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왕, 경성을 만들다 - 식민지 경성을 뒤바꾼 디벨로퍼 정세권의 시대
김경민 지음 / 이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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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식민지 시기를 살아갔지만 정작 모르는 이들이 너무도 많다는 걸 느낍니다. 부동산 개발업자로 성공한 정세권이지만 조선의 역량도 키워가기 위한 노력이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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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양장, 특별판)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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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양장 만듦새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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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마인드 - 세상을 리드하는 사람들의 숨겨진 한 가지
스탠 비첨 지음, 차백만 옮김 / 비즈페이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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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7 상반기 책세상 독서단으로 활동하게 되어 서평을 남깁니다

 

자기계발서의 흔한 패턴은 내 안의 잠재력을 깨우거나 주변의 환경 변화로 더 나은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식이다. 오랫동안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읽지 않아도 아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뻔한 내용을 굳이 책으로 확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아닌 뚜렷한 자극을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평소에 생각은 하고 있지만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다. 혹은 생각이 정확하게 잡히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자기계발서 안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새로운 자극을 받고 행동에 옮기는 경우도 많다.

 

<엘리트 마인드>의 저자인 스탠 비첨은 스포츠와 비즈니스 분야에서 리더십 컨설턴트 및 심리 코칭으로 명성을 쌓았다. 그가 만났던 고객들은 유수의 스포츠 선수들과 팀에서부터 CEO와 임원들까지도 해당한다. 그도 처음부터 이러한 고객들을 상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경험을 통해 마인드 컨트롤의 중요성을 깊이 느끼고 나름의 처방과 비전을 고객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는 그가 성공적으로 상담하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던 사례들이 심심찮게 들어있다. 혹은 유명인들의 일화를 곁들이고 있다. 덕분에 저자가 설명하려는 주제는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자유의지, 열정, 결심, 동기는 하나같이 의식의 산물이다. 다행이도 의식은 무의식을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여기에서 핵심 단어는 '능력'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다수 사람이 능력을 활용하지 못한 채 그저 무의식적으로 행동한다. (p.42)

 

책의 초입에서 저자는 의식의 능력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할 것을 내비친다. 의식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과정이 자기계발서 내용의 흐름이라면 이 책은 맨 앞의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가 어느 수준의 목표를 진지하게 세우는가에 따라 성과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엘리트 마인드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믿으면 이루어진다. 허무맹랑하게 들리겠지만 저자는 의식의 단계에서 자신의 목표를 어느 수준으로 세우는가가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스포츠를 예로 들면 우승을 목표로 하는 선수와 예선통과를 목표로 하는 선수의 결과에는 차이가 크다고 한다. 애초에 다른 정도의 능력을 가진 개개인이 모두 갖은 수준의 목표를 설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최고의 수준은 가늠해볼 수 있다. 자기 객관화가 필요하면서 동시에 목표의 성취를 간절히 원하는 열망도 함께 작용한다. 저자는 바로 이 지점을 자극하면서 능력치를 끌어올리는 심리코칭을 한다.

 

심리코칭이 많은 효과을 주는 분야를 꼽자면 스포츠를 들 수 있다. 신체적 요건이나 기술 외에도 정신력이라는 추상적인 힘이 결과를 좌우하곤 한다. 본문에서도 스포스 선수들과 팀 코칭에 관한 경험담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위대한 성취를 오롯이 개인의 것으로 돌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위대한 성취에는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동양권보다 서양 문화에서는 이런 관점이 좀 더 생소할 것 같다. 스포츠가 팀 경기도 많아서인지 위와 같은 통찰은 저자의 경험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경쟁의 의미를 짚어주는 대목은 생각거리를 남긴다. 무한 경쟁 시대라는 말이 낯설지가 않을만큼 경쟁이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저자는 시핸 박사의 정의를 인용해서 이렇게 정의한다. "경쟁은 서로를 도와서 각자 자기 안의 최고를 찾아내는 것이다." 결국 경쟁의 최종적인 의미는 퇴색하지 않았지만 왜 경쟁을 하고 어떤 과정을 통해 경쟁에 참여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문구라고 생각한다.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경쟁은 다름아닌 대선이다. 대통령 후보로서 비전과 정책을 소개하고 다른 경쟁후보를 비판하는 경쟁의 장이다. 승자독식이라는 결과만 두고 보면 승리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치열함과 못볼 꼴도 상존한다. 하지만 이 대선을 통해 후보들이 본래의 목적을 잃지 않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설득을 꾸준하게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자기계발서에 기대하는 부분과 달리 튀는 대목을 옮겨왔지만 다른 대목은 여전히 중심을 잘 잡으면서 책의 끝자락까지 독자들에게 다양한 자극과 실행지침들을 제시한다. 그 중에서 요즘 많이 공감하는 대목을 마지막으로 인용하고 싶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 같다.

 

성공에 왕도는 없다. 당신은 숲속에서 당신만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며 나아가야 한다. 그런데 그걸 막는 것이 바로 두려움이다. 그냥 전진하라.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라. 그리고 성공을 추구하는 과정에 매진하라.(p.292)

 

 

ps. 이 책의 구성에서 특이한 점은 본분 중간에 챕터의 내용을 한두 문장으로 요약하는 부분이 있다. 이런 구성은 자기계발서가 주장하고 싶은 핵심 내용을 짤막하게 요약해서 독자들에게 강조하는 효과를 준다. 요약된 부분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부분의 본문을 읽는 방식으로 읽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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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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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아래의 인용문에 스스로를 대입해서 읊조리고 있을 것이다.

내가 평범한 40대 남자였다면 끝내 알지 못했을 것이다. ... 나는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특히 아이가 있는 여자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사실 출산과 육아의 주체가 아닌 남자들은 나 같은 특별한 경험이나 계기가 없는 한 모르는 게 당연하다.(p.170)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는 주인공 김지영씨의 일대기를 빠르게 훑어가는 일대기를 그린다. 본문 중간중간 각주가 달려있는데 흥미롭게도 각종 보고서나 연구결과 혹은 관련 서적이다. 가상의 김지영씨와 그녀를 둘러싼 가족의 일대기를 그리면서 여성의 삶을 아주 보편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실은 별 볼일 없는 한 편의 보고서가 탄생해야 하는데 흥미로운 소설이 되었다.

 

그녀의 삶은 멀리서 보면 나무랄 데 없이 평범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꽤나 험난하다. 에피소드는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데 부딪치는 세상살이의 고단함이 묻어난다. 유년기 부분에서는 주인공의 어머니 삶을 배치하면서 이 소설은 2대에 걸친 시대의 변화 속 여성의 삶을 묘사한다. 어머니는 남자형제들의 학비를 보조하기 위해 공장에서 일하는 전형적인 산업화시대의 여공이었다. 결혼 후에는 김지영 씨를 비롯해서 언니와 동생을 갖는데, 실은 둘째와 셋째 사이에 낙태의 경험이 있다. 요즘 화제에 오르는 EBS의 <까칠남녀>에서도 관련된 내용을 들었는데, 낙태를 하는 비율은 보통 미혼이 많을 거라는 통념과 달리 기혼이 더 높다고 한다.

... 성 감별과 여야 낙태가 공공연했다. 1980년대 내낸 이런 분위기가 이어져 성비 불균형의 정점을 찍었던 1990년대 초, 셋째아 이상 출생 성비는 남아가 여아의 두 배를 넘었다. ... (p.29)

보편을 묘사하는 소설이 충격을 주는 지점은 이런 데 있다. 모든 중간값을 넣으면 지극히 평범해야 하지만 얼마나 많은 평범함을 우리는 모르고 사는 것일까. 소설이라는 분류표에 들어간 보고서는 이처럼 뜨악한 평범함을 그려낸다.

 

주인공의 성장기는 한국에서 여성이 겪을 수도 있는 문제들을 그린다. 특히 직장에서, 결혼 후 가정에서 주인공이 겪는 어려움은 절절하게 다가온다. 주인공 김지영 씨는 어쩌면 복에 겨운 생활을 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녀를 잘 이해해주는 회사 동료와 상사. 그리고 남편이 있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도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다. 이런 환경에서도 어김 없이 마주하는 어려움은 결국 사회의 문제로 남는다. 직장에서 여성은 환영받지 못한다. 개인으로서의 여성은 결혼 후에나 출산, 육아기에는 일터를 떠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회사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다. 같이 입사한 동기들은 성별에 따라 임금을 다르게 받는다. 핵심 업무는 점점 남성에게 집중되어 간다.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중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나라다. 2014년 통계에 따르면, 남성 임금을 100만 원으로 봤을 때, OECD평군 여성 임금은 84만 4000원이고 한국의 여성 임금은 63만 3000원이다. 또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가 발표한 유리 천장 지수에서도 한국은 조사국 중 최하위 순위를 기록해, 여성이 일하기 가장 힘든 나라롤 꼽혔다.(p.124)

결혼 후엔 2세를 얼른 보라는 주변 어르신들의 채근과 압박을 받고 임신을 하면서 직장을 포기한다. 육아를 하면서 동시에 부업을 알아본다. 공원에서 유모차를 세우고 벤치에 앉아 1,500원 짜리 커피를 마시는 자신을 향해 직장인들은 맘충 팔자가 상팔자라고 한다. 이쯤 되면 소설에서 그리는 한국의 여성문제를 '겪을 수도 있다'면서 가정법으로 퉁치기 무색해진다. 오히려 이 소설의 빠른 호흡때문에 실제 한국여성이 겪는 문제들은 많이 생략되어 있고,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은 너무 착하다고 생각했다.

 

 주인공인 김지영씨는 특별히 모나거나 별난 인물도 아니다. 그 반대로 무척 신중하고 조금은 내성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녀가 유별난 순간은 별안간 다른 인물로 빙의하는 이상증세를 보이는 때다. 이러한 그녀를 진단하는 40대 남성 정신과 의사는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하는 세상이 있다'고 하면서 이 소설이 말하고픈 주제를 우회적으로 들려준다. 소위 미친 사람을 통해 미처 보지 못한 세상이라는 것이 사실은 멀쩡한 여성들이 살아내고 있는 일상의 세상이라는 점이다. 소설의 마지막 장에는 주인공을 진단하는 의사의 삶을 짤막하게 실었다. 의사는 아내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을 조금씩 이해한다. 그러나 직장에서는 병원 운영을 고려해서 상담사의 후임을 미혼 여성으로 알아봐야 겠다고 생각한다.이를 통해 저자는 여성문제를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여전히 진행중인 문제라고 이중의 암시를 남긴다.

  나는 아내가 그보다 더 재밌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그거밖에 할 게 없어서가 아니라 그게 꼭 하고 싶어서 하는 일. 김지영 씨도 그랬으면 좋겠다.(p174)

  아무리 괜찮은 사람이라도 육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여직원은 여러 가지로 곤란한 법이다. 후임은 미혼으로 알아봐야겠다.(p.175) 

 

사회문제는 한 개인에게만 해당하는 특수한 성격의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 문제나 사회적 문제를 가리지 않고 어떤 문제에 직면하는 개인은 그 문제를 짊어지고 있는 주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인이 겪는 문제에서 이것은 사회적 문제라고 똑부러지게 골라내기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어떠한 문제제기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특수한 개인의 불만이나 잘못으로 치부하기 쉽다. 여성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만 봐도 이런 틀은 어김없이 작동한다. 문제제기를 하는 이들에게 '꼴페미'나 '메갈'이라는 틀로 가두면 끝나버린다. 페미니즘은 큰 틀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성별로 인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불이익은 공평하지 않기 때문에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면 이런 주장에 많이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떤 특별한 경험이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여성문제를 더이상 한 개인이 해결해야 할 일이 아니라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며 시대에 따라 모습을 달리했을지언정 보편적으로 여성에게(마찬가지로 남성에게) 사회적인 문제점으로 작동했다고 생각한다면, 그만큼 이 소설이 인용하는 평범한 여성들(과 남성들)의 삶이 달라질 것이고 그 끝은 이렇게 달라질 것이다.

후임은 이 선생처럼 훌륭한 직원으로 알아봐야겠다, 라고. 

 

 

ps.

  <82년생 김지영>은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소설의 정의에 부합한다. 통계치의 표준적인 삶이니만큼 삶도 표준적이다. 흔히 표준의 함정은 분포도나 밀도를 가리는 데서 발생한다. 이 소설의 함정이라면 삶에 표준이 어딨냐는 항변보다는 극적인 부분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 이상증세를 보이는 주인공을 묘사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너무도 평범한 일상이다. 다만 주인공이 여성이기에 겪는 생애 주기별 에피소드일 따름인데 사회학적 보고서 혹은 구술사가 되었다. 어쩌면 소설 자체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워보인다. 그러나 소설을 통해 말하고픈 내용을 잘 드러내면서 화두를 던지고 있는 점에서 평가를 하고 싶다.

  한국소설은 더 이상 새롭지가 않다는 말을 들었다. 이미지를 묘사하는 능력은 섬세하지만 이야기를 직조해내는 데 힘이 부친다면서. 소설 자체를 거의 읽지 않는 입장으로서는 이러한 평가가 적절한지 알 길이 없다. 다만 최근의 소설이 그려내는 이미지가 현실의 반영이라고 한다면 하나의 가정을 해보고 싶다. 지금은 이야기가 불가능한 사회라고.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어느 곳에 뿌리내리기 보다 부유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수시로 개발하고 변신해야 하는 주체에게 세상은 서사보다 묘사로 포착하는 감각이 발달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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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 세트 (전3권) (반양장) - 전체주의의 기원 + 인간의 조건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나 아렌트 지음, 이진우.박미애.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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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의 사상을 접할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아렌트의 다른 저작도 같은 판형으로 출간하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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