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알코올 기운을 두르고 늦은 밤길을 걸어오는데, 나의 해방일지ost를 들어서 그런지 센치한 기분에 젖어

메모를 했더랬다. 그런데 다음 날 오전에 열어보니 없는 게 아닌가. 저장을 누르지 않고 닫았나 보다. 

별로 취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기억은 난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아주 중요한 사람들을 만나 아주 중요한 회의를 하고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마친 후 

나의 해방일지ost를 들으며 돌아오는 길, 

문득 나 자신이 너무 하찮게 느껴지고, 

모든 것은 결국 시간 속에 사라질 일, 

이렇게 열심히 계획하고 이렇게 열심히 다투고 이렇게 열심히 도모하며 

그런데도 누구도 자신있게 행복하지 못하고... 


새우깡 찾는 S답지 않지만 가끔은 S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는 것이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하며 집에 들어와 자고 있는 아이들 얼굴을 보니 

아침의 둘째 모습이 떠올랐다. 


아침, 식사준비를 하고 있는 내 곁에 온 둘째가 수줍게 말한다.
"어린이집에 가면, 다른 애들은 잘 노는데," 
응, 그런데? 하니 베란다 문 뒤에 가서 얼굴을 빼꼼 내밀더니 이런다.
"나는 엄마 생각만 해."
크흡- (마음 속 비명) 
"엄마 회사 가서 내 생각 많이 해~"
하고 씩씩하게 어린이집에 갈 듯 하더니, 준비하다가 결국 눈물이 터진다.
예전에 울 때 손수건을 주면서 비비면 아프니까 톡톡 두드려 닦으라고 했더니, 그 이후로는 눈물이 나면 손수건을 들고 다니면서 눈가를 톡톡 두드리며 흑흑 운다. 무슨 비운의 주인공인냥.. 그 모습이 또 너무 귀여워서 웃고 만다. 
저녁에 집에 오니 "엄마 하늘만큼 땅만큼 보고 싶었어요." 해서
"엄마도 하늘만큼 땅만큼 보고 싶었어." 했더니
"아니 나는 하늘만큼 땅만큼 우주만큼 보고 싶었어요!"
크흡- (마음 속 비명2) 

너 나 추앙하니? 


물론 아이들과 이런 다정한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내 목청을 시험당할 때가 있다.. 

하지만 역시, 이게 다 무슨 의미일꼬..? 하는 순간에 나를 일으켜주는 건 사랑-

아이들이 양육자에게 보여주는 사랑은 원시적으로 순수한 것이어서 때로 무겁다. 

온 몸의 무게를 실어 내게 안겨들 때처럼 마음도 그렇게 온 존재를 실어서 준다. 

부모의 사랑은 가이 없다며 늘 칭송하지만, 과연 아이가 주는 사랑보다 양육자가 주는 사랑이 더 클까? 

양육자의 사랑도 처음에는 대체로 순수하다. 하지만 아이에게 점점 자기 의사가 생기면서 그 사랑에 조건이 붙어간다.

아이 역시 자랄수록 양육자에 대한 사랑의 순수함을 잃어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쁜 아기를 많이 사랑해주기 위해 아기를 낳아 키운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실은 그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경험을 하고 싶어서 아기를 낳는 게 아닐까? 

조건이 덕지덕지 붙어가기 전에,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 사랑받는 기분을 누려야겠다. 



대상항상성이 생긴 뒤에는 엄마의 이미지가 내면에 새겨져 잠시 혼자 있더라도 위안을 느낄 수 있다. 이를 ‘위안의 내재화soothing introject’라고 하며, 성인의 정서조절 능력의 밑바탕이 된다. 92/388(전자책 기준)
대상항상성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다. 애착대상이 관계 속에서 보여준 수많은 위로와 지지, 포옹과 애무의 느낌, 따뜻한 미소와 눈 맞춤, 같이 놀았던 경험 등이 마음에 차곡차곡 쌓여서 만들어진 기억의 퇴적물이다. 눈앞의 현실과 손에 잡히는 감각만 존재하던 유아의 삶에 이제 기억이 자리잡고 과거라는 시제가 만들어진 것이다. 아이는 대상항상성을 머리로가 아니라 마음으로 알고 있으며,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다. 93/388

문요한 작가의 <관계를 읽는 시간>은 밑줄을 엄청 그으며 읽은지 한참 됐는데, 갑자기 생각나 메모를 열어보니 참 육아에 와닿는 글들이 많다. 내게 가장 위로가 되었던 부분은 이 부분이었다. 애착은 손상시키지 않는 것보다 회복이 중요하다고. 오히려 좌절은 꼭 필요한 요소라고. 

애착형성이 중요하다는 말이 많은 양육자들, 특히 엄마들을 옭아매고 죄책감을 주는데, 우리는 절대 완벽하지 않고 완벽할 필요도 없다. 


‘안정적 애착이란 애착손상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오해다. 그 누구보다 따뜻하고 지혜로운 양육자가 제아무리 애착손상을 주지 않으려고 애쓴다 해도 아이에게 애착욕구를 좌절시키지 않을 수는 없다. 초보 엄마일수록 더욱 그렇다. 처음부터 엄마인 사람이 어디 있겠나?

애착손상을 주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애착손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애착은 한번 깨지면 붙일 수 없는 유리그릇 같은 것이 아니다. 수없이 넘어지고 다치면서도 오히려 더욱더 단단해지는 인간의 몸과 같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 인간에 가까운 휴머노이드가 개발되더라도 인간의 굳은살을 흉내 내기란 어려울 것이다. 소재의 회복력이 좋으면 원형 복구까지는 되겠지만, 인간의 손발처럼 다치고 찢어지는 과정을 통해 더 단단해질 수는 없을 테니까.
애착은 그런 것이다. 한 번도 손상되지 않았기에 애착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깨지면서도 이를 다시 복구하고 연결시키기 때문에 단단해지는 것이다.  104-105/388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에게는 ‘적절한 애착손상’이 필요하다.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애착손상이 전혀 없는 것은 애착손상이 심각한 것만큼 문제가 될 수 있다. ‘적절한 애착욕구의 좌절’은 세상을 헤쳐나갈 독립심을 주고, 자아중심성에서 벗어나 상호적인 관계를 맺어갈 기초가 되고, 대상의 좋은 면과 안 좋은 면을 바라보고 통합할 수 있는 시야를 준다. 좌절은 발달의 중요한 요소다. 107/388

그러므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상처를 주고받지 않으려는 것보다 관계의 상처를 잘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다.  108/388
부모라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부모들의 헌신으로 지금 우리 아이들은 행복한가? 아니면 나중에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주체로서 성장하고 있는가? 만일 아니라는 대답이 떠오른다면 즉시 자녀와 자신의 바운더리를 살펴보고 조절해야 한다. 부모의 생각과 달리 아이의 삶을 좌우하는 것은 부모에게 달려 있지 않다. 질병이 치유되는 본질적인 힘은 약물이나 의술이 아니라 사람의 내적 치유력인 것과 같다. 의술이나 약물은 그 힘을 도울 뿐이다. 부모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아이를 앞에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일 따름이다.  173/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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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6-10 16: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아이들이야말로 누구보다 엄마를 추앙하죠!!*^^* 괭님도 나의 해방일지ost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요즘 계속 즐겨들어요. ‘일종의 고백‘은 여성보컬 버젼도 좋아요 헨(Hen)이 부른거요

독서괭 2022-06-10 16:51   좋아요 3 | URL
미미님, 전 ost 들을 생각은 못하다가 누가 좋다고 해서 들어봤는데, 좋더라구요. 선선한 밤공기에 참 좋았어요. 찔끔찔끔 보는 중이라 아직도 끝을 못 봤지만요 ㅎㅎ 매 회 명대사가 나오네요. 일종의 고백 여성보컬 버젼도 들어볼게요^^

페넬로페 2022-06-10 17: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왕
독서괭님의 귀여운 둘째의 추앙!
넘 귀엽고 애틋하고 따뜻해요
제 마음이 뭉클해질 만큼요~~
대학생인 된 딸아이와 저는 요즘 대놓고
우리는 주고 받는 사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안엔 추앙의 맘이 깔려 있어요 ㅎㅎ
저에게 다시 과거의 한순간으로 돌아갈 기회를 준다면 저는 딸아이 어렸을 때 였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좋지만 그래도 그때도 좋았어요^^

독서괭 2022-06-10 17:43   좋아요 4 | URL
로페님, 둘째가 한창 떼부리고 난장 피우다가 그 시기가 지나니 너무 사랑스럽습니다..ㅎㅎ
대학생이 된 따님과 추앙의 맘이 깔려 있다고 하시는 말씀도 뭉클하네요^^
저도 애들이 커가며 제게서 떨어져나가는 건 당연한 과정이지만, 그 안에 그런 맘이 깔려 있으면 좋겠어요.
애들 좀 빨리 커서 혼자/혹은 부부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 생각하면서도 그때 되면 지금이 그립겠다 싶습니다.
지금 예쁜 시절을 잘 누려야겠어요^^

거리의화가 2022-06-10 17: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 부모님께 원시적인 순수함을 보였을 때가 있었겠죠^^; 음...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오래되서인지 떠오르지가 않네요-_-; 둘째의 그런 표현에 엄마로서 많은 감정이 드셨을 것 같아요~^^

독서괭 2022-06-10 17:46   좋아요 4 | URL
화가님, 주양육자에 대한 애착은 생존의 문제라 원시적이고 더 강렬한 것 같아요~ 위험한 상황에서 주양육자에게 다가가려는 게 본능이기 때문에 바로 그 주양육자가 나를 학대하더라도, 오히려 더 주양육자에게 의존한대요ㅠ 그 말 들으니 넘 슬펐어요. 가끔 이 사랑이 권력으로 느껴지거든요. 권력을 휘두르지 않으려고 애쓰려고요. ^^

잠자냥 2022-06-10 17: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둘째 말에 왜 제가 눈물 나죠? 주책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6-10 17:48   좋아요 4 | URL
오 자냥님, 감동 받으셨다~~^^

레삭매냐 2022-06-10 1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코올 기운을 두르고...

왜 이리 정겨운지요.

저도 낼 알코올 기운
두르러 간만에 출격합니다.

독서괭 2022-06-10 23:01   좋아요 1 | URL
취하는 정도보다 알코올 기운을 두른 정도가 딱 좋을 것 같습니다^^
매냐님 내일 한잔 하러 가시는군요.
알코올 기운 따스히 두르며 즐건 시간 보내세요^^

프레이야 2022-06-10 18: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왕 둘째 넘나 사랑스럽네요
아이가 엄마를 추앙해 줄 때가 있었는데 말이죠 ㅎㅎ 크면서는 엄마가 지들을 추앙해줘서 다 컸잖아요. 진심 연애하면 추앙만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럴 때가 좋았는데 말이죵 ㅎㅎ

독서괭 2022-06-10 23:03   좋아요 4 | URL
프레이야님, 둘째가.. 애교가.. 아휴.. 말도 못합니다 ㅋㅋ
엄마랑 아빠가 세상 최고고 모르는 게 없고 뭐 그렇다고 생각할 때가 있죠 ㅎㅎ 이 시기를 누려야겠어요.
짝사랑하고, 연애 초기에는 추앙하는 것 같아요 ㅋㅋ 콩깍지..ㅋㅋ

새파랑 2022-06-10 19: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은 너무 사랑받으셔서 안센치하셔도 될거 같지만 쓰신 메모는 너무 좋네요 ^^ 사랑받는 엄마 너무 멋지십니다~!!

독서괭 2022-06-10 23:04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술과 밤과 음악이 섞이니 아무리 저라도 센치함이 몰려오더라구요! 인생 허무함은 애들 사랑으로 물리쳤습니다^^

햇살과함께 2022-06-10 23: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둘째 넘 귀엽^^ 저희집 둘째도 어릴 때 저를 너무 사랑해서 내가 이렇게 사랑받아도 되나? 생각한 적 많아요 ㅋㅋ 첫째는 저 닮아서 무뚝뚝한데 말이죠~

독서괭 2022-06-13 11:59   좋아요 2 | URL
햇살님도 둘째에게 많이 사랑받으셨군요! 둘째들이 대체로 첫째에 비해 애교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내가 이 사랑을 받을 자격이 되나 싶을 때가 많아요^^

공쟝쟝 2022-06-11 09: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인간이 가장 사랑할 수 있는 때는 바로 그때 주양육자에 대한 사랑이라 생각합니다 ㅋ (저는 기억나요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가 ㅋㅋ) 모든 성인 인간은 그런 담대한 사랑을 이미 해본 것이죠 ㅋㅋ 그리고 독립하여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하는 데… 고것이.. (눈물이 맺혀있다)

독서괭 2022-06-13 11:59   좋아요 2 | URL
엄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기억 나시는군요! 저는 그때의 마음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ㅎ 울 엄마는 애교를 부려도 받아주는 사람이 아니었... ㅠ ‘독립하여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하는데..‘ ㅋㅋㅋ 아니 왜요, 쟝쟝님 넘 잘하고 있는데!

mini74 2022-06-11 2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예쁘고 설레요. 울 애도 그럴때가 있었지하며 아련한 ㅎㅎㅎ지금을 즐기십시오 ㅎㅎㅎ

독서괭 2022-06-13 12:00   좋아요 2 | URL
ㅎㅎㅎ 미니님, 그 시절 그리우실 때가 있죠? 지금을 즐기려 노력하겠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것 같아요.
 




<파친코>에서 선자의 어머니 양진은 몇차례의 유산은 물론, 출산을 하고도 몇달만에 아기가 병치레로 죽는 경험을 거친 후 선자를 가진다. 선자는 결혼할 수 없는 상대와의 관계에서 임신하여 노아를 낳지만, 둘째 모자수를 갖기 전 그도 여러 차례 유산을 겪는다. 모자수의 아내 유미도 몇 번의 유산 끝에 솔로몬을 무사히 낳는다. 모자수가 사별 후 사귄 여자 에쓰코의 딸 하나는 임신을 한 채 엄마에게 찾아온다. 

임신은 여성들의 삶에 찾아오는 거대한 습격이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원했지만 낳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든, 임신이 이루어지는 순간 여성의 몸은 결정권을 잃는다. 콩알만한 수정란이, 아직 인간의 형체가 전혀 나타나지도 않은 배아가 여성을 지배한다. 소중한 생명을 품은 자궁. 그속의 콩알을 위해 모든 욕구를 참아가며 몸을 보존해야만 하는 지엄한 명령. 


파리바게뜨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관련기사: “아파도 못 쉬고 유산까지… 여성 노동자 보호하라”

링크☞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3567


여성 직장인의 연간 유산율이 23%라는 것도 놀랍고,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의 연간 유산율이 50%에 이른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직장 다니며 임신해서 유산 없이 두 아이를 낳은 나는 무척 운이 좋았던 것이다. 

임신한 여성을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해주지 않는 직장에서 여성이 자연유산을 할 때, 누구도 그 책임을 지지 않는다. 민사상 손해배상은 어렵게 인정이 될지 모르지만, 사업주에게 태아의 생명을 해친 죄를 묻지는 않는다. 하지만 똑같이 태아가 생명을 잃는 결과가 일어났음에도 그것이 여성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경우에는 그를 처벌하겠다는 것이 낙태죄다. 

위 기사에서 나오듯이 여성 직장인의 연간 유산율이 23%이고, 심지어 40대 이상 임신부의 자연유산율은 50.5%(세계일보 2015. 2. 3.자 기사, "40대이상 임산부 2명 중 1명 자연유산, 전연령 유산율 22.1%")라는데, 무리해서 일하다가 자연유산하면 면죄되고 출산 후 양육이 어려워서 임신중지를 선택하면 처벌되는 것이 얼마나 부조리한가. 

 

100년이 지난 양진의, 선자의 이야기는 유미를, 하나를 거쳐 지금에 이른다. 그 시절에 비하면 유산율은 낮아졌을 테지만, 임신과 출산에 대한 여성의 선택권 부재라는 근본적 문제는 똑같다.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도록 의학적 기술이 발전하고, 난임시술 후 선택적 유산이 합법적으로 행해지고, 나이나 환경으로 인해 취약한 계층 여성들이 이도저도 못하다가 결국 출산한 후 영아살해/유기에 빈번히 이르러도(영아살해 2달에 1번, 영아유기 1달이 10번꼴로 발생한다는 관련기사: https://view.asiae.co.kr/article/2022051910450657235), 낙태한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변하지 않는다. 그들은 형벌로 처벌하지 않는다면 여성들이 무분별하고 무책임하게 성교할 거라고 본다(심지어 위헌소원에서 법무부 변론 내용 중에도 비슷한 취지가 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46023.html). 나는 그 주장의 저변에는 여성을 '이성적이지 못한 열등한 존재'로 여기는 여성혐오가 깊이 깔려 있다고 여긴다. 가부장적으로 통제하는 국가가 없다면 여성은 무분별하게 성교하고 쉽게 낙태할 거라는 생각. 거기에는 주체적으로 자기 삶을 결정하고 꾸려나가는 한 사람의 모습도, '무분별한 성교'의 대상이 될 남성의 모습도 삭제되어 있다. 


낙태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결코 생명중시의 정언명령이 아니다. 그건 가부장제의 결과물이다. 만일 가모장제 사회였다면, 법은 여성의 낙태를 허용하고 여성을 임신시켜 낙태에 이르게 한 남성을 처벌했을 것이다. 그렇게 처벌하지 않으면 남성들이 '무분별하고 무책임하게' 성교해서 여성을 임신시킬 테니까. 

낙태죄의 완전하고 종국적인 폐지와 안전한 임신중단의 권리가 보장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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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5-30 19: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관련해 미국에서 만든 다큐를 조금봤는데 미국에서 꽤 오래 이 싸움이 있었더라구요. 페미니스트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도 출연하던데 제목이 기억이 안나요ㅜㅜ 대신 관심있으실것같아 기사링크 올립니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3588667&memberNo=16432281&vType=VERTICAL

파리바게트 자연유산 이게 무슨일인지...저 안그래도 파업있고부터 이용안하는데요. 저기 다니는 아빠들 육아휴직은 아예 불가능하겠네요?ㅠ

독서괭 2022-05-30 21:33   좋아요 3 | URL
오 미미님 링크해주신 기사는 북플에서는 클릭이 안 되네요. 검색해보니 <reversing roe> 인 것 같아요. 이런 다큐도 있군요! 넷플 구독을 안 해서 ㅠ 2018 제작된 거라는데 최근에 더 핫하겠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미님은 이미 파바 불매중이시군요! 전 개인이 하는 동네빵집을 더 좋아해서 잘 안 가긴 했는데, 앞으로는 더 안 가야겠습니다.. 엄마들한테도 그러는데 아빠들 출휴/육휴는 택도 없겠네요 ㅠ

미미 2022-05-30 21:47   좋아요 2 | URL
네 그 제목 맞을거예요!!^^

얄라알라 2022-06-07 15:05   좋아요 2 | URL
미미님 덕분에 <reversing roe> 다큐를,
또 독서괭님 덕분에 파리바게트 이슈를 알게 되었습니다

˝곤이˝라는 뜻이군요.
roe.

미미 2022-06-07 15:38   좋아요 2 | URL
얄라알라님 넷플릭스에서 <제인 로 케이스 뒤집기>란
제목으로 보실 수 있어요^^

독서괭 2022-06-10 10:37   좋아요 1 | URL
roe는 사람 이름인데, 거기 곤이라는 뜻이 있군요? 가명인 걸로 알고 있는데 관련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새파랑 2022-05-30 21: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낙태도 임신중단도 당연한 권리가 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임신을 한쪽 성의 책임으로 모는건 잘못된것 같아요~!!

독서괭 2022-05-30 21:34   좋아요 4 | URL
맞슙니다~! 임신중단을 안전하게 잘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출산을 결심한 사람들을 위해 양육지원도 연결해주면 좋겠어요. 새파랑님 공감 감사해요~^^

레삭매냐 2022-06-02 10: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느 기사에서 봤는데
미쿡의 총기 지지자들이
낙태는 생명을 죽이는 일
이라며 극렬하게 반대하
면서, 정작 사람들을 죽이
는 총기 규제에는 그야말
로 사생결단하듯이 반대한
다는 말에 기가 막혔습니다.

정말 이상한 나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율배반적
이구요.

독서괭 2022-06-02 12:47   좋아요 4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생명권을 이유로 낙태를 반대하는 거라면 다른 논점에도 일관성을 가져야 마땅할텐데 말이죠.
그냥 여성이나 취약계층이 겪고 있는 현실에 대해 무관심한 거라고밖에는 ㅠㅠ

mini74 2022-06-03 12: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최고의 발명품이 피임약이라고. 여성을 해방시켰다고 하지만 왜 여성만? 남성피임약은 왜 앖지? 했는데 곧 나온다는 기사를 봤어요. 파리바게뜨 노동자들 ㅠㅠ 너무 속상하네요.

독서괭 2022-06-03 22:42   좋아요 3 | URL
그러네요! 그러고보니 왜 피임약은 여자만! 남성피임약이 나오는군요. 이제야 나오는 것도 희한하네요..
파바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이 빨리 개선되길 빕니다 ㅜㅜ

얄라알라 2022-06-07 15: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친코를 읽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더욱더 독서괭님의 글이 제가 가깝게 느껴집니다.

독서괭 2022-06-10 10:37   좋아요 1 | URL
저는 번역에 딱히 불만이 없었는데 번역이 별로라는 평도 있더라구요. 얄라님은 원서로 읽으시니 더욱 좋으실 것 같아요^^
 


<파친코> 2권을 읽는데, 노아가 고한수와 식사하는 자리에 노아의 여자친구 아키코가 예고없이 나타나 합석하는 장면이 나왔다. 아, 너무 짜증나지 않는가? 노아는 고한수와 언제 함께 만나서 같이 밥먹자는 말을 한 적도 없는데, 자기 맘대로 그 자리에 끼는 게 자신의 권리라고 생각하고, "내가 너에게 이렇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니 너는 기뻐해야 마땅하다"라고 생각하다니. 무례하고 오만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노아가 좋아했던 것도 아마 아키코의 그 굴곡없는 성장배경에서 오는 자신감이었을 테니까. 아키코가 어떻게 노아를, 감옥에서 고문당하다가 죽은 아버지, 시장에서 설탕과자를 만들어 팔며 아이들을 키워낸 어머니, 종전 무렵 도망치다가 화상을 입어 누워만 있는 삼촌, 한번도 가보지 못한 조국, 폄하되는 조선인이라는 정체성,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공부했던 시절, 그런 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굳이 밝히고 이해나 연민을 받고 싶지도 않은 그 복잡한 마음을 말이다. 


며칠전 스트레스가 심하게 와서 '나의 해방일지'를 보기 시작했다. 미미님이 좋다고 하셔서 마음에 두었었는데, 아, 정말 좋네. 



삼남매 중 둘째 염창희는 말 많은 오지라퍼인데, 그들 부모의 일손을 돕는 일손 '구씨'의 집에 찾아갔다가 아무도 없는 집에서 한 방 가득 모아둔 소주병을 발견한다. 오지라퍼 답게 그는 친구(오두환)를 불러 소주병을 밖으로 날라 치우려고 한다. 그 모습을 발견한 구씨가 달려와 그만두라고 화를 낸다. 삼남매의 막내 염미정은 나중에 이 일을 오두환, 염창희로부터 듣고는 묻는다. "(구씨가) 도와달라고 했어?" 그리고는 일침을 날린다. "인간을 갱생시키겠다는 의도가 너무 오만해."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나도 염창희의 행동에 짜증이 났다. 주인 없는 집에 들어가는 것부터가 무례하고, 자랑스러울 것 없는 알콜중독의 증거를 보고도 못본 척하는 배려도 없고, 염미정의 지적대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갱생시키려는' 태도가 엿보인다. 

작가는 드라마 곳곳에서 타인에 대한 섣부른 평가, 함부로 뱉어내는 말들, 하나의 잣대를 들이대며 누군가를 실패자로 만들어버리는 방식을 지적한다. 첫 화에서 삼남매의 첫째 염기정은 고깃집에서 친구들에게 소개팅에 나온 이혼남 이야기를 하며 "애 딸린 유부남이라니, 총을 쏴버려야 한다"고 흥분해서 말하는데, 바로 옆 식탁에는 배우자와 이혼하고 딸을 데리고 사는 남자 조태훈이 딸과 함께 앉아 있다. 조태훈은 염미정의 회사 동료이기도 한데, 두 사람은 회사에서 강요하는 동호회 가입 때문에 괴로워하는, 말하자면 '아싸'들이다. 이들과 또다른 아싸 박상민부장은 셋이서 동호회를 만들기로 하고, '해방클럽'을 조직한다. 


염미정은 매우 내성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회사 동료들의 수다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면서도 습관적으로 미소를 짓고 있다. 싫은 말을 하지 못하고, 알던 사람과 끝장을 내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녀는 전남친에게 사업자금을 빌려주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았으나 전남친은 해외로 날라 버렸다. 이런 그녀의 캐릭터를 분석하면, 애착 형성이 잘 되지 않아 자존감이 부족하다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한번도 채워진 적이 없어"라고 말한다. 염미정은 구씨에게, 그러니 나를 가득 채워서 나쁜 놈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만들라고 외친다. 한편으로 염미정은 구씨를, '좋기만 한 사람'으로, 무조건 응원할 대상으로 삼는다. 지지 않고, "뚫고 나갈거야"라고 선언한다. 

염미정은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내성적인 태도를, 잘못한 사람에게도 큰소리 내지 못하는 답답함을 피상적으로 바꾸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처럼 굴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 본질적인 문제가 "채워지지 못함"에 있음을 알고 직구를 날린다.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 특히 삼남매는 참 재미난데, 각자 어느 정도 한심하고 어느 정도 답답하지만 또 나름의 사랑스러움을 가지고 있다. 이런 캐릭터들을 만들어내고 이런 이야기를 엮어낸 작가에게 감탄한다. 




윌*오디오북에서 <토지> 듣기는 계속 진행중이다. 옛날, 20대에 토지를 읽었을 때는 구천이의 기구한 사연과 별당아씨와의 도피, 귀녀와 평산과 칠성의 음모, 용이와 월선이의 사랑 등 굵직한 줄기에만 집중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마을사람들 하나하나의 개성과 사연에 눈길이 간다. 나름대로 양반인 평산에게도 거침없이 말을 날리는 정많은 주모 영산댁이나, 예쁜 얼굴에 못된 심보를 가진 임이네와 강청댁의 신경전, 함안댁의 못나고 불쌍한 삶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2권의 끝에서는 함안댁이 나무에 목을 매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데, 목매단 새끼줄이나 나뭇가지가 영기를 빨아들여 좋다는 믿음 때문에 마을사람들은 욕심껏 그것들을 챙긴다. 희한한 것은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내 잇속부터 챙기자는 이런 태도라든가, 도무지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귀녀나 평산, 칠성을 보아도 이들 모두가 정말로 싫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인데, 박경리 선생님 자신이 이 무지하면서 억척스럽고 선하면서도 악한 사람들-특히 농민들-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쓰셨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풍경 묘사를 듣고 있자면 마치 눈앞에 그 모습이 떠오르는 것 같고, 생생하게 움직이는 등장인물들은 정말로 존재했던 이들 같으니, 괜히 대작이고 대작가가 아닌 모양이라고, 새삼 생각한다. 


나는 지금 무례함과 오만함을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지. 한때는 '좋기만 한 사람'일 수도 있었을 배우자에게 '사소한 보복'을 해가며 앙금을 쌓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내게 매달리는 아이들을 가득 채워주고 있는지. 내가 뚫고 나가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며 엉켰던 마음이 많이 풀어졌다. 



 윤가은 감독의 영화 <우리들>에서 주인공 ‘선‘은 다섯 살 남동생 ‘윤‘이 밤낮 친구 연오에게 맞으면서도 또 언제 싸웠냐는듯 다시 같이 노는 꼴을 보니 열불이 난다. 그래서 채근한다.

선: 야, 이윤, 너 바보야? 그리고 같이 놀면 어떡해?
윤: 그럼 어떡해?
선: 다시 때렸어야지.
윤: 또?
선: 그래, 걔가 다시 때렸다며. 또 때렸어야지.
윤: 음………… 그럼 언제 놀아?
선: 어?
윤: 연오가 때리고 나도 때리고, 연오가 또 때리고, 그럼 언제 놀아? 나 그냥 놀고 싶은데.


천진난만한 다섯 살 아이 윤이의 말이 어쩌면 헌법의 핵심일지도 모르겠다. 헌법은 결국 공존을 위한 최소한의 선의다.  - <최소한의 선의> 252, 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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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05-26 14: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딘지 잘 모르겠지만 제 마음 속 엉킨 마음이 풀린듯 해요. 그래서 독서괭님 글 읽을 때마다 기대되고 너무 좋아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독서괭 2022-05-26 16:41   좋아요 2 | URL
으하 단발님 좋은 말씀 넘 감사합니다^^ 제가 한참 못 들어와서, 지금 서친분들 서재 격파(?) 중이라 곧 단발머리님께도 갈 거예요.. 근데 다락방님 서재 격파가 안 끝나요.. ㅋㅋ

2022-05-26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26 1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5-26 14: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파친코에서 언급하신 그 장면 되게 불쾌했어요. 말없이 약속장소에 끼어드는 그 무례함과 자신이 그래도 될거라고 생각하는 오만함이요.

오랜만에 양질의 페이퍼로 인사하시네요, 독서괭 님! :)

잠자냥 2022-05-26 14:56   좋아요 2 | URL
짜증난다는 말 대신 불쾌했다고 바꿨나봐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5-26 14:57   좋아요 2 | URL
이런 제가 귀엽고 깜찍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5-26 15:05   좋아요 1 | URL
깜과 끔은 한끗차이이긴 한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뭘로 할까.....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5-26 16:46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다락방님이 저 장면 쓰시지 않았어요? 어디서 본 기억이 있어요. ˝조선인이라서˝ 좋다는 말 때문에 인용되었던 걸 수도 있지만요.
양질의 페이퍼라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ㅎㅎ 5월이 그냥 갈까봐 초조했어요.
잠자냥님/ 끔으로 갔다가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 찍게 되는 거 아닙니까? ㅋㅋ

다락방 2022-05-30 10:16   좋아요 1 | URL
맞아요, 독서괭 님. 저 장면 제가 인용했어요. 독서괭 님 기억력 진짜 대박이네요. 천재..

독서괭 2022-05-30 17:56   좋아요 0 | URL
대천재 다락방님을 가까이 하다보니 저도 천재가..??ㅋㅋㅋ

미미 2022-05-26 15: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괭님ㅠ.ㅠ 이 글을 읽고 위로받고 반성도 하게 되네요.
‘갱생시키려는 태도‘그런 태도에 상처받으면서도
무심코 뱉게 되는 일도 있었어요.
<나의 해방일지>보면서 그런 것들을 건들여주어 좋더라구요.
드라마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내면을 깊이 들어오는 의문들요.
저도 덕분에 마음이 풀리고 풀립니다.*^^*

독서괭 2022-05-26 16:49   좋아요 3 | URL
미미님 같은 순둥이과 분들은 이 드라마 보면서 특히 더 공감하고 위로받으실 것 같아요.
미미님은 상처를 주는 일보다 상처 받는 일이 더 많으실 것 같은데, 반성까지 하시다니.. 제가 더 반성하겠습니다(불끈). 덕분에 좋은 드라마 알게 되어서 기뻐요^^
끝까지 어떻게 풀어갈지 보고 싶은 드라마예요. 작가의 전작들도 궁금해지더라고요.
미미님 마음이 풀렸다고 하시니 감사하고 기쁩니다~^^

페넬로페 2022-05-26 18:04   좋아요 2 | URL
저는 박해영작가의 전작인
또 오해영과
나의 아저씨가 더 좋아요
물론 나의 해방일지도 좋지만요^^

미미 2022-05-26 18:22   좋아요 2 | URL
<또 오해영>봐야겠네요~♡ <나의 아저씨> 저도 좋았어요^0^

독서괭 2022-05-26 18:56   좋아요 2 | URL
오오 그래요? 해방일지 다 보면 다음 드라마는 나의 아저씨로..!

책읽는나무 2022-05-27 09:09   좋아요 2 | URL
오오~~작가님이 또 오해영, 나의 아저씨 드라마 작가님이셨어요???
저 두 드라마 넘 재밌게 봤었는데...해방일지도 봐야겠군요^^

페넬로페 2022-05-26 16: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염창희도 좋아요. ㅎㅎ
오지라퍼는 맞는데 그래도 인간적이면서도 결정적일 때 좋은 사람 같더라고요~~
어쩌면 젤 건강한 사람이 아닐까 싶고
허당끼도 있어 좋고요^^
저는 아빠가 젤 짜증나요.
엄마한테 평생 고생시키는거 넘 싫어요.
파친코는 도서관마다 예약이 꽉 차 있어 좀 기다리다 읽어야겠어요^^

독서괭 2022-05-26 18:58   좋아요 2 | URL
저도 염창희 좋아요~^^ 저 에피에서는 과하다 싶었지만요. 일도 잘하고. 하는 말들도 사실 다 맞는 말 ㅋ 엄마한테 “엄마는 아기 보면서 2,3년 희열을 느끼고 그 후에 계속 힘들면서 그 삶을 우리한테도 물려주고 싶으냐?”고 하니 엄마가 어릴적 사진 보면서 “사이즈만 커진 거다..”라도 되뇌이는 장면 넘 재밌었어요.
파친코 저는 본가에 갔다가 얻었답니다😆

프레이야 2022-05-26 17: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내 죽고 아버지가 그동안 자기가 가족들 건사하며 산다고 생각했는데 여태 가족이 자길 건사하고 살았더라고, 라는 말이 마음 아팠어요. 뒤늦게야 깨닫게 되는 것들. 남자들은 가족 위해 자기만 희생한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삶을 무겁게 여기고 가족에게 삐딱한 태도로 대하고 그런 것 같아요. 성질이나 내고 ㅎㅎ 그러다 나이 들고 몸 망가지고 빈둥지 되어서는 에고 ㅠ 그 아빠 불쌍하더이다. 나해 넘 좋아요.

독서괭 2022-05-26 19:00   좋아요 1 | URL
컥 프레이야님, 엄마 돌아가시나요?? 저 아직 4화까지인가밖에 안 봐서.. 으앙 엄마 죽다니 너무 슬프겠는데요 ㅠㅠㅠㅠ
그러게요. 가부장사회 가부장들이 딱 그렇게 살았던 것 같아요. 가족이 자길 지탱해주는 건데… 안타깝네요..

프레이야 2022-05-26 19:06   좋아요 2 | URL
헉 제가 스포일러를ㅠ 전 다 보신 줄 알구요. 저도 역주행해서 다 봤어요. 주말 기다리게 되었어요 ㅎㅎ 우블이랑 나해. 박해영 이전 작품이 더 좋다는데 전 패스했거든요. 그것도 역주행해야 되나 그럽니다 ㅎㅎ

독서괭 2022-05-27 00:35   좋아요 1 | URL
부모님 중 누군가 돌아가시는 건 스포일러 당해도 별 문제 없는 정보이니 괜찮습니다!^^ ‘나해‘가 뭔가 했습니다, 나의 해방일지였군요 ㅋㅋ 작가 이름이 박해영이었군요. 오해영이랑 이름이 같네요? ㅎㅎ 주목해야 할 작가 같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5-27 09: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짜증난다!!! ㅋㅋㅋ
다락방님의 불쾌함!!!ㅋㅋㅋ
왜 다 우습죠???
두 분 귀엽군요^^
저도 이번 달은 이상하게 드문드문 들어왔었지만, 또 이상하게 괭님 글이 안보인다?? 감지를 좀 했었는데...아!! 드라마 이야기를 들고 오셨군요^^
저 짐 정리하면서 <스물 하나, 스물 다섯> 드라마 정주행해서 다 봤습니다.ㅋㅋㅋ
남주혁 때문에 그 드라마 안본다고 했었던 말, 취소 취소에요ㅋㅋㅋ 스물~ 드라마에선 남주혁이 빛이 나더군요.
김태리는 더 사랑스러웠었구요^^
드문드문 주말 이틀치 <나의 블루스> 챙겨 보고 있긴한데, 다른 드라마 볼 것이 없나? 스물 드라마 본 이후 갑자기 드라마 금단증상이 와버려 뭘 보나? 싶었는데 해방일지 챙겨 봐야겠군요^^
파친코도 읽고 싶고, 토지도 읽고 싶고...
여튼 괭님 글을 읽고 나면 무척 읽고 싶고, 보고 싶게 만들어요^^

독서괭 2022-05-27 16:48   좋아요 1 | URL
나무님!! 아까 나무님 서재 들어가서 둘러봤는데, 그동안 일이 많으셨더군요^^ 바빠서 많이 못 들어오셨나 봅니다. 저도 이래저래 자주 못 와서, 오랜만에 글 올렸어요.
<스물 하나, 스물 다섯>은 몇편 남겨두고 아직 끝을 못 봤네요. 남주혁 미모가 빛나는 드라마 같습니다ㅋㅋ 재미있었지만, 저는 나의 해방일지가 더 마음에 드네요^^ 나무님도 시작해 보세요!
파친코와 토지 모두 참 재미있습니다. 나무님 소설 지를까 말까 고민하시는 글 봤는데,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읽고 싶고 보고 싶게 만들었다니 영광이예요. 서로 뽐뿌하는 우리 사이~ㅎㅎㅎ^^

레삭매냐 2022-05-28 15: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친코가 절판된 지도 몰랐네요.

도라마가 힛트를 쳐서 다시 인기
인가 보네요.

독서괭 2022-05-29 01:01   좋아요 1 | URL
그런가 봅니다~^^ 출판사랑 다시 계약해서 곧 출간된다고 광고도 뜨더라구요! 궁금해서 빨리 읽고 싶었는데 운좋게 얻었네요😆
 

1.

그(녀)는 왜 결혼을 '못'했을까? 

흔히들 쓰는 '결혼을 못했다'라는 표현을 가만 들여다보면, 그 전제가 '누구나 결혼을 하고 싶어한다' 또는 '누구나 결혼을 해야만 한다'는 데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그 전제는 이제, 아니 전자는 진작에 부정당했고, 후자 역시 명백히 무너지고 있다. 

결혼을 해야만 한다는 명제가 있을 때, 이 명제를 발화하는 이는 누구일까? 

일단 그 말을 직접 발화하는 이는 부모님이다(일가친척들은 어차피 진심도 아니므로 빼자). 부모님은 자식이 결혼을 해야 안심한다. 자식이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했다고 하더라도,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자식은 진정으로 독립한 게 아니라고 여기는 것 같다. 사실 부모님(정확히는 엄마)이 뻔질나게 드나들며 온갖 귀찮은 일을 해결해 주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이때에는 그 생각이 꼭 틀린 건 아닐 수 있다. 다만 결혼했다고 해서 완전히 독립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긴 하다. 때로는 부모님이 내가 겪은 고통을 너도 겪어봐야 나를 이해하지 않겠냐는 심보로 결혼과 출산을 강조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실은 부모나 일가친척들의 뒤에 숨어 그들로 하여금 발화하게 하는 진짜 주체는 국가/사회일 것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정상가족'을 꾸려야 '어른'이 되었다고 인정해주는 사회. 비결혼/비출산을 '실패'라 평가하는 사회. 어느 누가 내 자식이 실패자로 낙인 찍히기를 바랄까. 또 자식의 실패를 통해 나의 자식농사가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싶어할까.  


엄마가 “너 대체 결혼할 거니 말 거니”라고 물으면, “결혼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거기에 대해 “얘가 미쳤나”라고 말하면, “제정신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아버지가 “손주라도 한 명 안겨다오”라고 하거든 “후손이란 무엇인가”. “늘그막에 외로워서 그런단다”라고 하거든 “외로움이란 무엇인가”. “가족끼리 이런 이야기도 못하니”라고 하거든 “가족이란 무엇인가”. 정체성에 관련된 이러한 대화들은 신성한 주문이 되어 해묵은 잡귀와 같은 오지랖들을 내쫓고 당신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의 '추석이란 무엇인가' 중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에 가입했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듣고 있다.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은 워낙 회자된 터라 읽어봤었는데, 역시 재미나다. 특유의 문투가 있고, 논리적이고 날카로우면서도 유머러스 하다. 다만 연달아 쭉 들으니 약간 지치는 느낌도 있다. 칼럼이었음을 생각해서 며칠 걸러 한 편씩 읽으면 딱 좋을 것 같은데.  










2.

나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기를 바라지 않는 세태에 대해 '무책임'하다거나 '개인주의 팽배' 같은 언어를 쓰며, 누군가를 '쉽게 포기한 실패자' 취급하는 것이 못마땅하다. 애 낳고 살기 힘든 세상을 만들어 놓고 왜 개인 탓을 하냐는 문제 이전에, 한 사람의 '선택'의 영역을 '포기'라고 단정하는 게 못마땅하다. 우리나라는 실패자를 양산하는 사회다. 대학에 안 가도 실패자,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전문직을 갖지 않아도 실패자, 결혼을 안 해도 실패자, 애를 안 낳아도 실패자, 자가가 없어도 실패자. 이 실패자 지뢰를 하나도 밟지 않고 빠져나가는 운 좋은 사람은 이 나라에 얼마 안 될 것이다. 


나는 결혼을 함으로써 비혼을 '못'했다. 가끔씩, 혼자 살았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보곤 하는데, 아무래도 나는 잘 견디지 못했을 것 같다. 혼자 살 때 느껴지던 고독감, 시장에 던져져 있는 느낌(누가 날 알아보고 사갈까?), 주기적으로 찾아오던 폐인 생활(밤새 드라마 보기)을 생각해보면, 결혼 후 그것들이 싹 없어지고 안정감이 찾아온 걸 생각해보면, 아이를 키우며 전에 없이 충실하게 살고 있는 걸 생각해보면, 나는 가정을 이루고 살아야만 했던 인간이고, 홀로 삶을 꾸려나가기에는 부족한 인간인 것이다. 그러니 정확히는, 비혼을 못해서 결혼을 했다는 게 맞다. 

그렇기에 혼자서도 충실하게 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존경심을 느끼곤 한다. 



 <스토너>를 읽고 있다. 스토너가 이디스랑 만나고 청혼하고 그녀의 부모님을 만나는데, "그 결혼 제발 하지 마오!"라고 외치고 싶어졌다. 이건, 누가봐도 불운의 서곡... 읽고 있노라니 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스토너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인생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라고 여러 번 들었는데, 이 부분에 이르러 나는 그에게 당신은 정말로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레이스 스토너가 태어난 뒤 처음 1년 동안 접한 것은 오로지 아버지의 손길, 아버지의 목소리, 아버지의 사랑뿐이었다. -249/793쪽, 전자책기준

 그야말로 '슈퍼맨', '슈퍼 워킹 대디'라고 할만한 스토너의 인생이, 제발 좀 잘 풀렸으면 하고 응원하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그 어떤 경험과도 비교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자식을 낳아 키워봐야 어른이 된다는 말은, 절반만 진실이다. 군대를 다녀와야 어른(남자)이 된다는 말만큼 헛소리는 아니라는 소리다. 하지만 절반 넘게 맞는 소리도 아니다. 어떤 경험도 겪는 사람 모두에게 같은 효과를 내지는 못한다. 같은 일을 겪어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 

아이가 커가는 걸 지켜보며 한 인간이 어떻게 자라나는지, 그 정신이 얼마나 복잡하고 섬세한지를 깨닫는 일. 아직 짐승에 가까운 어린아이 앞에서 내 인내심이 얼마나 모자란지 깨닫는 일. 내게 온전히 의지하는 약자 앞에서 내 인격의 밑바닥을 보는 일. 그런 일들은 내가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아마도 평생 해보지 않았을 생각들을 매일매일 하게 만든다. 그러나 결단코, 경험이 저절로 마음을 성장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아이를 키운다고 모두가 훌륭한 어른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많은 물이 쏟아진다고 그릇이 그에 맞게 커지지는 않는다. 물이 너무 많이 쏟아진다고 불평만 하며 그릇은 들여다보지 않는 이들, 혹은 주변의 다른 사람들 덕에 자기 그릇에 넘치지 않을 정도의 물만 담기는 것도 모르고 혼자 자족하고 있는 이들도 아주 많다. 

모든 것은 결국엔 받아들이는 자의 그릇에 달린 것. 


3.

그러니 책을 읽는다고 뽐낼 일도 아니다. 나는 여가 시간에 책을 읽는데 너는 온라인 게임을 한다고, 먹방을 본다고 깔볼 일도 아니다. 아무리 양서를 읽어내도 절대로 자기 그릇을 넓히지 못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분명히 책은 뭔가를 깨닫기에 좋은 수단이지만,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책을 읽어도 그릇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그저 흘러가는 잔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멍하니 티비를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이다. 그걸로 정신이 휴식을 취하고 기쁨을 얻는다면 충분하지만, 어쨌든 뭔가를 읽는다는 이유로 오만해지는 건 경계해야 할 테다.

알라딘 서재의 셀럽 중 한 분인 s님이 얼마 전, '책을 읽었으나 실은 나를 읽은 것이었다'라는 멋진 글을 쓰셨다. 많은 책을 읽었어도 결국 나라는 책 한 권을 읽은 것 뿐이 안 된다는, 자조와 겸양이 섞인 글이었으나, 나는 나를 읽었다는 그분의 독서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잠시 멈추어 섰다는 그분은 이제 더 많은 걸 읽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겠지. 


 책 읽기는 현실도피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딸내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요. 독서는 현실도피와 정반대죠. 오히려 너무 극단적으로 자기 내면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자신의 다른 면이 나오는 거예요."  

 - 조 퀴넌,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334쪽 


독서가 더 나은 인간을 만들지는 않는다. 나는 베트남 전쟁을 다룬 책을 읽었기 때문에 그 전쟁에 대해서 안다. 내 친구 리치는 책을 읽지 않지만 베트남에 다녀왔기 때문에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안다. 내 차를 수리해주는 사내는 몽테뉴의 글을 읽지 않았지만 대단한 정비공이다. 우리 마을 경찰들은 존 밀링턴 싱을 읽지 않았고 할도르 락스네스는 더욱더 볼 일이 없었다. 적어도, 내 짐작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그들은 경찰로서 훌륭하다.   - 조 퀴넌, 위의 책, 337,338쪽



독서편력에 대한 매우 개인적이고 솔직하기 짝이 없는 이 책을 읽다가, 문득 오래전 한 친구가 <연금술사>를 인생책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놀랐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다고 그 친구와 멀어진 건 아니지만, 그 친구가 추천하는 책은 보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기억이 떠오르자 하게 된 결심이 있다. 절대로 알라딘에서 무엇이 나의 인생책이라고 떠들지 말아야지. 그랬다가 누가 내게서 등을 돌리지 모르니까. 후훗. 사실은, 언젠가 인생책으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꼽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비밀스런(?) 소망이 있다... 


4. 

참, 4월 두 권의 책을 벌써 다 사버렸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거 너무 궁금하게들 만드셔서 덥썩 샀는데, 이거.. 논픽션이군요..?

그러고보니 논픽션이란 얘기를 본 것도 같은데.. 왠지 소설인 줄.. 스포일러 얘기 때문인가.

푹 빠져서 읽고 싶은데 충분한 시간 확보를 못해서 손을 못 대고 있다.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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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4-15 09: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경험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저는 책을 읽고 잊어버리는데 읽는 것이 무슨 소용이지 하고 생각한 적 있었고 책이 내 삶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 어쩌지 고민될 때가 많은데 괭님의 이 글이 저를 다시금 일깨워주시네요.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04-15 10:16   좋아요 2 | URL
화가님 감사합니다~^^ 읽고 잊어버려도 어딘가에 남아있겠지 싶기도 하고, 읽는 시간 즐거웠으면 그걸로 됐지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북플 시작한 이후 완독율도 높아졌고 리뷰도 좀 쓰니 예전보단 남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2-04-15 1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저도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톡톡 튀는 문장들이 넘 좋았어요.
저자가 글쓰기는 리듬감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리듬이 느껴지더라고요.
근데 독서괭님
연금술사가 어때서요? ㅎㅎ
제 인생책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그 책을 아주 좋게 읽었어요~~

독서괭 2022-04-15 13:34   좋아요 2 | URL
ㅎㅎ 연금술사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거 알고 있어서 써놓고 올려도 되나 좀 고민했어요. 좋은 책이 아니라기보다는 저는 읽었을 때 취향이 아니어서, 친구가 인생책이라 해서 많이 놀랐었어요. 오래전이라 다시 읽으면 어떨런지는 모르겠네요^^
글쓰기 리듬감! 동감입니다. 잘 쓰시더라고요!

독서괭 2022-04-15 14:09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댓글 보고 다시 보니 넘 강하게 썼나 싶어 조금 수정했어요^^
그런데, 왜 수정하면 꼭 인용문 글씨체가 바뀌어버리는 걸까요? 맑은고딕인데 자꾸 딴 걸로 바뀌네요 ㅜㅜ

페넬로페 2022-04-15 14:17   좋아요 2 | URL
에고, 저는 가볍게 썼는데 독서괭님 글까지 고치시고~~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글에서 충분히 독서괭님 말씀 이해했어요**

독서괭 2022-04-15 14:44   좋아요 2 | URL
아니예요 써놓고 스스로 좀 걸리긴 했거든요 ㅎㅎ 연금술사를 무시하는 느낌이 들어서요. 다른 분들이 오해하실까봐 수정했어요~ 감사해요~^^

햇살과함께 2022-04-15 1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2번에 공감^^ 저는 혼자 살면 집밖에 나가지 않고 맨날 라면만 끊여 먹는 히키코모리가 되었을 거에요 ㅎㅎ 혼자서도 계획 세우고 모임 하고 새로운 거 배우며 즐겁게 사는 사람 너무 부럽습니다~

독서괭 2022-04-15 13:38   좋아요 2 | URL
주변에 사람이 있어야 아무래도 신경쓰며 자신을 관리하게 되는데, 집에 아무도 없는데도 열심히 살 수 있다는 게 신기해요. 히키코모리도 나쁘지 않지만 ㅎㅎ 남의 시선 없이도 성실해질 수 있다는 게 존경스러워요. 햇살님 공감해 주시니 좋네요~^^

scott 2022-04-15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에 관한 사유와 철학이 가득 담긴 괭님의 페이퍼

매일 매일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이고 가족 사이에 번민하면서도
하루의 양식
먹고사니즘에서 벗어나기 힘든것 같습니다 ㅎㅎ


독서괭 2022-04-15 16:52   좋아요 1 | URL
인생에 관한 사유와 철학..!! 스콧님이 그렇게 멋있게 표현해주시니 별거 아닌 글이 있어보이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먹고사니즘이 젤 중요하죠 ㅜㅜ 기본소득이 실현된다면 거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스콧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다락방 2022-04-15 15: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전에 누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읽고 회사를 그만뒀다고 해서 도대체 그책이 어떤 책이길래 싶어 서점 갔었거든요. 아주 얇아서 금세 서점에서 서서 읽었더랬어요. 그리고 책장을 덮으면서 ‘그 남자는 멀리하자‘ 생각했습니다. ㅋㅋㅋㅋㅋ
또 소개팅 후 두 번째 만난 남자가 이병률 끌림 들고 왔는데 ‘흐음 오늘만 만나고 만나지말자‘ 라고 생각했고요. ㅋㅋㅋㅋㅋ 저는 이병률 넘나 싫어하는 사람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 ] 이거 담아갑니다. 이래놓고 다음에 사면 ‘왜샀지?‘ 이럴까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설이 아니지만, 소설 읽듯이 읽어나가실 수 있을 거예요. 그걸 다 읽고 나면 독서괭 님은 어떤 감상을 적어주실지 궁금합니다. :)

독서괭 2022-04-15 16:54   좋아요 0 | URL
으하하 저 예전에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이 얘기 봤던 것 같아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애초에 제가 읽는 분야 책이 아니고, 이병률 책 이야기 보니 제가 안 좋아하는 스타일 같아서 안 읽기로..^^
<아직도 책을 읽는~> 이거 제목이 재밌죠? 알라딘에서 아니면 추천하기 어려운 책인데, 나름 재미있습니다. 왜샀지? 하시면 제가 알려드릴게요 ㅋㅋ
물고기 읽어야죠.. 여성괴물 다 읽고.. 그럼 레이디는 언제 읽죠!! 아 괴롭다!! ㅠㅠ

singri 2022-04-15 22:56   좋아요 2 | URL
아 이병률 싫어하는 사람을 드뎌 찾았;;;;

다락방 2022-04-15 23:14   좋아요 3 | URL
진짜 딱 싫은 타입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싱그리 님도?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5 23:21   좋아요 1 | URL
근데 놀라운 게 뭔지 아세요..? 저에게 이병률 북램프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뭔지도 모르고 예쁘다고 사은품으로 받은 모양이예요. 책은 안 샀는데..🤣

singri 2022-04-15 23:28   좋아요 1 | URL
다들 좋다는데 이렇게 나는 진심왜왜왜 그랬던 지난날들 입니다. 갑자기 속이 뻥 뚫리는 이 기분!ㅎㅎ

잠자냥 2022-04-16 08:54   좋아요 2 | URL
와, 저 이병률 끌림 선물 받은 적 있는데 그 친구랑 결국 멀어짐. 그리고 그 책 안 읽고 갖고 있다가 조용히 되팔았어요. 정말 싫음;;;

독서괭 2022-04-16 12:31   좋아요 0 | URL
싱그리님 여기서는 싫다는 분들 많더라구요 ㅎㅎ

공쟝쟝 2022-04-18 15:19   좋아요 1 | URL
알라딘 여자들이 다 싫어해서 이병률 읽지도 않고 별로라고 생각하게 된 1인 ㅋㅋㅋㅋ

잠자냥 2022-04-18 17:01   좋아요 2 | URL
쟝쟝은 분명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다락방 2022-04-18 17:03   좋아요 2 | URL
쟝쟝 안좋아한다는데 700원 겁니다!!

공쟝쟝 2022-04-18 17:27   좋아요 1 | URL
훗 읽고 한번 까볼까? (길티….)

독서괭 2022-04-18 17:44   좋아요 0 | URL
다부장님, 부장님이 700원이 뭐예요 ㅋㅋ 틀렸을 때 쟝쟝님 책 한권이라도 사게 만원은 쾌척하셔야죠ㅋㅋ

그레이스 2022-04-15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혼, 제정신...
재밌어요!

독서괭 2022-04-15 23:20   좋아요 1 | URL
ㅎㅎ 김영민 교수 글, 재밌더라고요!

singri 2022-04-15 23: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크레딧 이책 읽고 있는데 머리가 좀 아파오긴 하지만 부지런히 읽고 있어요. 물고기도 샀는데 벌려놓은것때문에 아끼고 있습니다.

자식을 낳아야 어른이 된다는 말은 공감이 되긴하는데 맨날 애들이랑 싸우고 있는 엄마로 한심할 때가 많아서 딱히 꼭 맞는말이 아니다라는 것에도 공감이;;;; ㅎ

독서괭 2022-04-16 10:43   좋아요 1 | URL
싱그리님도 애들 키우느라 분투 중이시군요! 저도 애들이랑 싸우고 나면 그래도 내가 어른인데 너무 유치했다고 반성 많이 합니다 ㅎㅎㅎ
크레딧 머리가 아프군요..? 작정하고 읽어야겠네요^^;

새파랑 2022-04-16 05: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 구독 하셨군요 ㅋ 책 두권사기 약속을 지키기 위한 꼼수(?) 아닌가요? 😆 저도 책 읽는게 그냥 저만의 취미인데 공감이 갑니다 ㅋ 어제 회식을 하는데 어떤 분이 저보고 ‘퇴근하면 책도 좀 읽고 그래라‘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ㅋ

잠자냥 2022-04-16 08:55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 술만 마시지 말고 퇴근하면 책도 좀 읽고 그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4-16 09:33   좋아요 2 | URL
앗 ㅋ 저말이 딱 잠자냥님 그 의미로 말한거였어요 ㅎㅎ 술좀 그만 마시고 책도 보고 그래라고 😅

독서괭 2022-04-16 10:45   좋아요 1 | URL
푸하하 연 200권 넘게 읽는 분에게 그게 무슨 막말인가요 ㅋㅋ 여기서 더 읽으면 전업 아닌가요 ㅋㅋ 그분이 말하신 책은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 아닐까요? 도스토예프스키만 읽지 말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좀 읽으란 말이야! ㅋㅋ

독서괭 2022-04-16 14:30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새파랑님 예리하시다.. 책 두권사기 약속을 위한 꼼수임을 간파하시다니.. 오디오북은 예외거든요. 오디오북 듣고 소장용으로 사는 경우도 예외임요 ㅋㅋㅋㅋ

새파랑 2022-04-16 15:20   좋아요 1 | URL
제가 쫌 예리합니다 ^^ 그리고 제가 책을 좋아하는걸 주변에 티를 안내서 그런지 대부분 모릅니다 😅

단발머리 2022-04-17 18: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2번 문단 전체가 넘 좋아요, 독서괭님! 아이 낳고 나서 바닥을 보는 사람, 그걸 볼 수 있는 사람은... 제 생각엔 가능성 있는 사람 같아요(저랑 독서괭님^^) 전, 저랑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모든 면에 열심인 사람인데 그게 되더라구요.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뀌는 기준점이 다를 뿐이고,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작은 문이 육아 과정에 있다고, 전 생각해요. 근데 그 문에 손잡이 없으면 어쩌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님이 시간을 아끼고 아껴서 올려주신 글이 참 좋네요. 아이들에게 잘 자라고 좀 전해주세요^^

독서괭 2022-04-18 12:3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의 다정한 댓글 덕에 아이들이 어젯밤에 참 잘 잤습니다^^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바뀔 수 있는 작은 문이 육아 과정에 있다˝는 말씀에 무릎을 치게 되네요.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이거야! 이거라고! 흑흑 ㅠㅠ 그 문에 손잡이 없으면 ㅋㅋㅋㅋ 단발머리님은 이미 손잡이 잘 잡고 열어 통과하신 것 같고, 저는 잘 살펴봐야겠네요^^
오늘 아침에는 첫째한테 가져가서 친구들이랑 나눠먹으라고 캔디를 몇개 줬는데, 챙기다가 한개를 저에게 주더니 ˝엄마 이거 먹고 힘내서 일하세요˝ 해서 감동받았습니다. 애들이 저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22-04-18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큰딸이 몇년전 추석이란 무엇인가 읽고 이야기해서 김영민 교수를 처음 알았어요. 독서괭님 페이퍼 덕에 다시 기억 나 저 책을 다시 담습니다. 큰애는 비혼주의를 내세우는데 저는 왜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요. 말씀대로 비혼할 자신이 없어 결혼으로 도피? ㅎㅎ 인정합니다. 아이를 키워봐야 사람이 어른이 된다는 말은 반만 맞는 말 맞죠 ㅎㅎ 상대적인 것.

독서괭 2022-04-18 12:35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큰따님이 비혼주의군요! 엄마가 그런 생각을 이해해준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부모 입장이 되면 걱정이 될 것 같긴 해요. 지금이야 젊으니 괜찮지만 늘그막에 혼자 있으면 어쩌려고.. 내가 계속 보살펴 줄 수도 없는데.. 그런 걱정에 자꾸 결혼하라고 보채게 되는 것 같아요(저희 부모님이 언니에게 그랬었어요^^;).저는 그냥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고 누군가와도 잘 맞춰 살아갈 수 있는 아이로 크길 빌어봅니다..!

공쟝쟝 2022-04-18 1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번에 대해서 드는 생각 한마디 덧붙이자면... 놀라실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포기>가 맞았던 것 같고..... 그건 결혼이 아니라 엄마가 되는 것이었던 것 같아요. 가끔 제가 엄마가 되고 싶었다는 말을 하면 ㅋㅋㅋ (적어도 제가 비혼 확고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놀래서 자빠지더라고요. 주변 비혼 친구들도 딩크는 해도 엄마는 못될거 같다고. 저는 사실 저 자신을 돌보는 것 보다 남을 돌보고 돕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던 시간이 길었어요.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는 <메기스 플랜>이고.. 최근에 산드라오 주연의 더체어?였나 그런것도 재밌게 봤고 사유리도 완전 존경하고. 하지만 그것도 살아본 것은 아니니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겠지요? 그렇지만 확신의 N답게 다른 평행우주 멀티버스ㅋㅋ 속들의 나는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 떠올려보곤 한답니다. 서재친구들의 엄마-되기 글읽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 아이 키우는 것 간접경험 스킬 익히는 것 같다고 여기면서 마음 훈훈해하며 읽곤해요.
다만 종종 SNS피드에 올라오는, 친구들의 아이들 사진은 좀 많이 힘듭니다. (그러더라고요, 제 맘이 ㅋㅋㅋ) 금쪽같은 내새끼도 볼 때 너무 힘들고 ㅜㅜ 여자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는 데 그러기 어려울 것 같아서... 그러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가 아이에게 상처주지 않을 자신은 없을 것도 같아서.... 뭐 ^^ 비혼모 되기의 꿈은 일시정지 해놓은 상태인데요 (로또되면 할거임ㅋㅋㅋ) 이런 사람도 있다고 주절주절 써봤습니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8 17:49   좋아요 1 | URL
오 쟝쟝님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시군요. 저도 주변에 보면, ‘결혼은 괜찮은 상대가 있으면 생각해보겠지만 아이는 낳을 생각이 없다‘파와 ‘아이를 안 낳을 거면 결혼을 뭐하러 하냐‘파가 나뉘더라고요. 비혼모가 아이 혼자 키우기 너무나 빡신 세상에서, 후자도 이해가 갑니다. 아이를 같이 키울 만한 남자를 찾기보다는 여성공동체에서 함께 키우는 편이 나을 것 같기도 하지만요...
저도 평행우주 가끔 생각해 봅니다. 그 속에서는 저 대신 저희 언니가 결혼해서 애를 낳았고 ㅋㅋ 저는 조카에게 책 선물 들고가는 이모입니다 ㅋㅋ 그건 그거대로 좋을 것 같아요. 쟝쟝님도 동생들이 많으니 한명쯤은 아이를 낳아 쟝쟝님께 조카를 보는 기쁨을 주지 않을지??
저도 다른 사람에게 애들 사진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ㅋㅋ 아무리 자랑하고 싶어도 참아야한다.. 내눈에만 예쁜거다..라고 되뇌이면서 ㅋㅋㅋ
 


자연적이고 원초적인, 비체적인 어머니. 

<여성괴물>1부에서 다루는 이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내 출산 경험이 떠올랐다. 

출산을 해 본 사람은 다들 알겠지만 임신/출산의 과정에서 겪는 수치스런 혹은 당황스런 일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관장'이다. 진통이 와서 병원에 갔는데 관장약을 먹고 3분 동안 참으라고 하더라. 아마도 출산 시 힘줄 때 불상사가 일어나는 걸 막기 위함이겠지? 관장은 처음이라.. 1분도 안 됐는데 흐미 이거 뭐야, 3분이 대체 가능하긴 한 거? 그렇게 당황스런 첫 관장의 경험.. (식사 중 보신 분들 죄송) 혹시 3분 참으신 분 있으면 손들어 주세요. 존경할게요.. 

출산 직후부터 이어지는 모유수유를 위한 각고의 노력들로 말하자면, 경험자들은 모여서 이 주제로만 한두시간은 떠들 수 있을 것이다. 모유수유를 하다보면 "내가 젖소인지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반농담 반진담 푸념을 하게 되는데, 젖소까진 아니라도 아이의 도시락을 몸이 달고 다니는 기분이긴 하다. 그게 사실 편할 때도 있다. 애들 똥 치우다 똥이 옷이나 손에 묻거나, 기저귀 갈다가 쉬를 맞는 일(특히 남아의 경우 쉬를 얼굴에 맞기도..) 소파며 이불에 싼 쉬를 치우는 일 등 양육에는 참 원초적인 일들이 많이 수반된다. 아버지가 의미한다는 '상징계'가 인간의 이런 원초적 모습에서 벗어난 우아한 생활을 이야기하는 거라면, 양육에 참여하지 않는(놀아주기만 하는 건 진정한 의미의 양육참여가 아니다) 아버지들은 확실히 상징계에 있고, 원초적 어머니와 아이들은 기호계에서 똥묻히며 씨름하고 있고.. 갑자기 빡치는데.. 부모라면 아이가 어릴 때는 함께 기호계에서 뒹굽시다.  

※ 거친 이해로 오류가 있을 수 있음 주의 


윌리암스의 논의를 제외하고 위에서 논의된 거의 대부분의 논문이 여성을 공포영화의 희생자로 다루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그들이 대부분 여성이 거세되었기 때문에 공포를 유발한다는 프로이트의 이론, 즉 이미 여성을 희생자로 구성해 놓은 이론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은 여성은 원래부터 희생자라고 말하는 본질주의적 관점을 대변하고 또 지지하는 가부장적 정의를 강화할 뿐이다. 나는 공포영화에서의 여성 재현을 분석하고 여성이 다수의 공포영화에서 괴물로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장하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단순히 여성괴물이 수동적이 아니라 적극적인 형태로 재현되었다고 해서 이것이 페미니스트적‘이라거나 해방된 것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대중적인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여성괴물은 여자의 욕망이나 여성 주체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보다는 남성의 공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재현은 확실히 남성 관객은 대체로 적극적이고 가학적인 위치에 있고 여성 관객은 언제나 수동적이고 피학적인 위치에 있다는 관점에 도전한다. 이런 특징에 대한 분석은 또한 프로이트 이론의 중심 내용을 재독해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특히 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거세 위기에 대한 이론은 재독해 되어야 한다.  - <여성괴물> 31쪽 


<여성과 광기>에서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그렇고 프로이트의 여성에 대한 이론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측면이 있는데, 프로이트 이론에 대해서는 2부에서 다루고 있는 것 같으니 그걸 읽어봐야겠다. 애저녁에 사둔 <프로이트 컴플렉스>라는 책도 읽어보려고 꺼내두긴 했다.. 



 


최근 <스물다섯 스물하나> 드라마를 봤다. 김태리 너무 귀엽고, 남주혁 훈훈하고(너무 비현실적으로..), 전형적인 삼각관계 구도로 가지 않고, 여자펜싱이라는 소재 좋고, 나희도(김태리)와 고유림(보나)이 선의의 경쟁하는 거 좋고, 나희도 엄마의 프로정신 좋고.. 여러모로 거슬리는 점 없이 적당히 경쾌하고 적당히 진지하면서 '청춘은 역시 이래야지' 싶은 열정과 꿈을 보여주는 드라마라 보면서 즐거웠다. 


그런데 예전부터 드라마를 보며 느끼는 약간의 불편한 감정. 뚱뚱하거나 통통하거나 그저 '마르지 않을 뿐'인 보통 체격의 사람, 특히 여성은 주인공이 될 수 없고 가끔 엑스트라 캐릭터로 소모되기만 한다는 점. 나도 드라마에 예쁜 사람들이 나오면 보면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많은 이들이 그걸 기대하고 드라마를 보니까, 아니면 다큐를 보지 왜 드라마를 보냐 할 지도 모르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저렇게 예쁘고 마르지 않으면 저렇게 아름다운 사랑도 할 수 없고 남들 보기에 멋진 삶도 살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그래도 얼굴에 대해서는 '개성적인 미인' 어쩌고 하면서 다소 폭을 넓게 인정해 준다 쳐도, '살찐' 여자는 아직까지 용납되지 않는 거 아닌가. 건너 건너지만 겨우 초등학생이 거식증으로 식사를 거부하면서 살찔 바에는 굶어죽는 게 낫다는 말까지 한다는 얘기가 들려오는데, 아이들을 이렇게 몰아가는 건 누구인가.. 


 


아이들에게 디즈니 초기작들(백설공주, 신데렐라, 밤비, 덤보 등)을 가끔 보여주는데, 동물이 주인공인 건 괜찮지만 역시 공주 이야기는 거슬릴 때가 있다. 그나마 디즈니가 만든 이야기에서는 원래 이야기보다는 공주에게 능동성을 부여하긴 하지만. 아름다움이 모든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은 변함 없다. 

디즈니에서 만든 '실리 심포니'라는 10분 안쪽의 짧은 만화도 재미있어서 보여주는데- <아기늑대들과 돼지 삼형제>였나? 이걸 애들 보여주기 전에 미리 살펴보다가, 돼지 두마리가 늑대들에게 붙잡힌 상태에서 한 아기늑대에게 트럼펫을 불게 하려고 자극하면서 하는 얘기가 "여자처럼 부네"인 걸 보고 애들 보여줄 거에서 뺐다. 이런 갑툭튀 여성혐오 어쩌지. 차라리 최근 영화들에는 그런 게 없을텐데 <주토피아> 나 <씽> 같은 거 보여주고 싶어도 이건 아직 둘째에겐 너무 길다.  



알베르토 망겔은 <끝내주는 괴물들> 중 '잠자는 숲속의 미녀' 편에서 우리가 이 이야기에 느끼는 불편함을 재미있게 지적했다. 


 공주의 잠. 그것 때문에 왕자가 그녀에게 매료되는 것일까? 미동 없이 조용히 눈을 감고 누운 채, 저항하지도, 반응하지도 못하는 처지라서? 파블로 네루다가 젊은 시절에 쓴 연시戀詩 스무 편 중 하나에는 이 오래된 남성적 판타지가 단순한 시구로 표현되어 있다.


 나는 그대가 조용할 때가 좋아, 마치 그 자리에 없는 듯해서

 그대는 멀리서 귀를 기울이고 내 목소리는 닿지 않네, 
 그대 눈이 날아가서 이제 내 곁에 없는 듯이
 그대 입이 키스의 감각으로 가로막힌 듯이

 에드거 앨런 포는 이렇게까지 돌려 말하지도 않았다. 글쓰기의 철학 The Philosophy of Composition에서 그는 아름다운 죽은 여자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시적인 주제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썼다. 죽음보다 더 조용한 상태는 없으니 말이다.
  - <끝내주는 괴물들> P107, 108


 왕에게 초대받지 못했던 요정의 저주는 사실 바로 이런 의미였는지도 모른다. 공주가 우아하게 늙어가지도, 지식과 경험을 천천히 쌓아가지도, 계절의 변화를 누리지도 못하게 하는 것. 그녀가 잠들었을 때 왕자가 보았던 미녀의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면 성형수술과 보톡스와 유방 확대술과 원숭이 분비선 혈청 주사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으리라.
 그러나 공주에게는 다른 선택지도 있다. 저주도, 축복도 거부하고, 잠든 궁정 대신들도, 부모님이 저지른 결례도 거부하고, 끝없이 찾아오는 왕자마저도 거부하는 것. 그리고 입센의 노라나 카르멘 라포레의 안드레아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현대판 후예들이라고 할 수 있다)처럼, 마법의 성문을 열어젖히고 크게 뜬 두 눈으로 세상을 맞닥뜨리는 것 말이다. 

 - <끝내주는 괴물들> P110



눈을 크게 떠야 한다. 세상이 우리에게 강요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 위해.. 

그런데 이 와중에 김태리 배우, 그녀가 추천했던 책 목록을 보니 이렇다.

뭔가 책 좀 읽은 느낌 나지 않나요? 세권 다 내가 꽤 좋아하는 책이라서 그런 건 아니고..꼭 아닌 건 아니고..? 

암튼 김태리 배우가 좋아서, 담에는 미스터선샤인을 보고 싶은데, 이건 좀 맘 먹고 쭉 봐야 하는 것 같아 섣불리 시작을 못 하겠다. 

















출산경험으로 시작해서 갑자기 김태리 배우에 대한 팬심 고백으로 끝나는 페이퍼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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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4-08 09: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끝내 주는 괴물들> 관심 없던 책이었는데 지금 이 페이퍼 읽고 당장 사러 갑니다. 슝-

공쟝쟝 2022-04-08 10:15   좋아요 3 | URL
그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 저기요…?

건수하 2022-04-08 10:16   좋아요 2 | URL
저는 사 두었는데 읽기로 합니다. 망겔 아저씨 넘 좋아요..

수이 2022-04-08 10:25   좋아요 2 | URL
오 뭐지 나랑 똑같은 생각 했어 그대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08 10:26   좋아요 1 | URL
전 이미 구매 완료..

건수하 2022-04-08 10:27   좋아요 1 | URL
우와 신속하시다..

수이 2022-04-08 10:31   좋아요 1 | URL
에이씨 한발 늦었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2-04-08 22:17   좋아요 0 | URL
오 제가 망겔을 영업했군요? 전 레삭매냐님 강추하시는 거 보고 샀던 것 같은데 여성주의적 시각이 꽤 보여서 맘에 듭니당~ 찔끔씩 읽는중!

건수하 2022-04-08 22:20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전 밤의 도서관, 서재를 떠나보내며 좋았어서… 그 분의 관점 가치관?이 저도 맘에 들었는데 나중에 그 분에 대해 좀더 알게되니 이해가 되더군요.

독서괭 2022-04-08 22:47   좋아요 0 | URL
수하님- 이미 두권이나 읽으셨군요! 전 망겔이 처음이라.. 그 책들도 찜이요~^^

잠자냥 2022-04-08 09: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이번에 수술 때문에 관장했는데 10분 참았습니다! (몇 년 전에도 같은 부위 때문에 시술하느라 관장했는데 그때도 10분 가까이 참아서 간호사가 거의 박수 쳐줬어요. ㅋㅋㅋㅋㅋ) 이상 관장의 달인 올림….


근데 관장 진짜 싫지요? ㅋㅋㅋㅋㅋㅋ 아우 다신 하기 싫다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4-08 09:54   좋아요 2 | URL
우와….

공쟝쟝 2022-04-08 10:15   좋아요 2 | URL
우와2

수이 2022-04-08 10:26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 몸 괜찮아요? 물어봐야지 물어봐야지 하면서 다른 이 페이퍼에서 문득 떠올라 안부 묻는;;;

잠자냥 2022-04-08 10:36   좋아요 2 | URL
비타 님~ 네네~ 많이 좋아졌어요. 격리해제! 전 오늘 아아 사서 걸을 겁니다!

책읽는나무 2022-04-08 12:53   좋아요 1 | URL
그런 사람은 아마 없을껄? 했다가 여기 산증인!!!
뒤늦게 우와 3?,4?
비타님은 왜 안놀래지??
혹시 비타님도????😮😮

독서괭 2022-04-08 22:20   좋아요 1 | URL
와 대박… 10분이라니.. 와.. 진짜요? 리얼리? 10분.. 헐 3분도 5분도 아니고 10분.. 대박.. 와.. 진짜예요? (너무 놀라서 같은 말 반복중)
잠자냥님 제가 글솜씨로 존경해왔지만 이제 존경포인트 추가합니다. 인내심😆

잠자냥 2022-04-08 09: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멋진 글에 관장이야기만 써서 미안해요…..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08 22:21   좋아요 1 | URL
댓글 많이 달려 놀랐는데 관장 덕인 듯 합니다 ㅎㅎㅎ

공쟝쟝 2022-04-08 10: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릴때 동생들 돌보곤했는데 ㅋㅋㅋ 기호계에서 미리뒹굴었던 거 같아요 ㅋㅋ 기저귀가는 거랑 오줌 얼굴에 맞는 거랑 맒씀 주시니까 기억나네 ㅋㅋㅋㅋ ㅋㅋ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는데 제가 엄마한테 동생좀 그만 낳으라고 왜 엄만 만날 배가불러있냐고 그랬대요… (제가 동생이 세명 이라서ㅋㅋ)

독서괭 2022-04-08 22:22   좋아요 0 | URL
동생 셋에 장녀는 육아를 일찍 경험하죠^^;; 동생 좀 그만 낳으라고 하셨단 말씀이 웃프네요. 많이 힘드셨나 봅니다…
아니 내 새끼 오줌은 맞아도 괜찮은데 동생 건 싫을 것 같은데요😣 저도 나이차 많이 나는 동생이 있어 기저귀는 좀 갈아봤습니다 ㅋㅋ

다락방 2022-04-08 1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참 좋네요, 독서괭 님.
여성괴물을 읽고 저는 쓸 수 없는 글을 독서괭님이 써주셔서요. 그래서 같은 책을 같은 시기에 읽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각자의 다른 경험으로 다른 부분에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으니까요.
좋네요, 독서괭 님. 앞으로도 계속 읽고 써주셔야 합니다!!

독서괭 2022-04-08 22:24   좋아요 0 | URL
그런데 참 좋네요, 다락방님😍
저도 여기서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게 참 재밌고 좋아요. 같은 부분 밑줄 긋고 비슷한 생각 했을 때는 그거대로 좋고, 다른 부분 포인트 잡아 다른 이야기를 하면 그거대로 또 좋고!
앞으로도 잘 이끌어주세요 다락방님!!

수이 2022-04-08 1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이번 페이퍼 좋아요. 저도 비슷한 거 느꼈는데 아직 여성 괴물 읽지 않아서_ 읽으려면 좀 시간이 걸릴 거 같아요 -_- 망겔 책 담아갑니다. 미국에서는 그래도 슬슬 뚱뚱하고 (뚱뚱하지만 예쁜 언니들) 귀여운 언니들이 주인공이 되어 사랑을 하는 연애물이 슬슬 등장하던데 이게 현실에서도 그렇고 픽션에서도 그렇고 사랑을 하면 살이 빠져 결국 예뻐지더라 이런 식으로 가더라구요. 전 이 과정이 좀 싫던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올리브 언니는 그런 게 없잖아요. 뭐 나이들고 예쁘지도 않은데 괴팍하고 너무 솔직한 성격에 반해 그들은 사랑을 하지만 이게 정말 리얼 아닌가 그런 느낌요. 예쁜 언니들 저도 세대 상관하지 않고 좋아하긴 하는데 정말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예쁜 사람은 드물잖아요. 사람이 사람한테 반하는 경우가 연애 빼고라도 서로 말을 섞고 생각을 교환하고 그런 케이스가 많은 거 같은데 너무 외모 위주로 몰고 가는 거 같아요. 이게 전반적으로 다 뒤섞여있긴 한데......

독서괭 2022-04-08 22:32   좋아요 0 | URL
오 비타님 미국 얘기하시니 저도 조금 봤던 미드 <드롭 데드 디바>가 생각났어요. 이건 어떤식으로 진행됐을지 모르겠네요. 계속 보질 못해서.. 결국 살 빠지고 예뻐지는 결말은 좀 씁쓸하죠? 살빼고 예뻐져서 복수하고 그런 스토리도.. 내면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어쨋든 예뻐야 사랑을 쟁취..
저도 역시 올리브가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적 매력이 하나도 없는 것 같지만 몇명의 남자들에게 진짜 사랑을 받았죠!
어려운 문제같아요. 무엇이아름다움을강요하는가 읽으면서 한숨 나오더라고요 ㅠ

건수하 2022-04-08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 글은 항상 좋아요.

저도 아직 여성괴물을 읽지 못했는데… 조금 늦더라도 꾸준히 읽고 써 주셔서 넘 감사하고 제 게으름을 반성합니다.

독서괭 2022-04-08 22:35   좋아요 1 | URL
항상 좋다니 넘 감사한 말씀입니다😳
월 두권만 사는데 산 건 다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ㅎㅎ 수하님 반성하지 마세요~ 게으르지 않으십니다!

건수하 2022-04-08 22:42   좋아요 1 | URL
저도 역시 월 두 권만 사야… ^^ 독서괭님의 자제력을 본받고파요 ^^!

(이미 4월 두 권을 사 버렸네요..)

독서괭 2022-04-08 22:48   좋아요 0 | URL
저도 이미 두권 주문해버려서 이제 빈털터리(??) 입니다 ㅜㅜ

거리의화가 2022-04-08 1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스터선샤인 강추합니다^^ 웰메이드 드라마예요 저도 이 작품 보고 김태리 배우를 눈여겨 봤다는.
그리고 잠자는 숲속의 미녀 보면서 저도 왜 저런 설정이 필요할까 생각했어요 조용하게 만들 필요는 없을텐데 불편한 진실들이 눈에 많이 밟힙니다. 관장 저는 아직 경험해보질 못했는데 글로도 고통이 느껴져요ㅠ

독서괭 2022-04-08 22:37   좋아요 1 | URL
미스터선샤인 좋다좋다 얘긴 많이 들었는데.. 언젠가 꼭 볼 거예요 ㅠㅠ
잠자는 숲속의 미녀 그래도 디즈니 영화에서는 왕자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뒤에 잠드는 걸로 바꿔서 개연성이 훨 나은 것 같습니다 ㅎㅎ
관장은 고통이라기보다… 당황과 수치…??

미미 2022-04-08 1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드라마나 영화,광고계의 굳건한 아름다움의 숭배를 보면 나오미 울프가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어요. 그 책을 읽게해주신 다락방님은 또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요! ^^*<내 이름은 김삼순>생각나네요. 조금씩 달라지고는 있지만 예능도 그렇고 미디어 영향이 적지 않죠.

다락방 2022-04-08 11:45   좋아요 3 | URL
이 댓글을 다락방이 좋아합니다. 엣헴-

책읽는나무 2022-04-08 12:56   좋아요 2 | URL
미미님도 그 사람 좀 볼 줄 아신다는 그 똑똑하신 분???

미미 2022-04-08 13:02   좋아요 2 | URL
아 제가 좀 봅니다ㅋㅋㅋ 돗자리 깔라는 말 많이 듣곤하지요~네!😆

책읽는나무 2022-04-08 13:04   좋아요 2 | URL
아침에 선 좋아요!! 일단 눌러놓고(왜냐면? 글이 무조건 좋을 거니까..^^) 산책 다녀와서 이제 읽었어요. 역시 나의 촉!!!!!ㅋㅋㅋ
아....읽으면서 주마등처럼 지나간 육아시절!!^^
망겔 책 주문하려다 늘 뒤로 미뤄뒀었는데 괭님이 언급해 주시니 반갑네요. 반가워만 하고....하~ 언제 사지?? 또 한숨!!
장바구니 터지기 직전~ㅋㅋㅋ
저도 김태리 넘 좋아해요. 헌데 저 유명하다던 스물 다섯은 안봤어요. 우리 김태리 언니에게 남주혁 배우가 좀 빠지지 않나? 란 생각을ㅋㅋㅋ 전 미스터 선샤인 때도 김태리 상대 배우로 이병헌 넘 나이 많잖아~~하고 안보다가 한참 뒤에 빠져서 보다가 아흑~ 오열을!! 오열을!!! ㅜㅜ
그 음식 해먹는 영화..제목이 생각 안나는군요. 그건 좋게 봤어요. 류준열은 내가 좀 좋아해서요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4-08 13:07   좋아요 3 | URL
헐.....댓글창 잘못 열고 댓글을 달았...ㅜㅜ
아....다시 쓰기 귀찮아서 그냥 이대로 밀고 나갈랍니다.
두 분께는 강제 대댓글 알람 날아갔겠네요. 죄송!!!!ㅜㅜ

대신 두 분께는 좋아요!를 꾹 눌러 드릴게요^^

독서괭 2022-04-08 22:40   좋아요 2 | URL
미미님/ 정말 그래요. 나오미 울프 이상으로 대단한 다락방님!!😘 척척 읽고 좋은 리뷰 써내시는 미미님도 훌륭하세요! <내이름은 김삼순> 재밌었죠 ㅎㅎ 그때 나름대로 신선했던 것 같아요. 결말도 그렇고.. 미디어 영향 정말 큰 것 같아요. 애들이 티비며 유튜브며 접할 거 생각하면 벌써 넘 걱정돼요 ㅜㅜ

독서괭 2022-04-08 22:44   좋아요 2 | URL
나무님/ ㅋㅋㅋㅋㅋㅋ 대댓글이 되어 버렸네요!
무조건 좋을 거라니 영광입니다😳 주마등처럼 지나간 육아시절 ㅋㅋ 선배님 존경합니다. 저에게도 이 시절이 추억이 될 날이 오겠죠?
망겔 책 제가 나중에 다 읽으면 리뷰나 뭐 쓸테니 그때 다시 생각하시는 걸로 ㅎㅎ 이미 다락방님이 사셨다니까 곧 재미난 글들이 올라올 듯도 하고요.
스물다섯 남주혁도 아주 훈훈~합니다 ㅋ 멋진 연기할 때보다 코믹한 장면이 좋더라구요. 김태리 배우는 보면 볼수록 매력이 있네요. 연기가 너무 좋구요.

그레이스 2022-04-08 1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에게 강요하는 것! 반드시 알아야죠!

미미님! 김삼순 저도 좋아하는 드라마인데 약간의 오점을 생각했어요.
병에 걸리지 않은 여성을 찾는다는 것.
그럼 배가 나오고 살집이 있어야 한다는...!

독서괭 2022-04-08 22:46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 병에 걸리지 않는 여성을 찾는다는 것? 그런 설정이 있었어요? 기억이 안 나네요 ㅠ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도 생각나네요🤔

그레이스 2022-04-08 22:49   좋아요 2 | URL
몸이 약해서 자신을 먼저 떠나지 않을 사람!;; 거기나오는 할머니도 마찬가지 ㅠ
드라마에 너무 몰입 ㅋ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도 한국이 아닌 독일에서 그 편견을 깨는,,, 그런데 그것도 상상속에서 이루어진 내용이라는게 아쉬웠죠 ㅎㅎ

미미 2022-04-08 22:50   좋아요 2 | URL
헉!!! 그레이스님 전여친 말씀이시군요. 그러고보니 일리있네요. 그런거 없이도 여주 체형이 틀에 박히지 않는 날이... 오긴 오겠죠?😅

독서괭 2022-04-08 23:03   좋아요 2 | URL
아아아 맞네요 생각났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