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전부 녹아내릴 것 같은 여름날 어느 가정집 안마당에서 네 살 난 여자아이가 살해된 채 발견된다. 언니 사토코에게 딸 나오코를 맡기고 호텔에서 젊은 남자와 불륜을 즐긴 유키코, 나오코를 치과에 데려가지 않은 이모 사토코, 아내의 불륜을 폭로하려던 아빠 다케히코, 집에 같이 있었던 사토코의 시아버지, 낮에 잠깐 집에 들렀던 사토코의 남편 류스케, 그리고 그 집을 황급히 뛰쳐 나갔던 젊은 남자.... 이들 모두 서로를 살인범이라고 지목하고 각자 감춰두었던 충격적인 고백을 하는데 고백을 할때마다 범인이 바뀌기 시작하고 마지막에 믿기 어려운 반전이 기다린다. 과연 누가 진짜 범인일까?-------------------------어쩌면 나인지도 몰라. 잘 모르겠어. 나는 젊은 시절의 나를 모르겠어···. 그런 섬에는 한 번도 간 적이 없는데 젊은 시절에 내가 그 섬에 갔었다고 누가 자꾸 말을 한다니까···. p.43이 집에서 살해된 여자애가 있었어. 그 아이가 살해된 이유를 알아?(...) 그 아이에게 손을 댄 게 누군지 나는 다 안다고. 하지만 그자에게는 아무 책임도 없어···. 그래서 그냥 도망치게 내버려뒀어. p.99류스케는 저 꽃을 보고 공양 꽃이라고 했어. 나무가 나오코의 죽음을 애도하며 꽃 공양을 해준 거라고. 근데 나는 그 반대라고 생각해. 나무가 나오코의 목숨을 빨아들여 양분으로 삼은 거야.(....) 여름 한 철에 두 번씩이나 꽃을 누리다니, 너무 욕심이 많잔아. 저 혼자만 유난히 화려하게 피어 있는 것도 염치없어 보이고···. p.141우리는 각자 서로 상대가 다른 이유에서 그날 죄 없는 나오코를 죽였다···. 서로 상대가 공범자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그리고 부부로서는 손을 맞잡지 못했지만 그 아이를 죽인 범죄자로서는 손발이 잘 맞는 공범이 되어서, 여태껏 없었던 다정함을 느끼며 지금 이렇게 손을 맞잡고 있다···. p.216각 장마다 화자가 바뀌면서 고백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등장 인물들의 고백을 읽을때마다 범인을 추리하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인간 내면의 모습들을 마주하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했다.누가 네 살 아이를 죽인 진짜 범인일까? 모두가 범인은 아니었을까?마지막 반전은 아직까지 충격적이고 슬프기만 하다.출판사에서 제공해주신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