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에서 보여준 김탁환의 문제의식에 깊이 동감한다.

‘벼농사 소멸‘은 식량 안보의 관점에서 따로 논해야 한다. 2015년에서 2017년까지 세계 평균 곡물자급률이 101.5퍼센트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겨우 23퍼센트이다. 77퍼센트의 곡물을 수입하여 충당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1헥타르당 농약 사용량과 화학비료 사용량은 다른 나라보다 월등하게 많다. 땅을 아끼고 환경을 생각하는 농업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동체 소멸‘ 역시 ‘각자도생‘이란 단어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공동체의 안녕보다 개인의 성공을 최우선으로 두는 사회에서 실패한자, 가난한 자, 병든 자, 약한 자를 어떻게 보듬을 것인가 함께 돕고서로 챙기며 공공선을 추구할 길을 시급하게 마련하지 않으면, 많은 이들이 홀로 쓸쓸하게 스러질 것이다. 이와 같은 소멸의 행진은 어쩔 수 없는 세상의 흐름인가. 낡고 느리고 돈이 되지 않은 것들은 사라질 테니, 새롭고 빠르고 돈이 되는것들에 집중하는 이 방식은 당연한가. 아침에 인터넷 서점으로 주문하면 저녁에 도착하는 책들을 보라. 책을 골라 모으고 포장하고 "배달하는 노동자의 손길을 떠올리니 문득 두려워졌다. - P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