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의 가장 깊은 중심에서 나는 내가 아니었다. - P54

나는 영혼이 독립적인 실체라는 것을 인간의 언어로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 P54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게 우리네 삶이다. 자신에 대한 오해가 우리의 생각이다. - P55

특히 죽음이 일종의 잠이라는 생각이야말로 재고의 가치가 없다. 죽음은 잠과 닮은 점이라곤 전혀 없는데 왜 그런 말을 할까? 잠의핵심은 깨어나는 데 있으나 알다시피 죽음은 그렇지 않다. 만일 죽음이 잠과 비슷하다면 죽음에서 깨어난다는 개념도 있어야 한다. - P56

"나의 크기는 내가 보는 것들의 크기이지 내 키의 크기가 아니라네." - P64

통제받으며 살아본 사람만이 자유의 기쁨을 이해한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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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겨움을 느끼게 하는 건 바로 사람들이다. - P51

태양이 구름을 가르고 들판에 빛을 던지듯 나의 지난 삶을 돌이켜보니 나의 확신에 찬 행동, 가장 분명한 생각, 가장 논리적인 의도 들은 결국 타고난 술주정, 기질적인 광기, 거대한 무지일 뿐 실은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형이상학적 경탄과 함께 깨닫는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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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알겠다! 나의 고용주 바스케스 사장은 바로 ‘인생‘이다. 지루하고 불가피하고 고압적이며 속을 헤아릴 수 없는 인생. 이 진부한 인물이야말로 인생의 진부함을 의미한다. 겉에서 볼 때 바스케스는 나에게 모든 것이다. 왜냐하면 나에게 인생은 모두 겉으로 보이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P24

그래, 예술, 인생과 같은 거리에 살되 주소는 다른 예술. 나를 삶에서 해방시켜주지만 산다는 것 자체에서 해방시켜주지는 못하고, 인생과 마찬가지로 지루하기 짝이 없으며, 단지 다른 장소에 있을 뿐인 예술. - P24

산다는 것은 타인의 의도대로 양말을 뜨는 일이다. - P27

완성을 미루고만 있는 우리의 작품이 형편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예 시작하지도 않은 작품은 그보다 더 형편없다. 무엇인가를 만든다면 적어도 남아는 있게 된다. 초라하지만 그래도 존재한다. - P29

꿈은 누구에게나 있으므로 차이가 있다면 꿈을 이루는 능력이나 꿈을 성취하는 운명일 것이다. - P31

신이 존재하는 존재하지 않든, 우리는 신의 노예다. - P34

어떤 이들은 세상을 지배하고, 어떤 이들은 그 세상이다. 어느 미국인 백만장자, 카이사르 또는 나폴레옹이나 레닌, 작은 마을의 사회주의 지도자 사이에는 질적 차이는 없고 양적 차이만 있다. 그들 아래에는 우리같이 눈에 띄지 않는 이들, 즉 경솔한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학교 선생 존 밀턴과 방랑자 단테 알리기에리, 어제 나에게 우편물을 가져다준 배달원이나 잡담을 들려준 이발사, 바로 오늘 포도주 반병을 남긴 나를 보고 쾌차를 빌어주는 동지애를 발휘한 식당 종업원이 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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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하고 별 특징 없는 얼굴에는 호기심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지만 뭔가 고뇌의 흔적이 어려 있었는데, 어떤 종류의 고뇌인지 알아채기 어려웠다. 결핍, 번민, 그리고 이미 많은 고통을 겪은 자의 체념에서 오는 괴로움 등 여러 감정을 나타내는 듯했다. - P8

그의 목소리는 무미건조하고 자신감이 없었다. 기대해봐야 소용이 없기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자의 목소리처럼. - P8

그는 이런 가구들로 실내를 장식한 이유를 "권태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현대적인 스타일로 꾸민 방에서는 권태가 불편함, 육체적 고통이 돼버린다면서. - P9

인생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으로 가는 마차를 기다리며 머물러야 하는 여인숙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알 수 없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 P14

그러나 무엇인가 더 있다………… 이 느리고 공허한 시간 속에서 온몸으로 느끼는 슬픔이 영혼에서 마음으로 치솟는다. - P16

삶이 고양될 때면 더욱더 강렬하게 살아 있음을 느낀다. - P20

자유는 진정한 안식이자 예술적 성취이며 존재의 지적인 완성이 될텐데.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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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 사랑할 수 없는 사람들의 상실 혹은 단절 윤곽 3부작
레이첼 커스크 지음, 김현우 옮김 / 한길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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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화자는 영국인 작가다. 그녀는 여름학기 동안 글쓰기 수업을 위해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한다. 아테네로 가던 중 비행기에서 만난 옆자리 남자, 그리고 아테네에 거주하고 있는 지인들, 글쓰기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은 모두 자기들의 입장에서 말을 하기 때문에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진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선입견이라는 긴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 것 같다고 말한 한 인물의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대상의 진짜 모습을 단 한 번도 알아보지 못한다고, 배를 탄 상태에서 지나가는 육지를 바라보는 사람들처럼 엿보기만 했던 거라고, 그래서 제목이 ‘윤곽‘인가 보다. 그렇지만 그는 말한다. ˝어쨌든 진실을 남는 겁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두려워하지 말고 진실을 마주하세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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