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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와 은사 - 성령의 선물
토머스 키팅 지음, 차덕희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3월
평점 :
책의 첫 문장,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매일매일을 살아간다.”는 토마스 키팅 신부님의 한 마디는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나에게 특별히 좋은 일이 있을 때나 바라던 것이 이루어질 때에는 ”하느님이 정말 계시는구나“하고 고백할 수 있지만, 좋은 일이 삶에서 자주 일어나진 않죠. 이런 억울함, 저런 불만 속에 하느님의 자리는 없습니다.
저자 토마스 키팅 신부님은,
영적 여정이란 하느님께서 멀리 계신다거나 안 계신다는 터무니없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라고 전해주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이 환상같은데 오히려 안 계신다는 ”터무니없는“ 환상에서 벗어나라고 하시네요?
우리가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믿음이 성장해야 합니다.
악을 추구하는 것도 물론 위험하지만 선함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것에서도 자유로워지며, 잘못된 곳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욕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그게 참 어렵죠. 우리는 자주 잊어버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참 바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의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성령께서 내 삶을 이끌어 가 주시도록 그분께 나를 내어 드리고, 매일의 삶 속에서 동반자가 되어 달라고 청하는 모험을 하게 되면 어떨까요.
책은 성령의 아홉가지 열매와 일곱 가지 은사를 소개하는데요, 그것이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풀어서 설명해주시기 때문에 개개인이 가진 특성을 생각하며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성령의 은사는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정화하기 위하여 성령께서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경외/굳셈/효경/의견/지식/깨달음/지혜가 바로 일곱 가지 은사입니다.
성당마다 다르겠지만 가톨릭 신자라면 성령강림 대축일에 미사 중에 ”성령뽑기“를 했던 경험이 있으실텐데요.
뽑기를 마치고 나면 미사 후에 수녀님께 달려가서 ”이건 어떤거에요?“하고 묻던 경험도 있으시죠?
아마 이 책을 읽으시면 자신이 뽑은 은사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실 것 같네요.
저는 성령의 열매 중 ”인내“와 ”충실“을 제 삶과 연결지어 읽었습니다.
충실은 하느님께 나 자신과 내가 한 모든 일을 매일 봉헌하는 것이구요, 인내는 하느님께서 약속에 변함없이 충실하신 분이라는 것에 대한 확신입니다.
은사 중에서는 굳셈과 의견!
굳셈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충실히 행하는 것입니다.
모든 일에는 하느님의 방법이 들어 있으니 특별한 소명을 하루하루 잘 수행하라는 신부님의 권고가 기억에 남구요,
의견은 한 마디로 나의 계획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그분의 계획이 이루어져 가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최근 1년간 개인적으로 ’인내‘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에게 필요한 것을 먼저 아시고 늘 마련해주시는 하느님이 어느날부터 침묵으로 일관하시더라구요. ”기다리면, 언젠가, 때가 되면“이라고 고백은 하지만 ”이러다 나를 말려죽이시겠군“하는 생각이 목까지 차오르는 나날이었어요. 그러다가 부활 이후에 바라던 것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이 치밀한 계획에 놀랐고, 어두운 밤이라고 여겼던 시간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하신 하느님을 생각했습니다. 약속에 변함없이 충실하신 분, 맞습니다.
냉담 이후 처음으로 성령강림 대축일을 맞게 되는데요, 성령뽑기가 기다려져요.
책을 좀 더 읽고 필요한 은사를 청해보려구요. 알아서 주시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