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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론
리사 가드너 지음, 박태선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베스트셀러 작가 리사 가드너의 2005년 작으로 스릴러의 장르적 특성에 충실한 작품이다.
내면의 어둠을 지닌 안티 히어로 성향의 남자 주인공, 팜므파탈을 연상시키는 뇌쇄적인 여인,
정상인의 사고를 벗어난 끔찍한 미치광이 범죄자라는 스릴러의 전형적인 등장인물에
숨가쁜 사건 전개, 점점 고조되는 미스터리와 음모,
그리고 반전과 서늘한 결말까지 무리없이 전개된다.
주경찰 특수기동대 작전팀 소속 저격수인 바비 다지는 11월의 어느 날 밤,
한 남자가 아내와 아이를 인질로 잡아 대치하고 있는 현장에 출동한다.
길 건너편 저택에서 소총 조준경을 통해 현장 상황을 주시하던 그는,
아내를 겨냥한 남자의 방아쇠가 당겨지려는 찰나 먼저 방아쇠를 당겨 인질을 구해낸다.
그는 훈련받은 대로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지만 다음날 뜻밖의 사태에 직면한다.
죽은 남자의 아버지 제임스 가뇽은 저명한 판사에다 엄청난 부호로
바비가 "며느리 캐서린이 일부러 남편으로 하여금 총을 겨누도록 부추겼다"고 증언하지 않으면
끝까지 그를 쫓아가 파멸시켜 버리겠다고 협박하는 한편,
끊임없이 며느리에게서 손자 네이던의 양육권을 빼앗아 올려 한다.
캐서린은 어린 시절 한 남자에게 납치를 당해 28일간 구덩이 속에 감금되었던
끔찍했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름답지만 차가운, 어딘지 모르게 위험한 그런 여자이다.
그런데, 캐서린에게 끔찍한 고통을 주었던 그 범인은 감옥에서 모종의 제의를 받아
25년간 갇혀 있던 감옥에서 돌연 가석방되어 캐서린의 주위를 맴돈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것이 캐서린 때문이라는 복수심 때문인지,
바비와 캐서린을 옭아매려는 제임스 판사의 음모는 집요하기만 하고,
사건은 네이던의 주치의와 유모가 살해되면서 더욱 복잡해진다.
저격사건 이후 무기한 휴직 상태가 된 바비는,
정신과 의사인 레인 박사와의 상담을 통해 내면 속에 감춰 두었던 트라우마와 대면하게 되고,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임무를 수행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살인도구로 이용당한 것인지가
혼란스러워 지고, 자신에게 접근해 오는 캐서린의 정체에 대해서도 혼란스럽기만 하다.
캐서린은 아들의 병을 이용하여 남편이 그녀를 떠나지 못하도록 아들을 교묘하게 학대하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스럼 없이 남자들을 유혹하고 이용하는 팜므파탈일까?
아니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고통받는 가련한 여인일까?
바비는 왜 캐서린을 미심쩍어 하면서도 그녀를 도와주는지, 바비의 상처는 무엇인지?
판사부부는 왜 네이던에 집착하는지? 정말 캐서린이 네이던을 학대하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히 아들을 망친 며느리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으려는 복수 때문인지?
사건의 진행과 함께 이러한 의문들이 나타났다는 밝혀지고, 또 다시 반전하는 등
끝까지 팽팽하게 독자의 긴장감을 당기며,
과연, 진실은 무엇이고,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왜 그래야만 했는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반면, 바비가 애인과 헤어지는 이유 및 그의 트라우마에 대한 설득력이 약하고,
미치광이 납치범을 끌어들인 것은 다소 억지스럽다는 느낌이 들었고,
한 인물의 죽음은 납득이 가지 않는 등 몇 가지 아쉬움은 있지만,
스릴러나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읽어볼 만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