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스미레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모리사와 아키오는 가장 흔한 곳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길어 올리는 작가라고 소개된다. 요즘 흔히 말하는 소확행小確幸을 아주 잘 표현하는 작가랄까. 작품을 읽을 때마다 어디서나 만날 법한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작지만 진정한 행복을 가벼운 터치지만 진심을 다해 써내려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스마일, 스미레] 역시 웃음과 감동이 함께 범벅이 되는 작품이었다. 혼자 피식거리다 눈물을 닦기도 하게 만드는 모리사와 아키오의 책은 누군가 옆에 있을 때 읽으면 민망할 것 같다. 누군가의 웃는 얼굴을 위해 달리는 주인공 스미레를 통해 작가는 독자에게 웃는 얼굴을 선물해 주었다.

 

타고난 음감 덕분에 뮤지션의 재능을 단번에 캐치해내는 능력을 지닌 사쿠라 스미레는 자신의 힘으로 뛰어난 재질을 지닌 음악인들을 발굴해 키우고 싶은 마음에 다니던 거대 음반사를 박차고 나와 1인 인디 레코드 회사 스마일뮤직을 만든다. 혼자 모든 것을 다하려니 늘 수면부족에 바쁜 일상이지만 더없는 보람을 느끼며 일에 몰두하고 있었으나 결정적인 순간 배신을 당하고 만다. 애인과는 오해가 생기고 눈물만 나오는 상황, 고향으로 내려가 가족의 응원을 받으니 때맞춰 한편에서 또 다른 손길이 다가온다. 새로운 뮤지션과 함께 다시 시작해보기로 한 스미레. 때로는 응징하기 위해, 가끔은 기합을 넣어주기 위해 로우킥을 날리며 신나게 달린다. ‘행복하니까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 행복이 찾아온다.’라는 신념으로.

 

짧은 일본어 지식으로도 스미레가 제비꽃인 건 어떻게 알게 되었기에 당연히 그런 뜻의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영어 스마일Smile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란다. 역시 말장난을 좋아하는 일본인다운 해석인데 어쨌거나 좋은 의미임에는 틀림없다. 무엇보다 잘 웃는 사람이 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남에게 웃음을 주라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라니, 그런 다정한 부모에게서 자랐기에 스미레는 주저앉지 않고 계속 달릴 수 있었던 것이리라. 매사에 소심하고 행동력이 약한 기질을 지닌 나로서는 힘든 일이 있어도 툭툭 털고 일어서 또다시 달려가는 스미레의 씩씩한 성격이 무척 부럽기도 했다. 그녀만큼 적극적이 되지는 못할지라도 웃고 지내는 일만큼은 실천하기로 하자. 웃는 자에게 행복이 찾아온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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