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견만리 : 공존의 시대 편 - 불평등, 병리, 금융, 지역 편 명견만리 시리즈
KBS 명견만리 제작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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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사는 곳을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를 직시한다는 것은 씁쓸합니다. 좋은 면만을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죠. 내가 살고 있는 이곳 대한민국은 불평등이 너무나도 지나친 곳입니다.

수치로 살펴볼까요? 중국은 2%, 일본은 18.5%, 미국은 28.9%가 1조 원 이상을 가진 부자들 중 상속이나 증여로 부자가 된 비율입니다. 한국은 무려 74.1%가 상속 부자라고 합니다.

내 부모가 부자가 아니라면 내가 부자가 될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계층이동의 사다리는 진작에 걷어차여졌으며 수저 불변의 법칙이 만연한 형국이군요. 이제는 개천에서 용이 날 확률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40분에 한 명, 하루에 36명! 대한민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의 숫자입니다. 2003년부터 17년까지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놓친 적이 없지요.

한국전쟁의 잿더미로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에서 세계 GDP 11위까지 오른 기적을 이룬 나라, 하지만 기쁨을 잃은 나라로 불리웁니다. 고속성장을 이룬 댓가로 우리는 타인에게는 말못할 정신질환을 얻게 된거죠. 불행한 사회에서 행복한 개인이 있을 수 없듯이 개인과 사회의 정신건강은 따로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하지만 마음의 고통을 개인이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문제로 떠 넘겨져 온 거죠.

불평등이 심해지면 구성원간 믿음이 없어지고 지위경쟁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면 상대를 밟고 올라가야 하기 떄문에 이기적인 행동이 만연하고 자연히 이타적인 분위기가 사라지게 되죠. 조만간 그 조직은 무너지게 됩니다.

한 조직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평범한 사람도 최소한의 생존이 가능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와 안전망이 갖추어져야 함을 통감합니다. 곧 우리 앞에 도래할, 어쩌면 이미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명견만리 #인플루엔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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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인간, 회사를 떠나다 - 꼰대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4
김종률 지음 / 스리체어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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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가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 꼰대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대부분 뒷담화의 대상이기에 직접 들어보기는 힘들겁니다. 가끔 면전에서 듣기도 하지만요. ‘꼰대담론‘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시대입니다. 꼰대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걸까요? ‘적게 듣고 많이 이야기한다. 같은 말을 두 번이상 반복한다. 함부로 반말을 하기 시작한다. 내 견해만 옳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꼰대 테스트 문항으로 꼰대를 정의해봅니다.

모든 어른들이 꼰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어른들은 행여라도 자신이 꼰대일까봐 전전긍긍하며 꼰대가 되지 않으려 애쓰고 젊은 세대들에게 미안해 하는데요. 그럼에도 세대간의 대결이 부각되는 걸 보면 우려스럽기까지 합니다.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흔히 꼰대라고 불리는 이들의 태도와 가치관, 감정은 개인적인 특성이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시대적 맥락에 따라 만들어진 집단적 정체성에 가깝다고 하지요. 이를테면 회사가 잘 되는 것이 곧 내가 잘 되는 길이라고 믿었던, 회사를 삶의 전부로 여기고 살아온 사람들이 회사의 가치를 자신에게 내면화한 형태라는 겁니다.

자기도 모르게 누구에게는 꼰대였던, 꼰대이며, 꼰대일 수도 있는게 현실인데요. ‘꼰대와는 상종을 안하겠다‘는 관점에서 ‘그는 어쩌다 꼰대가 되었을까‘라는 저자의 시각은 놀랄만큼 관대한 것 같습니다. 원인을 알면 문제의 상당수가 해결되지 않을까요?

저자는 그들이 꼰대가 된 이유를 ‘회사인간‘의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회사인간이란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회사의 성장이 곧 자신의 성장이라는 믿음, 즉 승진 같은 조직 내 성취만을 중시하는 일원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책 안에 있는 퇴직자들과의 인터뷰내용으로 필연적인 퇴직 이후의 삶을 미리 경험해보는 유익하면서도 무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김종률 #회사인간 #북저널리즘 #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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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 유엔인권자문위원이 손녀에게 들려주는 자본주의 이야기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시공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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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인류 역사상 유래없는 풍족함을 누리게 만든 자본주의는 인류의 자유와 복지를 보장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정의로운 경제 형태라고 주장하는 편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장 지글러는 극히 적은 소수를 위한 풍요와 대다수를 위한 살인적인 궁핍은 곧 식인 풍습이며 이것은 자본주의가 만든 결과이므로 개선이 절실하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전 유엔인권자문위원인 저자가 자본주의 기원과 변천과정을 손녀에게 들려주는 형태로 서사해나갑니다. 책을 덮을때면 무조건 좋은 자본주의가 아닌,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자본주의가 아니어야겠지요. 자본주의가 가져다 준 풍요는 일부 소수만이 아닌 대다수가 누릴 수 있는 형태가 되어야겠습니다.

자본주의의 이면에 있는 잔혹에는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이 책을 읽다가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을 찾아서 읽어보기도 하고 인류 역사에지대한 영향을 준 저서 자본론도 읽고 싶어서 쇼핑몰을 기웃거렸네요.

‘부자들의 천국은 가난한 사람들의 지옥으로 가득차 있다‘

#왜_세계의_가난은_사라지지않는가 #장지글러 #시공사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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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의 시대 - 일, 사람, 언어의 기록
김민섭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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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의 시대‘

우리는 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훈‘이란 무엇일까요? ‘훈‘의 사전적 의미는 가르칠. 가르침. 새길. 을 뜻하는데요. 그래서 그게 뭔데? 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훈‘이 일상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훈계,훈련,훈시,훈육,훈화,가훈, 교훈 등의 용례를 살펴보면 ‘훈‘은 가정, 학교,군대,회사,국가에 이르기까지 우리 일상 공간에서 개인을 가르치는 데 주로 사용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훈은 ‘~해야 한다‘는 지침을 전달 혹은 강요하는 ‘계몽의 언어‘인 동시에 ‘자기계발의 언어‘입니다.

저는 살아가며 훈계, 훈련, 훈시, 훈육, 훈화, 교훈, 사훈에 별다른 의문을 가지지도 않았고 행여 의문이 생기더라도 빠르게 적응해가는 편에 속했습니다. 그것을 어른들이 좋아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언어가 가진 힘은 참으로 무서운겁니다. 이러한 훈은 거의 모든 시대에 걸쳐 지배계급의 언어였고 지배계급이 원하는 인간상을 만들어왔죠.

이 책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마주한 훈들을 제시하고 그 훈들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옥죄었는지를 보여줍니다. 학교의 급훈과 교가, 회사의 , 특히 대기업의 사훈, 개인의 책장에까지 훈들은 그 공간을 지배한다는 것을 입증하지요.

예를들어 여고의 급훈과 교가에는 순결, 어머니, 딸, 꽃 이라는 키워드의 빈도수가 높습니다 남고의 급훈과 교가에는 도전. 학도. 건아. 용기같은 키워드의 빈도수가 높지요. 학생때부터 남자와 여자는 ‘훈‘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그 시대가 원하는대로 만들어지고 있었던 거죠.

우리 주변에 여전히 많은 전근대적인 야만의 언어들이 부유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스스로의 훈을 만들고 낡은 훈들은 폐기해야 할때죠. 이 책은 우리 후속세대들은 이전과 같이 시대가 만든 욕망에 갇히지 않길 바라는 김민섭 작가의 제안입니다.

#훈의시대 #김민섭 #와이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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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온다 -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임홍택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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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온다.‘

90년생은 간단함, 병맛, 정직함을 추구합니다. 간단함의 추구는 언어의 축약으로 시작합니다. ‘김천‘(김밥천국), ‘버카충‘(버스카드충전)같은 줄임말은 이젠 진부한 단어이지요. ㅇㅈ? (인정?), ㅇㄱㄹㅇ (이거 리얼), ㅂㅂㅂㄱ (반박불가) 같은 초성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세대가 바로 90년생들입니다. 우리 회사 90년생은 이런 초성어로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저는 곤란해집니다. 그것은 그들끼리의 세계에서만 사용되는 은어이거나 당신과는 대화가 안되는 걸 그들은 알기 때문이죠.

병맛이란 대체로 어떤 대상이 맥락없고 형편없으며 어이없음을 뜻하는 신조어인데요. 90년생들은 병맛에서 오는 재미를 추구합니다. 자신의 인생이 사회가 만들어 놓은 레일 위를 달려야만 한다는 답답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와 스스로를 루저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의 증가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90년생의 정직함은 솔직하거나 순수하다는 ‘Honest와는 다르게 완전한 상태, 온전함이라는 ‘Integrity‘에 가깝습니다. 공기업, 은행권의 채용 비리는 90년생으로 하여금 기성세대에게 무결점을 요구하게 합니다. 그들에게는 혈연, 지연, 학연은 마땅히 척결해야 할 적페들입니다.

이제 기성세대는 권위와 통제가 통하지 않는 세대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참견‘이 아닌 ‘참여‘를 원하는 세대죠. 적절한 참여를 통해서 인정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더 긴밀한 의사소통이 요구되겠네요.

90년생은 단순히 ‘버텨라‘ 하지 말고 ‘버텨야 하는 기한‘을 알려야 하는 세대입니다. 90년생들은 자라오는 동안 발전하는 기술덕에 원하는 바를 즉각적으로 이룰 수 있는 습관이 들여져있기 때문에 눈송이 세대, 쿠쿠다스 멘탈이라도 불립니다. 그들에게 ‘너희는 참을성이 없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참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적응을 도와주는 것이 새로운 리더십이 될 겁니다.

네. 이러한 특성을 가진 90년생들이 한참 사회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직장인으로서, 그리고 소비자로서 말이죠. 기성 세대들은 그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성장해야 하고 또 그들을 대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90년생들을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이 책은 이 90년생들의 관찰기입니다. 90년생들의 출현 배경과 특성을 파악해서 그들과 함께 일을 해나갈 때나 그들이 소비자가 되었을 때 어느 한쪽에게만 유익한 것이 아닌 서로에게 유익한 제안을 합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여러 참고자료와 근거로 90년생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공감이 의사소통에 큰 도움을 줄거라 생각합니다.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90년생이온다 #임홍택 #웨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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