레스 안 받으면 끝이죠!

독서괭 2023-01-06 10:46   좋아요 0 | URL
오 화가님도 검사 받아보셨군요. 조화!! 그거 좋은 테마인데요. 저는 관계에 관한 건 하나도 없고 오로지 나 자신.. 독고다이.. -ㅁ-;; 스트레스 안 받으면 끝, 그거 맞는 말씀입니다! 저는 아이들에게는 나중에 시켜보고 싶긴 하더라고요. ㅎㅎ

새파랑 2023-01-05 1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검사비용이 비싸나보네요 ㅋ 전 이런 검사 해도 바뀔게 없을거 같아서 못해보겠어요 ㅜㅜ 전 MBTI로 만족하겠습니다 ^^

독서괭 2023-01-06 10:47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 검사 자체는 책만 사면 해볼 수 있는데, 자세한 보고서가 비싸요^^ 딱히 바꿀 필요 없이 만족하고 있다면 전혀 검사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레삭매냐 2023-01-06 1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엔딩, 너무 재밌습니다 쿄쿄쿄

검사는 놉~!

scott 2023-01-06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괭님의 쵝오의 강점은 솔직함 이신 것 같습니다 !ㅎㅎ

이런 강점은 널리 알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