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사물은 같아도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건 지금과는 상당히 달랐을 거예요. 그 당시는 밤의 어둠이 훨씬 더 깊었을 테고, 달은 그만큼 더 환하고 크게 빛났겠지요. 그리고 말할 것도 없이 그때 사람들은 레코드나 테이프나 콤팩트디스크가 없었어요. 일상적으로 내가 듣고 싶을 때마다 음악을 이렇게 정리된 형태로 들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죠. 그들에게 음악을 듣는다는 건 아주 특별한 일이었을 거예요." - P455

"앞일은 누구에게나 미지의 영역일세. 지도는 없어. 다음 모퉁이를 돌았을 때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그 모퉁이를 돌아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어. 짐작도 못 하지." - P492

"그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는 건 에리야.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는 것은 움직일 필요가 없어. 움직이는 건 그 주위의 모든 것이지." - P502

"목적지가 다른 두 사람이 같은 말을 타고 달린다. 어느 지점까지는 같은 길이지만 그다음 일은 알 수 없다......" - P503

올바른 동기가 언제나 올바른 결과를 몰고 온다고 할 수는 없다. - P513

옛날부터 그 비슷한 사기행위는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어왔지요. 수법은 언제나 똑같아요. 그런데도 그런 비열한 사기는 시들 줄을 모릅니다. 세상의 대다수 사람들이 진실을 믿는 것이 아니라, 진실이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을 믿기 때문이에요. - P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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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다 잃고 나서야 얻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관계도 있는 법이니까. - P82

그때, 그 눈물의 시간을 통해 무늬는 진심이라는 감정이, 사랑이라고 믿었던 어떤 형체가 실은 매우 연약하다는 진리를 배웠다. - P85

사는 건 때때로 초콜릿처럼 달콤하지만 대부분 쓰고 힘들다. - P90

결핍은 인간을 쪼그라들게 했다. 특히나 생존과 직결된 문제는 사람을 더욱 방어적으로 만들기 마련이었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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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상은 본질을 반영한다. - P17

직장인들 중 타인을 진심으로 미워해보지 않았던 사람이 존재할까? - P29

(의학적 차원이든 미학적 차원이든) 정상체중이라는 게 존재하고 날씬한 게 미의 디폴트인 사회에서 살이 쪘다는 것은 권력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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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풍족한 광경은,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던 부자유하고 가난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사람이 자유로워진다는 건 어떤 것일까, 그녀는 곧잘 자문했다. 하나의 감옥에서 멋지게 빠져나온다 해도, 그곳 역시 또다른 좀더 큰 감옥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 P393

어떤 것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마음이란 건 또 그것대로 위험한 것이랍니다. 살아 있는 몸을 가진 인간이 그런 걸 끌어안고 살아간다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지요. 그러니 당신은 그 마음을 기구에 닻을 매달듯이 단단히 지상에 잡아둘 필요가 있어요. 그러기 위한 것이에요. 옳은 일이라면, 그 마음이 순수한 것이라면 어떤 일을 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지요. - P395

"어떤 일에나 불평을 다는 사람은 있는 법이야." - P401

"잘못 주문했어도 어차피 먹을 거잖아. 인생의 실수에 비하면 그런 건 별거 아냐." - P402

"단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인생에는 구원이 있어. 그 사람과 함께하지 못한다 해도." - P408

아오마메는 말했다. "하지만 메뉴든 남자든 다른 뭐든, 우리는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건지도 몰라. 그건 이미 일찌감치 정해진 일이고, 우리는 그저 선택하는 척하고 있는 것뿐인지도. 자유의지라는 거, 그저 나만의 선입견인지도 모르지.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 P410

하늘에는 달이 두 개 떠 있었다. 작은 달과 큰 달. 그것이 나란히 하늘에 떠 있다. 큰 쪽이 평소에 늘 보던 달이다. 보름달에 가깝고 노랗다. 하지만 그 곁에 또 하나, 다른 달이 있다. 눈에 익지 않은 모양의 달이다. 약간 일그러졌고 색깔도 엷은 이끼가 낀 것처럼 초록빛을 띠고 있다. 그것이 그녀의 시선이 포착한 것이었다. - P418

한 번에 하나의 문장밖에 말하지 않아도, 물음표나 쉼표가 부족해도, 그녀의 대답은 어떤 의미에서는 완벽했다. 무엇보다 바람직한 것은 잠시의 틈도 두지 않고 즉각 대답이 나온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녀는 상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대답했다. 정직한 대답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남을 업신여기느라 대답을 짧게 하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아무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그것이 바로 덴고가 바라는 점이었다. 성실한 인상을 풍기면서도 상대를 멋지게 연기 속에 휘감는 것. - P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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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와 잘 지내는 사람은 결국 아무와도 깊이 지내지 못하는사람이기도 한 것이다. - P70

무늬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어쩌면 상대를 가엽게 여기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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