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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장의 욕망 카드 ㅣ 아이앤북 문학나눔 26
김경옥 지음, 용란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20년 10월
평점 :

고학년을 대상으로 출간된 이 도서는 그릇된 욕망을 참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으로 방황을 하는 성장기 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년에 5학년이 되는 딸아이가 있어 함께 읽어보고자 선택한 책이다.
우리는 누구나 소망을 꿈꾼다. 소망의 종류가 무엇이든, 크기가 그거나 혹은 작거나 소망한다. 소망은 우리의 본능이기도 하지만 미래에 대한 꿈이기도 하다. 그 소원을 담은 소망들이 하나둘씩 실현될 즘에 우리는 아주 환호하고 뿌듯하며 또 다른 소망을 품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소망이 도를 넘어설 때 우리는 그것을 탐욕이라고 부른다. 이건 성장기 아이들의 탐욕에 관한 이야기다.
6학년인 규리는 공부도 잘하고 싶고 멋진 브랜드의 옷과 아이템들도 갖고 싶은 평범한 학생이다. 하지만 규리는 자신만의 특별한 3장의 욕망 카드가 있다. 욕망 카드 세장을 원하는 게 있을 때마다 한 장씩 쓰게 된다. 3장의 욕망 카드는 모두 붉은색 계통으로 욕망이 뜻하는 정의와 카드의 색상에서 받는 색채감이 욕망이란 의미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규리는 주머니 속에서 빨강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성적을 오르게 해 주는 빨강 카드!’
이때까지만 해도 분명히 빨강 카드는 소망카드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분홍 카드로 물건을 샀을 뿐이야. 뭐든 살 수 있는 이 카드로 산 거라고.’
온몸이 뜨거워지면서 현기증이 일어났다. 규리는 좀 더 당당하려고 숨을 크게 몰아쉬었다.
‘친구의 사랑을 끌어오는 주황 카드. 오늘 학원에 가면 소미와 영미가 있는 C반에 놀러 가야지. 그러면 아이들의 태도가 다시 바뀌겠지.’ 규리는 반드시 친구들의 사랑을 다시 끌어오리라 마음먹었다.
분홍카드와 주황카드는 욕망카드가 되어버렸다. 소망이 욕망으로 바뀌는 순간을 경험하게 되었다. 규리는 왜 그렇게 헛된 것에 집착했는지 꼬박 이틀을 아프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상반되게도 규리의 동생 인아는 종이학을 접으며 소망들을 하나씩 품는다. 이렇게 대조되는 규리와 인아를 보며 규리의 선택이 얼마나 그릇된 행동인지를 보여 준다. 오늘 딸아이에게 종이학 접는 법을 꼭 가르쳐줘야겠다.
“요즘은 네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3도 정도 따듯해진 것 같아. 세상을 바라보는 눈빛이 1도만 높아져도 세상이 참 따뜻해지고 달라 보이는 것 같거든.“
한참 꾸밈에 관심이 많아지고 브랜드라는 제품에 눈을 뜨기 시작한 사춘기 아이들은 늘 내면보다는 외적인 보여주기에 집착한다. 그리고 언제나 용돈은 궁핍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런 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모든 아이들이 욕망의 카드를 쓰는 것은 아니다. 물질만능주의의 시대를 사는 지금,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후회하지 않았으면 한다. 갖고 싶은 게 많은 성장기의 고학년 아이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