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광고인이다 - 희망도 절망도 아닌 현실의 광고 이야기
임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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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성을 위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인 저자가 '광고회사는 어떠한 곳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정리해서 만든 책이다. 저자가 글과 그림을 모두 쓰고 그렸는데, 글도 위트있지만 그림은 더 위트가 넘친다. 포스터로 팔면 사람들이 구매하지 않을까 싶은 정도. 광고를 만드는 세부적인 기법이나 첨단기술보다는 광고와 관련된 직군은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과정을 통해 광고가 만들어지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부분은 '전현직자 Q&A'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부록에는 모르면 대화의 맥이 끊기는 '필수 실무용어 90'라는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 광고를 업으로 삼고자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글이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용어가 다소 생소할 수 있기 때문에 앞부분을 읽었는데 내용을 잘 모르겠으면 부록부터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일을 하다 소진되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펼친 책에서 좋은 글들을 많이 만났다. 개인적으로 가장 위안이 되었던 부분은 '그런데 또 어떻게든 되더라고요. 타임 루프 영화도 어떻게든 마무리가 되는 것처럼 말이죠.'라고 쓰여진 부분이었다. 다 지나간다는 말은 더이상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데, 의미는 비슷해도 표현 방식이 다르니 마음에 와닿았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회사 생활의 처음 10년을 집중해야 할 기간이라고 하면서, 초반 5년은 혼나지 않을 정도의 실적을 내고, 5년차 이후에는 속도를 내야한다는 조언을 해준다. 사람 때문에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해주는데, 가까운 지인의 조언 같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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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레시피 - 논리와 감성을 버무린 칼럼 쓰기의 모든 것
최진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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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작성을 위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레시피 책에 요리를 만들기 위한 재료와 양, 그리고 조리법이 쓰여있는 것처럼 이 책도 글을 쓰기 위한 소재를 찾는 법, 글을 시작하고 전개해서 마무리하는 법, 문장력을 키우기 위한 법 등을 소개한다. 칼럼의 소재를 찾기 위해 하루 중 일정한 시각을 정해 칼럼을 읽어볼 것, 글의 주장이나 근거 등은 넘기더라도 언급한 사안, 사건, 사례 등은 메모할 것 등 구체적인 소재 발굴 방법을 알려준다.      


그러면 어떤 칼럼이 좋은 칼럼인가? 저자는 기명 칼럼, 연재 칼럼을 중심으로 읽어볼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좋은 칼럼은 명확한 주제를 지니고 있고, 문장이 모두 의도한대로 그 자리에 배치되어 있다고 말한다. 책을 읽다보면 내용에 적절한 칼럼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어서 저자가 칼럼을 정말 많이 읽고 쓴 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글을 잘 쓰기 위해 잘 읽는 법을 이야기하며 칼럼을 잘 읽을 수 있게 분석해 주는데, 글을 함께 따라가다보니 주제를 전개하는 방식, 각 문단들이 주제를 뒷받침하는 방식, 논의를 펴는 기술 등이 보여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읽는 사람은 언제가 되더라도 한 번쯤은 쓰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그럴 때 책장에서 꺼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 이 책이 바로 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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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나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2
이주란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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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이야기의 화자인 유리는 까페에서 일하고 있으며, 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상태. 유리는 휴무 중 하루를 전에 할머니와 살던 동네에 가서 보낸다. 할머니와 살던 집의 주인 아주머니와도 인사하고 슈퍼에 가서 동네 할머니 간식도 사다드린다. 유리와 함께 사는 언니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유년시절 가만히만 있어도 혼났고, 현재는 부모가 따로 살고 있으며, 16년 일한 직장을 그만 둔 상태다. 또다른 주요한 인물이라면 유리가 일하는 까페의 단골인 재한 씨. 재한씨는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이 책은 이들과 함께 한 유리가 쓴 3개월(10월부터 12월까지)동안의 일상 기록이다.

이주란 작가님이 쓴 대부분의 소설에서 현재 시점의 일은 매우 세세하게 묘사되고 있지만, 과거의 일은 선명하지가 않다. 독자는 여러 정황을 통해 과거의 사건을 짐작할 수 있지만, 그 짐작이 맞는지 아닌지 알 도리가 없다. 그래도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에 대해서는 정보가 많이 나오는 편. 작가님의 소설은 정서를 크게 자극하는 선정적인 사건이 나오지 않지만 그럼에도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나의 일상을 글로 만들어 주는 소설, 나의 일상을 꼼꼼히 들여다보게 만드는 소설이랄까?

이 소설을 읽으며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다정함과 오지랖의 경계에 대해서. 추운 날 따뜻한 캔커피를 건내는 마음. 전기 계량기 숫자를 잘못 적어서 다시 적어야 하는데 그 집 문을 두드리기 미안해서 사람이 나올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있는 마음. 옛동네 일을 도와주는 유리에게 건내는 노인들의 이야기. 친언니를 타박하고 유리에게 88이라 부르면서도 친언니를 찾아오고 커튼을 달아주는 마음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야 하고, 잘 살고 싶다면 남들처럼 나태하게 살지 말라'는 글과 다르지만, '그대로의 너를 사랑해라, 너는 괜찮다, 너 자신을 살아라'는 글과도 다르다. 살아가는 하루하루에서 자신의 경계를 지키며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그 날을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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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 잃어버린 세계와 만나는 뜻밖의 시간여행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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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대 도시', '잊힌 땅', '사그라지는 곳', '위협받는 세계'의 네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네 장이지만, 결국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라짐'이 아닐까? 책의 여러 장소는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 이 책은 구성이 정말 좋다. 일단 판형이 커서 좋고-대중교통에서 읽기엔 부담스러운 크기이지만......-, 텍스트와 지도 및 사진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다. 텍스트만 보면 잘 이해가 안가고 지루해질 수 있는데, 지도와 함께 보니까 이해가 잘 되어 좋았다. 예를 들어 굽이치던 다뉴브강이 직강화 공사를 통해 얼마나 단조로워졌는지 확인할 수 있고, 빙하가 녹은 면적이나 강이 소실된 부분의 면적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마르코 폴로의 이야기를 읽으며 과거에는 얼마나 이야기가 다양하게 변형되면서 풍부해졌을까 생각해보니, 참 낭만적이겠다 싶었다. 요새는 정확한 사실이 중요한 시대라 허구가 주는 즐거움을 점점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나라에는 2022년에 번역되었지만, 초판은 2019년에 나와서 코로나 이야기가 없는데, 코로나를 겪으며 이 책에 나온 몇 장소는 사라지는 것을 조금 늦출 수 있지 않을까? 인파가 너무 많아서 관광객을 통제해야 했던 베네치아도 그 중 한 도시일 것 같다. 요즘 우리 동네도 많은 건물이 허물어지고 새로 생기고 있다. 불과 5년 전에 이 곳이 어떤 풍경이었는지 떠올려보고 싶지만, 너무 많이 변해서 이전 모습을 떠올릴 수 없는 장소도 많아졌다. 어떤 작가님은 동네의 특정 장소를 해마다 찍어 남겨놓는다고 하던데, 그런 취미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하니포터 3기 활동으로 서평 작성을 위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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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식물집사 - 늘 긴가민가한 식물 생활자들을 위한 친절한 가이드
대릴 쳉 지음, 강경이 옮김 / 휴(休)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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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 책의 저자 대릴 쳉은 식물을 키우기 시작했을 무렵, 식물 돌보기를 쉽다고 말하거나 식물이 엄청 예민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글만 주변에 있었다고 한다. 식물을 돌보는 것의 만족감을 이야기하기보다 식물을 키울 때 발생하는 문제의 진단과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글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식물을 잘 살펴보고,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고, 식물을 만족시키고, 후에는 애도하는 방식의 가드닝을 돕기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있다. 첫 부분은 식물을 돌보는 마음가짐, 빛, 흙, 해충, 입양 등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음 부분은 반려 식물 19종을 기록한 '반려 식물을 위한 일기' 부분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늘에서 잘 크는 식물을 말할 때 원예가들이 하루 최고 조도 50~100FC의 환경을 말하지만, 창이 없는 사무실의 인공조명은 30FC 정도'라던가, 조도계로 양지나 밝은 간접광 등을 직접 측정해서 빛의 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려주는 등 지식을 알려주는 부분도 좋았지만, 더 좋았던 부분은 식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태도나 단어 선택이었다. 화원은 식물이 쉬는 곳이 아니라 강도 높은 훈련소에 가까워서 당신 집에서 지내면 근육량이 감소하고 체형이 달라지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설명하는 것과 같은 부분, 식물이 죽어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현재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부분에서 저자가 식물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고, 독자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 집에서 끓이면 분식집 라면 맛이 안 나는가'와 비슷한 내용 같아 재미있기도 했다. 화분에 물을 주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어서 원두에 물을 붓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생각나기도 했고,'응애'라는 벌레 이름을 보면서 웃음을 머금기도 했다.

강형욱 훈련사가 동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마치 동물을 사람처럼 존중하고, 보호자가 상처받지 않도록 최대한 부드럽고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 책에서도 식물을 존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나 아닌 다른 대상에게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배려한다는 것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식물을 키우려는 사람의 책장에 이 책 한 권은 있어야 할 것 같다.


<하니포터 3기 활동으로 서평 작성을 위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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