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걸 읽으면서도(열아홉 살이었다)아 정말 남성은 여성보다 더 뛰어난 생각을 할 수 있는 걸까? 하고생각하며 어떻게 하면 그들처럼 똑똑하고 지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내가 아는 유명하고 잘난 작가나 학자들은 대부분 남성이었으니까. - P59
그렇지만 내 꿈은 이제는 사랑받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내게 사랑을 준다. 그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체력과 체력에서 나오는 다정함을 갖고 싶다. - P80
그 시절의 나를 누군가는 ‘문학소녀‘라 칭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말은 멸칭처럼 느껴져서 사용하고 싶지 않다. 세상모르고 문학에만 빠져 꿈을 꾸는 그런 이미지는 기득권 남성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기득권 남성들에 의해 소비당하기 때문이다. 문학을 사랑하는 어린 여성은 누구보다 현실적이고 냉소적이며 회의에 가득차 있다는 것을 그들은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사회가 원하지 않는 여성이니까. ‘문학소녀‘라는 말 자체가 하나의 낙인 같다. - P120
‘왜 마음을 쓴다’고 할까. 그건 마음이 쓰면 없어지는 거여서라고, 마음의 양에는 한계가 있어 그런 거라고 나는 이제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가깝지 않은 사람에게는 마음을 잘 쓰지 않는다. 내 마음은 귀한 거고 친구들에게 아이에게 그리고 나에게 쓰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 P181
문득 오늘 태어난 아기들은 열 살 때 세상이 끝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아팠다. 우리는 커서 무엇이 될까요? 환경을 지키며 조금씩 자라나고 싶어요. 앞으로는 고기도 조금만 먹을 거예요. 사랑하는 것들에게 사랑한다고 더 자주 얘기하고 싫은 건 싫다고 분명하게 얘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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