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릴게요, 미스터 판다 짧지만 충분해요! 한마디 그림책 1
스티브 앤터니 지음, 김세실 옮김 / 을파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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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 그림책의 첫 번째 시리즈짧지만 충분해요 시리즈는 이제 막 유년기에 사회생활을 시작할 아이들에게 사람과의 관계를 맺어가는 소통의 방법을 짧은 언어로서 제시해 준 그림책이다기다릴게요미스터판다 이 책이 뭔지 모르는 사람도 일단 읽고 나면 저자의 의도나 방향성을 이 한권만으로도 알게 되는 책이다.

 

시리즈는 기다릴게요 고마워요사랑해요 잘자요 등과 같은 짧지만 한 마디로 충분히 감정전달이 되는 언어들로 꾸려져 있다아직 감정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고 표현이 서툰 아이들에게 훌륭한 그림책이 아닐 수 없다이 시기에 읽어주는 짧지만 충분해요 시리즈야 말로 타인을 배려하고 소통할 수 있는 아이로 키워주는 지름길이란 생각을 해본다.

 

미스터판다에게 무엇을 만드는지 궁금해 하는 동물 친구들잠깐만 기다려보라고 말하지만 동물 친구들은 기다림의 지루함을 버티지 못하고 가버린다사실 기다리는 일은 어른인 나에게도 힘들다나는 무려 엘레베이터 문이 자동으로 닫히기도 전에 닫힘 버튼을 눌러서 상황을 종료시키고 정수기의 한잔컵이 채워지는 짧은 시간도 내손은 허둥댄다 하물며 아직 타인이라는 인식조차 자리 잡지 않은 아이들에게 있어 기다림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깨닫게 된다.

 

아이와 책을 함께 읽으며 미스터판다를 기다린 우리는 기다림이 두근거림으로 바뀜을 느꼈다누군가가 직설적으로 말해주지 않았지만 기다림은 곧 설렘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기다림이 결코 지루하지만은 않다는 것을판다를 끝까지 기다려준 펭귄의 배려를 느끼고소통의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기다릴게요이 한마디로 모든 정리가 다 된 느낌이다탁월한 언어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깨알같은 판다의 표정 변화도 느낄 수 있었다눈의 위치 입의 위치만 살짝 살짝 달라졌을 뿐인데 감정의 변화는 확실하게 달라짐을 느꼈다역시 세계적인 그림책작가는 다르구나 싶다.

 

미스터판다 시리즈이제 언어를 배우는 유아들에게 선물하면 너무 좋을 책이다짧지만 매우 강력한 한방의 책으로 예의바르고 사랑받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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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해도 괜찮아 생각하는 숲 26
오숙현 지음, 노인경 그림 / 시공주니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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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기도 하고 에세이이기도 한 것이 요즘 같은 가을날에 가볍게 읽기 딱 좋은 책이다.

 

앙증맞은 개미 캐릭터가 일단 시선을 잡는다책을 펼치면 아이들이 읽기에도 적당한 글 밥으로 한 번에 글자와 그림을 스킵 할 수 있다동화 같은 에세이는 또 왜 이리 마음에 와닿는지.. 나이가 먹었음에도 이 책은 결코 동화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고 일상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 주는 공감의 치유책 같다.

 

발랄한 글자체 덕분에 독서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봐도 봐도 귀여운 등장 캐릭터는 읽는 내내 즐거움을 주는 시너지 역할을 한다책을 읽다가 픽하고 웃는 내 콧바람 소리가 몇 번이나 났는지 모른다책 끊어 읽어도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아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 좋은 책이다이를테면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이라든지 혹은 아이와 함께 떠난 피크닉에서 보면 기분이 상쾌해질 것만 같은 책이다.

 

깜빡이 개미의 아주 소소한 에피소드가 마치 나의 이야기 같다깜빡하는 나도 있고 실수하는 너도 있고그러면서 함께 어우러져 사는 세상살이는 사실 오늘도 살맛 나는 이유가 아닐까?


읽고 나면 잔잔하게 가슴이 동요하는 책이다어른부터 아이까지 두루두루 읽을 수 있는 그림동화 책으로 아이들에게 선물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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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운동장 북멘토 가치동화 40
박현숙 지음, 유영주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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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작가로 유명한 박현숙 작가의 수상한 시리즈 무려 9번째 이야기이다.

수상한 시리즈를 읽었던 아이들이라면 이번 시리즈도 여지없이 버킷리스트에 올라가 있지 않을까 싶은 도서이다수상한 시리즈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아이들에게 큰 공감을 유발하고 책을 통하여 큰 가치를 깨닫게 하는 가치 성장동화이다.

 

 

나무와 꽃이 가득한 저 화단에 과연 선인장이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심어놨을까그런데 말이다시간이 지나면서 선인장이 아주 멋져 보이기 시작했단다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었는데 웬걸다른 꽃들과도 아주 잘 어울려선인장이 꽃과 다르다고 생각한 건 내 고정관념이었지잘 보렴꽃들은 색깔도 모양도 다 제각각이야나무도 그렇고 말이야봄에 피는 꽃여름에 피는 꽃그리고 가을에 피는 꽃꽃이 피는 시기도 제각각이지제각각인데도 잘 어울리지운동장도 화단이나 마찬가지야.”  P.127

 


이 작은 나사가 뭐 그리 중요하나하나쯤 빠져도 괜찮을 거 같은데이렇게 생각하기 쉽겠지만 절대 그렇지가 않아미니 자동차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게 없지이것 보렴이렇게 하나씩 제자리를 찾아가면 자동차가 완성되지.”  P.201


 

아이들이 세상과 어울리기 위한 필요 단계를 운동장으로 설정한 건 아주 탁월했다학교 운동장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장소로 모두가 어우러지는 공간이다커다란 운동장과 1185분의 1이라는 공간의 싸움이 가당키나 할까싶었는데 수상한 운동장이 만들어내는 스토리의 경쾌함으로 역시나 알맞게 풀어간다


화단에 심어놓은 선인장이 생뚱맞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어울림이다처음부터 100% 맞아 떨어지는 조합은 사실 드물다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어울리다보면 그것이 아우르는 적절함은 분명히 나타나게 마련이다.

 

큰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아이들의 작은 발걸음이 이 책을 읽고 나면 조금 신이 날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오늘도 학교 가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모두 가벼웠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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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소 벼락이 독깨비 (책콩 어린이) 68
박찬아 지음, 한용욱 그림 / 책과콩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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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아이들이 동물을 좋아하지만 11살 딸아이는 특히나 더 많은 관심과 애착을 보인다일단 동물이 등장하는 책은 일단 지르고 보는 경향이 있으며 결코 한 번으로 끝내는 법도 없다싸움소 벼락이도 여러 권의 책들과 함께 주었지만 역시나 가장 먼저 읽어낸 책이다그만큼 동물이 주인공인 책은 성공 확률 반은 먹고 들어간다이 공식이 다른 아이들에게도 결코 다르게 나타나진 않을 것이다.

 

싸움소 벼락이는 팔삭둥이의 미성숙한 개체로 태어나 몸집이 왜소하고 약했으며 한쪽 뿔마저 성치 않은 장애를 갖은 소였다태어나면서 어미와 떨어져 지내게 된 벼락이가 민우는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벼락이는 어릴 때부터 다른 소들과는 달랐다외양간을 점프해서 탈출하고 모래사장을 말보다 더 빨리 달렸으며산에 가서 삼을 캐먹고 다니는 좀 많이 특별한 소였다그런 벼락이가 우연한 계기로 싸움소 대회에 나가면서 큰 몸집의 소들을 상대로 싸우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벼락이가 싸움소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삶을 그대로 받아들지 않고 장애라는 한계에 굴하지도 않으며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용감무쌍의 기질을 발휘했기 때문이다더군다나 벼락이에겐 민우의 보살핌이라는 큰 거름과 우정이라는 커다란 방패가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 따위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때 비로소 굴레를 벗어날 수 있다.

벼락이와 민우의 성장 스토리를 보면서 세상엔 보고도 놀랄 일믿기지 않는 일이 많다는 걸 새삼 느낀다.

나와 아이는 오늘 내 한계에 도전할 무언가를 빨리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물론 아이는 내 말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은 승리는 승리가 아니고 최선을 다한 패배는 패배가 아니다!”

자신감을 갖게 해 줄 동화 싸움소 벼락이를 성장기의 아이들이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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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의 임진왜란 - 성장소설로 다시 태어난 쇄미록
황혜영 지음, 장선환 그림 / 아울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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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의 난중일기는 참 익숙한데 쇄미록은 사실 낯설다쇄미록은 임진왜란 때 양반 오희문이 기록한 [쇄미말 그대로 초라하고 보잘것없다라는 뜻의 피란 일지이다쇄미록은 일반 백성들과 피란을 다니며 자세한 전쟁 상황과 왜군의 잔혹함을 기록하고 가난과 배고픔의 생활상을 꼼꼼하게 기록한 민간인의 기록이다민간인의 기록이라 역사물에 있어서는 특별하다고 하는데 쇄미록을 기반으로 아이들이 쉽게 볼 수 있게 창작된 동화가 바로 열두 살의 임진왜란이다.

 

열두 살의 임진왜란은 담이를 통해 담이가 겪는 고통과 슬픔을 고스란히 통감할 수 있고당시의 아픈 전쟁의 기억까지도 생생하게 전달됨에 사뭇 진지한 동화이다.


이 책을 읽어보고 사실 조금 놀랐다전쟁의 상황과 왜군의 잔인함은 그렇다 쳐도 피란의 생생한 기록들 때문에 몰입감을 준다한 페이지도 결코지루하지 않고 기록의 상황들을 상상하며 계속 잔상을 남긴다학부모인 내가 아이 책을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읽어도 되나 싶을 정도의 세세함이다.


책에는 전쟁과 굶주림뿐 만이 아닌 사회 풍습이나 관례도 엿볼 수 있다혼례날 잔칫상에 올려지는 소고기나 민어 등의 음식들이 그러했고 사람이 죽어 장을 치르는 모습들이 그러했다. 7년간의 이어진 난리 통에도 사람은 태어나고 죽었으며 혼례도 치른다당시 봄에 화려하게 수를 놓았을 오얏꽃살구꽃복사꽃의 길목을 상상해 본다전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예쁜 꽃들의 향연이 어쩌면 전쟁 통에 혼자 살아남은 담이와 같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쇄미록은 몰라도 이 한 권이면 충분하다임진왜란은 그저 충무공 이순신의 이야기가 아닌 조선의 모든 백성이 겪었을 아픔과 고통의 시간이었음을 담이를 통해 온전히 느끼길 바라본다아이와 부모가 꼭 함께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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