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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다
김탁환 지음 / 북스피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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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서는 안될 사건이다. 멀쩡하게 가던 배가 침몰해서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과 승객들 304명이 한순간에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두번 다시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사건의 희생자들과 나의 차이는 출생의 우연함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와 내가족에게도 닥칠수 있는 일이었음을 뜻한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울컥하고 눈물이 왈칵하던 순간이 얼마나 많았던가. 책의 종반부가 소설보다 더 비극적인 현실로 치닫을 때는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서재방을 닫아 걸고 소리내어 울고 말았다. (맥주 한병을 마신 탓도 있지만) 

무엇이 나로 하여금 이토록 감정이 북닫치게 한건지 자문해본다. 피해자와 피해자가족들, 그리고 잠수사들에 대한 미안함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람은 해당 사실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는 부분은 '편견'으로 생각하게 마련이다. 나 또한 사건의 전말을 언론을 통해서만 접했기에 편견이 작용했던 것 같다. 유족충까지는 아니더라도 유족들이 너무 과한 요구를 한다고까지 생각하기도 했던 점을 이자리를 빌어 솔직히 고백한다.

이 책 '거짓말이다'를 보고나면 '세월호'와 관련된 일련의 사실들이 얼마나 사실에서 왜곡되어 사람들에게 인식되었는지를 알 수 있을것이다. 피해자와 유족들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을 인양해 나온 잠수사들의 진실에 대해 나는 얼마나 잘못 알고 있었던 말인가. 

잠수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하루에 한번만 심해잠수를 해야 한다. 그런데, 세월호때 고생한 민간 잠수사들은 하루에 최소 2~3회씩 잠수를 했어야 했다. 잠수사와 국민들을 분열시키기 위해서였는지는 당사자만 알겠지만 잠수사가 잠수병에도 불구하고 하루 2~3회씩 잠수한 이유는 모두 '돈'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런 줄 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잠수병이란 질소가 빠져나가지 않아 혈액속에 있다가 혈관을 막아버려 몸을 썩게 만드는 병이다. 생각만해도 진저리가 쳐질만큼 끔찍한 병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잠수병을 감수할 만하지는 않다.

이 책 '거짓말이다'는 목숨을 걸고 시신인양작업을 했던 잠수사들의 이야기, 국가의 자원들은 뒤로하고 민간 잠수사들만 최전선으로 몰아세운 이야기,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을 계속하게 만들어 잠수병에 걸리게 하고, 잠수병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완치될 때까지 치료비를 지원을 냉정하게 중단한 국가의 이야기, 잠수병으로 몸이 썩어가고 파괴된 정신속에서 서서히 죽어간 잠수사의 이야기가 있다.

세월호때 고생한 잠수사들은 자신의 생명을 아끼지 않고 국가에 봉사했건만 돌아온 것은 망가진 몸과 그들을 버린 국가와 따가운 대다수 국민의 시선뿐이었다. 세월호의 유가족과 특히 잠수사들의 대한 잘못된 사실은 모든게 '거.짓.말.이.다.'

타자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회는 얼마나 외롭고 쓸쓸한 곳일까? 진정 나와 내 가족들이 이런 냉엄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인가? 어찌 우리는 2014년4월16일의 그 사건이후로도 달라진 것이 없는걸까?

나부터라도 타자의 아픔에 공감하도록 애써야겠다. 내 딸이 살아갈 곳이기에 이 나라가 그때보다는 더 좋은 공동체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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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김숨 지음 / 현대문학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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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 명'을 보는 내내 마치 고층건물 난간에 서 있는듯 다리가 벌벌 떨리는건 공포감과 군시절 화생방훈련을 받는답시고 가스실 앞에서 대기할 때만큼의 절망감이 함께 했다. 그리고 그들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은 일에 대한 슬픔으로 눈물이 울컥울컥 치솟아서 도저히 계속해서 책을 읽어 나갈 수가 없어서 책덮기가 수십 차례였다. 한마디로 지독한 고통이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읽는것만으로도 이리도 고통스러운데 하물며 당사자들의 심정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하지만 이런 이유로 그들의 고통을 외면해 왔던 것이 아니었던가. 나는 이를 악물고 끝까지 완독해야만 했다.

"오직 나 홀몸이니 거칠 것도 없고, 그 모진 삶 속에서 하느님이 오늘까지 살려둔 것은 이를 위해 살려둔 것, 죽어버리면 그만일 나 같은 여자의 비참한 일생에 무슨 관심이 있으랴. 왜 나를 남과 같이 떳떳하게 세상을 못 살아왔는지 내가 피해자요."
이렇게 1991년 8월14일,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통해서 50여년 만에 세상에 알려지게 된 위안부 피해자의 실태였다. 이 증언을 시작으로 한 명씩 한 명씩 고백하기 시작했다. 내가 피해자요. 내가 피해자요.

이렇게 해서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는 불과 238명이다.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위안부임을 고백하기 이전에 대부분 돌아가셨을 것이고 심지어 고백을 하지 못한 분도 계실 것이다. 이 책 '한 명'은 세월이 흘러 이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시고 공식적으로 고백한 분들 중 '단' 한명 남았을 때 그 '한명'마저도 돌아가시면 영원히 묻혀버릴 수도 있다는 경고이자 그들이 지옥에서 겪어야만 했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들을 담고 있다.

지금 현재 생존해 계신 위안부 할머니의 숫자는 40명, 계속해서 무정한 세월은 이들을 데리고 가는데 , 여전히 일본정부의 '사실인정과 진정한 사과'는 요원하기만 하다. 심지어 고작 10억엔에 소녀상을 치우기로 합의한  '2015년 위안부 한일 협정'의 결과는 충격과 공포, 그 자체이기까지 하다. 마지막까지도 인간이기를 포기한 일본정부와 마땅히 지켜야 할 자국민을 버린 한국정부, 이제 그만해라는 일부의 한국국민들의 민낯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애초에 이런 만행을 저질렀던 일본은 천벌을 받아 마땅하지만 내가 더 울화통이 터지는 것은 우리정부와 일부 우리이웃들의 태도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대부분은 돈벌게 해주겠다는 거짓말에 속아서 따라 나선 것이 대부분이다. 여기서 돈을 벌기위해서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 화장품이나 옷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다. 심지어 학비를 벌기 위해서도 아니다. 자신이 나가서 돈을 벌지 않으면 가족들이 모두 굶어죽을 정도의 가난을 등에 지고 간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일본순사나 친일하는 같은 조선인들에게 납치가 되어 그런 '지옥'으로 가게 되었다. 심지어 초등학교 5학년 나이에 불과한 12살의 나이로 그런 지옥으로 끌려간 이도 있다. 이들 위안부 할머니들의 공통점은 일제식민시대의 가난했던 사람들의 자녀들이었다는 점이다. 즉, 우리네 할머니들이었을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이웃들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외면하면 더더욱 안되는 것이다. 외면한다는 것은 가난하면 이렇게 되어도 당연하다는 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약 20여만명이 끌려가서 돌아온 사람이 2만여명이다. 이들이 돌아오는 과정은 쉬웠을까? 대부분이 지옥에서 죽어갔고 일본이 전쟁에서 항복할때 죽어갔고그마저 고향으로 돌아오는 과정에도 무수한 이들이 죽어갔을 것이다. 이렇게 구사일생으로 돌아온 고향의 가족과 이웃들과 국가의 외면은 조선시대의 선조와 더불어 2대 암군 중 하나인 인조시절의 화냥년(환황녀) 취급보다 더했던 진실로 참혹한 현실이다. 역사를 잊고 사는 우리 조상들과 우리들을 준엄하게 심판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라는 모 영화의 광고카피가 무색할 만큼 인간의 상상을 압도하는 참혹한 현실을 눈앞에 두고 일본정부와 한국정부, 그리고 한국국민들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기억은 잊혀지지만 기록은 지워지지 않음을 명심해서 반드시 이 위안부 피해자건은 반드시 청산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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