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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계절 ㅣ 부서진 대지 3부작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월
평점 :
휴고상은 매년 전 해의 우수 과학 소설과 환상문학 작품에 대해 수여하는 과학소설상이라고 한다.
미국 SF의 아버지이자, 과학 소설 잡지의 선구격인 어매이징 스토리의 설립자인 휴고 건즈백을 기념하여 만들어
졌고 SF 상 중 네뷸러 상과 함께 가장 유명한 상이라고.
휴고상은 팬 투표로 선택되고 네뷸러 상은 미국SF판타지 작가협회의 작가, 비평가, 편집자들이 선출하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다섯 번째 계절은 부서진 대지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다.
그런데, 뒤이은 2권의 이야기가 모두 다음 해, 그 다음 해의 휴고상을 받았다고 한다.
어떤 의미로든 대단하지 않은가. 한 시리즈의 전 권이 3년에 걸쳐 수상이라니.
해리포터도 한 해 상을 받았던데 @@;
후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미 3권의 책이 나와있는데
왜 어째서 한 권만 나온 거죠? - -;
다음 권과의 텀이 왜 이리 긴 거죠? 라고 묻고 싶다.
쩝.
사이언스 판타지라는 장르로 이름 붙여놨는데
지구과학? 같은 것이 전체 세계관이 짜여지는 바탕이 되고 있는 것이 느껴지기는 하나,
과알못도 전혀 상관없이 읽어낼 수 있는 이야기다.
잘 만들어진 판타지 작품을 읽을 때마다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 지리적, 사회적, 역사적 결과물들에 압도당한다.
한 개인이 일궈내는 전지구적(?) 규모의 무게감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지진 등의 대규모 환경 변화로 인해 겨울이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를 다섯번째 계절이라고 부르는데
그 다섯번째 계절의 역사라거나
오로진, 스톤이터 등의 특별한 존재들.
그와 더불어 보니다라는 새로운 감각에 대한 설명.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쓰임새신분이라는 사회적 구조.
그리고, 어떤 지역과 공간에 대한 생생한 묘사.
이렇게 완벽하게 창조되는 세상은 오랜만에 만나본 듯.
(번역자 분이 꽤나 열심히 공들어 작업하신 듯.
꽤나 그럴싸한 우리말로 옮기기 위해 한자어도 적극 활용하시고.
노고에 감사를. )
하지만, 언제나 판타지는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세상의 모양새는 다를 지언정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특별한 존재에 대한 박해. 차별.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비밀과 날조들.
[다른 이들과 마땅히 동등한 존중을 받기 위해 투쟁하는 이들에게 바친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첫 페이지에서 만나게 되는 작가의 목소리가
등장인물들의 삶 속에 녹아 있다.
아, 휴고상을 받으며 화제가 되었던 점 중 하나가
흑인 여성 작가로는 최초로 장편상을 받았다는 점이라고 한다.
그 일에 대해 작가는
다른 작가와 마찬가지로 열심히 일한 댓가라고 일축했다고.
잘하셨습니다. 짝짝짝.
다마야, 시에나이트, 에쑨이라는 3 여인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어가다보면
어긋나는 시간대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고
그 의문은 하나의 운명으로 짜여져 가는 순간들에서 작은 떨림으로 돌아온다.
거기에 너를 바라보는 자의 목소리로 보여지는 시간들은 마치 고대서사시를 보는 듯한
묵직함까지 선사하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밝혀지는 순간까지 더해져
도대체 왜 2권과의 텀이 왜 이렇게 나는 거야!!!
가 마지막 감상이 되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