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 - 여자, 당신이 기다려 온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 1
노엘라 (Noella) 지음 / 나무수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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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여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가 살아온 삶의 이야기들이 음악과 그림을 통해 투영된다.
그녀는 음악과 그림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서로 통해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믿기 때문에 그녀에게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이 찾아 오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녀에게 그림과 음악은 마음과 영혼이 교감할 수 있는
하나의 통로와 같은 것이었다.

음악을 전공했지만 글과 그림 등 다양한 예술적 통로를 통해 일상과 마주하고
세상과 소통하기를 원하는 노엘라의 이야기를 따라 가는 일은 즐거웠다.


꿈을 향한 목적지로 가기 위해 홀로 외로움과 싸우기도 하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도 당하지만
그녀는 그림과 음악을 통해 아픔을 덜어냈다. 

그녀가 쏟아낸 수 많은 그림과 음악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프리다 칼로와 뒤프레.

음악가 뒤프레의 일생을 다룬 영화를 보고
뒤프레의 연주를 들으며 노엘라는
뒤프레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한동안 눈물샘이 말라 있었던 그녀에게 뒤프레의 연주와 인생은
다시 눈물을 되찾아 주고 그녀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약초가 되었다.


다섯살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한 그녀에게 음악은 너무나 사랑스러운 존재이지만
그로 인해 고통을 받기도 했다. 쉽게 말해 애증의 관계였던 셈이다.

이 애증의 관계를 청산해준 것은 다름아닌 그림과 음악.
그저 보고 듣는 그림과 음악이 옆에 있는 것 만으로도 
그녀의 마음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아플 때 가장 큰 위로가 되는 건 명의가 내린 처방전도 아닌 어떤 위대한 사람의 조언도 아닌
나와 비슷한 아픔을 가진 또 다른 이를 만났을 때라는 노엘라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실제로 힘든 일이 있을때 그 일을 해결해주려고 하기보다
그저 내 심정을 잘 헤아려 주고 그저 내 눈과 눈을 마주쳐 주고
그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면 일이 해결되지 않아도 어느 정도의 괴로움은
일정 부분 한결 가벼워 지는 것 같다.



"아팠구나, 네가 많이 아팠구나...."



보고만 있어도 듣고만 있어도 위로가 되어주는 
그림과 음악이 있어 그녀는 힘이 난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나에게도 그렇게 위로가 되는 그림과 음악들이 있다.
프리다 칼로와 뒤프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왔던 
작은 사슴이나 부서진 기둥 등.......

프리다 칼로의 그림 중에는 나도 좋아하는 그림이 많은데  
프리다 칼로의 그림은 절절한 아픔과 고통이 스며들어 있지만
그 아픔과 고통을 담담하게 표현한 것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자신이 속을 알아달라가 아닌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에 와 닿는다.


책장을 덮으면서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은 
어느 한 경지에 다다른 예술가들에게 찾아오는 시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자유롭게 풀어놓은 이들에게는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순간임을 
나에게도 갑자기 어느 순간 찾아올 수 있는 찰나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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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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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를, 엄마를 부탁해.  

 엄마에게서 위안을 얻었던 가족들. 그러나 가족들은 엄마에게 얼마만큼의 위안을 주고 있었을까. 가족들은 그리고 주인공인 ‘너’는 엄마라는 존재를 마치 마르지 않는 마법의 샘인 것처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샘은 마법의 샘이 아니었고 그래서 끝없이 물을 길어가는 동안 그 샘은 점점 메말라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샘의 물을 길어간 사람들은 생명을 얻고 사랑을 얻었다. 그들은 샘의 물이 말라가는 동안에도 설마 이 샘이 마르기야 하겠어.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샘의 물이 마르고 나서야 정신을 번쩍 차렸을 것이다. 소중한 샘을 잃어버리고 난 후뒤늦은 후회를 하면서.


 혹자는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을 여성을 고정화된 성의 역할로 미화시키려한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비판은 너무 앞서간다는 느낌이 든다. 비록 이 소설에서는 어머니라는 존재가 항상 가족들에게 희생하고 무엇 하나 자기 권리를 제대로 요구하지 못했던 존재로 그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사랑이라는 큰 감정이 자리 잡고 있다. 어머니가 가족들에게 좀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 주고받는 사랑을 했으면 이상적이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설에서 등장하는 어머니라는 존재가 결코 실패한 삶을 산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머니가 자신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주는 사랑을 베푼 것은 그녀의 삶을 지탱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그리고 행복했을 것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소년에게 모든 것을 주고 밑 둥만 남았을 때 소년이 늙은 할아버지가 되어 자신에게 돌아온 것 하나만으로 행복해 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 아니었을까.

 누군가에게 조건 없이 사랑을 베풀었던 적이 최근 언제였는지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엄마의 품속에 안긴 갓난아기가 된 듯 너무나도 따뜻하고 평온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때로는 책장을 넘기면서 울컥하는 감정에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그만큼 내가 그 소설 속 주인공인양 몰입해서 읽었던 것 같다. 언젠가 좋은 소설의 조건은 위대하고 거창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보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서 끌어낼 수 있는 가치를 발견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엄마를 부탁해는 마치 아침 밥상에서 물 말은 밥을 김치 한쪽과 함께 먹고 있는 것처럼 익숙한 풍경이 그려지는 소설이다. 몇몇 비평가들의 의견과 달리 나는 작가가 이 소설을 쓴 것은 어머니가 희생하는 삶만이 아름답다고 이야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이름은 잃어버린 채로 철수 엄마, 영희 엄마 같은 자식들의 이름으로 살다간 수많은 어머니들에게 바치는 속죄와 사랑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된다.  

지금 곤히 잠을 자고 있는 엄마의 얼굴이 옆에 보인다. 종종 나는 엄마와 팔짱을 끼고 시장에도 자주가고 목욕탕에 함께 가 때타올로 벅벅 등을 밀어주기도 한다. 문득 이렇게 함께 살을 부비고 맞대고 살 수 있는 시간이 오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엄마가 언젠가 내 곁을 떠나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면......이 소설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해보니 참 가슴이 먹먹해져온다.
온 세상이 나를 비난하고 욕하는 순간이 올지라도 나의 방패막이가 되어줄 단 한사람, 그 사람과 헤어지는 순간이 온다면 나도 누군가의 방패막이가 되고 보호막이 되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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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 당신의 미래는 오늘 무엇을 공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시형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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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특이한 점은 공부방법을 뇌과학과 접목시켰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공부방법에 관한 서적에서 봤을법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지만 뇌과학에 근거에 원인을 분석했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제목만 보면 그냥 잠자는 시간 줄이고 놀지 말고 무조건 공부에만 올인해라. 라는 내용같지만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책을 읽고 저자의 강연회에 다녀왔는데 그의 경험담과 살아온 이야기등을 들을수 있어 유익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그는 일주일에 4~5권씩 책을 산다고 한다. 그리고 그 책들을 읽을때 낙서를 하는 등 열심히 흔적을 남긴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영감, 아이디어 연관된 질문이나 내용등을 바로바로 책에 필기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음 번에 필요해서 책을 펼치게 되었을때 중요한 부분을 금방 파악할 수 있고 메모나 낙서등을 통해 그때 들었던 생각들을 떠올리기 쉽다고 한다. 그는 책에 투자하는 비용을 아끼지 말되 책을 고를때 자신에게 맞는 책을 잘 골라야 하며 구입한 책은 열심히 읽고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회에서 그는 많이 씹는 습관과 건강한 식생활 걷기 등의 운동등 앉아서 하는 공부이외에 다양한 자극을 주어 뇌를 활성화 시킬 것을 권유했다. 

  책에서 저자는 무조건 공부하는 것보다 뇌가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공부가 즐거운 것임을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트레스를 안 받을수는 없겠지만 공부에서 오는 성취감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때의 흥분을 즐기면서 뇌를 살살 달래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무언가를 해야 겠다는 의지를 가지면 부신 피질에서 방어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한다. 심신의 피곤을 덜어주고 하기 싫은 일도 얼마간은 참고 할 수 있도록 몸을 조절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호르몬의 유효기간은 72시간이다. 공교롭게도 약 3일정도의 시간인 셈이다. 

또한 공부를 잘하게 해주는 호르몬에는 세로토닌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호르몬은 정서적이거나 감각적인 행위, 수면이나 기억, 식욕조절에 관여하며 인간의 몸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현대인들은 이러한 호르몬이 부족하여 폭력이나 중독에 쉽게 빠지게 되는 것이며 이러한 것들은 걷기와 좋은 음식 가려먹기, 공동체생활 즐기기, 다른 사람과 나를 사랑하기 등의 방법등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공부능력을 키우는 잠재의식 활용법, 창조를 위한 공부전략, 공부 기술의 8가지 필살기, 불황에도 끄덕없는 창조적인 인재로 거듭나는 법등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메모하는 방법과 책을 고르는 방법들도 수록되어 있어 특정분야가 아닌 총체적인 학습에 관한 방법을 익히는데 도움이 될 듯 싶다. 각 장이 끝난 후에는 요약정리가 되어 있어 읽은 내용을 다시 한 번 복습할 수 있게금 해놓았다.


본문 요약 살펴보기 p 223

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하는 세가지 기술
정보습득의 기술
- 모르면 넘어가라! 속독으로 큰 줄기 자기
-책은 지저분하게! 밑줄 긋고 메모하고 표시하기
-저자와 개인과외를! 가상으로 질문하고 답하기
- 한 번 정독보다 열번 속독을! 다시 읽고 새롭게 정리하기

정보처리의 기술

- 기억을 분류하고 정리하라
-너무 자세히 기억하려 들지 말고, 디테일은 따로 정리하라
- 필요없는 정보는 과감히 잊어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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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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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는 너무나 풍요로운 환경에서 살고 있다. 편의점이건 슈퍼이건 가게건 어디서든지 먹을 것이 넘쳐나고, 그것을 거리낌 없이 소비할 수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남겨지는 음식들은 어쩌니 많은지 식당, 아파트 여기저기서 나오는 음식쓰레기의 양만 해도 어마어마 하다. 주변의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넘쳐나는 풍요로움과는 반대로 진흙을 구워 먹고 개미를 먹으며 생명을 연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도 있다. 애초에 알고 있는 진실이었지만 깊이 관심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고, 애써 그 진실을 알아가며 고민하고 싶지도 않았었다. 그러다 어느날 한 블로그에서 한 사람이 음식쓰레기통을 뒤져가며 끼니를 해결하는 사진을 보았다. 그 모습이 어찌나 충격적이던지, 한 사람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쳐나는 것들이 왜 다른 한 사람에게는 인간의 존엄성마저 포기하게 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하는 것인지 씁쓸한 감정이 들었다.


그래봤자 배부른 자, 여유가 있는 자의 값싼 동정심이나 잠시 스쳐가는 연민과 같은 감정이라고 치부할 수 도 있지만, 나는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알고 잠시나마 가책을 느끼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도 무지한 나의 지식을 조금이나마 깨우치고자 조금씩 이런 분야의 책도 읽어보자. 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불공평한 사회구조로 인해 일어나는 기아는 어느 나라에서든지 있기 마련이지만, 발전하지 못하고 내전을 겪는 국가들은 이루말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수준이며 국제기구의 원조나 구호활동에도 불구하고 해결의 끝이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러한 빈곤과 기아는 단순히 각 국가가의 경제수준의 발전 격차와는 별도로 자신의 이득과 기득권을 누리려는 이들, 그리고 사회적 구조의 모순에 의해 의도적으로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이른바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만 생각했던 나의 기아구조에 대한 생각은 터무니 없었던 것이었다. 굶주리는 사람들의 빈곤함은 그들 스스로의 타고난 운명에 의해서가 아니라 타인에 의해 자신의 인간다운 삶의 권리를 빼앗기고 있었다는 사실을 시름시름 쓰러져 가고 있는 그들은 알고 있기나 한 것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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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독서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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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할 때 우리는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하기도 한다. 순서대로 읽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펼쳐 읽기도 한다. 책을 고를 때에 어떤 이는 베스트셀러를 흥행보증수표처럼 여기기도 하고 목차를 살피기도 하고 저자의 학력을 따져보기도 한다. 사람들은 생각한다. 카운터에서 책과 돈을 교환하며, 과연 이 책은 10,000원이라는 값어치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마치 선 자리에서 나이, 학력, 경제력, 외모, 집안 등을 살피는 행위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저 사람과 결혼하면 나는 안정된 생활을 얻을 수 있겠지. 하지만 독서치료사인 ‘그’의 말에 따르면 독서는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 라는 교훈이 아니다. A = B, 빼앗긴 들에도 봄이 오는가 = 해방 이라는 등식이 아니다.

“현명한 독자가 되고 싶다면 독서를 통해 교훈 따위를 참아낼 생각은 일찌감치 접어라. 독자로서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계몽이 아니라 공감이니.”

소설 속 주인공이 실연에 빠져 괴로워하는 장면에서 찌릿한 감정을 느끼거나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주인공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있다는 증거다. 타인의 감정이나 사고를 자신의 내부로 옮기는 일을 ‘공감’이라고 부르니 말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당신이 자주 가는 빵집의 주인도 친구도 아닌 아무것도 관련되지 않은 존재인데, 당신이 눈물을 흘린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주인공과 자신을 일체 시켰기 때문이다. 그를 읽는 순간 당신은 그가 되어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가슴아파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날 독서치료사에게 한 여자가 찾아온다. 애인과 헤어지고 난후 정리가 필요한 여자. 그녀는 권해주는 책들을 읽고 나서 자신의 감정을 털어 놓는다. 소설 속 주인공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자신이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라며 주인공과 견주어 보기도 한다. 이렇게 차차 상담이 진행되면서 그녀는 삶의 의욕을 되찾고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변화한다. 그녀는 그를 이제 떠나가려 하지만 그는 놓아주지 않으려 한다. 한참 몰입하여 읽고 있을 때 다른 사람이 그 책을 빼앗아 버린다면? 당신의 상실감은 얼마나 클 것인가. 그리하여 그에게는 두려운 문장이 하나 생긴다. 최근 2간 새 게시물이 없습니다. 쉽게 이어질 수도 끊어질 수도 있는 21세기의 소통의 방법은 인터넷이다. 소극적이고 간접적인 방법의 소통. 접속하지 않으면 아이디를 바꿔 버리면 탈퇴해버리면 끝나고 만다. 짧은 수명주기를 지닌 가상의 개체들은 수 없이 탄생하고 소멸한다.

위험한 독서에 실린 단편들은 이처럼 현대사회와 그 속에 존재하는 개인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위험한 독서, 맥도날드 사수대작전, 게임의 규칙, 공중관람차를 타는 여자, 고독을 빌려 드립니다. 달팽이를 삼킨 사나이, 황홀한 사춘기 등 생명윤리와 도덕의 잣대 인간의 욕망, 소외, 단절, 불안, 억압 등. 책을 읽는 동안 당신은 어떤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 속을 헤매였을지. 나는 고독을 빌려드립니다. 의 주인공이 되어 무엇이든 빌려준다던 그 사이트에 접속했다. 친구는 지금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마지막으로 친구가 빌린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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