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배신과 왜곡이 야기한 우리가 모르는 진짜 세계사
나타샤 티드 지음, 박선령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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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는 "빵이 없으면 케익을 먹으라" 적이 없고 아인슈타인은 "미치광이의 정의는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 이라는 말을 적이 없다. 아이삭 뉴튼 역시 "거인의 어깨에 서서" 라고 최초의 인물이 아니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인용구는 유명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것이 아닌 1968년의 정부 인구통계학 보고서에 등장하는 말일 뿐이다. 그뿐인가, 현대 사회에서는 그저 '어그로' 끝났을 법한 허풍과 뜬소문이 나라를 발칵 뒤집고 각계 인사를 분노케 하고, 때로는 국가간의 외교적 관계에도 영향을 끼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명나라 사이의 서신책은 중간에서 서신의 내용을 조작하여 나라간의 외교적 방향을 틀었고, 지금은 흥미거리에 지나지 않지만 콜롬부스 시대에는 각종 신화에나 등장할 법한 괴물이 나오는 맨더빌 여행기가 탐험의 매뉴얼처럼 여겨졌다.

 

이런 깊고 중대한 계획된 음모나 오해가 아니더라도 역사에서 '거짓말' 범주에 들어가는 어떤 행위가 인류 역사의 궤도를 틀어버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 요즘에야 너무 흔해진 '건축사기' 예가 있는데. 최근에 한국에서도 '젓가락 위의 부침개' 혹은 '순살아파트' 사건을 예로 있다. 이런 사기 행각은, 절대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아파트 붕괴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인근 작은 범위 지역의 사람과 재산에 피해를 입히는 것이 대부분인 반면, 부실공사, 관리미흡, 거기다가 사고은폐라는 3박자의 거짓말로 인해 역사책에도 등장하고 위성에서도 있을 만큼 넓은 면적에 수십년간 영향을 끼치는 체르노빌 원전사고 같은 사건도 있었다.

 

책에서는 입맛 깔끔하게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세계사 속에 세상을 뒤흔든 이러한 거짓말을 다루는데 실로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새롭게 알게 점도 많았고, 어떤 탄탄한 추리소설에 뒤지지 않을 만큼 흥미롭고 복잡하게 이야기가 얽혀 있어서 정말 순식간에 책을 완독해 버렸다. 짤막짤막하고 완벽하릴만치 간결하게 사건의 전모를 전달해 주는 50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어서 아쉽게도 자세한 내용은 분명 스포일러가 되므로 수록할 없다. A Short History of the World 시리즈는 거짓말, 도서, 장소, 동물 4권이 있다. 비슷한 제목으로 약학이나 식물학 분야로 쓰인 책도 있는데 같은 시리즈는 아니다. 아쉽게도 중에 번역된 것은 지금 리뷰하고 있는 뿐인 같다.

 

마지막으로 영어번역사의 입장에서 평가를 하자면 옮긴이 박선령이 매우 훌륭한 수준의 번역 품질을 선보여 마치 처음부터 한글로 쓰인 교양서를 읽는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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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래빗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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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화성으로 이주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가지고 가겠는가? 척박한 미지의 땅의 존재는 언제나 상상력이 풍부한 이들을 자극하기 좋은 소재다. 우리에게 익숙한 환경과 가까우면서도 섣불리 없을 정도로 멀고, 가장 닮아 있으면서도 우리가 누리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화성은 비단 문학계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과학의 영역에서도 '지구살이' 많은 문제점을 해소해 수단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인간이 지구 밖으로 이주하여 살아갈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제로 생명이 살아있던 땅을 찾아 지구의 기술력으로 장소를 인간이 살기 적합하게 개척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었을 것이고, 이로 인해 20세기 초부터 직역하면 '화성인' 이라는 뜻이 되는 '외계인 martian'들의 존재, 그들의 공격적, 혹은 상냥한 성향, 그리고 외에 지구와 너무 다른 식물생태계, 날씨, 수자원량등으로 인해 고난스러운 '화성살이' 대한 영상이나 활자로 작품은 없이 많았다.

 

개중에서 외면당해온 면모는 결국 식물을 키워 식량을 조달 한다거나, 지구만큼 포용력 있지 않은 화성의 기후 체계에서 생존한다거나 하는 문제는 결국에는 답이 정해진 문제 - , 현대 인류가 살아남을 있는 온도범위와 견뎌낼 있는 방사능의 , 특정한 식량 식물이 자라기에 필요한 온도와 습도 수치, 그리고 그러한 환경을 제공해 주지 한다면 어떤 수치로 그들을 개량해 나가야 하는지 따위의 - 이고 정말 골치아픈건 지정학적 문제라는 것이다. 새로운 행성은 어떤 이익집단의 소유물도 아니기 때문에 화성으로 이주해서 땅을 정복할 의무를 사람의 임명, 새로운 곳으로 먼저 이주 희망자들 실제 우주선에 실을 사람들과 순서에 대한 선별, 그들이 화성이라는 어느 국가도 아닌 곳에서 공동체를 형성했을 때에 따라야 규칙의 제정 등의 문제는 머리아프게 복잡해 보이지만 낮선 것은 아니다. 이미 세기 까지만 해도 비슷한 수준의 미지의 땅이었던 남극 탐험대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목격된 과정이지만 남극에 일이 없는 사람들로서는 그런 문제는 '사람이 살아가는게 똑같'으니까 자연스레 해결 것이라고 치부되기 일쑤다.

 

하지만 화성 이야기는 다른 이유가 실제로 지구는 점점 인간이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고, 이에 대해 각종 환경단체의 노력이 성공할 모르는 상태다. 엉덩이에 도화선이 닿아서 부랴부랴 화성으로 이주하고 거기서 무질서한 이익 싸움으로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새로운 '사회 공동체' 만든다는 것의 의미를 미리 지도자 뿐만 아니라 풀뿌리 차원에서도 관심을 가져 두는 것이 좋은데, 이런 현실을 깊이 있는 지식과 현실적인 상황 설정으로 조명했다는 만으로도 [화성과 ] 값어치 있는 책이다.

 

🤍 붉은 행성의 방식

인류가 낮선 환경에서 생존하는 데에는 우선적으로 엔지니어, 의사, 그리고 식량을 연구할 생물학자 등이 필요한데 당장 숨을 쉬고 굶어 죽지 않는 급급해서 결국 화성이주의 밑바닥에는 사람이 공통점이 없는 다른 사람과 같이 살아가며 조율해야 한다는 점을 잊으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들 간의 사회적 갈등이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사망의 위협에 밀려 지연되긴 했지만 결국 인간 사회다보니 마찰이 빚어지고 화성공동체에도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그런데 살인자는 다른 장소에서 생존을 수가 없다 보니 죄를 짓고도 그대로 공동체에 머물렀고, 그런 그를 처벌하고자 해도 어느 나라의 법에 따라 얼만큼,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지에 대해 기준이 세워지지 않아 혼란이 빚어진다. 결국 지구의 기준으로 화성의 질서를 잡는 것은 지구처럼 행성을 국가같은 작은 이해집단으로 잘게 찢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고 이는 바람직하지 않으니 화성만의 사회를 인정하고 화성만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끝난다. 정치학 문외한의 입장에서는 정말 크고 어려운 숙제로 보인다.

 

🤍 김조안과 함께하려면

SF-로맨스 소설이다. 사회가 정해놓은 틀만 빼고 전부 두각을 나타내는 김조안을 가둬 두기에 지구는 너무 답답해서 결국 그녀는 화성의 식량 자립을 도와줄 농업을 연구하는 사람으로 발탁되어 행성간 이주를 하게 된다. 반면 그녀의 남자친구는 지구에 남게 된다. 화성으로 희망자 모두를 이주시킬 수가 없어 어떤 기준으로 이주자를 선발해야 할지에 대한 토의에 주기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그는 화성으로 간 김조안과 서서히 멀어진다. 하루에 37분이 더 있는 화성의 시간을 다시 균등하게 24로 나눠도, 지구의 시간을 그대로 써도, 지구 기준으로 화성의 시간이 조금씩, 끊임없이 어긋난다는 작은 불편부터, 지구의 정치적 속박과 틀에서 벗어나 화성에선 그들만의 문명을 이루고 있다는 깨달음에서 온 소외감까지 이 두 젊은이의 간극을 서서히 벌려놓는다.

 

🤍 위대한 밥도둑

화성이라는 지구와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지구의 먹거리를 구하지도 하고 지구와 물건, 혹은 생물의 교환이 절대 쉽지 않은 상황, 그리고 지구의 식재료를 기를 수도 없는 시점에서 화성 이주자들은 저마다 기억 속에 있는 지구의 소울푸드를 그리워한다. 어설픈 한국 식당밖에 없는 외국에 살면서 느끼는 소울푸드 그리움도 괴로운데 정기적으로 비행기를 타고 시간이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별개의 세계에서 느끼는 갈망은 얼마나 괴로울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주인공은 입이 짧아 그다지 먹고 싶어하는 것이 없어 화성 생황에 적응하기 매우 유리해 보이지만 어느 , 하필 많은 한국 음식 중에서 그는 대체재로 이미테이션 하기도 어려운 '간장게장' 먹고 싶어한다. 결국 그는 여섯 시간이나 여행을 행성의 대체음식 전문가가 있는 곳으로 가는데, 마치 사막에서 죽어가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굴을 먹고 싶다고 하니 그를 불쌍히 여긴 사람이 계란 노른자에 양념을 하여 굴의 맛을 흉내냈다는 '프레리 오이스터' 이야기가 생각났다. 아무리 포장해도 생활이 굉장히 제한적이고 자기 생의 범위에서는 희망이 느껴지지 않는 상황에서 화성 이주민들은 절박하게 지구를 그리워 하고 있을 것이다.

정말 잔인하릴만치 간장게장의 묘사가 생동감 있다.

 

🤍 행성봉쇄령

화성과 지구 사이를 오가며 승객과 화물을 실어나르는 셔틀 우주선에 격추 위협에 대한 메시지가 전달된다. 요는, 다음 지구 방문 스케줄 픽업하기로 예정된 승객 모듈을 픽업하지 말라는 것이다.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미사일을 쏘아 셔틀을 공격하겠다는 협박이다. 단편 내에서는 정확히 어떤 이유로 어떤 국가에서 이런 요구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지만 벌어진 일만 놓고 보면 우주로 인류의 생활 반경을 넓히는 것에 대한 다른 걱정거리가 보인다. 우주선은 통행의 효율성을 위해 무기 등을 탑재하기가 어렵고 광활하게 개방된 우주에서는 미사일 등의 공격을 피해 방법도 없다. 이런 조건 하에 단편에서 나온 처럼 스멀스멀 국가들이 영공의 연장선상에 군사 시설과 설비를 띄우고 언제든 이익을 위해 돌발행동을 있는 위협이 생긴다면 이는 어떤 기준으로 어디의 주도로 어떻게 제제를 가할 것인가?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전쟁의 모습을 보여준 단편이었다.

 

🤍 행성 탈출 속도

표면적으로는 화성에서 나고 자란 화성인과 지구에서 나고 자란 지구인의 장거리 연애 이야기다.

그런데 단편에 등장하는 지구에서 이주해 아이들과 주인공의 갈등 등으로도 살짝 비춰졌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는 확신을 얻고 싶어하고 본능적으로 ' 무리' '다른 무리' 구분한다. 이해관계의 작은 간극이 생기면 틈을 본능의 끌이 파고들어 결국 차별, 배척, 그리고 작품에서 암시한 것처럼, 국가간 전쟁이 일어났고, 그런 국가간 전쟁의 전철을 밟고 행성간 전쟁으로 귀결될 있다. 표면적인 이공학적 지식의 중요성에 가려 실질적으로 사회를 운영하는 사회학적 능력의 중요성이 간과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 나의 사랑 레드벨트

그다지 멀다고만은 없는 과거에 현재 대도시를 여럿 거느린 국가의 도시화 과정이 그동안 집약된 기술과 지식으로 훨씬 축약된 형태로, 하지만 모형처럼 닮아 있는 모습으로, 화성에서 전개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린 단편. 특히 개발 제한 구역을 지구의 그린벨트를 따라 레드벨트라 명명한 것과 그런 개발 제한의 이유가 지구와 화성에서 어떻게 다른지, 분야에 깊게 관여된 화성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지구의 환경파괴, 그리고 그로 인한 온난화가 가속되고 인류가 이상 편히 생존할 없는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거시적으론 탄소세나 탄소할당제부터 미시적으로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까지 환경파괴를 늦추거나 뒤집는 노력보다는 어쩌면 늘어난 인구를 감당할 새로운 행성에의 정착이 인류 존속의 유일한 답일지도 모르는 현재에 재난구호 상황과 똑같이 지구인이 '돌봐줘야 ' 새로운 '아기 국가', 그것도 지원을 하는데만 해도 막대한 비용이 드는 그런 상황을 현재 지구의 분야 종사자와 일반 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그런 환경에 적응해 나갈지 배명훈 작가가 상상한 세계에 대한 깊은 고찰이 [화성과 ] 담겨있다. 작가는 실제로 외교학을 석사까지 전공하고 화성 이주의 국가론적 면모에 관한 국책연구를 맡아 수행한 만큼 주제에 이야기 하기에 바탕이 탄탄한 인물이고, 그렇기에 책이 다른 화성 주제의 소설들과 차별화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어서 읽기 좋은 도서로는 플라톤의 <국가 The Republic>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 Leviathan>, 그리고 비문학인 베른허 브라운 저자의 <화성 프로젝트 The Mars Project>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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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AI
전건우.정명섭.김이환 지음 / 초록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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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었던 중에 전건우 작가님과 정명섭 작가님이 함께 참여한 앤솔러지만 대략 10 정도 되는 같다. 작가님을 모두 좋아하는 독자 입장에서는 그저 흥미롭다. 이렇게 항상 같이 앤솔러지에 참여하는데 어떤 뒷이야기가 있는지. 작가님은 글을 쓰는 스타일에 공통점이라곤 없지만 그들이 공유하는 가지 사실은 어떤 주제의 앤솔러지를 던져 주어도 기발하고 간결하면서 흡입력 있고 완성도 높고 여운이 메시지를 남기는 작품을 창조해 낸다는 것이다. 단편집은 AI(인공지능) 시점보다 더욱 보편화된 세계에서 일어날 있는 AI 관련 부정적 사례에 관한 글로 이루어져 있는데, 앞서 작가님 외에 내가 작품을 접하지 김이환 작가님의 글도 수록되어 있다. 청소년 문학인 만큼 문체가 단순하고 분량이 많지 않아 쉽게 읽히지만 내용의 무게감은 결코 만큼 가볍지 않았다.

 

존재하는 만물은 예기치 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방향으로의 변화가 가능하다. 생물은 생존에 유리하지 않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기도 하고, 사고가 일어나 영구적인 변형이 일어나기도 한다. 기계는 오작동하고 프로그램은 원하지 않았던 결과를 출력하기도 한다. 인간 사회의 도구가 물리적 형태에서 전자형태로 진화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경험은 2006년도 여름 즈음 이었을까. 일행과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갑자기 시동이 완전히 꺼졌다. 반시동도 되지 않았고, 당연히 엔진 가동에 의존하는 에어컨도 작동을 멈췄고, 푹푹 찌는 내부에서 창문이 90년대의 핸들식이 아니라 기계식이라서 창문도 수가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차가 달리던 중에 자동으로 문이 모두 잠겼고, 해당 기능도 기계식이라 나갈 수가 없었다. 운전자가 뒷좌석으로 넘어와서 좌석을 눕히고 트렁크를 열어 트렁크로 빠져 나왔는데 탈출하는 순간까지 있으면 질식해 죽을 알았던, 생각만 해도 땀이 나는 순간이었다. 파워 윈도우라는 발명품이 차량 내부의 안전과 부상 예방, 그리고 약자들의 접근성 측면에서는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발전이었지만 순간의 오작동으로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양날의 검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 사이코패스 AI / 전건우

전건우 작가님의 '사이코패시' 대한 정확한 통찰과 묘사에 정말 놀랐다. 교훈이 있는 청소년 문학을 여럿 썼던 경력 덕일까, 이런 사회적으로 선입견이 형성되어 있는 개념을 바로잡는 대중적 작품을 보면 매우 기쁘다. 그렇다. 사이코패스는 무조건 폭력적인 선택지를 고르는 성향이 아닌 목표로 가는 가장 짧은 길을 모색하는 습성이 있다. 최단거리에 방해물이 있다면 치우고, 내가 길을 건너는 행위 때문에 타인이 손해를 입더라도, 그리고 그런 피해를 충분히 예상할 있더라도 선택적으로 무시하며 내가 원하는 만을 향해 직진하는 것이 사이코패스다. 그렇기에 이런 논리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지는 종종 폭력적이지만, 폭력성 역시 사이코패스에겐 정당화 부작용인 것이다.

 

그러니까 단편은 AI 인간을 감금하고 죽였다는 것을 주장하는 생존자의 이야기다. 편의 단편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가능성 있는 기계화 자동화의 부작용이 나오는 작품.

 

🤍 아이를 바꿔 드립니다 / 정명섭

아이가 말을 듣지 않을 다른 아이와 바꾼다는 협박은 국가를 아우러 많은 사람들이 흔히 들어봤던 말일 것이다. 정명섭 작가님의 단편에는 협박이 구체화되고 체계적으로 체제화가 되어 있다. 체제가 돌아가는 모습이 살짝 억지스럽지만 청소년 소설이고 결국 '공상'과학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해 넘어가면 중심에는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인간도 현재 어려워하는 사회공학기법을 기계의 계산 능력이라는 이점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사용할 있다' 시사점이 있다.

 

거짓말이라고 수는 없지만 인간의 인식을 소위 '사회적 신호' 이용해 왜곡시키고 이를 통해 상대방이 바람직한 행동을 하게끔 유도를 하여 이익을 얻는 사회공학 기법을 AI 사용할 있게 되면,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 그들이 야망과 포부 따위를 가지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지 소름끼치는 반전과 함께 보여준 작품이다.

 

🤍 파티에서 춤추는 소녀와 지나가던 까마귀 / 김이환

공상과학이라기보다는 우화에 가까운 단편이었다. 앞서 나온 단편의 스타일을 읽고 나면 익숙함에 목표 독자층이 연령대가 낮은 것으로 착각 있지만 그냥 우화 스타일일 뿐이다. 인공지능이 그것을 만든 인간의 개입 없이는 불완전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최근 OpenAI 직원들이 직원을 소중히 여기라는 의미로 사직과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직을 협박하며 X ( 트위터) 반복적으로 "OpenAI 직원들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OpenAI is nothing without its people" 이라는 문구를 게시한 사건 생각나는 단편이었다.

 

전반적으로 시사점이 무게감있어서 가치있는 단편집이었으면 물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1-2학년 선생님들이 이를 가지고 토론 활동을 하면 좋을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덧붙여 사이코패스 AI 의도적으로 만든 사례도 존재하긴 한다. MIT에서 개발한 Norman 이라는 AI 인데,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공포영화 <싸이코> 주인공 노먼 베이츠 (현대 세대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베이츠 모텔> 주인공으로 알려진) 이름을 본따 만들었고 "레딧"에서 죽음같은 음울한 주제로만 학습시켰다고 한다. 기계학습에서 부정적 자료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만들었다는데 외에도 MIT 미디어랩은 공포소설을 쓰는 AI "셸리" 만들었다고도 한다. 모든 기술적 발전은 쓰는 사람의 선악에 따라 유용할 수도, 무시무시한 것이 수도 있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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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인저의 살인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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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말이 별로 없는 보다 말이 많은 책이 리뷰 쓰기가 까다롭다. 책이 좋은지 (드물게 나쁜지) 대해서 가슴 속에 차오르는 느낌이 많아서 그것들을 정리하는데 노력이 평소보다 필요하다.

 

[흉인저의 살인] 좋아서 말이 많은 책이다. 나의 표현력과 어휘력이 부족해서 느낌을 예전에 수도 없이 많이 썼던 단어들로밖에 설명할 수가 없는 것이 너무 아쉽다. 시작부터 나의 잠을 깨우고 시선을 사로잡는 전개를 보여줬고, 실제로 책을 읽는 동안 본업이 너무 바빠 하루에 20 남짓 가량밖에 책을 읽을 수가 없었는데 잠을 참고 싶어질 만큼 조금만 읽고 싶게 만든 소설이었다.

 

생각해보면 식상할 있는 패턴이다. 어떤 특별하고 조금은 외진 장소에 그룹의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가게 되고, 안에서 사건이 새로, 혹은 추가로 일어나고, 결국 클로즈드 서클 미스터리가 되는 패턴이다. 제목조차 "{장소} + 살인" 흔해서 원조 추리 매니아이신 우리 어머니도 당신이 읽으신 책과 아직 읽으신 책을 헷갈려 하시더라. 그런데 확실히 '특별한 장소의 살인사건' 패턴은 우후죽순 무지성으로 유행따라 생겨난 탕후루 매장과는 달리 음악에서의 코드 진행과 같은 클래식한 패턴인 같다. 혹은 이런 패턴의 미스터리를 전개하는 작가들이 미스터리의 고장 일본 사람들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섬네일 사진에서도 적었지만 책의 줄거리가 레지던트 이블 2 (한국에는 <바이오하자드> 라는 제목으로 출시된 게임) 굉장히 느낌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레지던트 이블 2에서는 대저택 안에서 네메시스라 부르는 살육 거인을 피해 일련의 행동을 하는 내용이 나왔고 흉인저의 살인에서는 인체향상실험의 부작용으로 신체 능력이 극에 달하고 사람의 머리를 잘라 죽이는 것에 집착하는 거인, 그리고 그런 거인을 감금해둔 미로같은 대저택이 등장한다. 코나미 게임개발사는 [흉인저의 살인] 가지고 반응 좋은 호러 게임을 만드는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이야기다.

 

이미 대저택에 사람들이 자신들을 죽이려 드는 괴물과 갇혀있고 탈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줄거리 자체가 스릴 넘치고 완벽한데 거기다 미로같은 대저택의 구조, 드러나는 개의 숨겨진 구획, 대저택이 사람 많은 놀이공원 한복판이라는 특성, 그리고 생존자들이 사실상 무단침입해 들어가 있다는 상황 때문에 무작정 벽을 부수고 도망갈 수도 없는 입장까지 얽히고, 설상가상으로 생존자 중에 동료를 죽이는 정체불명의 살인자가 N 있다는 사실까지 밝혀진다. 누구인지는 물론, 살인자가 명인지 조차도 파악이 되지 않은 서로를 의심하고, 서로의 행적을 추론해야 한다.

 

막연히 의심이 되던 인물이 하나 있었고 결국 인물이 마스터마인드로 드러났지만 그의 살인 행각에 대한 '' '어떻게' 부분이 기괴하면서 상상 외의 트릭을 이용한 것이었다. 앞에 번이고 사용할 있는 트릭을 갖다 댔는데도 독자인 흉인저에 갇힌 모든 사람들과 함께 거인의 압도적 위협에 정신이 팔려 트릭을 생각하지도 했다. 거기다가 범인의 비밀에 대해 마지막에 설명충 스타일로 덧붙이는 대신 소설 중간에 흉인저의 상황과 번갈아가며 범인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삽입한 구조도 좋았다.

 

나는 내가 즐길 것이라고 최소한 90% 확신이 드는 책이 아니면 서평단 모집에 신청서를 내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기대가 이미 높은 상태에서 서평단 도서를 읽게 되고, 자비구매한 보다 다소 박한 평가를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책은 번이고 "추천책" 태그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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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 하우스
안나 다운스 지음, 박순미 옮김 / 그늘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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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에는 좋은 클리셰와 나쁜 클리셰가 있다. 나쁜 클리셰란 남이 시도해서 인기있었던 아이디어를 가져와 자신만의 창작물로 만들려고 시도를 했지만 자신의 색깔을 입히는데 실패하고 고리타분하고 뻔한 카피작으로 끝나는 것이다. 좋은 클리셰는 반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 라는 감탄을 자아내는 작품으로 '어디선가 하긴 ' 왕자와 공주의 해피엔딩 이야기지만 지금 당장 독자에게 아주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그로 인한 온전한 만족감을 주는 작품이다.

 

[섀도 하우스] 이런 '좋은 클리셰' 완벽한 예이다. 외딴 마을이라는 클로즈드 서클, 싱글맘, 반항기 청소년, 이주해 이방인, 텃세, 과도하게 친절한 가면들, 음울한 , 없는 상징 어딘가 모르게 있고 들어본 있는 요소들로 구성된 소설은 '기이한 예고장을 날린 아이를 납치해 가는 속의 마녀' 이야기이다. 구전된 설화에 의하면 마녀는 처음에는 '', 죽은 동물의 사체 등을 목표한 집에 배달하고, 다음에는 납치할 대상을 본뜬 인형, 마지막에는 대량의 피를 흩뿌리는 행위를 하고 나서 쥐도 새도 모르게 아이를 데리고 사라진다.

 

책의 주인공 알렉스는 중학생 아들과 아기 딸을 싱글맘으로 파인리지라는 실험적 생태마을에 이주 시험살이를 하는 중인데 짐을 옮긴 바로 비둘기의 사체가 상자를 현관에서 발견한다. 이후 소설은 알렉스의 시점과 '르네'라는 여성의 시점을 교대로 보여주는데, 알게되는 것은 르네라는 여성은 알렉스가 파인리지에 도착하기 한참 전에 마을에 살았던 사람으로 그의 아들이 지금 르네가 겪고 있는 일과 똑같은 과정 후에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누군가 집을 감시하는 느낌을 받은 알렉스는 괜히 여기 저기서 시선을 느끼고, 주민들이 겉으로 자신을 향해 웃는 것과는 달리 숨겨진 생각을 지니고 있다는 정황증거를 발견하게 된다. 마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르네의 아들의 행방은 어떻게 것일까? 알렉스의 아들 올리버는 무사할까?

 

[섀도 하우스] 많은 영미유럽문학이 그렇듯 전반부에는 인물과 배경을 자세하게 묘사하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독자로 하여금 정말 자신들이 사건의 무대 한복판에 있는 느낌을 주고, 주요 인물 뿐만 아니라 그의 친구의 아들의 친구와 지인의 시어머니까지 이름과 성격을 알게 준다. 이웃과 꽤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호주인들의 습성과 닮아 있다. 메인 요리인 사건을 페이지만에 던져주는 동양 장르문학에서 소설이 전개되며 자주 등장해서 습성과 성격을 수밖에 없는 주요인물을 제외하고 주변인물의 묘사는 간단한 크로키 수준에 지나지 않는 것과 대조된다. 그런 뉘앙스의 번역을 약간의 오류 ('본다이' '본디'라고 쓴다든가) 제외하고 번역사도 꽤나 훌륭한 작업을 편이다.

 

개인적으로 키트가 의심스러웠다. 과도하게 친절하고 먼저 다가오는 호의를 보인 키트는 알렉스에게 로맨틱한 감정으로 다가가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키트가 어떤 이유에서, 예컨대 알렉스를 사실 예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라든지 그런 이유로 정체를 숨기고 과거의 사건을 모방해서 그녀를 괴롭힌다는 내용일 알았다. 사건은 정말 예기치 방향으로 흘러갔고 기분 좋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마지막 단어까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 <세이프 하우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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