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 AI 제국의 설계자
저우헝싱 지음, 정주은 옮김 / 지니의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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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제미나이와 챗GPT를 활용하는 나에게 그의 이름은 단순한 CEO를 넘어 나의 일과 생각을 바꿔놓은 혁명적인 설계자다. 최근 그가 한국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과 대담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AI 시대가 먼 미래가 아닌 바로 오늘의 현실임을 실감했다. 이런 시점에 출간된 '샘 올트먼, AI 제국의 설계자'는 기술과 철학이 교차하는 현장에서 ‘어떤 인간이 미래를 설계하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단순한 성공 신화나 위인전이 아니다. 저자는 10여 년간 샘 올트먼의 세계를 추적하며 오픈AI 설립부터 챗GPT의 탄생, 그리고 영화보다 더 극적인 해임과 복귀 사건의 이면까지 생생하게 담아낸다. 이 과정에서 ‘AI를 누가 통제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의식이 강하게 부각되며 단순한 전기가 아니라 AI의 미래를 꿰뚫는 성찰임을 증명한다.

특히 샘 올트먼과 한때 동지였던 일론 머스크와의 관계를 통해 AI를 둘러싼 두 거인의 서로 다른 비전을 명확히 보여준다. 둘 다 인류의 미래를 바꾸려는 거대한 꿈을 꾸지만 올트먼이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AI’의 민주화와 윤리를 강조한다면 머스크는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경쟁적으로 자신만의 AI 제국을 구축한다. 이들의 갈등은 AI의 발전 방향을 둘러싼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철학적 논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샘 올트먼의 방한과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담은 이 책의 내용을 현실 세계로 생생하게 불러왔다. 그가 대담에서 “AI는 국가의 인프라가 되어야 하며 윤리와 투명성이 그 핵심이다”라고 강조했을 때 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보았던 그의 신념 ‘인류를 위한 AI’가 단순한 수사가 아님을 느꼈다. 현 정부가 AI를 국가 미래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대담은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가적 고민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보여준다. 바로 그 대담에서 숨겨진 의미와 앞으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올트먼이 기술 그 자체보다 인간의 방향성을 더 중시한다는 점이었다. 그가 기술 발전이 인간의 존엄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진보가 아니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나눈 대담 속 ‘AI의 민주화’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내 직업의 미래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했다. 환자 재활 현장에서 AI 기술이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 과연 그것이 인간의 손과 마음을 대신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AI 이후의 세상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샘 올트먼의 여정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실험이자 우리 각자의 선택을 요구하는 미래의 예고편처럼 느껴졌다.

#샘올트먼 #ai제국의설계자 #저우헝싱 #지니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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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기고 자주 집니다만 - 중환자실 간호사가 전하는 속깊은 고백
김혜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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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치료사로서 나는 매일 ‘지는 싸움’을 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만성적인 통증은 단순히 몸의 불편함을 넘어 마음을 갉아먹고 우울이라는 깊은 그늘을 드리운다. '가끔 이기고 자주 집니다만'은 바로 그 치료실 침대에 누워 희망을 잃어가던 내 환자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해 첫 장을 넘기기 전부터 마음이 묵직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환자이기도 한 저자의 이 책은 몸과 마음의 싸움에 지쳐버린 이들에게 건네는 가장 솔직하고 따뜻한 처방전이다.



책은 우울과 불안을 견디는 고단한 현실을 감추지 않는다. 이는 통증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감에 빠져 치료를 포기하려는 내 환자들의 모습과 정확히 겹쳐 보였다. 물리치료사로서 나는 그들의 몸을 치료하지만 몸의 통증이 마음의 우울과 얼마나 깊이 연결되어 있는지 매일 목격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꿰뚫어 본다. 전문의로서의 통찰과 환자로서의 고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독자는 인간의 연약함과 동시에 꺼지지 않는 회복의 의지를 확인하게 된다.



임상에서 환자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를 얻었다. 나는 그동안 ‘이겨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환자들을 다그치지는 않았을까. ‘이겨야만 의미 있는 삶’이 아니라고 말해준다. 가장 인상 깊었던 “밝고 우울해라. 노을처럼 행복하기”라는 문장은 통증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조언처럼 다가왔다. 통증 때문에 우울한 감정을 억지로 부정할 필요 없다고 그저 그 아픈 마음을 안고서라도 창밖의 노을 같은 작은 기쁨을 찾아보자고 말해줄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힘겨운 하루를 버티는 이들에게 “괜찮다”고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책이다. 치료실에서 만날 환자들의 지친 어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다독여줄 수 있을 것 같다. 통증의 긴 터널을 걷고 있는 환자들에게 그리고 그 곁을 지키는 모든 의료인에게 깊은 공감과 지혜를 선물할 것이다.



#미다스북스 #가끔이기고자주집니다만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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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치매도 멈추게 한다
김동선 지음 / 샘터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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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신경계 물리치료 실습할때 매일 기억을 잃어가는 환자들과 마주했다.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익숙했던 움직임마저 낯설어지는 그들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일은 때로 깊은 무력감과 안타까움을 동반한다. 김동선 작가의 ;사랑은 치매도 멈추게 한다'는 제목부터 이상적으로 들렸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이것이 치매라는 긴 여정을 함께 걷는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치료사 모두에게 필요한 가장 근본적인 ‘치료의 힘’임을 깨닫게 되었다.

치매를 단순히 두려움의 대상이나 ‘치료해야 할 병’으로만 규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감정 케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치매의 진행을 늦추고 삶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치매와 함께 살아가는 법’에 대한 따뜻하고 현실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저자는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는 7가지 케어 원칙(인정욕구, 신체접촉, 역할제공, 주변연결, 문화센터, 운동, 사랑)을 제시하며 약물 치료를 넘어선 관계 중심의 돌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한다.

나의 치료적 관점을 한층 더 깊고 넓게 만들어 주었다. 그동안 환자의 신체 기능 회복에만 집중하며 정작 가장 중요한 정서적 연결을 간과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책에서 강조하는 '주변 사람들과 연결될 때 치매는 약해집니다’라는 메시지는 임상 현장에서 매일같이 목격하는 진실이다. 실제로 환자가 가족이나 치료사와 진심으로 연결될 때 운동 수행 능력이나 집중력이 향상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결국 치매 돌봄의 핵심은 기술적인 치료법만이 아니라 따뜻한 관계와 존중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신체접촉과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은 물리치료사로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부드러운 마사지나 함께 걷는 산책이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 환자에게 안정감과 유대감을 주며 남아있는 인지 기능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치료 과정임을 말해준다.

결국 '사랑은 치매도 멈추게 한다'는 치매 인구 100만 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 치매를 겪는 이들에게는 위로를, 돌보는 이들에게는 구체적 지침을, 그리고 젊은 세대에게는 언젠가 마주할 미래에 대한 준비를 알려준다. 치료실에서 만날 환자 한 분 한 분을 대할 때 단순한 재활 훈련이 아니라 사랑과 감정의 연결을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된다.

#사랑은치매도멈추게한다 #건강 #치매예방 #치매요양 #책추천 #김동선 #샘터 #샘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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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오딧세이 - 한 끼에 담아낸 지속 가능성의 여정
김태윤.장민영.황종욱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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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도서제공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여러 식재료들 중에서 내가 여행하며 직접 맛보았던 제주와 울릉도의 로컬 푸드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점이 반가웠다. 제주에서 만났던 갓 잡아 올린 은갈치와 톳, 울릉도의 향긋한 더덕과 약소 고기처럼 그 땅과 바다가 길러낸 재료들이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그 지역의 역사와 생태, 사람들의 삶까지 품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었다.

'로컬 오디세이'는 레시피나 맛집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대신 "우리의 식탁이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라는 깊은 질문을 던지며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 속에서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식탁 위에 담을 수 있을지 고민한 기록이다. 저자들은 식재료 하나하나의 정의와 이해를 바탕으로 그것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추적한다. 지역에서 자란 식재료로 요리하고 그것을 통해 환경과 공동체를 잇는다는 메시지는 내가 현지에서 먹었던 그 따뜻한 밥상과 그대로 맞닿아 있었다.

개인적으로 제주 올레길을 걷다가 작은 식당에서 맛본 자리물회나 울릉도의 시금치 나물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기억에 오래 남았다. 바로 그 경험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었다. 그것은 단순한 미각의 즐거움이 아니었다. 그 지역의 생태계와 공동체를 지키는 작은 실천이자 그 땅의 이야기에 동참하는 행위였음을 알려준다. 낯선 재료 이야기와 생생한 모습들이 담긴 책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의 작은 식탁이 제주와 울릉도의 생산자들과 연결되는 듯한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

먹는다는 행위를 통해 우리가 세상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앞으로 여행을 갈 때도 단순히 특산품을 소비하는 차원을 넘어 그 지역의 생태와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한 끼를 대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겼다. 로컬 푸드를 통해 환경을 지키는 일이 거창한 캠페인이 아니라 바로 나의 작은 식탁에서 시작된다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음식을 사랑하고, 여행을 좋아하며, 우리 식탁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기후위기 #요리 #식재료 #을유문화사 #로컬오딧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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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해브 어 드림
나태주.김성구.홍빛나 지음, 홍빛나 그림 / 샘터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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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는 단어는 때로 거창하고 멀게만 느껴진다. 물리치료사로서 더 나은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직업적 성장과 성공에 대한 고민들 속에서 나태주, 김성구, 홍햇나 세 명의 멘토가 건네는 '아이 해브 어 드림'은 ‘꿈’에 대한 오랜 부담감을 따뜻하게 내려놓게 해준 책이었다. “나는 무엇이 될까?”라는 막막한 질문 대신 “나는 무엇을 할까?”라는 소박하지만 단단한 질문으로 꿈의 의미를 재정의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화려한 무용담을 늘어놓지 않는다. 나태주 시인은 ‘자기 자신이 보았을 때 그럴듯한 사람이 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 말하고, 김성구 대표는 ‘되는 것보다 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홍햇나 작가는 각자의 다름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준다. 세 사람의 메시지는 방향은 달라도 결국 ‘나만의 꿈 정원’을 소중히 가꾸라는 공통된 조언으로 모인다. 꿈이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마법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작은 실천과 성실한 고민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어린 시절에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에는 답하기 쉽지 않았지만 “너는 무엇을 하고 싶니?”라는 질문이었다면 훨씬 더 자유롭고 즐겁게 상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늦게나마 나에게 그 질문을 다시 던져주었다. 나의 꿈은 유명한 물리치료사가 되어 큰 성공을 거두는 것이 아니다. 치료실에서는 환자들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퇴근 후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며 웃고 맛있는거 먹고 노는것. 때로는 이런 꿈이 너무 소박해서 ‘꿈이라고 말해도 될까?’ 했지만 이 책은 바로 그 ‘오늘을 충실히 살아내는 마음’과 ‘소중한 관계를 가꾸는 행복’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꿈의 시작이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되는 것’이 아닌 ‘하는 것’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는 소박한 꿈에 커다란 자부심을 갖게 해주었다.


'아이 해브 어 드림'은 꿈이 없어 고민인 사람, 혹은 자신의 꿈이 너무 작고 초라하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책이다. 꿈을 잃은 이들에게는 희망의 불씨를,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방향을, 그리고 꿈을 이루어가는 이들에게는 따뜻한 동행이 되어준다. '나의 꿈은 무엇일까’라는 어려운 질문 대신 ‘나는 오늘 사랑하는 존재들과 어떻게 행복을 나누었지?’라는 것에 초점을 두게 된다.


#아이해브어드림 #청소년 #진로 #꿈 #나태주 #김성구 #홍빛나 #에세이 #샘터 #샘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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