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 오브 박스 - 시간.공간.생각.미래를 변화시켜라
오상진 지음 / 다연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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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하루 하루가 크게 다르지 않은 거 같은데, 어느 순간 엄청나게 변한 세상 속에 살고 있거든요.
PC 통신한다고, 전화선에 모뎀카드 연결해서 사용한 때가 어제 같은데, 이젠 스마트폰으로 세계 곳곳의 소식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찌익 찌익 시끄러운 도트 프린터가 신기했는데, 이젠 3D 프린터가 나와 각종 모형이며 부품과 같은 입체 출력물을 만듭니다.

 

 

이런 변화가 저절로 이뤄졌을까요? 시간은 저절로 흐를지 몰라도, 세상의 변화는 절대 저절로 바뀌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독창적 아이디어, 세상을 바꾸려는 의지, 새로운  과학기술 등이 바꾼 것입니다.
점진적인 기술의 발전도 있을 수 있으나, 한계에 도달했을 때는 그것을 깨고 나갈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죠. 꼭 기술만이 아닙니다. 교통 사고를 줄이는 방법, 전등이 안 들어오는 곳에 빛을 가져주는 방법, 세상 사람이 서로 돕고 사는 방법, 장기 기증을 늘리는 방법 등 지구촌이 더 밝고 행복한 세상으로 만드는 것도 발전이죠.

 

이런 발전을 위해선 창조적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아니 크고 거창한 거 아니라, 학교나 회사에서 발표할 때, 단지 사진이나 그림을 찍을 때도 새로운 발상이 필요합니다. 그저 그런 생각으론 그저 그런 결과 밖에 나오지 않으니까요.

 

'아웃 오브 박스' 이 책은 단단하게 굳어져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틈이 없는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책 제목에 박스는 고정관념, 구태의연한 생각, 한계, 불가능, 소극적 자세, 막다른 길 등을 의미합니다. 즉 그것을 부시고 상자 밖으로 나아가라는 겁니다.

 

 

책 제목이 참 멋있습니다. 그런데 처음 이 책 제목을 보고는 뭔 뜻인지 바로 안 와 닿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지나칠 뻔 했죠. 책 내용을 보고, 내가 크게 실수할 뻔 했구나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 주제였으니까요. 게다가 책에 나오는 발상의 전환 사례들이 몇 가지 본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 새로운 것들이더군요. 무릎을 탁 칠정도로 기발한 아이디어가 참 많더군요. 제가 요즘 관심 갖고 있는 드론 이야기도 나오고, 30분 공을 차면, 3시간 불을 켤 수 있는 공도 있고, 거꾸로 키우는 식물, 이전 사람이 주문한 것을 먹는 미스터리 카페 등 재미난 것이 많습니다. 아마도 이런 많은 예들은 지은이 오상진 님이 오랫동안 아이디어 발상을 돕는 일을 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시간, 공간, 생각, 미래를 변화시키라는 4개의 장으로 구성 되어 있는데, 각 장마다 발상 전환의 방법과 함께 많은 예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매 장 마지막에는 '생명의 다리' 프로젝트 아이디어가 실제로 실현 되기까지가 단계적으로 나옵니다. 자살의 대명사가 된 마포대교를 이 프로젝트로 자살률을 줄이고, 칸광고제에서 9개의 본상까지 받는 성과를 얻은 예죠.

 

일단 이 책의 큰 장점을 바로 머리 속에 소화가 된다는 거죠. 다양한 아이디어가 영양분처럼 머리에 쏙 쏙 흡수됩니다. 보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하죠. 다만 넘치는 영양제 때문에 저자가 말하는 새로운 발상 조언이 묻히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보고 덮지 마시고, 두 번 정도 정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후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 그때 그때 펼쳐보는 것이 이 책 사용법이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분에게 권하며, 한계 탈출을 원하는 분, 매일 매일이 똑같다고 생각하는 분에게도 추천합니다.  머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Impossible is 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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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 혁명 - 한방으로 치료하는 안구건조, 눈 피로, 눈 통증
김영삼 지음 / 부광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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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김영삼 지음

부광 출판

 

 

 

얼마 전 한 달간 왼쪽 눈에 눈썹이나 티끌이 들어온 거 같이 계속 거슬리고 아팠다. 눈을 씻기도 하고, 거울을 들여다보며 뭐가 들어갔나 살펴보기도 했다. 그러다 결국 안과를 찾아갔다. 난 한방치료를 선호하는데, 안질활에 관해선 한방 치료 이야기를 그리 많이 들어보지 못해 주저 없이 양방병원을 선택한 것이다. 어쨌든 결론은 알레르기성 질환이었다. 달랑 안약 하나 처방 받고 끝이었다. 그나마도 처방대로 해봤지만, 그다지 효과는 없었다. 안약 넣는 것을 그만두고 그냥 쉬었다. 그랬더니 모르는 사이에 좋아졌다. 결국 과로가 원인이었던 것이다. 아프기 전에 무리하게 작업을 했던 것이 문제의 시발점이었던 것이다.

 

​그전부터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면서 눈도 예전과 달리 늙어감을 느끼고 있었다. 매일 컴퓨터 모니터와 씨름 하는 입장이다 보니, 남보다 눈 건강이 좋을 수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부터 눈 건강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눈 운동 관련된 책도 좀 봐왔다. 지압이나 마사지, 시력 회복 운동 그런 것들이었다. 이것들은 대부분 예방적 차원이나 장기적 물리치료 내용이다 보니, 이번처럼 좀 심한 경우를 겪게 되니 좀 더 적극적인 안 질환 치료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어졌다.

 

​그러다 보게 된 책이 '안구혁명'이다. 이 책은 내가 선호하는 한방 치료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서 더욱 관심 가지고 봤다. 안 질환 중 안구건조에 대한 부분을 다룬 책이다. 안구 건조의 증상, 원인, 치료를 말하고 있다.

 

​책을 보니 내가 겪은 눈의 이물질 감도 본격적인 안구건조의 전조 증상이었다. 안구건조는 스트레스, 피로, 노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하는데, 난 세가지 다 해당됐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음허, 간기 이상에 따른 문제였다. 책에 나온 내용과 요즘 내 몸 증상이 일치했다. 요즘 들어 모든 게 거슬렸는데 이 역시 무관하지 않았다.

 

​안구건조를 유발하는 원인에는 콘택트 렌즈, 오랜 모니터를 보는 작업, 운전, 바람을 많이 쐬는 운동, 건조한 환경, 라식 수술, 당뇨, 관절염, 루프스 등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안구건조 발생이 눈만 치료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안구건조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자신이 개발한 인다라명목탕과 침치료를 제안하고 있다. 이 치료 방법은 저자가 병원진료를 못할 정도까지 문제가 된 자신의 안구건조증을 치료하기 별별 방법을 다 하다 발견한 것이다. 이 후 만 명 정도를 치료하며 다듬어진 방법이라 한다. 사용되는 약재도 책에 공개되어 있어 참고할 수 있다.

 

이 책으로 안구건조증을 한방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 점은 높이 사고 싶다. 다만 아쉬운 점은 너무 과도하게 많은 치료 사례다. 저자가 증상과 임상 결과를 참고하라고 일부러 담은 것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진짜 임상자료라면 다양한 통계 자료나 분석 자료가 들어 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어떤 통계자료도 볼 수 없었다. 그러니 책 구매자 입장에서는 병원 광고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불필요한 사례는 줄이고 치료에 관한 내용을 더 다뤘어야 한다고 본다. 눈에 좋은 음식이나 눈 운동법을 너무 간단히 몇 줄로 각 장마다 나오다 보니 그것도 그냥 구색 맞추기로 보였다. 인다라명목탕에 사용한 약재는 나와있지만, 기준이 될만한 약재 비율도 빠졌다. 약을 함부로 지어서는 안되지만, 그래도 병원 홍보용 책이 아니라면 그 정도는 나왔어야 한다. 이래저래 무료로 배포하는 병원홍보 마케팅 책자와 차별점이 뭔지 묻고 싶을 정도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질 좋은 주제의 내용인데, 기대에 비해 함량 미달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음 판본이 나온다면, 이런 점을 참고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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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엘리트, 최고들의 일하는 법을 훔치다 - 세계 엘리트들이 실천하는 21가지 업무 비결
김무귀 지음, 김세원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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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잘나간다는 엘리트들을 보면, 그들의 엄청난 연봉과 영향력 때문에 없었던 시기심도 저절로 샘솟는다. 그러면서 나도 능력면에서는 그들과 같지만, 단지 그들은 부모님의 부와 돈과 배경의 차이에서 밀릴 뿐이라고 스스로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달랜다고 그 차이가 가까워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벤치마킹이라는 방법이다.
다른 것은 바꿀 수 없다고 해도 그들이 일하는 방법 만큼은 충분히 따라 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괴짜 엘리트, 최고들의 일하는 법을 훔치다' 바로 이 책이 그들의 일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여러 분야의 엘리트 중에 저자가 직접 일했던 투자은행, 컨설팅, 자산운용사, 사모펀드와 같은 금융 쪽 업계 사람들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기에는 단지 그들의 일하는 방식만 나온 것이 아니다. 그들의 결혼관과 연애 이야기도 나와 있어, 화려한 엘리트의 삶 밑에 가려진 그늘도 살짝 들춰 볼 수 있다. 그들의 인간적인 이야기는 전해 들은 것들이 아니라, 저자 주변 사람들 이야기라서 더욱 리얼하게 와 닿는다. 자신의 부 때문에 상대를 믿지 못하고, 그만큼 높아진 신분 때문에 자신에 어울리는 상대를 찾기도 힘들다고 한다. 엘리트라고 해서 모든 게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이 책에는 21가지 엘리트들의 업무관련 노하우가 들어있다. 처음 책제목을 보고 난 어떤 독특한 꼼수가 담겨있나 생각했다. 그들은 머리가 좋으니 지름길을 가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완전 잘못된 생각이었다.
그들의 노하우는 지극히 평범하면서 바른생활 교과서에 나오는 도덕적인 것들이었다. 약속 시간에 어떠한 일이 있어도 늦지 말고 10분전에 도착하라,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해라, 일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하라. 하찮은 일도 정성껏 하라고 한다. 그들은 고객과 회사의 신뢰를 얻기 위해 항상 긴장하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별거 아닌 거 같으나 분명 이런 점들은 나와 다른 점이었다. 나도 약속시간에 늦지 않고 일찍 가려 항상 노력하지만, 늦게 되면 자기합리화를 한다. 그럴 수도 있지 한다. 그러곤 그 일을 까맣게 잊는다. 엘리트들은 그런 점에서 철두철미하게 자기 관리를 하며, 스스로 담금질을 한다. 그렇게 똑똑하고 학벌이 좋은데 그럴 필요까지 있나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말이다. 돈을 다루는 직업이다 보니, 평판도 중요하고, 정확성도 그만큼 중요해서 그런 것도 있겠으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분명 이런 것들이 가장 중요한 기본이라는 증거일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책은 사람과의 관계에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일 잘하는 기본 요소를 말해준다. 게다가 그 비결은 어렵지 않았다. 이제 철두철미한 실천만 남았다. 아마 이게 가장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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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든 그릇 - 편한 쓰임새와 아름다운 형태의 그릇 300점 그리고 31명의 목공예가 이야기
니시카와 타카아키 지음, 송혜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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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든 그릇하면, 떠오르는 것이 제사상의 제기 그릇과 스님들이 쓰는 발우 뿐이다. 우리 집의 경우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나무 그릇을 쓰지 않는다. 꼭 우리 집 뿐만 아니라 많은 집들이 그냥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도자기 그릇이나 스텐레스 그릇을 쓴다. 내 생각에 가격이나 편리성을 떠나, 나무 그릇을 쉽게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게다가 주부의 마음에 쏙 드는 그릇을 만나는 것은 더 더욱 어려워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무로 만든 그릇' 이 책을 보면, 남자인 나도 반하게 만드는 많은 나무 그릇들이 나온다.  31명의 일본 목공예가가 만든 실생활에 사용하는 그릇 300점을 담고 있다. 그릇 하나 하나 그냥 보기만해도 그 그릇에 음식을 담아 먹으면 건강해질 것만 같다.


책을 보기 전에는 나무 그릇이 다 거기서 거기겠지 했는데, 내 생각이 틀렸다. 예스러운 디자인의 그릇도 있고 현대적 감각이 넘치는 디자인도 있었다. 단지 디자인만 예쁜 것이 아니다. 카레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떠먹기 좋은 그릇과 스푼을 만들어 실용성을 더한 목기도 있고, 손에 딱 맞는 쟁반도 있었다.  하나도 같은 것이 없었다. 옻칠도 난 까만 느낌의 익히 알고 있는 그것만 생각했는데, 나무 무늬를 그대로 살린 옻칠도 있었다.

그저 감탄만 나왔다.

 

그리고 여기에 나온 그릇 대부분은 목공예가가 아이와 가족 또는 자신을 위해 만든 것들이다. 사랑이 담긴 그릇이었다. 게다가 그릇을 만들고 충분히 써보고 나서 판매도 한다고 하니 디자인만 신경 쓴 작품이 아니라, 실용성도 갖춘 그릇이었다.

 

 

이 책에선 단순히 나무 그릇을 보여주기 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나무 그릇을 DIY 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중간 중간 목공예가 간단한 나무 그릇을 만드는 방법을 과정별로 알려준다. 사용되는 도구며, 주의 사항, 나무를 파는 방법, 사포질하는 방법, 나뭇결을 이용하는 법, 마지막에 기름 입히는 방법까지 말이다.
나도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릇을 만들기 위해선 어느 정도 도구를 갖추어야 했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나중이라도 꼭 만들어 볼 생각이다.
탐나는 작품 그대로 베껴보고 싶다. 물론 결과는 천지 차이겠지만….

 

 

흙, 철, 돌 놋쇠, 유리, 나무 등, 그릇을 만드는 재료는 참 다양하다.
그런데 그 중 나무 만큼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재료는 없다. 그릇을 쥐고 있을 때 닿는 촉감도 너무 차갑거나 뜨겁지 않아 거부감이 없다.
나이테는 그 자체로 멋진 무늬가 된다. 그것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무늬이며, 나무가  살아온 흔적이다. 나무 그릇은 자연 그 자체이다. 식사 시간이나 주전부리를 즐길 때 나무그릇은 사람에게 더 완벽한 자연을 선사한다.
이것이 '나무로 만든 그릇'을 보며 내가 느낀 나무그릇에 대한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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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딱 좋은 날 - 감성돼지루미의
루미 지음 / 오후세시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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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하나 둘 늘어 나면서, 마음의 색깔은 점점 무채색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회색 도시가 비단 콘크리트 아파트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삶이 무감각해진다. 일도 힘들고 즐겁고가 아니라 그냥 하는 거니까 하는 식이 된다. 개콘을 보고 한바탕 웃어도 그 때 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얼굴은 청동 조각상이 된 듯 굳어버린다.

 

 

이렇게 얼어가는 마음을 녹여줄 감정은 사랑일 것이다. 무채색으로 점점 굳어가는 나의 마음을 녹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감성돼지 루미의 사랑하기 딱 좋은 날'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돼지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란 영화가 떠오르는데, 여기선 돼지 루미가 사랑에 빠졌다. 사랑의 아픔에 어쩔 줄 모르기도 한다. 루미는 원래 Gloomy Pig 였는데, 너무 우울해 보인다는 주변 사람 말에 G와 pig를 빼서 루미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우울한 돼지. 아무리 상상을 해봐도 연상이 되지 않는다. 고사 상에 올라간 미소 짓는 돼지만 떠오르지 세상에 우울한 돼지가 어디 있을까 생각이 된다. 책에 나온 루미의 모습도 우울함보다 너무 귀엽고 엉뚱해 보인다. 아무리 눈 양끝이 쳐진 한자 팔자가 되어도 귀엽기만 하다. 어쩌면, 그게 작가의 의도일지도 모르겠다. 겉과 다른 속마음을 표현 한 거라 할까? 삐에로의 모습이 아무리 웃고 있다고 그 속 마음도 웃고 있다고 할 수 없는 거와 같다. 루미가 귀엽고 미소와 웃음을 주지만, 루미는 사랑의 아픔에 뼈저린 고통을 느끼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책 속에 루미는 편이점 앞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지하철 역에서, 삼겹살집 앞 등 현실 속에서의 사랑과 이별의 아픔, 평범한 일상의 삶을 얘기한다. 너무 아름답게 과장하지도 않고, 너무 아프도록 우울하게 말하지도 않는다. 이 세상 사람이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못 이룬 사랑 때문에 다 죽지 않는 것과 같다. 보통 사람? 보통 돼지?의 삶의 투덜거림 정도다. 재미난 그림을 보고 미소를 짓다가도, 다시 생각하고 살짝 가슴이 저려지는 느낌을 즐길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그림과 색상, 표현이 너무 마음에 드는 책이다. 그림 공부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 속의 그림 주변 여백이 많이 남으므로 루미 옆에 자신의 그림을 그려도 좋을 것 같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넣어도 좋을 것 같다. 아니 그냥 다이어리로 사용해도 재미날 것이다.

회색 빛으로 변한 내 마음을 루미가 책 속의 다양한 색으로 물들어 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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