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기에서 ‘운명’의 용법에 주의한다. 운명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운명이라는 단어를, 설명되지 않는 것, 언설로 표현할 수 없는 것, 수많은 우연의 소산, 기대와 달리 거꾸로 되어 버린 결과를 말할 때 꺼낸다. 이 사실이 중요하다. 운명이 있어 운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운명’이라는 단어가 있어 우리 삶을 가까스로 해설하고 있는 것이다. 운명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 운명이라는 말만 있으면 우리는 삶을 이해하게 된다. 운명의 존재론은 중요하지 않다. 운명의 효용성이 중요하다. 운명은 이런 점에서 형이상학적이지 않고, 화용론(話用論, pragmatic)적이다. 말하는 사람의 의도가 그것의 존재성을 넘어서 강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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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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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인 전인이 되려면! 일과 취미를 조화시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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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짜증나고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망가진 그를 처음 세상에 알린 옛 글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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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죽음은 인간과 사회로부터 추방되었고, 어느덧 애도를 공개적으로 표현한다거나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그러한 행위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경우는 병리적인 것으로 간주하기에 이르렀다. 과거 우리는 부모상을 당하면 1년 이상 어두운 색 옷을 입고 경사가 있는 집안에 참석하거나 웃음을 보이는 일을 삼갔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지속적인 슬픔으로 울적해하는 날이 많아지면 우울증으로 여겨 치료받을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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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기적을 죽이는 게 아니라 순수하고 고귀하게 해. 야만적인 족장이나 사제의 무지한 상상력에 따라 마법 지팡이를 내뻗는 대로 마구잡이로 작용하는, 그 악하고 교활하며 변덕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작은 힘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오늘날의 라듐 입자가 가진 효능 역시 기적적이란 점에선 다르지 않으나 분명하고 정당하며 이로운 효능에 비하면 그건 대체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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