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50년이 다되어 고향으로 돌아와 집을 짓다 간암 말기의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고 한다.하지만 들길에 펼쳐진 하늘이 전보다 훨씬 푸르고 꽃과 바람은 너무나 향긋하게 다가왔다고 얘기한다.그 글을 읽고 책제목을 다시 보니 코끝이 시큰거렸다.눈부신 현대의학이 손을 들자 그의 눈앞에 다가오는 산과 들과 하늘이 갑자기 아름다워지기 시작했다. 일상의 바람도 싱싱하고 세상의 모든 음악은 감미롭고... (...)얼마나 더 살아있을지, 얼마나 더 길을 걸을지 기약할수 없지만 망상(妄想)일지라도 꿈꾸는 사람은 아름답다.-프롤로그 중에서아직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몸, 그러나 노란 강아지 마초가 있어 뼈저린 외로움을 이길 수 있어 다행입니다. 그렇게 쉬엄쉬엄 걷다 쉬다 오후를 보내는 나는 어느 새 '구름 나그네'가 되고 말았습니다. P. 112~113내가 병들었다거나 마음이 몹시 여리다는 것도 더 이상 알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쩜 내게 가장 낯선 저 모습이 이 마을에선 객관적 또는 진정한 내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P. 124지금 제가 사는 마을은 처음 '골티'라는 골짜기의 대밭을 베어내고 몇 채의 뾰족한 빨간 지붕이 들어선 곳인데 아랫마을 사람들이 '펜션마을'이라고 부를 때 저는 샤갈의 마을이라는 동화(童話)적인 이름을 찾아내었습니다. P. 214하늘은 멀어도 아늑하고 가까워도 다정하다. 해가 뜨던 산모롱이에 하얀 구름 한 송이 피어오를 때 무심하던 일상의 나무들도 하나씩 깨어나 수채화로 숨쉰다. P. 239나는 아직 이 숲의 눈빛이 되기에 멀었나 보다, 골짜기를 돌아 나오는 메아리도 능선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도 저녁하늘을 물들이는 노을이 되기에도, 얼마나 더 세월이 흘러가야 내가 바람이 될까? 나는 언제쯤 강물이 될까? -에필로그 중에서책속의 시골풍경과 꽃들이 어렸을때를 생각나게 해서 반갑고 정겨웠다. 그리고 주변에 흔히 보았던 꽃들과 풀들의 이름을 잘 모르고 있었는데 알게되었다.나도 풍경, 꽃 등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는데 저자의 사진들과 그에 대한 글들이 좋았다.저자는 모든 걸 다 버려야 한다고, 하지만 아직은 아무것도 버리지 못하고 미련의 끝자락에 매달려 있다고 말한다.부디 저자가 건강이 좋아져서 대하소설 신불산이 무사히 세상에 나올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