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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일상의 웃음에 대하여
신채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평점 :
저자인 신채윤은 초등학교 5학년때 두통이 심해서 병원을 찾았고, 빈혈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중학교 1학년때는 대상포진, 중학교 2학년때는 수영장에서 주차장까지 가는 도중 몇 번이나 주저앉을 정도로 체력이 약해졌다고 하며, 중학교 3학년 때 심장이 너무 아프고 코피가 2시간동안 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병원에서 심장에 소음이 들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타카야수 동맥염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타카야수 동맥염은 만성 염증성 혈관질환으로 동맥이 섬유화되어 좁아지는데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면 실신이나 국소적인 뇌기능 장애가 발생하고, 신장으로 가는 혈관이 막히면 이차성 고혈압이 발병하는 등 어느 혈관이 좁아지는지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고 한다. 처음에 이 병의 이름을 들었을 때 수두증이나 수막염을 생각해서 타카야,수동맥염이라고 생각했으나, 타카야수,동맥염Takayasu arteritis이라고 한다.
최근에 읽은 병에 대한 책들은 저자가 사망하거나 완치된 경우가 많았으나, 저자가 걸린 병은 100만명 중 2명이 걸린다는 희귀병으로 명확한 원인과 치료법이 없다고 하며, 증상을 안정시키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완치 개념이 없어 투병의 고통스러움이 주가 될 것이라 생각했으나, 병이 글의 주제가 아니라 '신채윤'이 글의 주제라서 좋았다. 부은 얼굴과 짧은 언덕을 오르는 데도 힘겨움을 느끼는 것 등 병의 이야기 뿐 아니라 가족이야기, 친구의 이야기, 학교 생활.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슬픔을 자아내는 것이 아닌, 한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는 지 관심있게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라면 좋은 독서가 될 것이다.
<하니포터 3기 활동으로 서평 작성을 위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스스로 행복해지는 모습이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울함은 책 사이에 갈피처럼 꽂아 잠시 덮고 앤처럼 나아가보기로 했다.
변화는 차츰차츰 일어났고 마음도 차츰차츰 적응했다. 그래서 나는 담담하게 말할수 있었다. 내가 말해온 것은 사실 병의 진행이 아니라, 병원에서의 치료의 진행이었으므로. 몸은 언제나 변하고 있었다. 내가 스스로 더했거나 더해지는 현장을 목격한 것은 병원에서의 일들뿐이었다. 담담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중략> 병은 감정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말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