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 14 | 15 | 1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바다의 뚜껑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다의 뚜껑 - 모든것에 그만큼 너그러울수 있다면


'바다의 뚜껑'은 열대지방에서만 피는 붉은 바나나꽃에서 따왔다는 이 성별불명, 국적불명의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이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한번만 스쳐 지나가더라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한 필명임에 틀림없다. 

어떤 작가일지 궁금해 하기도 했었던 어느날,이 책을 읽고 있던 나를 보고 9살 난 딸이 말하기로 '바다의 뚜껑'은 '하늘'이라고 한다. 허긴 그럴싸한 이야기다. 과연 요시모토 바나나의 '바다의 뚜껑'은 하늘에 대한 이야기일까? 

'마리'는 미술대학에서 무대미술을 공부했지만 졸업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빙수가게를 차린다. 빙수가게를 차린 이유는 배가 얼얼해질때까지 몇그릇이고 앉은 자리에서 다 먹어치울 정도로 빙수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마리의 어린 시절에는 관광지로서 영광을 누렸던 고향이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쇠락한 고향이야기를 담담하게 서술한다. 비록 관광객들이 사라진 고향이지만 마음이 편한 고향에서 좋아하는 빙수가게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마리에게는 행복이었던 것이다. 

불현듯 내 어린시절의 고향이 생각난다. 국민학교 5학년까지 이사가 잦았지만 이후부터는 20여년을 같은 동네에서 살았던 터라 어디에 무슨 가게가 있고 옆집에 누가 살고 심지어 오랫동안 약국을 했던 약사 아저씨가 생각나는 것만으로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는 기분이다. 그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만화가게를 한다면 캬~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절로 떠오른다. 물론 만화가게가 먹고 살만할 정도는 되어야 하겠지만.

마리를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때의 '행복함'과 '편안함'이 물씬 느껴지는 것이다. 이렇게 고향에서 빙수가게를 행복하게 운영하는 마리의 여름한철에 엄마친구딸인 '하지메'가 함께 한다.

하지메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유산을 둘러싼 이기적인 친척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어서 치유의 기간이 필요한 때였다. 그래서 엄마친구딸인 '마리'의 빙수가게 일을 도우면서 여름한철을 보낸다. 마리와 하지메는 처음 만났지만 동갑인데다 성격도 잘 맞아서 여름이 끝나갈 즈음에는 하지메는 마음의 상처를 말끔히 치유하고 미래의 할일까지 찾는다.

"이렇게 좋아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렇게 좋아하게 될 줄 알았다면 이렇게 이별이 슬플줄 알았다면 이런 여름은 대체 왜 있었을까?"라며 두 젊은 청춘은 각자의 갈길을 가야 한다는 것에 슬퍼한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이들을 만나고 배웅해왔다. 만나서 즐거웠더라도 언젠가는 그 끝이 있기마련 갈때가 되면 보내야 한다. 어릴때 방학때마다 마산에 있는 사촌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지만 결국 개학이 되면 헤어져야 했듯이. 대학때 그렇게 즐거웠던 술자리나 함께 여행을 떠났던 MT가 그랬듯이. 
인생은 만나고 헤어지고 한다지만 여전히 이별에는 익숙치가 않은 것 같다.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기 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 정신없이 앞만보고 달려가는 우리에겐 결코 느낄수 없는 마음의 평화, 추억에서나 엿볼 수 있는 '행복함'을 요시모토 바나나의 '바다의 뚜껑'에서 느낄수 있었다.

"모두가 자기주변의 모든 것에 그만큼 너그러울 수 있다면 이세상은 틀림없이...."와 같이 행복이란 자신의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바다의 뚜껑'은 말한다.그런데 지금까지도 '바다의 뚜껑'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무엇일까? 시간이 지나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빼미의 城 1
시바 료타로 지음, 김성기 옮김 / 창해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도요토미를 암살하기 위한 닌자들의 이야기, 시바 료타로를 통해 인간적으로 전해지는 닌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항우와 유방 1
시바 료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달궁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익히 잘 알려진 초한지의 영웅, 시바 료타로를 통해 다시 태어난 항우와 유방의 인간적인 이야기. 능력자 항우가 어떻게 패망하는지. 무능력의 화신 유방이 어떻게 천하를 제패하는지. 시바료타로가 바라본 너무나 인간적인 통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한빛문고 1
이문열 지음 / 다림 / 199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의 이름으로 써진 책의 판매부수가 2천만권이 넘어간다는 이문열 작가의 위대함은 말로 해서 무엇하리.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보는 내내 느꼈던 '기시감'을 텍스트로 풀어 쓸수가 없어서 며칠을 고민했었는데 이 책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다. 1998년 12월 24일에 출간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단순히 학창시절에 있었던 에피소드가 아니라 군사쿠데타를 통해 대한민국을 군사독재가 지배했던 세태를 풍자한 소설이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왠지 꺼내기 불편했고 자기검열에 걸려 조심스러웠던 단어 '독재'가 횡횡하던 중학교의 한 학급을 보여줬고 그 독재가 어떻게 소멸해 가는가를 보여준다.

지금은 결혼해서 아이까지 둔 '한병태'는 자신의 초등학교시절을 회상하듯이 전개해 나가는 점이 독특했다. 공무원인 아버지의 좌천으로 어쩔 수 없이 서울에서 지방으로 전학을 가게 된 병태는 전학 첫날부터 담임선생님과 학급반장과 학급 아이들의 분위기에 기묘한 이질감과 거부감을 느낀다.
(비교의 준거대상이 이전에 다니던 서울학교뿐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비상식적으로 반장인 엄석대에게 몰려있는 권한, 반장에 대한 담인선생님의 무한한 신뢰, 반장의 말이라면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학급반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이전의 학교에서는 결코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무어라 딱 꼬집어 말할 수 없지만 자신의 자유의지가 속박되는 것을 느낀 병태는 자신의 반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시간을 두고 엄석대와 엄석대를 둘러싼 환경을 탐구하면 할수록 자신의 거부감은 그 정당성을 잃어버릴 뿐이다. 반장인 엄석대는 보통아이들보다 머리하나 크기만큼이나 덩치가 크고 주먹마저도 쎈 소위 학교 '짱'이다. 게다가 전과목 평균98점으로 전교1등의 성적보유자이기도 하다. 말그대로 문무겸전의 인재로 제목과 같이 영웅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담임선생의 전폭적인 신뢰와 타고한 신체조건을 기반으로 무소불위의 권한으로 학급을 휘어잡던 영웅이 사실은 일그러진 영웅, 독재자였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리고 그 독재자의 지배를 벗어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일그러진 영웅은 영웅이 아니다.'
'민중 스스로의 용기만이 독재를 청산할 수 있다.'
'지난날의 어린 시절 추억이 악인을 영웅으로 미화될 수 있다'
이렇게 일갈을 하는 이문열 작가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과연 우리는 스스로의 의지로 엄석대 같은 일그러진 영웅을 몰아낼 수 있을까? 6학년 담임선생같은 외부의 조력이 정녕코 필요한건가? 그저 가슴만 먹먹하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나온지 약 20여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 나오게 된 군사독재가 시작된지 60여년. 역사는 반복된다는 진리의 준엄함을 새삼 느끼는 한편 어떻게 고난을 극복했는지는 우리는 지나온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우리도 이제 '학급의 아이들이 하나하나 용기내어 엄석대의 전횡과 비리를 말했던 것'처럼 용기내어 자신의 의지를 표출할 수 있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풀꽃도 꽃이다 - 전2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풀꽃도 꽃이다'는 작금의 대한민국 교육현장의 문제점들을 적시하고 저자가 생각하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교육자뿐 아니라 정부의 혁신 나아가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연대하기를 촉구한다.

사례로 든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은 학생들을 너무나 비인도인적인 상황으로 내몬다. MB정부 때 부활한 '일제고사'는 한날 한시에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가 시험을 치르고 그 시험에 대한 성적표가 학교게시판에서 공개적으로 게시하는데, 이때 자신의 전국 석차까지 나온다. 일제고사 도입이후 중고생들의 자살율이 증가하기까지 했다.그런데 이 일제고사처럼 학생의 성적표에 석차를 기입하는 것은 세계에서 일본밖에 없다. 즉 일제시대의 악습을 청산은 커녕 답습하자는 것이 도대체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이 세상에 문제아는 없다. 문제 가정, 문제 학교, 문제 사회가 있을 뿐이다" - 교육가 닐-
아이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나의 학생시절에 겪었던 문제아들은 그들 탓이 아닌 것이었다. 문제 가정, 문제 학교,문제 사회때문이었던 것이다.그렇게 그들은 사회에서 버려졌었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두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수치심을 느끼는 일과 혼자 밥 먹는 것이라고 한다. 수치심의 극치는 일제고사를 보고 나서 석차를 공개하는 것이었고,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 으레 혼자 다 식어빠진 밥과 반찬을 놓고 꾸역꾸역 밥을 먹는 것이었다. 내 아이가 이렇게 혼자 다 식어빠진 밥과 반찬을 꾸역꾸역 먹는 것을 상상하니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그건 밥이 아니고 눈물이고 외로움이고 고통인 것이다.

학교폭력으로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내상을 입어가는지 아는가? 게다가 그 학교폭력의 뿌리는 잘못된 교육현실때문이지 않는가.
우리나라 교육은 3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데 교사,학부모,제도의 문제가 있다. 교사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만 '사람'대우를 해주고 성적이 좋지 않은 아이들은 투명인간 취급을 한다. 학부모는 자녀의 일류대입학,대기업입사에 삶의 가치를 두고 있다. 제도는 대학의 서열화가 그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즐거운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며 학교는 자신에게 잘 맞는 적합한 직업을 찾는 곳이어야 한다.
정글만리에서 말한 직장을 찾는 것이 아닌 평생을 두고 할 직업을 찾아야 한다는 말고 일맥상통하다.

어느덧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23년,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본인 또한 수능 첫 세대로 일관되지도 않고 전혀 계획적이지도 않는 교육환경이었지만 작금의 교육현실을 이 책을 통해서나마 수박겉핥기 식으로 접하기만 했어도 '답이없음'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아포리아'가 절로 떠오른다. 이제 9살 난 내 딸을 이 지옥같은 교육환경으로 내몰 수는 없다. 제발 특단의 조치가 있어줘야 하는데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교육현실에 대한 공감과 연대가 너무나 시급하다.

이쯤에서 우리 솔직해지자. 지금의 고등학생은  한반에 학생 30명 중에 1명만이 대기업의 안정적인 정규직을 가질 수 있는 현실이다. 내 아이가 그 30명 중의 1명이 될거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게다가 온전한 정신을 가진 채로 말이다. 초등학교시절부터 무한경쟁에 내몰려 주변의 친구들이 하나둘씩 낙오되는 것을 보고 자란 아이는 오로지 자기자신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극심한 이기주의자일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렇게 자란 아이가 부모가 되면 그의 자녀에게도 이렇게 이야기 할 것이다. '공부못하면 노숙자가 된다고'

교사는 성적과 무관하게 하나의 인격으로 학생을 가르쳐야 하고 학부모는 자녀와 자신을 객관화하여 엄연한 인격체로 인정하고 그 의사를 존중해야 하며 사회는 혁신학교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하겠다. 

박노해 시인의 '부모로서 해줄 단 세가지'를 이책을 통해서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수확이 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 14 | 15 | 16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