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손짓, 연결 - 가혹한 세상 속 만화가 건네는 위로
김민섭 지음 / 요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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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를 아시나요?'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에 읽었던 만화책인데 드라마 '마지막 승부'와 함께 대한민국의 농구 붐을 이끈 쌍두마차였죠. 

슬램덩크는 제 인생만화 중 하나인데요.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명대사들과 명장면들은 수십번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볼때마다 가슴이 울컥하게 합니다. 저만의 감동이 아니었음은 수없이 양산된 패러디가 증명하지요. 

'안 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 - 정대만.(대 양호열)
'난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 정대만 (대 상양고)
'몇백만 개나 쏘아온 슛이다'- 서태웅 (대 풍전고) 
'지금 시점에서는 내가 신현철에게 지고 있지만 우리 팀은 지지 않아.' - 채치수 (대 산왕고) 
'내가 팀의 주역이 아니라도 좋다' - 변덕규 (대 북산고) 

캬~ 이 5문장이 제가 뽑은 베스트5입니다. 

펼치자마다 25년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 책은 저자의 인생만화 (종이만화와 웹툰을 포함)들을통해 얻은 통찰의 기록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만화로 본 사회학'이라고 할까요. 이 책에 나오는 만화는 슬램덩크. 드래곤볼. 미생. 마음의소리를 비롯해 15편의 웹툰이 더 있습니다. 

졸업하자마자 무작정 고향을 떠나와 먹고살기에 바빴던 탓에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도 삶의 바운더리가 좁고 빈곤한지 생각할수록 자책감이 생깁니다.이 책의 저자와는 밤새 이야기해도 시간이 모자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용기 내어 무엇이 좋다고 고백하더라도,
그것을 좋아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거나 
그 말을 꺼내기까지의 과정을 문제 삼는 이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아주 많이 보아 왔다."

이번 책에서도 저는 저자 특유의 잔잔하면서도 깊은 통찰에 무릎을 뙇!뙇! 쳐가며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만화 #서브컬쳐 #김민섭 #요다 #고백손짓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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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카스트
스즈키 쇼 지음, 혼다 유키 해설, 김희박 옮김 / 베이직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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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카스트'

섬뜩한 단어입니다. 저멀리 인도가 아닌 내 아이가 아직 8년이나 더 다녀야 하는 교실에 '카스트'가 있다니요. 

'카스트'는 인도에 있는 신분제로 사람을 출생신분에 따라 계급으로 나누고 계급간 이동을 막기때문에 갈등이 만연해서 사회발전의 발목을 잡는 적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도의 카스트와 같이 초,중,고등학생 교실에도 항상 상위. 중위. 하위 집단이 있다고 합니다. 중위집단은 다수지만 교실의 분위기와 방향을 주도하는 상위집단은 소수입니다. 마찬가지로 상위집단의 먹이(?)가 되는 하위집단 또한 소수로 구성되는데요. 

이 책을 보며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학생들은 자신들이 어느 집단에 속해있는지 모두 자각한다는 겁니다. 더 아찔한 점은 교사도 마찬가지로 교실카스트의 존재를 알고 오히려 학급운영에 이용한다는 겁니다. 

상위집단에 속하는 학생들의 특징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운동신경이 좋으며 외모가 준수하며 그들끼리는 버스 맨 뒷좌석에 앉아서 시끄러게 떠든다고 합니다. 하위집단에 속하는 학생들은 특징이 없는 점이 특징인데요. 굳이 찾는다면 조용한 성격이라죠. 

교실카스트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지 그리 오래 되지않아서 좀더 연구를 해봐야 된다고 하지만 교사와 학부모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관점을 완전히 바꿔야겠습니다. 

학부모는 학교를 반드시 다녀야 할 이유는 없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교사는 상위집단을 지지하는 효율적 학급운영이 아니라 전인교육이 학교의 존재이유라는 생각을 가짐으로서 교실카스트로 고통받을 수 있는 우리 아이들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실카스트 #이지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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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 묵묵하고 먹먹한 우리 삶의 노선도
허혁 지음 / 수오서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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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함을 새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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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 묵묵하고 먹먹한 우리 삶의 노선도
허혁 지음 / 수오서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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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화가 날까요?'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한 인간의 대표적인 능력 중에 하나는 '예측'입니다. 2만여전 인류는 사바나에서 포식자들을 피해 사냥하면서 내 앞에 있는 저 동물(사자)은 나에게 유해한가? 무해한가?를 예측해야 했습니다. 또는 내 앞에 나타난 저 사람은 나에게 우호적인가. 적대적인가를 예측해야만 했던 거지요. 예측의 성공유무에 따라 자신의 생존과 직결되기때문에 우리는 예측이 빗나가면 화가 나도록 진화되었습니다. 

출,퇴근시 사무실에서 A와 인사를 하면서 저는 예측을 합니다. 인사를 서로 나누며 얼굴을 쳐다보며 여운을 느끼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A는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고개를 '홱' 돌려버리며 원래부터 그랬다는 듯이 모니터를 응시합니다. 예측이 빗나가는군요. 

물어볼 것이 있어서 옆으로 가서 불러봅니다. "B씨"라고 부르면 "네" 라고 대답하고서는 하던 일을 마저 하며 몇 초의 간격을 두고 그제서야 고개를 돌립니다. 대답과 함께 나를 바라볼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갑니다. 

전주시의 한 버스기사 허혁은 버스기사 초년생일때 매일 낯선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예측을 합니다만 번번히 실패합니다. 예를 들면 버스에서 전화하는 승객이 너무 신경쓰여서 운전에 집중이 되질 않는거죠. 고민끝에 선배에게 의논하면 '자네가 너무 예민한 편이고먼' 이라며 오히려 나무란다고 합니다. 

수많은 인간군상들을 버스에 태우고 다니는 7여년의 버스기사 생활을 보내며 허혁 작가는 깨닫습니다. 삶이 징그럽고 고독하다는 것을요. 왜냐하면 '모두가 자기 입장에서는 옳고 자기 인식수준에서는 최선을 다할 뿐' 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죠. 

질곡으로 가득찬 버스기사의 이야기는 늘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면서 들었던 궁금증을 해소해줍니다. 늘 승객의 입장에서만 바라보다가 기사의 관점을 들여다보니 그들 나름의 이유가 납득이 되는거지요. 

그리고 이 책의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보며 '예측의 범위를 넓혀 화가 나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라'라는인사이트도 느낍니다. 

저는 무엇보다 이 책의 말미에 있는 에필로그가 가장 인상적입니다. 그가 쓴 에필로그를 보면 글쓰기가 자신의 무의식을 들여다볼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걸 느낍니다. 

#허혁 #수오서재 #버스기사 #김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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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에는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장재열.장수한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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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에는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사직서에서는 알 수 없는 진실이 너무나 궁금해서 책을 들었습니다. 인사담당자는 물론 팀장급들에게도 미치도록 궁금한 진실일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퇴사 사유로 '건강문제'로 기재하지만 그것은 거짓말인건 아시죠? 그럼 도대체 퇴사의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재직중인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퇴사 사유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첫째는 연봉. 둘째는 업무만족도. 셋째는 과도한 업무량. 넷째. 다섯째는 상사와의 관계. 업무적성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렇게 답변한 사람들 중 불과 14%만이 퇴사했다고 합니다. 

퇴사한지 1년 이내의 퇴사자들로 대상을 바꾸었더니 연봉은 2번째이유고요. 1순위는 자신의 미래가 불투명해서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비전이 안보인다는거죠. 

책제목이 던진 궁금증은 해결되었지만 이 책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지금의 한국은 입사하기도 어렵지만 퇴사하기도 어렵다는 '입퇴양난'의 상황이지요. '퇴사'에 이르는 과정과 결과에는 개인의 문제는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사회구조적 문제가 큰 부분이지요. 이 책의 진짜 내용은 바로 퇴사를 중심에 두고 사회적 이슈. 일자리. 교육. 회사와 개인의 역할들을 논의한 겁니다. 

빠르고 늦음의 차이가 있지만 직장인이라면 반드시 퇴사를 맞이합니다. 항상 퇴사를 준비하는 퇴준생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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