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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의 보이지 않는 손 - 휴먼 빅데이터로 밝혀낸 인간 조직 사회의 법칙
야노 가즈오 지음, 홍주영 옮김, 황래국 감수 / 타커스(끌레마)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이노 가즈오 지음
황래국 감수
홍주영 옮김
타거스 출판
빅데이터의 광풍과 함께, 각종 센서를 이용한 Iot 시대가 열려졌다. 기술적인 진보는 하루하루 다르게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런데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는 너무 식상하다 생각들 정도로 뻔한 것들이 많다. 작년인가 어떤 전시회를 갔더니 Iot 활용이라고 나온 통신사 서비스가 노인을 위한 것으로 회사만 달랐지 내용이 웃기게도 거의 같았다. 그만큼 다양한 활용 방법을 못 찾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의 보이지 않는 손'은 그런 면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는 책이다.
빅데이터의 뻔한 활용을 넘어 이 책에서는 인간 행동의 법칙성, 행복, 운, 생산성 향상까지도 데이터로 분석, 일반적인 법칙으로 만들어 낸 것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 재미난 것은 이런 연구를 시계처럼 차고 다니는 센서나 사원증에 센서를 장착해서 분석해냈다는 것이다.
그 동안 인간의 행동은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 분석하기 아주아주 복잡하다고 생각했는데, 간단한 방법으로 알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이런 결과를 얻는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현재 히타치 연구소 소장으로 인간행동 연구의 1인자라 불릴 정도인 저자의 오랜 연구 활동 결과일 것이다. 빅데이터란 이름이 있기 전부터 웨어러블 센서를 이용한 행동 연구를 했다고 하니 이 분야에 최고라 불리는 것이 어색하지 않는 거 같다.
책에서 시간은 생각대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한다. 우리가 멋지게 계획표를 만들어 실천하려고 해도 그게 다 지켜질 수 없으며, 오늘 하루 종일 운동만 할 거야, 또는 공부만 할 거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왼쪽 팔에 가속도 센서를 차고 측정한 결과 모든 일에는 U분포라는 지수분포와 같은 그래프를 그린다는 것이다. 느린 팔 움직임이 일정 시간을 차지해야 빠른 팔 움직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루 종일 한 가지 일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더 나가 어떤 일이 마음 내키지 않는 경우 움직임이 고갈된 상태로 활동예산을 다 써버린 것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고갈되었는데도 억지로 일을 하게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더 큰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인간의 행동 패턴 연구를 통해 그가 스트레스나 정신건강 위험을 알아낼 수도 있다는 얘기도 된다.
그럼 행복은 어떻게 측정하는 것일까? 행복의 정의는 다양하겠지만, 여기서 그는 행복을 자신이 맘대로 할 수 있는 자유로 보고 있다. 먹고 싶은 거 먹을 수 있고, 하고 싶은 것 다하고, 원하는 게 다 이뤄질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처음엔 이상했으나 좀 생각해보니 말이 된다. 어떤 일을 성취하면 그만큼 행복하니까 말이다. 어쨌든 연구 결과 행복한 사람은 가속도 센서 측정에서도 신체를 잘 움직인다고 한다. 또한 행복한 사람이 많은 조직이 회사에 더 많은 이익을 남긴다고 한다.
비슷한 연구로 휴식 중 대화가 활발하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콜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했는데, 숙련도를 떠나 일정 시간 휴식시간에 조를 짜서 대화를 즐기게 하면 수주율이 13%나 높아졌다는 것이다. 요즘 각 기업마다 생산성을 높이려고 어떻게든 사람들을 쥐어짜려고만 노력하고 모든 것을 IT화, 자동화에만 열을 올리는데, 오히려 연구 결과는 그 반대였다. 인간적 만족감이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재미나게 봤던 것은 운에 대한 기발한 접근법이다.
운을 어떻게 계량할 수 있을까? 난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운은 그저 셀 수 없는 하늘에서 신이 주는 것이나 아니면 말 그대로 우연히 생기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운을 사람과의 관계로 생각했다. 운이 좋은 사람은 많은 사람과 인적관계를 맺고 있어서 자신의 일을 더 쉽게 해결한다고 본 것이다. 진짜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복 같은 것은 제외하고, 측정이 가능한 운을 생각한 것이다. 이 역시 말되는 얘기다. 인적 소통이나 관계가 없는 사람은 뭘 해도 잘 풀리기 힘든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잘 나가는 사람은 운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연구는 결국 자신의 인맥과 조직의 소통 흐름을 알 수 있고, 해당 조직의 문제점이나 발전 방향도 알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책에는 센서와 빅데이터를 통한 기발한 접근이 나오고 있다.
요즘 인문학 얘기가 많이 거론되는데, 책이나 방송을 보면 재미는 있으나, 알맹이가 없는 게 대부분이다. 이는 이미 나온 결과를 강연자가 자기만의 시선으로 그럴듯하게 짜깁기만을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리고 인문학의 중심은 사람인데, 사람에 대한 연구 없이, 기존의 심리학적, 철학적 또는 이도 저도 아닌 자신만의 사견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이야기는 재미있으나, 화두를 던지거나, 미래 지향적인 동기부여 또는 결과는 없는 것이다.
반면 이 책의 저자 이노 가즈오는 인간 행동을 연구하며, 그것을 어떻게 사회에 활용해야 하는지, 사회나 경제가 어떻게 변해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이하여 인간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도 너무나도 잘 정리하고 있다.
내 경우 오랜 시간 IT 관련 일을 하며, 자동화에 따른 감원, 인공지능이나 로봇과 같은 첨단 기술에 따른 딜레마에 고민을 하고 있었다. 앞으로 어떤 방향의 길을 걸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장 뒤에 나오는 나오시마 선언을 통해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빅데이터, IOT, 웨어러블, 인공지능 등 관심이 많거나 응용에 관심이 많은 분에게 강력 추천하며, 자기 사원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경영주에게도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