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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집 준범이 ㅣ 보림 창작 그림책
이혜란 글.그림 / 보림 / 2011년 3월
평점 :
회색 톤의 연필 스케치 위에 고사리손으로 또박또박 눌러 쓴 손 글씨가 정겨운 이야기 책입니다.
큰 빌딩 뒤에 작은 집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속간지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꼼꼼히 보게 됩니다.
제목에서처럼 아이가 쓴 듯 삐뚤빼뚤한 손 글씨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준범이네가 시장 골목 낮은 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할머니가 일하러 나가면 혼자서 밤늦게까지 빈 방을 지키는 준범이...
그과 반대로 창 너머로 보이는 앞집은 한 지붕 아래 왁자지끌~ 세 집이 모여 삽니다.
언제나 예쁜 차림의 미장원 집 공주, 슈퍼 집 먹보 충원이와 떼쟁이 예원이, 날마다 맛난 음식만 먹는 중국집 강희와 강우, 그리고 강희네 강아지 땡이까지...
준범이의 앞집 또래 친구들은 늘 유치원도 같이 가고 놀기도 함께 놀고 부럽지만 선뜩 나설 용기가 없는 준범이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자장면을 함께 먹으며 언제 그랬냐는 듯 아이들은 친구가 됩니다.
책을 읽고 동현이가 연필 스케치에 도전해 봅니다.
환한 마당과 어두운 방이라는 두 개의 세계를 극명하게 연필의 강약으로 대비시킨 삽화를 어떻게 표현해낼지...
아주 꼼꼼하게 그림을 살펴보며 섬세한 표현 하나까지 그려내는 동현군입니다.
특히 암기와와 수기와의 표현능력이 탁월하네요.
빨간 싸인펜으로 제목까지 쓰고 환한 웃음을 한 방 날려 줍니다.
요즘은 아파트에 살기에 '골목대장' 이런 말은 없어진지 오래죠.
아련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이야기가 살아 있는 그림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오랜만에 보는 사람 사는 동네의 소소한 일상이 입가에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