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사노 아키라 지음, 이영미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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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은 정이 클까? 키운 정이 클까?‘

이 짧은 이야기는 이렇게 양립불가한 질문을 던집니다. 정답은 없지만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요.

어느 날 두 가정에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8년 전에 아이를 낳은 산부인과에서 연락오기를 두 집안의 아이가 바뀌었다는군요.

아이들은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려는 중입니다. 한쪽의 아빠인 료타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대기업 엘리트로 주말이나 휴가도 없이 일만 하는 사람이고요. 또 한쪽은 시골에서 그냥저냥 먹고 사는 경제력을 가졌지만 아이들과는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서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아빠입니다.

병원측에서 말하길 이렇게 아이가 뒤바꾼 경우는 대개 ‘교환‘을 한다면서 이들 가족에게도 그러길 권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기밖에 모르던 아빠가 마침내 아빠의 역할을 인식하고 아이의 소중함을 깨닫는 이야기입니다.

13년도에 영화로 봤을 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는데요. 엘리트 아빠 ‘료타‘가 자초한 불행은 바로 대물림입니다. 료타는 자신의 언행이 자신의 아버지가 자기에게 했던 것과 똑같다는 대물림의 인식을 통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군요. 그런 성찰의 기회는 자신의 어린 아들이 줍니다.
아이러니하지요.

아울러 결혼과 육아는 준비된 사람들이 해야 합니다. 경제적, 물리적 준비가 아니라 정서적, 정신적인 준비말이죠. 결혼과 육아가 적당한 시기는 자기 이외의 사람을 위해 희생할 수 있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나이를 먹었기 때문에, 남들이 다 하니까, 부모님이 해라고 해서 준비안된 채로 결혼한다면 불행을 자초하는거죠.

가정의 달입니다. 세상의 모든 아빠들이 읽었으면 좋겠네요.

#그렇게아버지가된다 #고레에다히로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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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보이
데이비드 셰프 지음, 황소연 옮김 / 시공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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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지나기 전에 내 손을 잡아요‘

5학년 된 딸은 지금도 길을 가거나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제 손을 꼭 잡곤 합니다. 자그마한 딸의 손에서 온기가 느껴지면 마음이 푸근해지면서 언젠가는 혼자서 걸어가는 날을 떠올리면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데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것 중 가장 마음 아픈 것이 자녀만큼 있을까요? 물론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기에 자녀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은 마땅합니다. 하지만 그 의사가 약물, 게임, 도박 중독같은 해로운 것을 향하고 있다면....

이 책은 ˝아들의 마약 중독을 함께한 아버지가 들려주는 구원의 여정˝을 이야기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 바로 가족의 이야기라 많이 궁금하더군요. 나라면 이 아빠처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중독이 불러오는 더 큰 비극은 개인만의 파국이 아니라 그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부터 함께 파국으로 끌어들인다는 것에 있습니다.

마약중독에 빠진 아들과 함께 하는 아버지의 지난한 과정에는 무엇이 있을지? 나는 그것을 보고 어떻게 변할런지 궁금합니다.

#뷰티풀보이 #시공사 #beautiful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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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를 읽을 때 필요한 것‘

한동안 읽기가 뜸했던 탓에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낯설과 그들의 사연이 기억에서 가물가물합니다. 시리즈가 8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내용을 담았을텐데 말이죠.

시리즈를 읽을 때 유념해야 할 것은 짧게 읽더라도 꾸준한 책읽기로 흐름이 끊기지 않게 하는게 좋습니다. 등장인물별로 각자의 관계를 이미지화하고 사건별로 요약하는 것이 유용하더군요. 귀찮다고 넋놓고 있다가 망했습니다. 재독으로 다시 도전해봐야겠어요.

조정래 선생의 ‘한강‘은 한국전쟁 이후의 격동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곧 한국의 현대사인데요. 8편에서는 민청학련, 동베를린 사건이 등장합니다. 저에게는 생소한 사건이군요. 현대사는 참 모르는게 많습니다. 아주 오래전 역사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현대사에도 관심을 가져보고 싶네요.

#한강 #조정래 #해냄 #민청학련 #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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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창비세계문학 7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강은 옮김 / 창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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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위 판사의 임종을 목도하고‘

이반 일리치는 고위 판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정해진 길을 가듯이 사회적 지위를 높여갑니다. 법률학교를 졸업하고 주지사의 보좌관으로 사회의 첫발을 내딪는데요. 품격을 유지하면서 착실하게 경험을 쌓아갑니다.

이후에 더 높은 사회적 지위인 예비판사로 자리를 옮기고 자신의 신분에 걸맞는 배우자와 결혼을 합니다. 어여쁜 딸은 유지의 아들과 결혼을 준비하고 있고 아들은 김나지움에 다니고 있는 모든게 만족스럽고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있지요.

그의 평화는 옆구리에서부터 불현듯 나타난 통증때문에 산산조각이 나고 납니다. 잊을만 하면 어김없이 나타나 고통을 선사하던 통증은 시간이 갈수록 주기가 짧아지는군요. 몇 달이 지나는 사이 그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존재를 인정하게 됩니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자신의 몰골을 두고 지난 몇 달을 그는 무력함과 끔찍한 고독속에서 좌절합니다.

‘끝난 건 죽음이야. 이제 더이상 죽음은 존재하지 않아‘

‘임종하셨습니다‘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결국 이 말을 마음속에서 되뇌입니다. 그리고 기나긴 고통에서 해방되지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지켜보며 죽어가는 자의 심정을 느껴봅니다. ˝내가 왜? 내가 왜 죽어야 하는가?˝ 와 같은 현실 부정은 누구라도 당연히 가질 감정일텐데요. 다음의 의문은 사색을 하게 만듭니다.
˝어쩌면 내가 잘못 살아온건 아닐까?˝ 죽음을 코앞에 두고 이런 생각이 들면 얼마나 많은 후회가 될까요. 서둘러 지난 과거를 돌아보고 잘못한 것이 있다면 최대한 수정을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저항할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죽음이라는 예정을 앞에 두고 우리는, 나는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하며 살아왔던가.˝ 라는 생각에 조금만 더 대범해지리라 다짐합니다.

#이반일리치의죽음 #똘스또이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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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노트 1 (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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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항해자‘

‘영계‘란 죽은 자들의 세계를 뜻합니다. ‘영계 탐험‘이란 영계를 탐험한다는 거죠. 영계의 발견은 1492년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도착이라는 세계사적 사건을 보잘것 없이 만드는 인류사적 사건이 아닐까요.

영계를 발견하라는 ‘지시‘가 권력자에게서 내려집니다. 그 권력자는 임사체험을 했거던요. 그리고 영계의 존재를 증명하라는 미션에 사람들이 모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사형수나 무기수가 자발적으로 신청했다는데요. 영계 탐사라는 인류사적 대의를 위해 인간의 목숨은 그저 수단으로 전락됩니다. 주인공은 도덕적 가치때문에 머뭇거리구요.

영계 탐사라는 자극적인 주제의 이 이야기는 순식간에 몰입하게 합니다. 저자는 고향보다는 한국에서 더 유명하다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이고요.
제목 ‘타나토노트‘는 그리스어로 ‘죽음‘을 뜻하는 ‘타나토스‘와 ‘항해자‘를 뜻하는 ‘나우테스‘의 합성어입니다.

이 책은 영계를 탐험하는 사람들이 펼치는 흥미로운 사건들과 틈틈히 언급되는 유용한 경구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타나토노트 #베르나르베르베르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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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19-01-04 1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996년에 폭 빠져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초6 어린이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해 준 책ㅎㅎ

자강 2019-01-07 15:05   좋아요 1 | URL
와우~ 이 책을 초6때 읽으신거에요?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