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일약국 갑시다 - 무일푼 약사출신 CEO의 독창적 경영 노하우, 나는 4.5평 가게에서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배웠다!
김성오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 내지 벤처기업은 그 기업의 경영진을 보고 투자하라는 말이 있다.
결정적으로 내가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저자가 유명한 '메가스터디'의 경영진이기 때문이다.
 
메가스터디는 인터넷상에서 교육 컨텐츠를 제공하는 회사인데,
현재 많은 증권사가 유망기업으로 주목하는,
코스닥에서 액면가 500원 주식이 20만원도 넘게 거래되어 시가총액이 1조가 넘는 회사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메가스터디의 중등부 엠베스트 대표를 맡고 있다는 김성오 대표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김 대표는 원래 약대 출신이라 약국을 경영한 약사 출신에서 기업 CEO로 변신하였다고 한다.
책 제목이 기업 CEO가 쓴 경영서 치고는 뜬금 없이 '육일약국 갑시다'라고 붙은 이유도
김 대표의 독특한 이력 때문이었다.

책의 내용은 총 4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장은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 2장과 3장은 영업 비지니스 및 경영에 대한 이야기,
4장은 나눔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의 이력과 성공과정이 시계열적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저자가 얘기하는 주제에 따라 시간의 흐름이 왔다 갔다 하였기 때문에
그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바로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대략 그 과정은

서울대 약대 졸업 후 빚 6백만원으로 지방도시의 변두리에 4.5평짜리 약국을 개업하고
남다른 아이디어와 이를 실행으로 옮기는 행동력을 바탕으로 조그만 약국을 성장시켜
마침내, 시내 중심지에 기업형 약국을 경영하는 1차적인 성공을 거둔다.

이에 머물지 않고 대학 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기업 경영' 꿈을
'영남산업'이라는 제조업체를 경영함으로써 실현하고
인터넷 교육사업에 뛰어들어 현재의 성공을 이루어 내었다.

저자는 그가 처음으로 시작한 '육일약국'이라는 조그만 약국에서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배웠다고 술회한다.
이렇듯 육일약국 이야기는 보석같이 빛나는 이야기로 가득하여
자영업을 경영하거나, 처음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꼼꼼히 읽어 볼 가치가 있다.

'육일약국'이라는 네이밍 자체가 육일 동안만 문을 연다는 의미로
브랜드에 영업기간 및 경영철학을 자연스럽게 담은 것부터 시작하여
약국 위치를 지역의 랜드마크화 하기 위해 '육일약국 갑시다'로 대표되는 택시와 택시기사를
활용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약국 내부에 다른 가게보다 몇 배나 많은 조명을 설치하고 네온사인도 밤새도록 밝혀 먼 곳에서도
쉽게 식별되도록 하고,
약국을 조금이라도 넓게 보이게 하기 위해 유리창문을 새로 달고, 자동문을 달아 화제를 일으키는 등
현재 상태를 유지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새롭게 변신해 나갔다.

저자는 말한다.
"특히, 없는 사람은 살기 위한 몸부림을 쳐야 한다.
 사소한 시도라도 거듭하다 보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기 대문이다.
 혁신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고정관념이다" 

그는 이러한 혁신 아이디어와 함께 '친절'과 '고객 감동서비스'를 약국의 경쟁력으로 특화하여
고객의 이름을 하나 하나 외우는 것부터 시작하여
조그만 약국을 사람사이의 정을 이어 주는 소중한 공간으로 이루어 내었고
이러한 그의 '섬김의 비지니스'에 대해
그의 고객들은 '제1회 교방동민이 주는 상'을 그에게 선사한다.

간혹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이 사람은 이것 말고 어디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성공할 사람이다'라는 느낌이 든다.
성공할 수 밖에 없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지금 아무리 어렵고 하찮은 일을 하더라도
언젠가는 성공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김성오 대표가 바로 그러한 듯하다.

부단한 노력으로 현장에서 얻은 지식과 실전 체험을 통하여
자기 나름의 혜안으로 터득한 사업과 경영의 노하우를 진솔하게 전달하는 하는
이 책의 무게는 전문용어로 나열된 전문 경영서 보다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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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 돈의 지옥편
박인권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은 '돈'에 대한 이야기이다.

돈 때문에 가족과 자신을 잃어버린 주인공이 돈에 복수하기 위해 사채업에 뛰어든 사연과
돈에 얽힌 사람들의 갖가지 사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쩐의 전쟁 '돈의 지옥편'은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의 빚 때문에 일상이 파괴되어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불행과 고통을 짊어진 주인공 금나라가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과정들이 섬뜩하게 묘사된다.

빚에 시달리다 엽기적인 방법으로 자살한 아버지,
아버지의 자살로 인한 어머니의 어처구니 없는 사고와 투병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
가족을 위한 마직막 헌신이었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던 형의 희생,
생존을 위해 참아야 했던 눈물겨운 누나의 굴욕,
이러한 사건들이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필치로 생생하게 묘사된다.

가족과 일상의 파괴와 함께 자신에게 행해진 사채업자들의 끊임없는 협박과 폭력은
정상적인 한 인간을 어느새 범죄자로 전락시키고,
돈 때문에 모든 것을 파괴 당한 주인공은 돈에 복수하기 위해 감옥에서 '독기'를 키운다.

감옥에서의 금나라는 자신의 목적을 위 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아귀'의 모습 그대로 이고, 전설의 사채업자 독고 철에게 사채업의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제공하는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만화가로서 박인권은
'허영만' '이현세' 등의 주 창작 공간이 대본소(흔히 만화방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신문, 잡지 연재 등으로 옮겨간 공백기에 '칼새 시리즈' (200여 편), '깜빵 시리즈' (250여 편),
'미아리 시리즈' (100여 편) 등 초대형 규모의 연작 시리즈를 연달아 발표하여
대본소 만화의 중심으로 떠올랐고, 이후 스포츠 신문에 대표작 "쩐의 전쟁"을 연재하는 등
활동공간을 넓혔고, 쩐의 전쟁, 대물 등의 대표작이 드라마화 되거나 예정되어 있다.

저자는 작가의 말을 통하여 이미 만화로 출간된 작품을 다시 소설로 쓴 이유로
만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충분히 묘사하지 못했던 부분을 자세히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작가가 1년여 이상 대부업, 카드업, 사채업 현장에 뛰어들어 취재한 성과가
소설 속에 잘 나타나 있다.

주인공에게 있어 '돈'은 무엇이었을까? 부제와 같이 '지옥'이었으라라.
지옥에서 살아 남은 금나라의 앞에 닥친 처절한 '돈'과의 전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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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론
리사 가드너 지음, 박태선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베스트셀러 작가 리사 가드너의 2005년 작으로 스릴러의 장르적 특성에 충실한 작품이다.
내면의 어둠을 지닌 안티 히어로 성향의 남자 주인공, 팜므파탈을 연상시키는 뇌쇄적인 여인,
정상인의 사고를 벗어난 끔찍한 미치광이 범죄자라는 스릴러의 전형적인 등장인물에
숨가쁜 사건 전개, 점점 고조되는 미스터리와 음모,
그리고 반전과 서늘한 결말까지 무리없이 전개된다.

주경찰 특수기동대 작전팀 소속 저격수인 바비 다지는 11월의 어느 날 밤,
한 남자가 아내와 아이를 인질로 잡아 대치하고 있는 현장에 출동한다.
길 건너편 저택에서 소총 조준경을 통해 현장 상황을 주시하던 그는,
아내를 겨냥한 남자의 방아쇠가 당겨지려는 찰나 먼저 방아쇠를 당겨 인질을 구해낸다.
그는 훈련받은 대로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지만 다음날 뜻밖의 사태에 직면한다.

죽은 남자의 아버지 제임스 가뇽은 저명한 판사에다 엄청난 부호로
바비가 "며느리 캐서린이 일부러 남편으로 하여금 총을 겨누도록 부추겼다"고 증언하지 않으면
끝까지 그를 쫓아가 파멸시켜 버리겠다고 협박하는 한편,
끊임없이 며느리에게서 손자 네이던의 양육권을 빼앗아 올려 한다.

캐서린은 어린 시절 한 남자에게 납치를 당해 28일간 구덩이 속에 감금되었던
끔찍했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름답지만 차가운, 어딘지 모르게 위험한 그런 여자이다.

그런데, 캐서린에게 끔찍한 고통을 주었던 그 범인은 감옥에서 모종의 제의를 받아
25년간 갇혀 있던 감옥에서 돌연 가석방되어 캐서린의 주위를 맴돈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것이 캐서린 때문이라는 복수심 때문인지,
바비와 캐서린을 옭아매려는 제임스 판사의 음모는 집요하기만 하고,
사건은 네이던의 주치의와 유모가 살해되면서 더욱 복잡해진다.

저격사건 이후 무기한 휴직 상태가 된 바비는,
정신과 의사인 레인 박사와의 상담을 통해 내면 속에 감춰 두었던 트라우마와 대면하게 되고,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임무를 수행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살인도구로 이용당한 것인지가
혼란스러워 지고, 자신에게 접근해 오는 캐서린의 정체에 대해서도 혼란스럽기만 하다.

캐서린은 아들의 병을 이용하여 남편이 그녀를 떠나지 못하도록 아들을 교묘하게 학대하고,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스럼 없이 남자들을 유혹하고 이용하는 팜므파탈일까?
아니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고통받는 가련한 여인일까?

바비는 왜 캐서린을 미심쩍어 하면서도 그녀를 도와주는지, 바비의 상처는 무엇인지?

판사부부는 왜 네이던에 집착하는지? 정말 캐서린이 네이던을 학대하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히 아들을 망친 며느리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으려는 복수 때문인지?

사건의 진행과 함께 이러한 의문들이 나타났다는 밝혀지고, 또 다시 반전하는 등
끝까지 팽팽하게 독자의 긴장감을 당기며,
과연, 진실은 무엇이고,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왜 그래야만 했는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반면, 바비가 애인과 헤어지는 이유 및 그의 트라우마에 대한 설득력이 약하고,
미치광이 납치범을 끌어들인 것은 다소 억지스럽다는 느낌이 들었고,
한 인물의 죽음은 납득이 가지 않는 등 몇 가지 아쉬움은 있지만,
스릴러나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읽어볼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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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수다 - 나를 서재 밖으로 꺼내주시오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진원 옮김 / 지니북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평소와 다르게 느껴지는 바람, 새로운 풍경들,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
여행을 통해 잠깐이나마 따분한 일상에서 해방될 수 있다.
게으른 사람일수록 유랑에 대한 동경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나는 여행을 동경하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행동에 옮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권유를 받으면 마지못해 한다는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속으로는 기쁨의 환호를 외치며 따라 나선다.
한마디로 뒤틀린 사람인 것이다"

여행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다.
이 책은 '기행 에세이'로 이름 붙어 있지만,
여행지에서 경험한 저자의 개인적인 가벼운 감상 혹은 수다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애초에 이 책이 한 여행잡지의 테마기행 의뢰를 받아 씌어졌기 때문에
여행의 컨셉이 독자의 눈 높이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인 듯하다.
그래서, 여행의 목적지는 항구로 한정되어 있고, 반드시 배를 타고 가야만 하고,
그 곳의 향토음식을 맛 보고, 스낵바를 순회한다는 등 일정한 규칙이 있다.

템포 빠르게 진행되는 작가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다 읽게 되고
책을 덮은 후의 감상은
여행이나 여행지에 대한 생각과 느낌보다는
글 속에서 작가의 내면을 조금 훔쳐보았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남는다.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크면 클수록
독자들은 그 작품을 창조한 작가에 대해 알고 싶어진다.

오쿠다 히데오는 '공중그네' '남쪽으로 튀어!'등 국내 소설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작품으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오쿠다 히데오'가 독자들에게 가벼운 기행 에세이를 통하여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하고 알려주는 팬서비스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감상이다.

나에게 보여진 작가는
스스로 체면을 중시한다고 여기고, 어린아이들에게 공중장소에서의 예의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다소 보수적인 사고방식에 
각자의 취향을 무시한 채 크게 나오는 유람선 노래가 귀에 거슬리고,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 지는 인테리어 소품에 마음이 끌리는 정적인 스타일인 듯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구수한 된장국에 생선을 반찬으로 한 고유의 음식을 좋아하는 일본인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흥미있었던 한 부분은
식사, 특히 저녁식사시 반주를 하는 것은 우리와 비슷하지만,
한국의 경우 거의 소주인데 비해 그들은 거의 맥주가 식사에 빠지지 않았던 점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맥주를 좋아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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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
마치다 준 지음, 김은진 옮김 / 삼인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각하'라는 말을 독점했던 장군들의 시대가 저문 요즘은 '각하'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각하'라는 단어에 각인된 나의 기억은,
액자사진 속 절대권력자의 굳게 다문 입, 국기에 대한 맹세가 울려 펴지는 국기강하식,
군대식 질서정연함, 그리고 폭력이다.

정치풍자 소설 또는 정치우화 정도를 예상했는데, 책을 펴 보니 의외로 그림이 나온다.
딱히 만화로도, 일러스트로도 보기에 애매한 그림과 함께 함축적인 짧은 글이 어우러진 형태이다.     

그림은 마치 습작노트 속의 캐릭터처럼 단순하고 어설픈 팬터치 이지만
저자가 말하려는 메시지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한 저자의 내공을 보여준다

국민을 어떻게 행복하게 해 줄까 하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얼마나 빨리 이루어지느냐에
더 관심이 있는 안하무인의 각하의 캐릭터는 두더지이다.
두더지는 땅을 파서 굴을 만들어 지하에서 살기 때문에 시력이 퇴화된 동물이다.
그래서 그림 속 각하는 낮과 밤 구별없이 검은 색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각하의 곁에서 끊임없는 아부와 조언으로 각하의 대책없는 행동들을 더 부추기고,
그러면서도 각하보다 자신의 이익을 챙기며,
필요할 때는 각하의 뒤통수도 치기도 마다하지 않는 잔머리 장관은 족제비이다.
적당한 민첩성과 야비함이 느껴지는 족제비의 이미지에 딱이다.

이 환상의 콤비는 멋진 조화를 이루며 폭소를 유발한다.

폭소의 근원은,
세계의 경찰국을 자임하며 테러와 전쟁을 선포한 절대강국의 오만,
자국의 기득권을 수호하기 위해 최빈국을 무차별 폭격하는 강대국과
그 희생을 보고도 눈을 돌리는 또 다른 강대국,
나날이 연출되는 테러의 위협 등 국제 정세에 대한 풍자에도 있고

무능한 절대권력자와 그에 빌붙은 자들의 행태 및 권력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블랙코미디에서도 나온다.

"추운 날씨에 저자들은 왜 밖에 모여 있는 거야?  불순분자들 아냐?"
"각하 살 곳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진짜야? 그렇다며 어디 빈 건물 찾아서 빌려 주지 그래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정부 시설이 남아돌잖아"

"여긴 내 집무실이잖아"
"내 각하. 쓸모없는 곳이라고......"


위의 에피소드는 독재권력의 무능함에 대한 풍자이지만
아래의 에피소드는 독재자의 내면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간 인식이 느껴진다.

"각하, 보시는 바와 같이 형무소는 어딜 가나 만원입니다."
"그 만큼 반란분자가 많다는 건가.
 그런데 묘하게도 즐거워 보이는군....."

"길거리엔 아무도 없는 거야?"
"네, 각하. 거의 체포되었으니까요"

"거리에 사람들이 없으니 쓸쓸하군......"
"우리도 형무소에 들어가서 지낼까?"
"아, 네...... 각하 ......"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불량배 국가 이미지를 벗기 위해 각하와 장관의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선글라스와 안대를 벗고 나서 한 말

"이러니까 딱 늙은 두더지와 병든 족제비잖아"

그렇다. 절대권력자에게 드리운 두터운 권력의 옷을 벗기고 나면
그도 그저 초라한 한 인간임에 불과하다는 권력자에 대한 개인숭배의 허망함을 나는,
어린 시절 하늘같이 숭배해야 했던 선글라스를 즐겨 썼던 과거 한 권력자의
별로 영예롭지 못했던 죽음 후에 일찌감치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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