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개인적인 한국사 - 사적인 기록, 시대를 담아 역사가 되다
모지현 지음 / 더좋은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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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인의 사적 기록으로 꿰어낸 한국사 큰 줄기

 

조선을 일러 ‘기록의 왕국’이라 한다. 지은이에 따르면 문화재청의 국민문화재연구소가 조사, 번역, 해제한 개인 일기만 1,600여 건에 달한다. 당시 출판에 드는 막대한 비용과 품을 감안하면 조선 사람들이 ‘기록’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이 간다. 이 책은 15세기 조선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굳이 역사를 기록한다는 의식 없이 쓰인 일기, 육아기, 여행기, 문집, 피란기, 취재기 등 다양한 개인적 글쓰기를 꿰어 한국사의 큰 흐름을 정리한 것이다.

이순신의 '난중일기', 김구의 '백범일지', 류성룡의 '징비록'처럼 널리 알려진 책은 물론,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치러낸 백성의 시각을 보여주는 오희문의 '쇄미록'과 조애중의 '병자일기'에서 현대사의 상흔을 증언하는 전태일의 ‘일기’, '5·18 특파원리포트' 등을 골라 그에 얽힌 사연과 핵심 내용을 읽노라면 한국사의 현장이 한층 가깝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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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현 저자분은 고등학교 역사 교사셨던 분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현재(고1)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많이 겹쳐서 교과서 외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동시대 동일 인물이지만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니 확실히 감상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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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별쌤으로 유명한 최태성 저자분의 '역사의 쓸모'를 추천한다. 이 책과는 다른 결의 내용이지만 두 권 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설명하고 있어 재밌게 읽었다. 또한 한국사 전반을 모두 아우르고 있어 한국사에 관심이 있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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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손자를 그 자체로 바라보지 못하고 자신의 꿈을 다시 살아줄 대상으로 간주한 그를 오롯이 옹호할 수만은 없다. 보통 자녀 교육은 동시대의 현실 속 구체적 행위들로 이루어지지만, 궁극적으로는 교육하는 자의 이상적 삶을 향한 추구가 투영되기 십상이다. 그것이 유지되는 한 부모와 자녀 간 긴장과 충돌이 격렬하게 일어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묵재와 숙길이 결국 그러했듯 말이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이문건’ - p. 48

어느 시대, 어떤 나라이건간에 자식/후손에게 자신의 꿈을 투영하는 사람은 꼭 있나보다. 그 옛날 조선시대 사대부도 자신의 꿈을 투영한 것을 보면 말이다. 이 부분을 읽는 내내 안타깝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둘 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간극만 벌어지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손자는 할아버지의 뜻을 알기엔 너무 어렸고 할아버지는 어린 아이의 특징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채 이상적인 결과만 생각했을 뿐이니 말이다. 이들이 어린 아이의 특징과 교육법이 많이 알려진 현대의 할아버지와 손자였다면 어땠을까? 더 큰 사람이 되었을까?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궁금해진다.



그들이 원균이 아닌 이순신을 찾아와 마음을 털어놓거나 마지막까지 생사를 함께했음을 볼 때 분명 둘 사이의 차이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얻고자 한다 해서 쉽게 얻을 수는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니 말이다.

전쟁 속의 전쟁들 ‘류성룡과 이순신’ - p.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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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자마자 한국사 방과후에서 읽으면 재밌겠다! 고 생각했다. 그만큼 내가 학교에서 하는 방과후 수업과 닮아 있는 책이었다. 제목처럼, 또 내가 쓴 부제처럼 이 책은 특정 개인의 기록으로 조선시대~현대 한국사를 엿본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역사 속 개인의 이야기인데 내 취향을 완벽히 간파했다. 개인의 기록이 많이 남은 시절인 조선시대가 가장 분량이 많다. 물론 여성의 기록이 상대적으로 적게 남았고 사대부적인 관념, 가치관 등이 깊게 남아있지만 화자가 서술하며 그런 점을 짚어줘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조선시대 1부 중후반쯤이었나, 정치나 왕권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부분은 조금 지루했지만 읽을 만 했다. 읽다보면 재밌긴 하다만 재미를 붙일만 하면 그 부분이 끝나버린다.(...)

시험기간이라 요 근래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오래 붙잡고 읽은 책인데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정독했다. 그만큼 재밌었고, 의미있는 책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학교에서 배운 내용도 많이 나오고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도 등장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특정 개인의 시각으로 다시 바라보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한국사 방과후가 끝나서 아쉬웠던 내 마음을 이 책이 어느 정도 덮어준 것 같아 정말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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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특히 역사 속 주인공으로 손꼽히는 인물들) 보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 분량이 조금 길지만 부분 부분 나위어져 있으니 본인이 알고 싶은 부분만 따로 읽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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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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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고전요약.zip -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외 다섯 작품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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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을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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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고전요약.zip -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외 다섯 작품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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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그래픽 노블로 고전 문학 작품 6선 감상하기

 

'1984', '동물농장', '죄와 벌', '위대한 개츠비', '햄릿', '베니스의 상인'. 안 읽어본 사람은 있어도 안 들어본 사람은 없을 이 책들. '고전 문학 작품'이라 불리는 소설들이다. 짧게는 몇십 년 전, 길게는 몇백 년 전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작품들이기 때문에, 다른 말로 '필독서'라고도 부른다. 꼭 읽어봐야 하는 책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콘텐츠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겐 감상할 것들이 이미 너무 많다. '보고 싶은' 것들이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데, '봐야 하는' 책이라는 이유로 굳이 고전 문학 작품을 읽는다? 쉽지도, 흔치도 않은 일이다. 이대로라면 고전은 더 이상 고전으로 남아있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아무리 이 작품들이 시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지녔다 한들, 그 책들이 시대를 뛰어넘지 못한다면 읽히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기 때문이다. 읽히지 않으면 그 가치도 전해질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고전 문학 작품을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라, '보고 싶은 책'으로 만들어 보는 일이다! 이 책은 그 기능을 '그래픽 노블'이라는 방식을 통해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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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원작을 읽고 싶어지는 고전이 있을 것이다. 나는 얼마 전 읽은 '햄릿'이 떠올라 연관도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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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 '햄릿',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표도르 도스토엡스키(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조지 오웰의 '1984', '동물농장'. 아마 다들 작가 이름이나 제목 정도는 들어봤을 유명한 고전이다. 하지만 막상 어떤 줄거리인지, 이 고전이 내포하는 상징적 의미는 무엇인지 등을 물어보면 바로 떠오르지 않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 책은 정보의 바다 속에서 살고 있는 내 또래와 20, 30대분들을 위한 쉽게 읽는 고전 묶음 책이다. 그래픽노블이라는 형식을 채택해 줄거리를 빠르고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하고 글로만 구성되어 느낄 수 있는 막막함이나 부담감을 최소화한다. 나는 그래픽노블을 처음 읽어봐서 읽는 데 조금 애를 먹었는데(구성이 익숙치 않아 어디부터 읽어야 하는지 조금 헷갈렸다) 학습만화에 글이 조금 더 많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나같은 경우에는 이미 여기 실린 고전을 모두 알고 있는 상태라 알고 있는 내용을 재확인하고 그래픽노블의 형식을 맛보는 걸 목적으로 읽었는데 잘 기억나지 않았던 '죄와 벌'이나 '위대한 개츠비'의 내용은 내 기억과 조금씩 다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베니스의 상인'

또한 위 사진처럼 단순히 이야기만 알고 끝나는 것이 아닌, 이야기에 담긴 역사적 사실이나 작가의 견해, 삶, 특정 등장인물에 대한 해석 등 다양한 이야기를 덧붙여 깊이 있는 독서를 이끈다. 나처럼 이야기는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뒷 부분에 주목해서 읽는 것을 추천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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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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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지영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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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후 우리가 피해자와 목격자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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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지영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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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 적 없이, 예고도 없이

사고 현장 영상의 ‘목격자’ 그리고 ‘당사자’가 되어

지울 수 없는 기억을 끌어안게 된 열다섯의 이야기

 

주인공 ‘고울’은 절친한 친구 ‘예담’의 교통사고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이자, 이후 블랙박스 사고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었을 때 해당 영상에 함께 담겨 사생활을 침해당한 피해 당사자이다. 사고 장면은 근처에 있던 차량 블랙박스에 선명히 찍혔고, 여과 없이 삽시간에 인터넷상에 퍼졌다. 고울은 단톡방에 올라온 그 영상을 보고는 두려움과 분노에 차서 친구들에게 메시지로 욕을 퍼붓고, 침대에 토를 쏟는다.

고울은 어렵게 학교로 돌아간 뒤에도 마음 붙일 곳을 찾지 못한 채 시리얼 바로 끼니를 때우며 고립되어 가고, 그런 고울에게 태린과 민서는 북튜브 공모전 상금을 나누자며 함께 참가를 제안한다. 북튜브 대회를 준비하며 새로운 갈등이 불거지고, 예담의 죽음 이후 쌓였던 오해와 의문 역시 하나씩 풀려가는 가운데 고울은 ‘미울’이란 이름으로 인터넷 속 사고 영상을 찾아 마주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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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둘 다 '산 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요즘 내가 주의깊게 보고 있는 '트라우마'를 다룬 내용이라 '소년이 온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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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에너지가 없는 사람들은 어쩌라고? 무조건 부딪치는 게 정답이 아닌 때도 많다. 부딪치다가는 자기가 부서져 버릴 것 같은 때도 많다.

그리고 난 피하는 것도, 도망치는 것도 아니다. 난 그냥 지금을 살고 있다.

p.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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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친구의 죽음을 본 뒤 시간이 흘러 학교에 간 시점부터 고울의 시선에서 서술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교통사고를 눈 앞에서 본다는 것은, 그리고 그 피해자가 자신의 친구라는 것은, 그 사고 이후 친구가 사망했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감히 추측할 수 없는 감정이다. 그리고 이 감정은 고울을 덮친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완전히 잊고 싶다가도 예담이를 떠올리면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붙잡는다. 죽음은 매체에선 너무나 쉽게 다루어 고울은 그 좋아하던 책도 읽지 못하고 숨어버린다. 나도 고울이처럼 책을 좋아하는 입장이라 그 감정이 느껴졌다.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게 되었을 때, 그 감정. 아마 친구가 원망스러우면서 그런 자신이 싫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일련의 감정을 이해하기 쉽게 서술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인터넷으로 퍼진 사건의 문제점도 함께 서술한다. '혐오 주의' 등 자극적인 글을 달고 인터넷상에서 떠돌아다니는 사고 영상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겉으로 드러난 목적과 달리 사고 피해자, 목격자의 트라우마를 자극하고 피해자의 잘잘못을 가리려 한다. 피해자는 잘못이 없음에도 특정 물체를 이유로 이유 없는 비난도, 사생활 침해도 발생한다. 과연 이 상황이 옳은 것인가? 아니다. 이 사회는 바뀔 필요가 있다. 고울이 노력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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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삽화는 보기 힘들다. 단순 줄글이고 이야기의 진행이 주가 되어 흘러간다. 몰입도를 높이는 부분이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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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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