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끔 "이런 우연은 뭘까?" 라고 생각될 때가 있다. 정말 시기가 잘 들어맞았다. 난생 처음 헬스클럽 PT를 등록했고 1주일 뒤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오는 행운이 생겼다. 책의 저자는 스스로를 운동 젬병이 혹은 소질이 없는 사람이라 칭하며 자신의 운동 경험담을 풀어 놓았다. 그녀는 젬병이가 아니었다. 요가, 필라테스, 수영, 승마, PT, 아쿠아로빅, 스쿼시, 스포츠댄스, 폴댄스등 엄청난 운동을 섬렵했다. 세상의 거의 모든 운동을 접한 그녀의 이야기다.
이 책은 단순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매 장 마다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을 한다. "운동은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서 해야 한다. 그리고 그걸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된다."라고... 저자는 특별히 운동신경이 뛰어나거나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그녀는 끊임 없이 도전한다. 헬스를 6개월 끊어 놓고 보름을 채 못가는 일이 있더라도 계속 투자한다. 운동을 향한 그녀의 열망을 돈따위는 막을 수 없다.
운동 역시 사람들 간의 관계인지라 그 관계들에 대한 사실적 묘사가 뛰어나다. 오랫동안 운동을 하면서 약자가 느껴야 했던 감정들. 사회적 약자일 수록 신체접촉을 허용하기 쉬운 환경에 접해 있는 사람들. 아쿠아로빅에서 젊은 처녀인 자신의 엉덩이와 등을 함부로 만지는 아줌마들부터 아이들이 귀엽다고 함부로 뽀뽀를 하거나 볼과 엉덩이를 만지는 사람들까지 좀 심각하게 보면 범죄일 수 있는 부분인데도 인지하지 못한다.
그녀는 남자와 여자의 운동에 대한 편견에 분노 한다. 남자는 몸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고 여자는 몸을 빼는 것이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몸의 근육을 키우는 건 모두 해야 하는 공통 목적임을 주장한다. 이것들 외에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들, 헬스트레이너의 감정노동과 운태기(감정권태기)에 대한 대처 그리고 장비에 대한 고민들까지 그녀가 오랜 세월 겪어온 일반인 운동의 역사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말해준다.
나 역시 오랫동안 운동을 쉬었다가 다시 하는 입장이 되니 몸이 무겁고 생각보다 열심히 되지 않는다. 세상 대부분 사람들이 운동을 필수라 생각하지 않고 시간이 날때 하는 사치(?)정도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우리들에게 운동은 반드시 해야하고 자신에 맞는 운동을 찾을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
단순한 운동경험에 지나지 않고, 운동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마음가짐등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운동을 막 시작하려는 사람 부터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운동에 대한 생각이 없는 사람까지 두루 읽으면 도움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