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비커밍 - 미셸 오바마 자서전
미셸 오바마 지음, 김명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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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가 된다는 것은...‘

[아버지는 무엇이든 견디는 사람이었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불평하지 않았고, 차려진 음식은 뭐든 기쁘게 먹었으며 의사로부터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진단을 받고도 전과 다름없이 살아갔다.]

[어머니는 그저 한결같았다. 쉽게 판단하지 않았고, 쉽게 참견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 기분을 면밀히 살폈고 무엇이 되었든 그날 우리가 겪은 시련이나 성공을 자애롭게 지켜보는 증인이 되어주었다. 상황이 나쁠 떄라도 동정은 아주 약간만 표시했다. 우리가 뭔가 잘 해내면 딱 적당한 정도로 칭찬하여 자신도 기쁘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그 이상 지나치게 칭찬하여 우리가 어머니의 칭찬을 바라고 무엇인가를 하게 되는 상황은 만들지 않았다. 드물게 조언할 때는 냉정하고 실용적인 조언을 주는 편이었다. ˝선생님을 좋아할 필요는 없단다˝ , ˝하지만 선생님 머릿속에는 네가 배워야 할 수학 지식이 담겨 있어. 그 점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무시하렴˝]

[부모님은 규칙 대신 지침을 주었다. 대신 부모님은 ˝몇 시에 귀가하는게 좋을 것 같니?˝하고 물었고 우리가 스스로 내린 결정을 지킬 것이라고 믿었다.]

자녀가 어떤 ‘무엇이 된다는 것‘은 것에는 부모의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미쉘 부모님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미쉘의 입을 통해서 듣는 것은 그 어느 육아서보다도 현실감있게 다가오죠. 그런데 미쉘의 부모는 모두 대학을 가난때문에 중퇴한 사람들입니다. 특정기관에서 발행하는 증서가 꼭 그 사람의 내면을 보장해주지는 않는군요. 아무튼 저는 제 딸에게 꼭 이런 부모가 되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꼭요.

이 책은 ‘미쉘 오바마‘의 자서전으로 책을 읽노라면 어느 강의장이나 커피숍에서 그녀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한번 읽어보세요.

562페이지라는 꽤 두터운 이 책은 미쉘의 삶의 과정에 따라 총 3개의 장으로 구분이 되는데요. 첫째. 초등학교 직전에서부터 하버드 법학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시들리 앤드 오스틴이라는 일류 법률회사에서 인턴인 버락을 만날때까지. 둘째는 버락이 미국 44대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마지막은 퍼스트레이디로서 활동하며 버락의 임기가 끝나는 2017년 1월까지입니다.

미쉘은 1964년도 시카고 사우스쇼어의 한 가난한 흑인가정에서 태어난 여성인데요. 인종과 성차별이 채 가시지 않은 시대에 태어나 소수에 대한 차별을 견디며 자신이 바라는 그 무언가가 되고자 애쓰는 사람입니다.

[아이들 사이의 역학 관계가 복잡할 수 있다. 어른들 눈에는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이 그저 귀엽게만 보여도, 그 이면에는 사실 변화무쌍한 위계와 동맹 관계가 있다.]

[쇠락은 측정하기 어려운 현상일 수 있다. 그것을 한창 겪는 도중에는 더 그렇다.]

[패배감이란 실제 결과가 나타나기 한참 전부터 느껴지는 감정이고, 자기 회의와 함께 증식하는 취약함이다. 그리고 두려움이 그 취약함을 부추긴다.]

미쉘이 살아오며 겪은 인상적인 경험(사건)들과 그것을 겪는 과정에서 생기는 통찰을 볼 수 있는데 나의 삶에도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미쉘 주변 인물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최근일이라면 몰라도 30~40년 전의 사건과 그때의 감정과 통찰을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30년전의 과거로 돌아가보니 기억나는 사건과 그때의 감정이 어렴풋이 떠오르긴 하네요. 그걸 글로 옮기기만 하면 되는데.... 쉽지 않군요.

[내게는 무언가를 배우는 일이 마술 같았다. 어쩐지 흥분되는 만족감이 느껴졌다. 연습 시간과 결과가 정비례한다는 사실을 깨우쳤고 그 단순한 사실이 격려가 되었다.]

[공부, 내게는 그것이 꼭 게임 같았다. 물론 모든 게임이 그렇고 아이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내가 앞설 때 제일 행복했다.]

미쉘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공부하는 것을 보면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하나하나 실천해가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이것은 한 방면에서 대성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지요. 저도 대학에 들어갈때까진 저랬는데. 흑.

무엇이 된다는 것은 종착지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종착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종착지는 계속해서 성장해가는 것이라고 하는군요. 미쉘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성장을 멈추지 않겠다˝

#비커밍 #미쉘오바마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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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 사이 - 너무 멀어서 외롭지 않고 너무 가까워서 상처 입지 않는 거리를 찾는 법
김혜남 지음 / 메이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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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참... 전쟁같은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들‘

집을 떠나기 전까지 아버지의 삶을 지켜보면서 가장 이해가 안되는 행태 중 하나는 가까운 사람에게는 불친절하고 별로 왕래가 없거나 낯선 사람들에게는 친절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그때마다 했으니 수백, 수천,수만번은 결심했겠지요. 그래서 저는 낯선 사람에게도 친절하지만 가까운 사람에게는 더 친절한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 어느날, 아버지와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알았지요. 자신에 대한 모멸감에 빠져듭니다. 하지만 자괴감 속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지요.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는지 돌아봅니다. 이것이 제가 지금처럼 숨을 쉬듯 책을 읽는 목적 중의 하나입니다.

여전히 아버지는 가까운 사람에게 불친절하고 먼 사람들에게는 친절한 삶을 살고 지냅니다. 저는 가까운 사람에게 많이 친절해졌습니다만 먼 사람에게도 여전히 친절합니다. 그게 문제인것 같습니다. 먼 사람에게도 친절하려고 하니 감정소모, 에너지 소모가 심하거던요. 직장생활을 하며 인간관계를 맺어가면서 좋은 사람만 만나는 것이 아닙니다. 좋지 않은 사람은 자신의 짐을 나에게 떠넘기는 사람을 말하는데요. 누군가가 제게 짐을 떠넘길 때 그게 제 눈에는 뻔히 흰수작이라는게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내가 이것을 거절하면 ‘힘들겠지?‘, ‘기분나빠하겠지 ‘나를 미워하겠지‘, ‘내가 떠안는게 모두를 위해 낫겠지.‘ 따위를 생각하며 가깝지도 않은 사람들의 짐을 떠안고 괴로워합니다. 오히려 제가 미워하는 사람이 요청하면 더 친절하기까지 합니다. 참 바보같은 짓이죠. 바보같은 짓임을 알면서도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 게 무슨 까닭일까요? 제가 책을 읽는 목적 중의 하나입니다.

‘실력보다 운이 좋았습니다‘ 라고 겸손을 피워도 행간에는 ‘이정도로 내가 실적을 달성했으니 남들이 나를 대단하다고 알아주겠지‘라는 생각이 깔려있습니다. 결과가 맺어지기까지 그 과정이 얼마나 고되었고 에피소드가 많은지는 남들이 알지 못합니다. 심지어 알 필요도 없겠지요. 그들에겐 나름의 더 큰 관심사가 있으니까요. 중국에서 일어난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수 천명의 고통보다 농구하다가 삔 나의 손가락이 더 고통스러운것과 같습니다. 남들에게 왜 인정해주지 않느냐고 하소연을 하기보다는 그 사람에게 가서 제대로 이야기하거나 애초에 기대를 안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건강해질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수많은 사례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알게 해줍니다. 과거의 자신을 만나게 하고 미래의 자신을 만들어가게 한달까요?
앞으로 조금씩 연습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내가 상대의 요청을 거절하는 것이 또는 내가 상대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상대가 나를 싫어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를 말이죠.

제발 이 전쟁같이 지긋지긋한 인간관계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당신과나사이 #메이븐 #김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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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 어른인 척 말고 진짜 느낌 좋은 어른으로 살아가기
박산호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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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에 맞는 품격을 갖춰야 하지요. 품격이 그저 나이만 먹는다고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아재‘, ‘개저씨‘가 횡행하는 사회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른에게는 물론 청년들에게조차 신뢰할 만한 어른이 없다는 방증입니다.

이런 판국에 나는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 자문해봅니다. 어느 자리든 잘 어울릴 수 있고 불편함을 주지 않는 어른이 되고 싶은데요. 아... 이것은 판타지일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끝없는 성찰과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무언가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쉽지 않은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 책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는 저에게 성찰과 용기의 계기를 마련해주더군요. 저자가 써내려간 33가지 꼭지를 통해 그의 내밀한 속내와 성찰을 보며 큰 용기를 얻게 됩니다. 늦은밤이나 새벽즈음, 하루에 한 꼭지나 두 꼭지씩 읽어가며 마음 깊숙히 숨겨놓았던 나의 과거와 만나봅니다. 그리고 그때로 돌아간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결정과 생각을 했었을까 하며 성찰해봅니다.

어쩌면...
이렇게 나는 어른이 되어가는게 아닐까요.

#어른에게도_어른이_필요하다 #박산호 #북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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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택시 - 매 순간 우리는 원하지도 않았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지점들을 지난다 아무튼 시리즈 9
금정연 지음 / 코난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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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택시‘

택시에 관한 금정연의 에세이입니다. 제목만으로는 도대체 무슨 내용이 들어 있을지 감도 안옵니다. 최애 작가 중 한명인 금정연의 책이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삽니다. 스스로 생계형 서평가라고 하는데요. 서평만 써서 어떻게 생활이 되는지 살짝 , 아니 많이 의심되는군요.

아무튼 이 책은 택시에 대한 이야깁니다. 저자가 수영장을 다닐 때 타고 다닌 택시, 택시기사와 나누는 잡담, 택시가 나오는 영화의 등장인물 그리고 주제, 여성이 마음 편히 탈 수 있는 택시 등등.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듯이 서사를 진행시키는데요. 도무지 예측불가능입니다. 그저 각 이야기들은 ‘택시‘가 나온다는 공통점과 웃음이 있을 뿐이죠.

그의 장난기 가득한 문장을 읽고 있노라면 세상 근심을 다 잊게 해줍니다. 그래서 저는 화장실에 앉아 있을 때마다 함께 읽는데요. 덕분에 웃느라 볼일 보는 걸 잊고 정말 앉아만 있는 경우도 있더군요.

#금정연 #아무튼 #아무튼택시 #코난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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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꿈 많았던 청년의 죽음‘

이제 막 가난에서 벗어난 30대 중반의 평범한 변호사가 ‘인권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전두환 정권하에 기획된 ‘부림사건‘때문인데요.(영화 ‘변호인‘ 참고) 왜 그랬을까요? 생면부지의 타인을 위해서 부유하고 안온한 삶이 보장된 미래를 포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영화나 소설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일이죠. 이 나라가 이만큼이나 민주화될 수 있었던 것 모두 자신과 가족들의 희생덕택이지만이 나라의 현대사가 가르친 것은 기회주의, 보신주의, 반칙만이 승리한다는 것이었을텐데요.

그러나 그의 행보는 불의와 타협없이 거침없었고 드라마틱하게 최정상까지 올라 갑니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하이에나들에게 쫓겨 비상했던 높이만큼이나 깊이 추락하고 맙니다. 그렇게 한국의 민주주의, 자유, 평등, 공정, 정의, 진보가 무너졌지요.

청년 노무현은 자기 자신 말고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도 없고, 화려한 학력도 없고 힘있는 친척이나 친구도 없었습니다. 그가 가진 것은 오로지 고통 받는 이웃에 대한 연민, 반칙을 자행하는 자에 대한 분노,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는 열정뿐이었던 것입니다. 바보 노무현....

이 책 ‘운명이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입니다. 유년시절부터 사법고시 합격, 판사, 변호사를 거쳐 인권 변호사 활동, 국회의원 , 해양수산부 장관, 대통령직 수행, 퇴임후 봉하마을, 그리고 돌아가실 때까지의 행보가 담겨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평소 남에게만 들어봤다면 직접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특히 언론을 거치지 않고 그의 생각을 직접 듣는 것은 그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노 대통령은 당신 스스로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실패는 당신 개인의 실패이지 자신이 추구하는 ‘진보‘의 실패가 아님을 강조합니다. 심지어 계속해서 진보와 정의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버리라고까지 합니다. 품격이란 이런 걸까요? 노무현이라는 한 인간의 그릇의 크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나는 왜 그때 노무현을 몰랐을까요? 인생의 모든 비극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는 모른다에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그의 꿈을 알아가는 것은 그가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노무현 #운명이다 #돌베개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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