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드랑이가 간지러워 동화는 내 친구 92
송방순 지음, 노준구 그림 / 논장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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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책을 둘러보던 중 우연히 마주치게 된 페이지가 있었다.

주방에서 엄마는 설거지하고 아이는 밥을 먹고 방문에서 나오는 아빠의 얼굴은 호랑이다몸은 사람인데 얼굴만 호랑이 가면 같은 걸 뒤집어쓴 그림이 너무 웃겨서 혼자 뿜고 말았다너무 궁금해서 읽어보게 된 책 [겨드랑이가 간지러워].

 

주인공 지웅이가 발견한 아빠의 큰 비밀아빠는 새다이런 설정이 너무 뜬금없었지만 나름 기발했고 내가 이 책의 첫 장을 열게 해준 포인트였다.

아빠가 밤에 부엉이로 변신하는 것이 그러하듯 우리는 누구나 비밀 한 가지쯤은 가지고 있다누구나 평범해 보이지만 누군가에겐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라는 말이다.

 

다른 무언가가 된다는 건 그만큼 책임감이 따른다는 거야.”

이제부터 아닌 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하고 당당해 질거야그 애들을 변화시키긴 어렵지만나 자신은 변할 있으니까.”

그건 네가 선택해네가 무슨 일을 하건어떤 사람이 되건넌 항상 특별하니까.” 

  

나는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책임감과 너만의 특별함을 알려줄 방법을 생각해본적이 있던가?

아직 와닿지 않은 문제이기에 생각해본적이 없지만 그때가 도달한다면 제발 그때는 제대로 된 방법을 알고 있길 바란다.

  

한없이 보잘것없고 아무것도 아닌 것만 같았던 주인공이 위기에서 숲을 살리고 아빠와 삼촌의 목숨까지 구한 것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큰 계기로 작용되었다이 과정을 통해서 비로소 지웅이는 좀 더 특별한 자신을 만날 수 있었고 한층 단단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10대의 아이들은 자기표현을 잘하고 개성이 강한 특징이 있다그러한 감각을 살려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고 내 앞에 놓인 시련과 당당히 맞설 줄 안다면 너무나 기특할 것만 같다주인공 지웅이처럼 학교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조차 어느새 특별해져버린 요즘이다그만큼 아이들에게는 힘들고 버겁고 어려운 문제다그래서 아직 어린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격려와 진심 어린 말 한마디가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넌 강하고 특별한 아이야.


 성장기의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읽고 서로에게 격려와 자신감을 북돋아줄 수 있는 대화의 순간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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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교과서 인물 : 왕건 - 너그러운 마음을 베풀며 슬기롭게 새 시대를 연 지도자 이야기 교과서 인물
이재승.정혜린 지음, 오오니시 미소노 그림 / 시공주니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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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위인전이 참 잘 나온다는 생각이 든다예전에도 이처럼 나왔더라면 나는 결코 위인전을 책장에만 꽂아두지는 않았으리라 후회해본다책 좀 읽어 잔소리 한번 하지 않은 내 엄마가 갑자기 보고 싶어진다.

 

태조 왕건은 후삼국을 통일하고 고려를 세운 인물로 이 책에서는 업적의 큰 줄거리보다는 왕건의 지혜와 관용을 중심으로 일대기를 다뤘다.

 

스토리텔링의 주인공 영후는 임원선거에서 몇 표 차이로 떨어져서 속상해하던 중 왕건이 전투에서 지고 겨우 목숨을 건지고 도망가다 잠시 쉬던 곳인 독좌암의 구전을 듣는다위인이라고 절대 실패가 없었던 건 아니라고 생각하니 영후는 큰 위로와 공감을 받게 된다이처럼 이야기 형식으로 알기 쉽게 서술되어 있으며 태조 왕건의 따뜻한 마음씨와 성품을 기반으로 왕건의 일대기가 정리되어 있다덕분에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덤이다.

 

왕건의 원수이자 가장 큰 적이었던 견훤을 왕건은 넓은 포용과 아량으로 받아주게 되는데이로 인해 왕건은 신라까지 통일하고 후백제까지 정복하는 계기를 완성했다사람이 아무렴 마음이 넓다 한들 원수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 자가 몇이나 될까 싶지만태조 왕건이 그걸 또 해낸다어지간한 포용력이 아니고서는 그 누구에게도 결코 쉬운 결단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야기 교과서 인물에 등장하는 왕건은 그의 삶과 성품을 중점적으로 알리고자 했으며단지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왕건에 대한 삶의 지혜와 인생의 가치관을 들여다보며 본받을 점을 강조한 책이다왕건이 고려를 건립했다는 건 아주 중요한 사실이다하지만 아이들에게 왕건의 지도자로서의 성품과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를 조금 더 어필함으로써 올바른 인품과 사람다움에 대해 어제보다 오늘 더 아는 결과를 안겨주었다.

 

나는 초등학생들이 지루한 몇십 권의 위인 전집을 의무감으로 읽지 않았으면 한다전집이라는 무게감은 아이에게 호불호가 갈릴 수 있고 한창 독서의 과도기에 진입한 아이들에겐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전집보다는 단권의 위인전 한 권을 두세 번 정독해서 온전히 이해하고 배우는 것을 선호한다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우리 아이에게 왕건을 한 번 더 읽기를 권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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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사랑해 엄마 마음 그림책 2
최형미 지음, 원유미 그림 / 을파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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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공감할 [언제나 사랑해]라는 말.

나도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로 공감은 하지만 내가 과연 아이에게 하루 한 번 이상의 사랑해란 말을 해줬던가? 내가 무뚝뚝하고 사날없어 사랑해라는 말을 너무 아끼진 않았는지, 내 아이가 괜찮다고 너무 안이하게 지나치고 있진 않았는지 책을 읽고 유난히 걱정스러운 내 마음과 부딪힌다.


이 책이 끌리는 이유는 EBS 육아학교 멘토이자 아주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인 조선미 박사가 강력 추천한 엄마 마음 그림책 시리즈 중에 한 권이고, 아이 키우는 데 있어 정신적인 지주는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에서 아이는 묻는다. 엄마는 나 사랑하지? 엄마는 대답한다. 그럼 널 사랑하지. 그래도 아이는 상황이 바뀔 때마다 같은 질문을 한다. 엄마는 상황은 바뀌지만 늘 널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렇다 아이는 확인받고 싶어 한다. 자기가 잘했을 때도, 잘못했을 때도 엄마는 늘 내 편이라는 걸. 날 사랑하고 있다는 걸 확인받고 싶은 거다. 누군가는 그런다.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냐고. 그렇지만, 어른인 나도 말 안 하면 모르는데, 어린 아이들은 오죽할까?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안아주고 감싸주고 사랑한다고 말할 때 비로소 안정적인 유대관계가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는 표현해 주는 사랑이야말로 진짜 사랑이다. 이때부터는 그야말로 애정을 넘어선 애증의 관계가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로에게 꼭 없어서는 안 될 존재.


이 책이 무엇보다 공감이 되는 건 그림이다. 아이의 표정 변화, 엄마의 몸짓, 하물며 엑스트라의 표정까지도 너무 섬세하고 리얼해서 하마터면 웃다가 울 뻔했다. 조심스럽게 써보자면 이 책의 완성도는 정말 그림이 다했다고 본다.


오늘도 나는 아침에 출근을 핑계로 아이에게 서두를 것을 강요하고, 밥을 빨리 먹으라고 재촉했으며, 혼자 옷을 입지 못한다고 타박을 했다. 그 바쁜 시간에도 이렇게나 많은 말들을 했구나 싶다가도 정작 아이에게 꼭 필요한 말, 아이가 들으면 기분 좋은 말은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하고 저녁에 만나면 꼭 해줘야겠다. 엄마는 언제나 널 사랑해라고. 


육아에 정답은 없다. 육아를 10년을 해도 여전히 내 아이맘을 모르는 건 한결같다.

나와 같은 엄마들을 위한 마음 그림책 [언제나 사랑해] 아이와 함께 꼭 한번 읽어 보길 바란다. 오늘의 지친 육아는 이 한권의 그림책으로 부디 달래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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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파랑 2 - 마지막 소원을 찾아서, 제3회 No.1 마시멜로 픽션 대상작 2탄 마시멜로 픽션
차율이 지음, 샤토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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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나 책들의 대부분은 흥미롭다미지의 파랑 역시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이지만 조선이라는 특정 시간대를 선택했다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과 같은 실존 사건을 언급함으로써 좀 더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미지의 파랑만의 시간 여행을 완성했다는 생각이 든다.

 

미지의 파랑 1권은 파란색 바다배경 표지가 시선을 끌었는데 미지의 파랑 2권은 난데없는 핑크색표지가 등장해 의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끝없는 바다를 배경으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신비로움과 시간을 초월한 우정 이야기를 담은 마시멜로 픽션 대상작이다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마시멜로픽션 수상작은 200% 성공하는 책이다아이의 만족도가 항상 높은 책이다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우정이라는 요소야말로 직접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최고의 매개체가 아닌가 싶다.

 

500년을 지켜온 해적단해적단들의 이름들은 하나같이 독특하다멍게해삼오징어 같은뒤돌아서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이름들어른들이 흔히 일컫는 꼴뚜기 삼형제다못생긴 이름을 착안한 것도 책의 독특함과 창의성을 칭찬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미지아직 알 수 없는 이란 뜻의 미지미지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주인공 미지와 일맥상통한다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미지를 예측해보는 독자의 상상력만이 담뿍 필요하다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의 시간이었다.

 

과거에만 존재하던 친구현실에서는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여겼던 아이가 우리 반 전학생으로 전학을 왔다이보다 더 설레는 설정이 또 있을까늘 시간여행자였던 그들에게 종착역은 우정이라는 쏘울 메이트였다.

 

"과거는 그립고현재는 복잡하고미래는 두렵지하지만 피하지 않고 맞서볼게."

 

진정한 우정은 너로 인해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 했다티격태격 한참 싸우고 클 나이의 고학년 사춘기 친구들이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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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 - 삶의 의미를 더하는 작가의 말 지노 지혜의 말 시리즈
케빈 니퍼트 엮음, 금정연 옮김 / 지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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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은 독서록이라는 게 있다독서를 하면 타의 건 자의건 독후감을 쓰는 공책이다.

나도 독서만 해서는 어떤 책을 읽었는지 기억도 안 날뿐더러 책의 내용을 잊지 않으려고 꼴에 서평이라는 타이틀로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역시나 글을 쓰는 것은 읽는 것의 삼만 배 정도는 어려운 작업이었다물론 예상을 아예 못 했던 건 아니지만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내 오른손이 시작부터 고집이다누가 읽어도 불편하지 않게 글을 한번 써보고 싶었다물론 나는 전문 작가도 아니고 글을 굳이 써야 할 명분도 없지만 나에게 있어 글쓰기는 오롯이 내만족이다.

 

블로그에 육아일기를 10년 넘게 써왔지만 책을 읽고 서평 쓰는 건 또 다른 일이었다.

나만의 제한된 공간에서 쓰는 육아일기는 맞춤법이 틀리든 말든글이 짧든 길든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책을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는 일은 나에게 그야말로 일거리였다.

 

[글을 쓴다는 것이 책은 나에게 글을 잘 쓰는 방법 따위는 알려주지 않는다그저 유명 작가들의 글쓰기에 관한 명언들을 읽게 해줄 뿐그래도 확실한 건 이 책이 글쓰기의 기본적인 윤곽은 잡아준다는 것이다.

 

글쓰기에 정답은 없다고 한다세상의 작가가 존재하는 수만큼 저마다의 방법들이 있다고 한다작가는 아무런 글도 쓰지 못할 때 글쓰기 관련 책들이 꽂혀있는 책장에서 아무 책이나 꺼내 펼쳐서 조금의 힌트를 본다 했다정작 작가도 글쓰기 위한 노력을 하는데 작가도 아닌 내가 글쓰기가 결단코 쉬울 리가 없다.

 

작가들마다 글을 쓰는 성향이나 가치관은 다르지만 명언들에서 나오는 공통적인 글쓰기 기술 중 하나는 독서이다.

더 나은 작가가 되는 유일한 방법은 더 나은 독자가 되는 것이다.” 21P

독서는 활동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행위다독서에는 품이 든다.” 297p

 

독서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왔던 대목이다독서와 책에 관한 명언들은 수도 없이 쏟아지지만 정말 비참한 건 나조차도 저런 대우주의 진리를 등한시 해왔다는 사실이다그래서 지금 이렇게 간단한 독후감도 힘겹게 쓰고 있는 이유겠지.

 

매일 써라절대 멈추지 마라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명언이다.

일단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시작하지 않아서이다

뭐라도 끄적이자

뭐라도 쓰다 보면종이를 채우다 보면 나에게도 쉽사리 이천 단어를 채울 날이 오지 않을까나처럼 글쓰기가 힘든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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