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그녀가 가져보지 못한 것과 관련되어 있었다. 그래,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걸 상실하는 사람들도 이 세상에는 있는 법이다. 만져본 적이 없고 가져본 적도 없고 심지어 바라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그러한 것들 때문에 상처를 받았었다고, 이 세상에 단 한 명이라도 좋으니까 자신의 그런 상실에 대해 궁금증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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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끝난 소풍인데, 다들 집으로 돌아갔는데, 나만 홀로 남아 보물이 적힌 쪽지를 찾아 헤매는 것도 같았다.
최진영 <XO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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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 이동진 영화평론집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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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속에서 둘은 내내 함께였다. 하지만 가정법 형식 속에서조차두사람이 함께 가정을 꾸리는 모습은 둘이 보는 영화 속 장면들로 묘사된다. 다시 한번, 영화가 끝나야 비로소 사랑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영화는 상영된 적이 없었다.
<라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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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언니에게 소설Q
최진영 지음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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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는 어째서 이런 사람이고 당숙은 어째서 그런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어떤…… 사람일 수 있나? 제야는 사람이 저마다 다른 이유를 알고 싶었다. 사람이 선해지고 나빠지는이유를 알고 싶었다. 섭리가 있다면, 삶의 지도가 있다면 그것을 보고 싶었다. 다른 길이 있는지, 다른 삶이 가능했던 건지, 시간을 되돌릴 수 없더라도 알고 싶었다. 그럼 조금은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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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교육 민음의 시 260
송승언 지음 / 민음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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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마음속에 잿더미가 쌓여 있다. 이것이 나의 생각이다. 나는 생각을 헤쳐 나간다. 램프를 들고, 흔들리는 램프 안에 불이 흔들린다. 이것이 너의 표정이다. 너의 표정은 죽어 가는 사람의 숨결처럼 아득하게 퍼져 나간다. 램프를 들고 복도의 잿더미를 헤쳐 나가면 잿더미의 복도에서 램프를 들고 다가오는 사람. 그는 나에게 비어 있는 한 손을 내민다. 악수할 수 없는 손을.

램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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