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가'

아오야마 다카시는 영업사원이다. 그런데 실적이 좋지 않다. 영업부 부장에게 갖은 모욕을 받으면서도 차마 직장을 관두지 못한다. 여느때와 같이 야근을 하고 집으로 가던 중 달려오는 전철에 뛰어들려고 한다.  

그의 자살을 막은 사람은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야마모토 준이다. 그의 조언으로 영업부 최고 실적을 올리기 직전에 영업부 선배의 계략으로 빠진다. 실적을 선배와 부장에게 가로채이고 직장생활에 환멸을 느낀다. 

또 한번 자살을 기도하지만 이 역시도 친구인 야마모토의 도움으로 마음을 고쳐먹는다. 

그리고 지금의 일은 자기가 원하던 일이 아님을 자각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간다. 

영화 특성상, 특히 일본 영화 특성상 과장이 심하지만 주인공 아오야마가 직장에서 겪는 일은 우리들 자신에 대한 메타포다. 

영화 속에서 자행되는 인간의 대상화와 주변인들의 무관심을 보면 저런 환경속에서도 굳이 회사를 다녀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는 데는 우리모두가 같은 이유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자신의 개성과 재능과는 무관하게 그저 '생존'을 위해서 직장을 다녀야하는 우리들 이야기를 볼수 있었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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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눈물들 이상의 것이었다.
부자들은 가난을 통계 지표로 객관화해서 이해하지만, 가난은 개념이 아니라 생활이다. 가난은 사회적 차별, 모욕, 억압이고 기회와 정보로부터의 단절이다. 가난은 희망의 부재, 목표 설정의 어려움이며 때로는 인간성의 파탄에까지 이른다.˝

<칼의 노래>의 김훈 작가가 말하는 ‘가난‘이다.

이 책은 지독한 가난의 한복판을 살아남아 스탠퍼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사업을 하게 된 자의 이야기다. 그리고 흔해빠진 ‘누구보다도 더 노력해라‘는 자기계발서의 담론이 아닌 ‘그저 운이 좋았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담담하게 서술하는 회고록이다.

힐빌리란 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 지역에 사는 가난하고 소외된 백인 하층민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다른 표현으로는 백인 쓰레기라는 뜻의 ‘화이트 트래시‘, 햇볕에 그을려 목이 빨갛다는 데서 유래된 교육 수준이 낮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미국의 시골 백인을 가르키는 모욕적인 표현인 ‘레드넥‘등이 사용되기도 한다.

가난을 되물림하는 빈곤문화는 지역과 나라와 세대를 막론하고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문란한 성, 알콜 또는 마약 중독, 폭력, 가출, 이혼, 동거, 이른 출산은 빈곤문화의 속성이며 이것은 빈곤문화를 재생산한다.
저자는 이 힐빌리,레드넥, 화이트 트레시를 이웃, 친구, 가족이라고 부르는 사람으로 이같은 빈곤문화에서 운좋게 벗어나 신분상승을 하게 된다.

저자의 말을 따라가보면 그에게는 불행의 와중에서도 천운이 따른것 같다. 마약중독에 빠져 있는 어머니, 몇 명인지도 모르는 아버지가 주는 가정환경에서는 가난을 벗어나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이 책은 가난에서 살아남은 것은 물론 신분상승까지 하게된 자신의 노력을 칭찬해달라는 것은 아니다.
그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연이지만 꼭 필요한 변수와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그 변수의 이름은 ‘안정‘이다. 그것이 장소가 되었던 , 사람이 되었던 간에 말이다. 비록 3년간이지만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준 할머니와 할머니의 집이 있었고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는 해병대생활이 저자에게 안정을 가져다 준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마지막에 나온 ‘희망‘처럼 ‘가난‘속에서 유일한 희망은 ‘안정‘인것 같다.

<사당동 더하기 25>에서 보았던 빈곤문화의 보편성에 놀라며 가난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은 ‘조은‘ 교수의 <사당동 더하기 25>를 추천한다.
안타깝게도 가난한 자들이 더 보수적인 이유는 나의 깨달음이 적어서 이 책에서는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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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09-12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외서코너에서도 할인하기에 망설여지네요^^ 외서로 사서 못읽을 것인가 번역을 택할까?^^
저자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가난 문화(?)의 연쇄에서 벗어난 이야기인가봅니다. 리뷰 감사합니다.

자강 2017-09-12 09:27   좋아요 0 | URL
흐흐흐. 외서든 번역서든 성공하시길 바래요~

에디터D 2017-09-12 1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자강님의 리뷰를 읽고 사당동 더하기 25를 후다닥 빌려왔습니다. 좋은 리뷰 잘 읽고 갑니다.

자강 2017-09-12 22:45   좋아요 0 | URL
우아~ 잘하셨어요. ‘사당동‘은 많이 슬퍼요 ㅜㅜ
 

˝자기가 남을 잡아먹고 싶으면서도, 남에게 잡아먹히기를 겁내며... 다들 의심 깊은 눈으로 서로서로 쳐다보면서....˝
by ‘노신‘의 ‘광인일기‘

이 말보다 우리의 초상화를 정확하게 그려낸 말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귀화 러시아인 ‘박노자‘가 바라본 한국사회의 초상으로 ‘서로를 잡아 먹기를 탐내는 사회‘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병들을 앓고 있는지,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논하고 있다.

러시아 귀화인 박노자 교수는 1991년 9월에 고려대에 교환학생으로 3개월간 공부했고, 1996년부터 3년간 경희대 러시아어 전임교수로 근무했다.
2000년 3월에는 노르웨이의 오슬로대학의 한국어 및 동아시아 역사 담당 부교수로 일한다.

박노자 교수는 한국에 있던 3년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왔다. 지금은 노르웨이에서 대학교수로 일한다. 굳이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아프고 지저분한 문제들을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된다.

그 문제들로 고통받는 사람들 함께 아파할 이유도 없어보인다. 그럼에도 그의 눈은 한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바라보고 지적하며 각성하기를 꾸짖고 있다.

왜지?
한국에서 태어난 금수저들은 그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은수저들은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흙수저들은 먹고 사는 것에 정신이 없다.
이렇게 ‘서로를 잡아 먹기를 탐내는 사회‘에 러시아 귀화인의 냉엄한 꾸짖음은 나를 숙연케 한다.

나를 둘러싼 사회의 모순을 하나씩 들여다고 성찰하면서 조금씩 우리 사회를 바꿔가는데 일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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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 그는 희대의 영웅인가? 내부고발자인가?

2013년 6월, 스노든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기밀을 누출했다.

에드워드 스노든이라는 청년이 누출한 기밀때문에 세계는 미국국가안전보장국(NSA)에서 미국 국민들을 감시하기 위해 역사상 가장 정교하고 범위가 넓으며 사생활 침해가 심한 감시 장비 구축에 천문학적 돈을 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스노든이 폭로한 문서에 따르면 NSA는 미국인의 전화 통화 메타데이터의 99퍼센트를 수집하고 저장한다. 메타데이터란 송수신번호, 통화시간, 송수신자의 통화장소를 말한다.

원래 대부분의 정보기관들은 테러리스트나 용의자들은 국적을 막론하고 감시하고 있었다. 그럴만한 명분에는 감시대상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한다.

하지만 스노든이 폭로한 기밀에는 그 대상이 테러리스트들뿐만 아니라 미국인, 나아가서는 전 세계의 일반인들이다. 경악할 일이다.

마치 감시 사회국가인 ‘오세아니아‘를 그린 조지 오웰의 <1984>가 떠오른다. 24시간내내 ‘텔레스크린‘에 의해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설속에서 튀어나와 지금 미국에서 현실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NSA를 지지했던 미의회조차 NSA가 거짓말을 한 사실을 알고는 격분했다.
또한 동맹국을 포함한 외국 정상들은 자신들의 휴대폰을 도청한 사실을 두고 미국을 비난했다.

˝누군가가, 그것도 아주 힘 있는 누군가가 우리가 하는 말을 전부 듣고 있다면 우리는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국가의 통제 문제가 있다. 지금 당장은 상대적으로 선의를 지녔더라도 정부가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것을 아는 국민의 마음이 어떻게 편할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국민의 모든 것을 아는 정부 관리와 기관은 일찌감치 그런 정보를 국민을 통제하는데 이용했다.˝

스노든의 용기있는 행동으로 우리는 <1984>의 감시국가로 이행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었다.아마도.

스노든은 수년간 CIA,NSA를 거쳐 민간기업 ‘델‘에서 NSA의 업무를 해왔다. 뛰어난 컴퓨터 실력으로 최상위 보안등급까지 올라간 엘리트이다.

스노든은 억대 연봉, 하와이에서의 근무, CIA,NSA같은 안정되면서 권위있는 국가공무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사랑하는 미모의 여자친구는 물론 자신의 목숨까지도 버릴 각오를 해야 했다.
스노든은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부고발을 했다.

이와 같은 스노든의 기밀폭로를 내용으로 한 영화가 국내에서 올해 2월에 개봉했는데 관객 스코어가 약 4만여명이다. 북미 스코어도 저조한 것으로 안다.

천만관객의 영화가 연일 터지는 영화판에서 4만명이 봤다는건 이 영화를 본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마치 전태일 열사의 항거가 있었는데 회자가 안되는 느낌이다.

스노든의 이같은 용기를 잊어서는 안되는데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나저나 NSA에서 설마 잡으러 오지는 않겠지?
후...
다음과 같은 말을 되뇌이며 두려움을 떨쳐보낸다.

˝용기란 두려울 때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스노든 #감시사회 #개인정보 #추천도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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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무슨 얼어 죽을 정의. 정의가 어딨냐. 우리나라에.˝

˝정의가 죽었으니까, 살려보려고요˝

영혼의 친구들과 불금의 끝을 잡다가 지하철 막차를 타고 집앞에 왔다. 경비실에 들러서 택배를 찾았고 박스안에는 주진우 기자의 집념이 깊게 베여있는 책이 있었다.

지난 8월17일에 인쇄된 책이다. 미약하나마 책 한권 사는 것으로 그의 추격에 일조를 하고프다.
부디 그 추격이 성공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나를 비롯한 대다수는 주진우 기자같이 앎과 실천이 일치하는 분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거다.

‘진짜 최악은 불의에 저항하지 않고, 악행을 미워하지 않는 것이다‘


#주진우 #푸른숲 #주진우의이명박추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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