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애로운 신 못지않게 사탄 역시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음을, 올라이는 의심해본 적이 없다. 세상은 좀더 미약한 신이나 악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자애로운 신 역시 존재하니까, - P14

마르타, 아이의 어머니는 고통으로 비명을 지른다. 이제 아이는 추운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혼자가 된다. 마르타와 분리되어, 다른 모든 사람과 분리되어 혼자가 될 것이며, 언제나 혼자일 것이다. 그러고 나서, 모든 것이 지나가, 그의 때가 되면, 스러져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왔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무에서 무로, 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새, 물고기, 집, 그릇, 존재하는 모든 것이, - P15

신은 존재한다, 너무 멀리 있거나 너무 가까이 있을 뿐, 신은 모든 사람 안에 존재한다, - P16

그가 아는 것을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그것은 사람의 말로 드러낼 수 없는 것이며, 말이라기보다 어떤 고민일 테니까, 굳이 말하자면, 그의 신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신이 아니다, - P17

지금, 저 방안에서, 어린 요한네스가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 어린 요한네스, 그의 아들, 이제 그의 어린 아들은 이 험한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살아가는 동안 겪는가장 힘든 싸움 중 하나일 것이다. 자신의 근원인 어머니의 몸속에서 나와 저 밖의 험한 세상에서 제 삶을 시작해야 한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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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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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독파챌린지가 있기에 얼른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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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들은 대답에 이르는 길들이다. 대답이 언젠가 주어지게 될 경우, 그 대답은 사태실상에 대한 진술 속에 존립하는 것이 아니라 사유의 어떤 변화 속에 존립할 것이다." - P144

"모든 인간 존재의 근본에 어떤 결핍의 원리가 있다." - P164

달콤한 것을 먹여 사랑스럽게 보살펴도 우리 육신은 반드시 무너지고, 비단으로 감싸 곱게 보호해도 목숨에는 끝이 있네. - P185

솜사탕처럼 깨끗하기만 한 ‘하얀‘과 달리 ‘흰‘에는 삶과 죽음이 소슬하게 함께 배어 있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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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고르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어. 누구를 사랑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바뀌니까." -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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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최진혁 사진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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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이제 4권 읽었다. 지난 날 독서 기록을 찾아보니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는 2016년에 읽었다. 그 이후에 ‘흰‘이라는 작품이 발표되었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선뜻 손이 가질 않아 미뤄두다가 이제야 펼쳐보게 되었다.
한강 작가의 ‘흰‘을 읽으며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구분이 안 된다. 장르가 뭐 중요한가, 작품 속에서 작가가 말하려는 의도가 뭔지 파악하는게 중요하지. 어쨌든.
‘솜사탕처럼 깨끗하기만 한 ‘하얀‘과 달리 ‘흰‘에는 삶과 죽음이 소슬하게 함께 배어 있다‘는 작가의 말을 읽고 난 그저 ‘흰‘이라고 하면 그저 순결함, 깨끗함, 고결함, 순수함 정도만 떠올렸는데......
흰 것에 대한 목록 속에 ‘하얗게 웃다‘가 눈에 들어왔다. 하얗게 웃는다는 건 어떻게 웃는 것일까. 그건 어떤 웃음일까. 아이들의 환한 웃음일까.
그런데 작가는 아득하게, 쓸쓸하게, 부서지기 쉬운 깨끗함으로 웃는 얼굴, 또는 그런 웃음이란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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