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이야기‘펑더화이조차 문화대혁명의 피해자였다니....펑더화이는 18살에 군문에 뛰어들어 대장정, 항일전쟁, 국공내전, 한국전쟁을 거친다. 무려 33년간 전장을 누비며 ‘전쟁의 신‘으로 불리는 장군이다. 그마저도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를 비켜가지 못하고 홍위병들에게 코를 비틀리고 볼을 물어뜯기기도 한다. 군중 앞에서 인민재판을 받은 것이다. 모를 일이다. ㅇㅇ 의 ‘홍위병‘을 읽고 싶어진다. 문화대혁명에 관한 책도 찾아서 읽고 싶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중국인‘ 인물 중심으로 서사를 풀어간다. 시시오 나오미의 ‘로마인 이야기‘와 같이 연대기순이 아니다. 제목에 부합하려면 인물 중심의 서사가 더 어울린다. 즉, ‘사기‘의 열전 형식이라고 보면 된다. 그걸 인지하고 읽게 되면 풍성한 ‘중국인‘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서구에서 일본을 왜 그렇게 대단하게 바라보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일본은 중일전쟁때 저 거대한 중국의 동부지역과 만주는 물론 중부 지역까지 점령했었다. 중국은 변변찮은 반격은 커녕 군벌로 나눠진 채 그저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양팔로 머리를 감싼 그로기직전의 복서였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 저 잔학한 난징 대학살에서부터 타이얼좡, 쉬저우 학살을 저지른다. 게다가 장제스의 국민정부는 일본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황허강의 제방을 폭파시키는데 이때의 자국민 사망자만 50여만명이다. 이건 한국전쟁때 이승만 정권이 그대로 한강대교를 폭파함으로써 그대로 재현된다. 전쟁은 시대를 막론하고 군인들을 포함해서 대다수의 인간들을 그저 승리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취급한다. 전쟁의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울러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애쓰는 건 뒷세대를 위한 앞세대의 당연한 의무다.
‘칭기즈칸의 위대한 장군, 수부타이‘이 책은 고대역사상 최고의 장군 중 한명인 ‘수부타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네? 처음 듣는 이름이라고요? 네. 저도 처음 듣습니다. 알만한 장군들은 카르타고의 한니발, 로마의 스키피오, 카이사르.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정도일텐데요. 모두들 제국의 1인자들이었습니다. 수부타이의 업적은 이들에 견주어 조금도 꿇리지않는데요. 그는 73세로 사망할 때까지 32개 민족을 정복했고 65회의 대격전에서 승리했다고 합니다. 칭기즈칸의 4인방 중의 한명이었고요. 하지만 이 위대한 책략가이자 전술가의 위명은 서양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캐나다의 역사학, 전쟁학 교수가 썼는데요. 수부타이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의 업적을 보노라면 다락방에 숨겨진 보물을 찾은 기쁨이 찾아옵니다. 그는 마치 알렉산드로스의 서기관이자 장군이었던 에우메네스같군요. 지적 호기심을 맘껏 채우는 시간을 보냅니다.
‘중일전쟁의 재조명‘흔히 말하길 2차 세계대전은 독일의 폴란드 침공이 있던 1939년 9월1일에 시작되어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으로 종료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아시아에서는 이미 중국과 일본이 전쟁 중이었습니다. 1937년 7월 7일 루거우차우 사변으로 시작된 중일전쟁이라고 하는데요. 따라서 2차 세계대전은 1937년부터여야 한다는 주장에 큰 호기심이 생깁니다. 중일전쟁이 세계사의 전면에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중국은 2차 대전에서 그다지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 이류배우에 불과하다는 서구의 시선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이 주장은 중국의 학자가 아닌 옥스퍼드대의 영국인 학자에서 비롯됩니다. 더 신뢰가 생기는군요. 일본이라는 나라는 알면 알수록 무서운 나라입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근대화에 성공해 한때는 동북아시아와 태평양에 이르러는 광대한 제국을 이루었었지요. 중국은 수많은 시간동안 아시아 종주국의 지위를 누리다가 일본에 의해서 국토의 3분1이상을 빼앗기는 상태까지 갔었습니다. 거의 실신 직전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해서 현재는 과거의 지위를 회복했지요. 이제는 세계 넘버원의 자리를 다툴 지경입니다. 그 비결이 무엇인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역사를 톺아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자의 주장과 중국, 일본의 저력을 알아보고자 준비했습니다.
‘역사는 오늘의 거울이며 내일의 길잡이‘이이화 선생의 책은 처음 읽는다. 40년 이상을 한국사에 침잠해서 연구하신 분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선생의 글에서는 무한한 신뢰가 느껴진다. 역사책 1권이라 인류의 진화과정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데 깊은 내공을 엿볼 수 있다. 우리민족에 대한 최초의 외세침략인 한무제의 공격에 조선이 멸하고 한사군이 설치된다. 이 한사군의 존재나 위치는 대표적인 한국고대사의 떡밥이다. 이 주제에 대해서 이이화 선생은 중도의 입장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고대사는 자료의 부재때문에 정말 가렵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박시백 화백의 조선왕조실록(20권)의 진도가 이제 후반부를 치닫는 시점에 이이화 선생의 5천년 한국통사를 시작해보련다. 무려 22권의 장대한 분량이다.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