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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심리학 - 천 가지 표정 뒤에 숨은 만 가지 본심 읽기
송형석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지은이는 정신과 의사인데 나는 그를 MBC의 인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출연한 것을 본 적이 있다. 방송에서 그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행동 패턴도 예측하였는데 멤버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족집게' 같다는 감탄을 쏟아 내었다. 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느낌은 예능 프로그램 특유의 과장이 섞인 리액션이라는 것과 분석된 내용 자체도 방송 프로그램 속에서 형성된 그들의 캐릭터에서 특별히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큰둥했었다.
하지만, 서점에서 이 책을 처음 집어 든 이유가 '무한도전' 출연 운운한 책 띠지 때문이었으니, TV방송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참으로 크다는 생각이 든다. 지은이는 서문에서 말하길, 사람들은 종종 "나는 내가 잘 알지"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사실은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는 자기보다는 남들이 더 잘 안다고 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얼굴 표정이나 행동 속에 그의 심리가 묻어 있는데, 정작 자신은 자기의 표정이나 행동을 보기가 힘들지만 다른 사람들은 너무나도 쉽게 그것을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를 알기 위해서는 남을 보아야 한다. 타인이 하는 행동을 보면서 순간 순간 나에게 일어나는 감정을 재빨리 눈치 채어야 한다. 그 감정을 정확히 잡아내었다면 내가 남이 하는 그 행동을 할 때 다른 사람도 내가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감정이 든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타인은 자기 자신을 보기 위한 거울과 같은 존재이므로 타인을 바라 보는 자기의 시선과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여야만 내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 것인지, 나아가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서문에서 읽은 지은이의 이러한 관점이 마음에 들어 책을 읽기로 하였다. 이 책의 구성은 2개의 파트로 구분하어 있는데 제1부 '심리를 읽는 기술'편에서는 겉모습, 눈길, 말투, 대화, 반복되는 말 등 사람을 간파하는 단서 몇 가지 단서와 심리 읽기에 필요한 몇 가지 도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2부 '심리퍼즐 맞추기'편에서는 대표적인 인격 유형 14가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가 제시하는 인격 유형은 '처음부터 명령하듯 대하는 사람', '대화의 초점이 타인에게 가는 걸 못 참는 사람', '친한 척 하다가도 금세 멀어지는 사람', '자기 얘기만 하는 사람', '자기 입장만 생각하는 사람', '로봇 같은 사람', '우주, 영혼, 귀신 같은 이야기만 하는 사람', '의심 많은 사람', '사람들과 눈도 못 마주치는 사람', '일이나 생활에 융통성이 없는 사람', '항상 뭔가를 해 달라고 하는 사람', '변명만 늘어놓는 사람', '앞에서는 순종하고 뒤에서는 말 안 듣는 사람', '속을 알 수 없는 사람' 등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다. 지은이는 이러한 각각의 유형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이러한 유형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설명하는 내용은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난해한 부분은 가급적 피하고,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삼국지' 등장인물, 역사상 유명인사들의 사례 등 일반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쓰여져 있어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일반 독자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